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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데이트 하실래요?

밍키
댓글: 3 개
조회: 178
2026-06-11 04:31:27
새벽 4시, 텅 빈 1채널 몬스터파크 매표소.

​아무도 없는 적막 속에서 혼자만의 외로운 사투를 준비하며 발을 디딘 순간, 공중에서 채 착지하기도 전에 화면 중앙을 때리는 묵직한 메세지 하나.

​[ ' ' 님이 파티에 초대하셨습니다. ]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이 사람, 대체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이 차가운 대기실에서 나와 같은 인연을 목 놓아 기다려 온 걸까. 찰나의 망설임도 없이 수락을 눌렀고, 그렇게 우리 둘만의 '익몬' 데이트가 시작되었다.

​수십 초간 흐르는 숨 막히는 정적.
그 어색한 공기를 깨뜨린 건, 다름 아닌 나의 수줍은 고백이었다.

​"…저기, 우리 데이트 하실래요?"

​돌아온 대답은 내 심장을 터뜨리기에 충분했다.

​"…좋아요."

​낭만도 잠시, 냉혹한 실전의 시간이 다가왔다.

​"제단 대기, 제가 오른쪽 볼게요."
"11시 대기."

​나는 필사적으로 중앙과 오른쪽을 훑으며 괴물의 흔적을 쫓았다. 하지만 수초가 흘러도 그 어떤 브리핑도 들려오지 않았다.


​평소의 나라면 '아니, 이 새벽에 트롤인가?' 하며 미간을 찌푸렸을 터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오늘만큼은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브리핑이 늦어지면 어떠랴. 이 아름다운 사람과 단 1초라도 더 같은 공간에서 숨 쉴 수만 있다면, 그조차도 내겐 과분한 축복인 것을.

​남은 시간 단 4초.

​화면 우측 상단을 수놓는 화려한 오리진 이펙트와 함께, 대지를 울리는 주문의 외침이 들려왔다. 그리고 야속하게도 화면을 가득 채우는 'CLEAR' 문구. 아아, 즐거운 시간은 어찌 이리도 빨리 흐른단 말인가.

​"수고하셨어요."
"굿나잇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친추라도 걸고 싶었지만, 나는 끝까지 젠틀한 어른의 품격을 잃지 않았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쿨하게 로그아웃 버튼을 눌렀다.

​부디, 내일 눈을 떠 다시 메이플 월드에 발을 디뎠을 때…
우리를 이어주던 그 가녀린 파티 선이 깨어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기를. 대피소 같던 그 밤을 떠올리며, 가만히 지피티에게 각색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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