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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1년정지 해결법 있는데 (데이터 주의)

아이콘 람우다
댓글: 3 개
조회: 283
2026-07-06 13:45:33


어, 그러니까 지금부터 너희들이 싸운다는 거지? 아아, 잠깐만. 이거 잘 송출은 되고 있는 거야?마이크 어디 제품… 아, 이거면 걱정은 없겠네.좋아, 시작할까? 이런 것도 필요해? 너희… 진짜 재밌게 사는구나? 그래, 못 해줄 것도 없지. 조수라고 부를래? 아니면 허버트? 대표라곤 하지 마, 그건 별로 재밌지가 않아. 아 참, 너무 많은 시간은 할애하기 어려워서 너희가 듣기엔 좀 빠를 수는 있겠다. 이해해줘.어, 그러니까 지금부터 너희들이 싸운다는 거지? 아아, 잠깐만. 이거 잘 송출은 되고 있는 거야? 마이크 어디 제품… 아, 이거면 걱정은 없겠네. 좋아, 시작할까?아무래도 책상에서 이것저것 발명만하던 나는 너희 같은 현장 일은 잘 모르긴 해. 흠, 그래도 관심이 있어서 종종… 아니, 많이 찾아봤으니까 어떻게든 도움은 될 거야.아, 있잖아? 지금 내 발명 시제품 32호가 엄청 경고를 울리고 있어. 이게 무슨 뜻이냐면… 너희가 곧 다 죽기 일보 직전이라는 거야! 알람이 울린다는 건 빨리 너희 전략을 재고해보던가… 아님 도망가라는 뜻이겠지?이미 경고를 다 받았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혹시 너희가 바빠서 아니면 좀 자주 깜빡깜빡할 수도 있으니까 한번 더 말해줄게. 이대로 가면 너희는 이기기 힘들어. 이유도 필요하겠지? 너희가 전투를 유지할 힘이 안 남아 있거든. 아, 만약 너희가 우리 회사 직원이었으면 시간을 좀 가속해서 다른 수를 써보기라도 했을 텐데 말이야.휴~ 이제 끝났네. 너희들이 원한대로 된 거 맞지? 아, 여기저기 부서진 것 같은데 저건 우리 직원들 시켜서 고쳐야겠다. 수리 대금도 받고, 시민들도 금방 편해질 테고. 오? 나도 뭔가 원하는 대로 된 것 같은데? 상부상조네!뭐, 너무 마음에 두지는 마. 너희가 필사적으로 노력했던 건 내가 직접 지켜봤으니까. 물론, 그런다고 실패라는 결과가 바뀌는 건 아니지만… 어쩌겠어? 또 해봐야지. 응원은 계속 할게, 난 응원하는 거 좋아하거든.뭐, 순탄하네. 근데 순탄할 때가 가장 무서운 거야. 뭘 실험하고 있을 때도 꼭 눈을 떼는 순간 온갖 난장판이 벌어지거든. 근데 그게 원래 실패할 거였는지 내가 못 본 순간에 뭐가 있었는지를 알 수가 없어지는 게 문제란 거지… 무슨 말인지 알겠지? 덮어놓고 간단한 지시만 내리면 갑자기 당할 수도 있다고.흠… 이건 신기하네. 그래, 가끔 이런 일이 벌어지지. 모든 계기 바늘은 예측값과 다른 숫자를 가리키고 있는데, 제발 좀 됐으면 좋겠다… 하니까 갑자기 짠! 성공하는 거. 사실 뭐… 똑같이 재현할 수 없다면 의미 없는 거긴 하지만, 그래도 좀 기쁘긴 하지. 너희도 역경 속에서 기회가 보이니까 좀 즐겁겠어. 그렇지?가끔 발명가들 사이에서는 그런 말이 돌아. 수천 번의 실패를 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건 실패가 아니라 아직 성공하지 않은 것 뿐이라고. 그런데 난 조금 다르게 생각하거든? 어느 정도의 실패가 있었다면 거기서 정말 안 되는 것도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는 거지. 지금이 딱 그래. 생각 잘 해봐.그치, 이럴 땐 아무리 설렁설렁 지내는 나라도 집중하기 마련이야. 다 잘해왔는데 톱니바퀴 하나 삐끗하면 다 망가지는 경우가 있거든. 말 많이 안 할게. 세 번은 생각해 봐.오우… 저건 딱 봐도 복잡한 설계를 심어놨네. 가끔 머리 식힐 때는 저런 문제를 찾아서 풀곤 했는데, 흠… 어렵진 않네. 아, 맞아. 전에 이러고 답을 냅다 말해버리니까 주변에서 엄청 싫어했었지… 이번엔 가만히 있어볼게. 한번 잘 봐봐.와, 너희 이거 들려? 마이크에 잘 들어가나? 내가 공간 에너지를 계측할 수 있는 장비를 세 개 들고 있거든? 그런데 지금 세 개 다 미친 듯이 울리고 있어! 잘못하면… 이 녹음도 여기까지만 하게 되겠는걸?바늘이 갑자기 확 돌아갔네?! 솔직하게 말해서, 한 번에 이렇게 강한 공격을 할 줄은 모르고 아주 옛날에 만든 기계를 가지고 왔거든. 뭐, 정확한 수치는 몰라도 아무튼 대단한 공격을 성공한 거네. 자부심을 가져도 좋겠어.너희가 아까 센 공격을 한 바람에 바늘이 저 끝까지 들어가서 안 돌아와. 나, 이거 잠깐 수리 좀 해야 할 것 같은데… 아, 이 옷에는 드라이버를 안 가지고 다녔나? 음… 잠깐 집중해야 하니까 말 그만할게. 아, 너희 잘했어.빨간 경보는 진짜 오랜만에 보는데? 이건 예전에 유로지비 사람들이 우리 회사 입구에 폭탄을 던지고 갔을 때 이후론 처음인데! 그때 경비들이 엄청 다쳤거든… 너희도 엄청 다쳤겠다.경보가 꺼지지 않는다는 건 너희가 피해를 아직 복구하지 못했다는 거야. 뭐… 하긴 너희가 기계도 아니고, 방금 그렇게 아프게 당했는데 금방 복구되지도 않겠지. 아, 참가상이 시계를 돌려주긴 힘든가 봐? 역시, 그런 능력이니만큼 뭔가 제한이 걸려있는 거겠지.오, 너희 뭔가 작동시킨 거야? 적들 시간이 늘어지는 것 같은데? 이러다가 시간이 무한에 가깝게 늘어지면… 적들이 엄청 불리해졌다는 뜻이 되겠지?우와? 이것 봐. 이렇게 갑자기 시간이 늘어지기도 하는구나? 기계에 의하면… 너희가 이기려면 145시간이 더 걸린대! 어? 644시간? 점점 늘어나네… 너희, 뭔가 잘못 작동된 거가 없는지 빨리 살펴봐. 이러다가 진다니까?아… 이건 적한테 시간이 단축될 만한 능력이 있을 때 울리는 기계야. 그러니까… 적들이 기세등등해졌다는 거지. 너희를 빨리 초토화시킬 방법을 찾았다는 거니까.음… 내가 모르는 장치가 있었나? 아니면 참가상이 뭐라도 했나? 너희가 이기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고 있네.어이쿠, 너희가 결국 저 녀석을 완전히 정지시켜 버렸어! 뭐, 나라면 너희보다는 좀 더 고차원적인 방법을 써서 정지시킬 수도 있었겠지만… 가끔은 이런 날것의 물리법칙을 보는 것도 즐거움이야.시간을 제일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이 뭔지 알아?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거야. 멀티태스킹이라고 하지? 너희가 방금 그걸 했어. 아마 그 공격을 위해 쓰였던 시간이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면 만족스럽게 쓰였다고 생각했을 거 같아.잠깐, 잠깐. 너희 지금 멈춰버린 친구가 있어. 시간을 도둑질당하기라도 한 거야? 흠… 뭐, 일시적인 걸 테니까. 잠깐만 옆에서 보조하면서 지켜주면 금방 돌아올 거야.흠… 죽은 거야? 뭐, 너희 참가상이 시간을 돌려주면 금방 다시 돌아올 테니까 슬플 것도 없긴 하겠다. 아직도 신기하단 말이야. 대체 어떤 원리일까?오, 저것 봐. 저건 탈진 상태인 것 같아. 기절일 수도 있고? 시간이 가난한 사람들 같이 보이기도 하네… 흠, 역시 최저 4시간을 보장하는 제도는 잘 만든 것 같아. 너희도 그렇게 생각해?어우… 나는 저렇게 뭘 망가뜨리는 걸 쳐다보고 있는 게 마음이 아프더라. 뭐, 폭주하는 기계를 멈추려면 제일 먼저 발전기를 부숴야 하겠지만… 그래도 만든 노력이 있을 텐데…그래, 확실히 너희가 저걸 제대로 부숴놓긴 한 것 같아. 한동안은 의도대로 동작하지 못할걸… 내가 가서 고치고 싶긴 한데… 안 되겠지? 그래, 비서가 그러더라. 온갖 곳에 참견하는 건 오지랖이래. 좀 줄이라더라.응, 정상값이네. 사실 그 상황에선 그런 공격밖에 고를 게 없었지. 그치?올바른 물질끼리 맞붙을 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는 아마 대체할 수 있는 것도 많이 없을 거야. 너희도 딱 지금 그걸 느꼈을 것 같다. 그치?흠… 혹시 고행이 취미인가? 좀 스트레스 받아야 아이디어가 나오는 타입? 뭐… 그런 사람들도 있긴 하니까. 값 자체는 오류지만, 계속 해봐.어… 그렇게 계속하면 좀 오래 걸릴걸. 그렇게 갖다 붙이면 불협화음이 생기잖아. 바위는 가위를 이기고 가위는 보를 이기고… 그런 게 정해져 있는 덴 이유가 있으니까. 아, 뭐… 바위를 자르는 가위를 만들고 싶은 거라면 발명가로서 응원해주고 싶기는 해! 이 모든 순간이 피와 살이 될꺼야 참가상! 믿지 못하겠다면, 내가 외곽에 갔을때 있었던 일을 들려주도록 할께! 그러고보니 참가상이라고 하니 전에 있었던 발명 경시대회가 생각이 나네. 그땐 말이지, 아직도 생각나. 내가 말이지, 깃털로 움직이는 태엽식 자동 이쑤시개 디스펜서를 만들어서 출품했었지. 사람들이 뭐냐고 물어봤을 때, 난 당당하게 얘기했어. “이건 기술이 아니야. 예술이야.” 물론 다들 고개를 갸웃했지만, 심사위원 중 한 명이 내 어깨를 툭 치면서 “정말 쓸데없는 발명품이군요” 하고는 웃으면서 상을 주더라고. 참가상. 그 참가상이 지금도 내 방 한켠에 있어. 아니 방이라고 하기엔 좀 뭐하고, 지금은 옷방이자 서재이자 창고 겸 고양이 화장실이 있는 멀티룸으로 바뀌었지. 아참 고양이 얘기 나와서 말인데, 우리 집 고양이 이름은 ‘천하무적대왕짱짱냥이’야. 줄여서 무적이. 이름이 길다고? 어쩔 수 없어. 처음 이름 붙일 때 나랑 조카랑 한참을 고민했거든. 조카는 '토르'라고 짓자고 했는데, 나는 그보다 더 강한 느낌을 원했어. 무적이는 매일 새벽 4시에 나를 깨워. 눈꺼풀 위에 앉아. 물리적으로. 진짜로. 말 그대로 눈꺼풀 위에 엉덩이를 딱 올려. 그래서 요즘은 매일 아침이 아니라 새벽 4시에 눈을 떠. 그 시간이 의외로 괜찮더라. 조용하고… 아, 새벽 얘기하니까 나는 새벽에 혼자 거실 불 안 켜고 냉장고 문 살짝 열어서 불빛으로 물 찾는 거 좋아해. 그 순간만큼은 무슨 탐험대 된 기분이랄까. 예전에 다큐에서 본 적 있어. 냉장고 불빛을 이용해서 야간 시력을 단련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그게 나야. 내가 바로 그 사람이야. 그리고 너희 혹시 물은 무슨 브랜드 마셔? 나는 한동안 얼음산샘물 500ml 페트병만 마셨는데, 뚜껑 색깔이 은근히 매력 있더라고. 근데 요즘은 집에 정수기를 들였어. 근데 들이고 나서 알았어. 정수기는 진짜, 필터가 생명이야. 필터 교체 안 하면 그냥 어릴 때 우리 시골 할머니 집에서 퍼먹던 약간 흙맛 나는 우물물 느낌이야. 그 시골 얘기하니까 또 생각나네. 우리 할머니 집엔 꼭 호박엿이 있었거든. 진짜로. 열이면 열, 열흘 있으면 여드레는 호박엿이 상 위에 있었어. 호박엿을 좋아하냐고? 아니, 전혀. 근데 이상하게 호박엿이 없으면 불안했어. 그게 심리학적으로 말하자면 어떤 안도감을 주는 상징 같은 거지. 지금도 책상 서랍에 호박엿 하나 넣어두면 마음이 놓여. 심지어 내가 만든 호박엿 모양 USB도 있어. 저장 용량은 2GB. 요즘은 쓸 일도 없는데도 말이야. 아, 나 요즘 피젯토이 모으는 거에 빠졌거든? 그중에 제일 좋아하는 건 ‘달팽이 슬라임’이야. 이름만 들으면 뭔가 질척질척할 것 같지? 근데 엄청 말랑말랑하고 냄새도 포도향이라 기분이 좋아져. 그걸 하루에 세 번은 꼭 만져야 안정감이 생겨. 정확히 언제부터 그런 습관이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재작년에 양파즙을 실수로 코에 흘렸을 때부터일 거야. 그날 이후로 감정의 진폭이 생겼거든. 그리고 있잖아, 감정이란 게 참 묘해. 지난주에 회사에서 사무실 의자를 바꿨거든? 그냥 쿠션 조금 들어간 검은색 메쉬의자야. 근데 앉는 순간 나도 모르게 “아, 이 의자는 나를 안아주는구나…”라는 말이 나왔어. 그 말 한 마디에 옆자리 과장이 뻥 터졌지 뭐야. 그 과장이란 사람도 재미있어. 점심시간마다 꼭 유자차만 마셔. 커피 못 마신대. 이유가 뭐냐고 물어봤더니, 옛날에 첫사랑이 카페인이 민감한 체질이라 같이 커피 못 마셨대. 그 이후로는 자기도 자연스럽게 커피를 안 마시게 됐다나? 순정이지. 감동받았다. 그래서 난 그 과장에게 ‘로맨티스트 유자’라는 별명을 붙여줬어. 참고로 내 별명은 ‘허수아비’야. 왜냐면 예전에 코스튬 파티에서 혼자 허수아비 복장 입고 갔다가 아무도 코스튬 안 했더라. 그때 이후로 붙은 별명이야. 근데 이젠 익숙해. 오히려 사람들이 “허수아비, 점심 뭐야?” 하고 부르면 정겹기도 하고. 참 사람 사는 거 별 거 없지? 별명 하나에도 정 붙이고. 아, 밥 얘기 나와서 그런데, 요즘 점심은 꼭 닭가슴살 샐러드로 먹어. 단백질 챙긴다기보단 그냥 조리하기 귀찮아서… 전자레인지 돌리면 끝이잖아. 근데 중요한 건, 거기에 항상 콘샐러드를 곁들여. 왜냐하면, 단 거랑 짠 거의 조합이 입 안에서 균형을 맞춰주거든. 이건 순전히 내 철학인데, 인생도 단짠단짠이 있어야 해. 언제나 단 맛만 있으면 이게 단 건지도 모르게 되고, 짠 맛만 있으면 인생이 너무 짠내나잖아. 그래서 나는 주말마다 꼭 케이크 한 조각을 사 먹는단 말이지. 아, 그 케이크는 꼭 ‘마롱케이크’여야 해. 이거 진짜 별 거 아닌 정보인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케이크는 마롱이야. 밤이 통째로 들어있어야 해. 단면을 봤을 때 밤이 쏙 박혀있지 않으면 안돼. 작년 생일에 마롱케이크가 안 와서 삐진 거 아직도 기억나. 그날은 대신 치즈케이크였는데, 맛있었지만 마음은 울적했지. 그러니까 인간은 참 간사해. 그 얘기하니까 갑자기 내가 7살 때 생일파티에서 울었던 기억이 떠올라. 그때는 풍선을 빨간색만 불어놔서 울었어. 나는 파란색을 좋아하거든. 지금도 그래. 사무실에 파란 컵만 써. 심지어 펜도 파란색 잉크만 쓰지. 이건 철학이야. 파란색은 침착함의 상징이거든. 물론 가끔 까먹고 검정색 쓰지만, 마음속으로 “배신이다” 하고는 다시 바꿔. 그래서 결론이 뭐냐면, 이런 사소한 것도 결국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는 요소라는 거야. 단 하나도 버릴 수 없는 TMI의 향연이지. 사실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만으로도 난 이미 30%는 행복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말인데, 혹시 다음에도 내 얘기 들어줄 수 있어? 아직 못 한 얘기 많은데, 예를 들어 내가 왜 감자보다 고구마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수건 개는 방식의 철학, 목욕할 때 왼팔부터 씻는 이유, 스마트폰 벨소리의 유래, 카페에서 항상 창가 자리를 고수하는 심리적 이유, 또는 왜 난 항상 장바구니에 고구마를 먼저 넣는지, 왜 이불을 고를 때 무조건 체크무늬를 고집하는지, 머리를 자를 때마다 미용실에 가져가는 나만의 타월이 왜 보라색인지, 그런 것들 말이야. 사실 이것도 말하고 싶은 TMI 중 12%밖에 안 돼. 나머지 88%는 아직 마음속에 저장해뒀으니까 다음에 꼭 다시 와서 들려줄게.응? 약속해줘. 나 진짜 얘기할 거 많단 말이지. 예를 들면 내가 어릴 때 왜 꼭 양말을 한 짝씩만 벗고 잠들었는지, 그 이유가 뭐였냐면 말이지, 나는 양말을 신은 채로 자면 꿈속에서도 무겁다는 느낌이 들었거든. 근데 양말을 완전히 벗으면 또 발이 허전해서 잠이 안 와. 그래서 타협점을 찾은 게 오른쪽 발만 양말을 벗는 거였어. 이 습관은 지금까지도 남아있어서 호텔 가도 꼭 한 짝만 벗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걸 전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냥 ‘나의 리듬’이라고 해야 하나. 아 참, 리듬 얘기하니까 나 휴대폰 알람도 항상 7:00, 7:03, 7:06 이렇게 3분 단위로 세 번 맞춰놔. 왜냐하면 5분은 너무 느리고 1분은 너무 조급해서. 근데 또 4분은 애매하잖아. 3분은 뭐랄까… 수학적으로도 느낌이 좋아. 딱 나눠지면서도, 리듬감이 있어. 이건 마치 양배추를 썰 때의 간격 같은 거지. 아, 나 양배추 썰 때도 항상 일정한 폭으로 썰어야 마음이 편해. 칼질 소리가 일정해야 안정이 된다고 해야 하나. 이상하게 칼질할 때 리듬이 어그러지면 갑자기 온몸이 거슬려서 다시 처음부터 썰기도 해. 그래서 같이 요리하는 사람들은 나랑 일하는 거 힘들다고 하더라. 난 그렇게까지 예민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예민하면 또 생각나는 게 있어. 나는 티슈는 무조건 무향을 써. 향이 나는 티슈를 쓰면 손에 남는 향이 밥맛을 방해한다고 느껴서. 이게 또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글 보고 동지애 느꼈다니까. 아, 그 커뮤니티 말인데, 난 이상하게 댓글은 절대 안 달아. 눈팅만 해. 왜냐면 한번 달기 시작하면 꼭 누가 답글 달아서 내가 또 답해야 하고 그러다 밤새거든. 나는 그런 식으로 휘말리는 거 너무 약해서, 예전에도 한 번 그림 커뮤니티에서 댓글 단 거 때문에 무려 38개 쓰레드 타봤어. 진짜 거의 드라마 한 편 썼다니까. 그래서 그 이후론 관망주의. 참고로 관망이란 단어 되게 좋아해. 발음이 좋잖아? ‘관망’. 음… 단어 얘기하니까 또 할 말이 생기네. 나는 자음보다 모음을 더 좋아해. 특히 ‘으’ 소리. 뭔가 뿌듯하지 않아? ‘느그’, ‘스르륵’, ‘으쓱’. 말소리에 촉감이 있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촉감 얘기하니까 갑자기 내 마우스패드 얘기 안 할 수 없네. 무려 인조 가죽인데, 손바닥 닿는 부분은 약간 까끌까끌한데 손가락 닿는 부분은 부드러워서 손을 조금씩 움직이면 촉감이 두 가지가 번갈아가면서 느껴지는 거야. 그래서 나 일할 때도 괜히 손을 이리저리 굴려. 이건 일종의 촉각 명상이지. 근데 또 너무 오래 굴리면 패드가 미세하게 뜨거워져서 다시 멈춰야 해. 아 참, 이 얘기 하다 보니까 생각난 게 있는데, 난 키보드 소리도 되게 중요하게 여겨. 예전에는 기계식 키보드 썼었는데 클릭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멤브레인으로 바꿨어. 근데 또 그건 너무 조용해서 타건감이 안 살아. 그래서 지금은 ‘조용한 기계식’이라는 되게 애매한 영역의 키보드를 써. 그걸 고르기 위해 비교 영상만 열다섯 개 넘게 봤고 결국 직구로 샀다니까. 그런데 배송 중에 키 하나가 빠져서 AS 문의 넣었는데, 그때 고객센터 상담원이 너무 친절해서 ‘아… 이건 운명이다’ 하고 감사 메일도 보냈어. 나 원래 그런 거 잘 안 쓰거든? 감동받으면 바로 행동하는 스타일이긴 해도, 메일까지는 잘 안 쓰는데 그날은 뭔가 고맙더라. 아, 고마운 거 얘기하니까 또 떠오른다. 나는 마트에서 계산할 때 앞 사람이 나 대신 바코드 찍어줄 때 너무 감동받아. 특히 내가 손에 물건 많이 들고 있을 때 “제가 찍어드릴게요” 하면 진짜 그날 하루는 기분이 다 좋아. 반대로 내가 그렇게 해준 적도 있는데, 어떤 분은 놀라서 “괜찮아요!” 하면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나더라. 그때 약간 민망했지만, 여전히 내 선의는 진심이었다고 생각해. 그 뒤로는 눈치 보면서 조심스럽게 제안하는 편이야. 아, 이 얘기도 해야겠다. 나는 편의점에 들어갈 때 항상 오른쪽 문만 써. 두 개 문이 있어도 왼쪽은 잘 안 가게 돼. 이유는 없어. 그냥 어릴 때 오른손잡이는 오른쪽 문을 써야 한다는 이상한 고정관념이 있었던 것 같아. 이런 게 습관이 되어버리면 진짜 무서운 거 같아. 요즘도 자주 쓰는 카페가 있는데, 거기 문이 왼쪽에만 있거든. 그래서 처음엔 진입이 어려웠어. 몇 초 동안 서 있다가 각오하고 들어갔지. 그 이후로는 괜찮아졌지만, 아직도 약간 꺼림칙해. 이걸 말로 설명하면 다들 이상하게 보더라고. 근데 나만 그런 거 아니야. 분명 비슷한 습관 가진 사람 많을걸? 예를 들어 가방 맬 때 왼쪽 어깨부터 거는 사람, 양치할 때 꼭 오른쪽 어금니부터 닦는 사람, 나도 그래. 그런 건 일종의 나만의 루틴이고, 그 루틴이 무너지면 하루가 삐걱거리기 시작해. 그래서 나는 항상 같은 순서로 이불을 개고, 같은 순서로 양말을 꺼내. 세탁기 돌릴 때도 흰옷-회색-어두운색 순으로 분류해서 넣지. 그냥 막 섞으면 마음이 막 울렁거린다고 해야 하나. 그러니까 이런 사소한 게 모여서 내가 되는 거야. 사실 생각해보면 인생이란 게 거창한 순간보다도 이렇게 아무 의미 없는 작은 디테일들이 모여서 형성된 거잖아. 그래서 난 앞으로도 계속 이런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싶고, 누군가 들어만 준다면 무한정으로 해줄 수 있어. 그러니까 다음에도 또 들어줄 거지? 지금 말 못한 것도 한 가득이야. 예를 들어 나는 왜 유리컵보다 플라스틱컵을 선호하게 되었는지, 내가 왜 동그란 책갈피는 싫어하고 네모난 책갈피만 쓰는지, 왜 난 항상 리모컨을 TV 오른쪽에만 두는지, 그리고 휴지를 쓸 때는 항상 안쪽에서부터 돌려 쓰는지, 그 이유를 다 설명하려면 또 하루는 걸릴걸? 어때, 다음에 또 들어줄래? 나 아직 목욕탕에서 바닥에 물 튀는 소리가 마음을 안정시키는 이유도 말 안 했단 말이야. 이왕 만난 김에 못했던 얘기들을 마저 해줄게. 전에 말해줬던 무적이 있잖아? 응. 맞아, 그 '천하무적대왕짱짱냥이'. 그 무적이가 심심해 보이길래 얼마 전에 고양이 장난감을 사 줬어. 아니, 정확히는 내가 부품들을 사서 만들어 줬어. 무적이의 장난감을 만든다 생각하니 뿌듯해서 열심히 하게 돼더라. 장난감 이름은 '천하무적동글동글찍찍이'로 정했어. 굴러가는 쥐 모양 기계 장난감이야. 참, 이름에 붙어있는 천하무적의 뜻은, 우리 무적이아 쓸 장난감이라서 붙인 거야. 우리 집은 경사가 아주 조금이지만 있는 편이라 알아서 바닥에 두기만 해도 잘 굴러가. 그런데 그러면 한 방향으로만 굴러가잖아? 그래서 스스로 조절 가능한 다리를 달아줬어. 어때, 멋지지? 솔직히 말해서 크기를 키운 다음에 인간 장난감으로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더라. 참, 기계 하니까 생각난 건데, 내가 심사숙고해서 고른 그 '조용한 기계식' 키보드 있잖아? 얼마 전에 고장났어. 내가 아끼는 컵에 제일 좋아하는 커피를 따라서 마시는데 글쎄, 그 키보드에 쏟아버린 거야. 슬프더라. 얼마 쓰지도 않았지만 그렇기에 더 정이 가는 느낌, 그런 거 알지? 그런데 키보드만 고장난 게 아니야. 내 호박엿 USB도 커피에 휩쓸려서 고장났어. 요즘엔 쓰질 않지만, 안에는 호박엿 사진 파일들과 무적이 사진 몇 장이 있었어. 무적이 사진은 귀여우니까 넣어논 거고, 호박엿 사진은 나중에 이 USB를 확인했을 때 '호박엿 안에 호박엿이 있네' 하면서 웃기를 원해서 넣어놓은 거야. 그 호박엿 USB도 아끼는 거였는데 고장나서 좀 슬펐어. 하지만 괜찮아. 그 조용한 기계식 키보드는 직접 수리했어.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쿼티 자판 기준 'ㅂ' 그러니까 Q 부분이 당분 때문에 끈적해져서 약간 쫀득한 타건감이 생겼어. 의외로 나쁘지 않은 느낌이더라. 참, 느낌 하니까 생각난 건데, 얼마 전에 바꾼 회사 사무실 의자 있잖아? 나를 안아주는 것 같다던 그 의자 말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편안한 느낌을 주는거 있지. 그래서 집에 하나 장만했어. 근데 집에서 앉아보니까 회사에서 앉는 거랑은 느낌이 다르더라. 그래서 나는 이렇게 결론지었어. '집은 이미 편안해서 회사에서만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야. 집에서는 계속 편안하게 있는데, 회사는 그렇지 않잖아. 아, 회사가 불편하다는 건 아니야. 회사도 좋지만, 집이 더 편안하다는 거지. 맞다. 이 얘기 전에 안 했었지? 목욕할 때 왼팔부터 씻는 이유 말이야. 때는 어렸을 때였어. 친구랑 놀다가 친구가 내 팔에 낙서를 해놓은 거 있지. 그것도 똥 낙서를. 참 유치하지? 하지만 그것마저도 재밌었어. 근데 문제가 하나 생겼더라. 학교가 끝나고 집에 들렀는데, 학원에 가야 하는 거야.
지금 생각해보면 별 거 아니었지만 그때 당시에는 학원에 무서운 형들이 많았어. 그런 형들 앞에서 똥 낙서가 그려진 팔을 보여주게 된다면 비웃음당할 거 같았지.
그 날은 왠지 모르게 유독 더워서, 긴팔을 입을 수도 없었어. 그래서 택한 건, 학원 가기 전 목욕할 때, 제일 먼저 바디워시로 왼팔을 빡빡 닦는 거였어. 이게 습관이 되어 아직까지도 왼팔부터 씻는 거지. 낙서 같은 건 없는데도 말이야. 내가 오른쪽 문만 쓰는 이유랑 비슷한 거지. 이런 거 생각하면 습관이란 참 무서워. 맞다, 무서운 거 하니까 생각난 건데, 전에 목욕탕에서 물 튀는 소리가 마음을 안정시키는 이유 말 안 했지? 지금 말해줄게. 사람은 말이야, 자연적인 소리에 편안함을 느끼게 돼. 아닌 경우도 있지만, 비 오는 소리, 산에서 바람이 불어 나뭇잎끼리 스치는 소리 뭐 그런 거 말이야. 흔히 '백색 소음'이라고도 하지. 목욕탕 물 소리도 그런 거야. 참, 그리고 목욕탕 안의 온도도 한몫할 걸? 따뜻한 온도는 긴장을 푸는 데에 도움이 되거든. 혈액순환에도 좋고 말이야. '말이야' 하니까 생각난 건데, 이 '말이야' 라는 말, 발음이 마음에 들지 않아?
마리아로도 읽는 게 가능하고, 빠르게 읽으면 마랴 마랴 하다가 어느순간엔 바랴나 파랴, 그것도 아니면 마댜 마댜 하는 것 같잖아. 이런 별 볼 일 없는 단어 하나하나에도 이런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게, 정말 재밌는 거 같아. 그러고 보니 재밌다고 하니까 생각난 건데, 어제 장을 보고 왔어. 초콜릿으로 겉을 코팅한 쿠키 샌드위치 브랜드가 있는데, 새로운 맛이 나왔더라. 나쵸맛이야. 처음엔 '이걸 왜 먹어?'같은 느낌이었는데, 사서 먹어보니까 초콜릿의 단 맛과 나쵸 특유의 그 짭짤한 맛 있잖아? 그게 정확히 어우러지더라고. 전에 말해줬던 단짠단짠 철학 기억하지? 그거에 딱 맞는 느낌인 거야. 그래서 오늘 한 박스 주문하려고. 장 보기 하니까 생각난 게 있는데, 내가 장을 볼 때 왜 장바구니에 고구마부터 넣는지 말 안했지? 그건 말이야, 몇년 전 쯤에 고구마로 요리가 해보고 싶더라고. 별 건 아니고, 고구마 라떼를 만들어서 회사 직원들한테 먹여보고 싶었지. 로맨티스트 유자한테도 말이야. 그래서 재료를 사오려고 마트에 가서 장을 봐 왔는데, 아뿔싸, 고구마를 안 산 거야. 고구마 라떼를 만들어야 하는데. 나 기대 엄청 했단 말이야. 그래서 충격이 커서 고구마를 쓸 일이 없어도 마트에 가면 고구마부터 담아. 잊을 일이 없도록 말이야. 이것도 일종의 루틴 같은 거지. 왜, 전에 내가 루틴을 지키지 않으면 하루가 삐걱거린다 했잖아? 그런 거야. 전에도 얘기했듯, 이런 사소한 것들이 모여 나를 이루는 거야. 내가 네모난 책갈피를 고집하는 이유도 별거 아닌 이유고 말이야. 뭐냐고? 그건 말이지, 통일감이야. 네모난 책에 네모난 책갈피. 통일돼있는게 보기 좋거든. 난 그래서 책갈피 색도 여러 종류로 가지고 있어. 책의 색에 맞게 써야 하니까 말이야. 색 하니까 생각난건데, 얼마 전에 길에서 색 없는 장미 꽃다발을 주웠어. 내가 상상하기로는, 아마 돈 없는 남자가 고백했다가, 여자에게 색도 없는 장미는 필요없다며 차인 걸 거야. 나는 말이지, 뭐든 의미를 부여하는 걸 좋아해. 그것 만으로 그 물건이 특별해지고 가치있는 것 같잖아? 예를 들어, 내 방 한켠에 있는 화분은 끈질기게 살아남고 있어. 시든 잎도 몇개 있지만, 어떻게든 자라나지. 이런 점에서 이 화분과 이 식물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어. 의미 부여가 아니더라도, 난 사물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걸 좋아해. 예를 들어 저 커튼은 낮 동안엔 눈이 아프겠구나 같은 거 말이야. 이상하지? 근데 그렇게 되면 사물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어서 배운게 느는 느낌을 받아. 정말이야. 아이쿠,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이번에는 저번처럼 얘기를 많이 하진 못했지만 재밌었어. 그럼 나는 가봐야 돼서, 안녕! 잘 있어, 참가상! 다음에도 내 얘기 꼭 들어줘! 그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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