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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으, 으흑…! 교수님! 더 이상은 안 들어가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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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9 개
조회: 22211
추천: 49
비공감: 5
2025-10-22 16:51:49
“이제 와서 무슨 소리죠? 학생은 분명 성적을 위해선 뭐라도 할 수 있다고 했죠? 큭큭. 어디 한 번 그 각오를 봅시다. 이것도 들어가나 볼까요?”

“아, 안돼…요! 그런 지식이 머릿속에 들어오면 엉망진창이 돼 버려요…!”


 
학생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교수는 오랜 시간 쌓은 딱딱한 지식을 학생의 머리에 쑤셔 넣었다. 학생으로서는 알 수 없는 지식과 정의. 처음 겪는 개념이 사용하지 않아 굳고 빡빡한 머리를 찢을 것처럼 가차없이 밀려오자, 학생은 두통에 눈물을 흘리며 제발 그만하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처음엔 저항하던 학생은 반복해서 차근차근,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풀어서 설명해주는 강의에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이상해…! 내, 내가 이걸 이해하고 있다니…흐응….”


 
흥분한 학생은 머리에 피가 몰려 뺨을 붉게 물들였다. 숨은 거칠었다. 눈은 교수가 한 평생 단련한 단단한 고급지식에 취해 풀려 있었다. 머리속은 점점 새하얘져 지식의 탐독 말곤 아무것도 떠올릴 수 없었다.


“왜, 왜…? 왜 갑자기 멈추세요 교수님…?”


 
그 때, 한창 학생의 머릿속에 커다란 지식을 집어넣던 교수가 돌연 강의를 멈추었다. 교수의 고급지식에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학생은 순식간에 현실로 내팽개쳐졌고, 학생은 그 차가운 현실의 온도를 느끼며 교수에게 떠듬떠듬 물었다.


 
“생각해보니까 예습 복습도 철저히 하지 않는 학생에게 이렇게 친절하게 강의를 해 줄 이유가 있을까요? 지금 이렇게 기다렸다는 듯이 날름날름 받아들이는 걸 보면, 평소에도 잘할 수 있을 텐데 안 한 게 분명하군요. 괘씸합니다. 흥이 식었으니 그만하죠. “


 
교수는 그렇게 말하며 교안을 늘어놓은 책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교수는 바인더를 꺼내 엉망으로 흐트러진 자료들을 깔끔하게 정리했는데, 농후한 과외의 흔적으로 엉망이었던 책상은 마치 처음부터 그런 적이 없던 것처럼 깨끗 해졌다.


 
“자, 자습할 게요! 제, 제발! 지금 당장 혼자 자습할 테니까! 봐, 봐주세요! 제발!”


 
학생은 다급했다. 막 어딘 가에 닿을 수 있을 거 같았는데! 학생은 식어가는 교수의 흥미를 끌기 위해 머리를 팽팽하게 쥐어짰고, 이윽고 학생은 이 책상에서 홀로 자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분명 교수가 저에게 해주던 강의를 끝까지 해 줄 거란 생각을 했다.


학생은 감당할 수 없는 지식이 들어온 탓에 엉망으로 질척한 머리를 굴려 홀로 자습을 하기 시작했다.


 
“왜…왜에…아, 아무것도 모르겠지…?”


 
그러나 어찌된 일지 조금 전 교수가 설명하던 때와 다르게 학생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조금 전 교수가 친절하게 풀어준 지식들만 머리에 맴돌기만 할 뿐, 학생은 아무런 지적 쾌감도 느낄 수 없었다.


 
“항상 말하지 않습니까? 평소에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매 수업시간마다 필기도 안하고 팔짱만 끼고 있는 당신이 정말 이해할 수 있다 생각했나요? 건방지게 짝이 없군요. 더 볼 것도 없군요. 혼자 자습조차 못하는 구제불능에게.”


 
학생은 교수의 질책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타인에게 하기엔 너무나도 모독적이고 인격 파탄적인 표현이었지만, 그러나 정작 학생의 입에서 나온 말을 그에 대한 서운함이 아니었다. 놀랍게도 학생이 수줍게 내뱉은 말은 전혀 다른 종류의 말이었다.


 
“…주세요.”

“안 들리는 군요.”

“교수님 제발…주세요.”

“무엇을요? 무언가 바랄 땐 제가 어떻게 하라 했죠?”

“하, 하지만…”

“계속 그런 태도면 아무것도 줄 수 없군요. 거기서 굳은 머리로 아무것도 깨우치지 못할 자습이나 계속 하시죠.”


 
그렇게 교수는 매정하게 몸을 돌려 방을 나가려 했다. 이미 교수의, 그의 팔 한쪽에는 교수가 평생을 걸쳐 이룩한 위대한 지식이 떠나가고 있었다. 그 황홀한 것을 눈으로 쫓던 학생은 이제 부끄러움도 모르고 다급하게 외쳤다.


 
“제, 제 머리에! 교수님의! 견고한 지식을 넣, 넣어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주세요!”


학생은 얼굴은 홍시처럼 새빨갛게 물들이며 소리쳤다. 스스로가 믿기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우등생처럼 말할 줄이야…. 학생은 스스로에 내뱉고도 믿을 수 없어 자괴감과…그리고 곧 다가올 성적(成績) 쾌락을 기대하며 몸을 떨었다.


 
“바로 그겁니다. 지식을 탐구하는 자세는 언제나 적극적이어야 하죠. 자 그럼 다시 강의를 해볼까요?”

“아, 아! 이 이럴수가, 이 이제 이해가 돼! …으흐윽…!”


 
거칠으나 부드러운 교수의 지식은 학생의 머리를 송두리째 집어삼켰다. 학생을 위해 준비된 맞춤과외는 학생을 세 살 배기 아이처럼 무방비 하게 만들었고, 그저 조금이라도 더 교수의 것을 흡수하기 위해 채신머리없이 달라붙을 뿐이었다.


 
“간다! 진리의 저편으로 가버렷-!”


 
그리고 끝내, 학생은 깨우친 진리의 환의에 몸은 사정없이 떨었다. 평범한 생활로는 느낄 수 없는 쾌감.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체득한다는 그 지독한 쾌락을 느낀 것이다. 이는 그 어떤 즐거움보다 아득했다.


 
“나쁘지 않군요. 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죠. 이제부턴 어디에 서든 이 전공서적을 꼭 몸에 지니고 다니십시오. 하루 종일입니다. 제대로 들고 다니는지 검사할 거니까 요령 피울 생각도 하지 마시고요. 알겠나요?”


 
교수는 그렇게 말하며 딱딱한 전공서적으로 학생의 뺨을 톡톡 두들겼다. 이제는 같은 인간으로 대하는지도 의심스러웠다. 교수가 한평생 정리한 은밀하고 딱딱한 책을 그렇게 들이대다니…그러나 학생은 이제 이런 모멸감에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나 성적(成績)으로 이렇게…이제는 옛날로 못 돌아가…”


 
이미 학생은 지식의 탐미에 빠져 스스로 대학원생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학생은 이제 교수의 지식의 노예였으며, 평생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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