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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후기) 필리핀에서 아빠가 죽었어요 도와주세요

싀리
댓글: 107 개
조회: 18493
추천: 163
2026-06-01 11:05:56
전글: https://www.inven.co.kr/board/maple/5974/6597332

안녕하세요. 필리핀에서 아빠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도움을 받고자 글을 적었던 본인입니다!

정신이 없어서 까먹고 있었는데, 잘 다녀왔냐며 생존 신고 하라는 쪽지가 계속 와서 생존 신고 하러 왔습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화요일 밤에 출국해서 토요일에 귀국했습니다.

필리핀에 도착해서 자고 나니 수요일이 되었는데, 하필 필리핀 공휴일이라 공공 업무는 하나도 못 보고 브로커들과 현지에서 도움을 주시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대사관, 시청, 병원, 장례식장, 부동산을 하루 종일 왔다 갔다 했고, 같이 살던 여자도 만났으며 현지에서 화장도 마쳤습니다.

또한, 가기 전에 아빠와 친하다고 했던 동생분을 의심했었는데, 그 삼촌은 저희의 은인이셨습니다.
현지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루에 30번씩은 한 것 같아요. 다 태워다 주시고 통역과 일 처리까지 전부 다 해주셨는데, 그 삼촌 손을 안 거친 게 없습니다. 정말 좋은 분이셨습니다. 가기 전에 의심한 게 죄송할 정도로 너무 너무 좋은 분이셨어요. 자기 일처럼 정말 다 도와주시고 해결해 주셨습니다.

인벤 형님들 말씀대로 출국을 미루고 준비해서 간 게 제일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요일에 아무 준비도 못 하고 갔으면 정말 껍데기만 남아서 다 털리고, 몸도 정신도 피폐해져서 왔을 거예요.

사실 저는 아빠가 사망했다는 사실이 하나도 슬프지 않습니다. 아빠의 여자 문제로 얼굴을 안 보고 산 지 10년이 넘었을 뿐더러,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아빠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잠깐 집에 왔을 때도 아빠는 제가 19살이었는데 말 한마디 건다는 게 "이제 14살이냐?"라고 한 사람입니다. 어렸을 때 사진을 보아도 제가 1살, 2살 그 갓난아기 옆에 누워서 담배를 피우는 사진이 전부였습니다.

초등학교 8살 첫 운동회 때, 아빠는 아침까지 여자랑 노느라 오지 않았고, 엄마 혼자 아빠를 기다리시다가 결국 혼자 운동회에 오셨습니다. 저는 엄마가 걱정돼서 필리핀에 따라간 게 전부입니다. 가서 무슨 짓을 했나 보니 증오만 더 커졌을 뿐입니다. 이리저리 돈을 빌려서 같이 살던 필리핀 28살여자한테 3억이 넘는 돈을 해줬더라고요.
아빠가 한 잘못 10,000가지 중에 제일 약한 것 3까지만 적었습니다. 더 이야기하면 제 얼굴에 침 뱉기 같아서요. 그래서 인벤 형님들이 보시기에 "아빠가 죽었다는데 너무 침착하다", "주작 같다"라는 의문을 품으신 것 같습니다.

당시 글을 적을 시간에 신고부터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는데, 국내와 달리 해외라 심증만으로는 신고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특히나 필리핀은요. 친한 지인 중에 경찰이 있어서 여쭤봤는데, 정확한 증거나 정황이 있어야만 신고 접수가 되고 그래야 한국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필리핀 현지 경찰의 도움은 꿈도 꾸지 말라고 했습니다. 거기는 자국민에게 엄청 관대하고 외국인에게는 불리하다고 하더군요. 저로서는 가기 전에 최대한 정보를 모으는 게 최선이었습니다.

다녀와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더미네요. 콘도 문제도 위임장을 작성했고, 번역 사무실에 가서 공증을 마친 뒤 급매로 내놓기로 했습니다.

처음 가본 필리핀의 후기를 말씀드리자면, 이런 일로 갔을 때 현지 아는 사람이 없으면 정말 아무것도 못 하겠는 나라입니다. 가서 정말 제 상식 밖의 일들이 매일매일 연속으로 일어났으며, 일 처리 하러 가면 일하는 사람은 우리나라보다 많은데 일 처리는 30배는 느립니다. 시청에 가서 서류 10장 복사하는 데 1시간 30분이 걸렸어요. 접수하는 곳 따로, 복사하는 곳 따로, 복사 비용 내는 곳이 따로 다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햄버거 하나 먹으러 갔는데 일하는 사람은 10명인데도 햄버거 하나 나오는 게 30분 걸립니다.

차들은 불법 유턴을 하려고 역주행하면서 쌍라 켜고 옵니다. 근데 아무도 빵빵거리지 않고 그냥 '다 그런가 보다~' 하더라고요. 안전거리라는 것도 없고, 오토바이도 그냥 차들과 같은 차선, 같은 라인 옆에서 같이 달립니다.
보면서 한문철티비 제보하고 싶다는 생각100번은 들은 것 같아요 하루도 빠짐없이 3중이상 추돌 사고가 난 것만 매일 3번 이상씩 봤어요. 후진국이 왜 후진국인지 뼈저리게 느끼고 왔습니다.

사진 몇 개 첨부할게요! 다들 행복한 일상 되시길 바라며, 도움 주시고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지에서 한국인 사장님이 하시는 카페입니다! 가서 밥먹었어요 필리핀 음식들은 대체적으로 저한테 자극적이였습니다 ㅠㅠ짠편이였어요

여기는 어디였더라 암튼 고층식당이였어요!

 마트앞에서 본 고양이! 목걸이에 큐알코드를 달고 있었뜸!

한국올때 마닐라공항에서 찍은 여권사진입니다!

다들 걱정해주시고 좋은 조언들 해주셔서 정말 도움이 되었습니다!
쪽지도 일일히 답변 못했지만 비슷한 경험있으신분들, 사례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무사귀환했씀다! 월요일 화이팅입니다!!!!!!!!!
 


Lv26 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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