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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20년 넘게 메이플을 하면서 느낀 직업 시스템의 아쉬움(장문)

문다율
댓글: 9 개
조회: 176
2026-06-05 10:19:49

저는 2003년에 메이플을 처음 시작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쳐 지금은 직장인이 된 유저입니다.게임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메이플이라는 게임 자체를 좋아하며 오랫동안 즐겨온 평범한 유저입니다.

어느새 많이 변해버린 메이플과 인벤에서 다양한 유저분들의 의견을 보며, 제가 느낀 생각을 말해보려고 합니다.


메이플의 가장 큰 문제는 직업 밸런스가 아니라 직업의 개성이 사라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메이플에는 전사, 마법사, 궁수, 도적, 해적이라는 큰 직업군이 존재하고, 그 안에서도 수십 개의 직업으로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게임을 해보면 직업 이름만 다를 뿐 플레이 방식의 본질은 거의 비슷합니다.

결국 모든 직업이 보스에게 딜을 넣고, 생존하고, 극딜 타이밍을 맞추는 방향으로 수렴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직업의 특징보다 딜량을 기준으로 직업을 평가하게 됩니다.


저는 RPG 게임이라면 직업마다 명확한 역할과 개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전사는 최전방에서 아군을 지키는 역할에 더 가까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딜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높은 체력과 방어력으로 버티면서 파티를 보호하는 것이 전사의 정체성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같은 전사 안에서도 히어로는 공격형, 팔라딘은 방어형, 다크나이트는 생존형처럼 서로 다른 개성을 가져야 합니다.


마법사는 반대로 몸이 약한 대신 강력한 마법과 다양한 지원 능력을 가진 후방 포지션이어야 합니다. 

전사가 앞에서 버텨주지 않으면 쉽게 죽지만, 보호받는 환경에서는 강력한 화력을 발휘하거나 아군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입니다. 

불독은 화염 계열, 썬콜은 냉기 및 번개 계열, 비숍은 회복과 보호에 특화되는 식으로 말입니다.

궁수는 원거리 화력 지원, 도적은 뛰어난 기동성과 변수 창출, 해적은 다양한 상황에 대응 가능한 밸런스형 직업군으로 설계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메이플에서는 이런 역할 구분이 사실상 의미가 없습니다.

전사도 보스 패턴에 맞으면 죽고, 마법사도 죽고, 도적도 죽습니다. 전사라고 해서 특별히 탱킹을 하는 것도 아니고, 마법사라고 해서 반드시 후방 지원을 담당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모든 직업이 "얼마나 강한 딜을 넣느냐" 하나로 평가받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의 직업 밸런스 논쟁이 끝없이 반복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직업의 역할과 개성이 존재하지 않는데 직업만 40개가 넘으니, 결국 유저들은 딜량 순위를 기준으로 직업을 비교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성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성능으로 선택하게 되는 구조인 것입니다.


보스 설계 역시 직업의 역할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각 직업군이 가진 특징을 활용해야 공략이 쉬워지는 구조였다면 지금보다 직업 선택의 의미가 훨씬 커졌을 것입니다.


해방 퀘스트 역시 모든 직업이 같은 보스를 상대하는 방식이 아니라, 

직업의 특성을 시험하는 직업 전용 보스를 만들었다면 훨씬 RPG다운 경험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뒤틀린 밸러스로 동일한 보스를 통해 해방 퀘스트를 완료해야 되는 시스템이 

직업간에 괴리감을 더 크게 작용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결국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하나입니다.

지금 메이플은 직업이 너무 많음에도 불구하고 직업의 개성과 역할이 사라졌습니다. 

전사, 마법사, 궁수, 도적, 해적이라는 이름은 남아 있지만 실제 플레이에서는 

모두 비슷한 방식으로 딜을 넣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직업 간 딜 밸런스 문제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RPG의 재미는 단순히 강한 직업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역할과 플레이 스타일을 

선택하는 데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메이플도 이제는 딜과 관련된 밸런스만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직업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체성을 다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제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게임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는 정답이 없고, 사람마다 생각도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오랫동안 메이플을 즐겨온 한 유저로서, 평소 느껴왔던 생각을 조심스럽게 적어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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