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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레나와의 만남은 최악이었다.txt

프로직작러
댓글: 2 개
조회: 223
추천: 1
2026-07-05 22:00:02



어느 평온한 날, 나는 헤네시스 펫 산책로에 나와 있었다.


그곳에는 뜻밖에도 레나가 서 있었다. 평소에는 마을에만 상주하는 그녀가 오늘은 무슨 일로 이런 한적한 곳까지 찾아온 걸까.


마침 심볼을 정리하려던 참이었기에 잘됐다 싶어 그녀에게 다가갔다.


“심볼 퀵패스 이용하려는데요.”


내 말에 레나는 품에서 작은 수첩을 촤악 펼쳤다. 그러고는 마치 최고급 호텔의 직원처럼 정중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 회원님! 심볼 퀵패스는 마을, MVP 리조트, VIP 사우나실에서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이.”


나는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방금 그녀의 말끝이 미묘하게 꼬였다.


‘어…… 방금 레나 씨 말투가?’


내가 당황한 채 멍하니 바라보자, 레나의 예쁘장한 얼굴에 찰나의 균열이 일었다. 아차 싶었는지 눈동자가 사정없이 좌우로 흔들리더니, 이내 식은땀까지 흘리며 다급하게 말을 덧붙였다.


“아! 아뇨! 제 말은 그러니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 이, 이제 보니까 오늘 점검이라 안 될 수도 있다는 뜻이었어요! 앗하하…….”


“방금 분명히 ‘다이’라고 끝맺으셨잖아요. 천룡인 말투처럼요.”


내가 정색하며 한 걸음 다가서자, 레나는 손사래를 치며 허겁지겁 문장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그, 그럴리가요! 제, 제가 말을 끝내려다가…… 아! ‘있습니다. 이번 달까지만 이용 가능하십니다’라는 안내를 드리려다가 혀가 꼬인 거예요! 정말이라니까요?”


레나는 어색하게 눈을 접어 웃었다.


그러나 그 미소에는 친절함보다, 정체를 들킨 자의 초조함이 더 짙게 배어 있었다.


“그럼 평소에도 저희를 그런 식으로 보고 계셨던 건가요?”


내가 나지막이 묻자 레나의 미소가 그대로 굳었다.


“……네?”


“겉으로는 ‘회원님’이라고 부르면서, 속으로는 나는 너희와 다르게 고귀한 세계의 지배자라고 생각하신 거 아니냐고요.”


레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어, 어머! 갑자기 본부에서 호출이 와서 저는 이만!”


그녀는 황급히 수첩을 챙겨 들고 등을 돌렸다.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 허둥지둥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한동안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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