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여자친구 일본 감옥갔다옴

오사카에 놀러 간 여자친구가
3일 차 아침까지는 연락이 되다가, 그날 밤부터 갑자기 연락이 끊겼다.

처음엔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자 여자친구 가족이 급하게 비행기를 끊어 일본으로 갔다.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경찰서로 향했고,
그곳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여자친구가 절도 혐의로 7일간 구금되어 있었다.

더 이해가 안 됐던 건
집안 형편이 어려운것도 아니고
절도할 이유가 없는 아이라는 점이었다.

자세히 들어보니 상황은 이랬다.
돈키호테에서 물건을 고른 뒤 계산을 하려고 했는데
매장이 너무 붐벼서 계산대로 가기 위해 바깥쪽으로 잠깐 우회하는 순간 직원에게 붙잡혔고 그대로 경찰에 인계됐다고 한다.

계산하려고 이동 중이었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일본 경찰은 전혀 믿어주지 않았다.

변호사까지 선임했지만 별다른 소용은 없었다.
오히려 변호사조차
“여기서는 다들 벌금 내고 나가는 게 제일 빠르다”고 말했다.

일본이 규정과 매뉴얼을 중시하고
융통성이 없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

상황이나 의도보다는
정해진 매뉴얼에 어긋났느냐만으로 판단하는 느낌이었다.

물론 결과적으로 보면
매장 밖으로 나온 여자친구의 행동에 잘못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 과정과 대응을 겪고 나니
너무 가혹하고 냉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하나다.
다음에 일본 여행 갈 사람들은 정말 조심했으면 한다.

계산 안 한 물건을 들고
매장 밖으로 한 발자국이라도 나가는 순간,
의도가 뭐든 설명은 거의 통하지 않는다.

“설마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버리고,
일본에서는 매뉴얼대로, 규칙대로만 행동하는 게 최선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