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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메이플스토리 나폴리탄 2

호영추
댓글: 1 개
조회: 154
비공감: 1
2026-07-13 14:30:19
나는 루디브리엄의 요정 위습이다. 희귀한 생명수 열매, 원더베리의 부화를 돕는 일을 해왔다. 오늘 찾아온 영웅도 가방에서 원더베리를 꺼내 부화대 위에 올려놓았다. 하나, 둘, 셋… 세는 것을 그만두었다. 구하기 힘든 열매가 저렇게 많을 수 있다는 건 아무리 영웅이라 해도 믿기 어려운 일이었으나, 나는 그가 수년의 여정을 거쳐 모아둔 것이라 스스로 납득했다. 곧이어 열매들이 하나둘 빛을 내며 갈라졌고, 그 안에서 작은 생명들이 태어나기 시작했다.

영웅은 갓 태어난 생명들을 향해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특히 짙은 마력을 뿜는 원더 블랙이 태어나자, 가방 맨 윗자리에 정성스레 모셨다. 바닥에 남겨진 평범한 펫들 역시 빠짐없이 거두어들였지만, 그의 시선은 단 한 번도 아이들을 향하지 않은 채 허공의 어딘가에 머물러 있었다. 그는 보지도 않고 정확한 손놀림으로 남은 생명들을 조그만 천 주머니 속에 쓸어 담았다. 아이들을 전부 챙긴 영웅은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나는 영웅이 숲에 아이들을 방생할 것이라 짐작하며 조용히 뒤를 밟았다. 영웅은 마을 외곽 공터에 주머니를 풀었다. 쏟아져 나온 아이들이 영웅의 발치에 옹기종기 모여들었다.

그 순간, 영웅의 얼굴에서 다정한 미소가 씻은 듯이 사라졌다. 차갑게 식은 눈동자는 가방 윗자리의 원더 블랙을 한 번 흘끗 확인한 뒤, 다시 허공의 한 점에 고정되었다. 그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읽어 내리더니 메마른 입술을 달싹였다.

"전체 선택."

영웅의 손가락이 허공을 가볍게 두드리자, 발치에 모여 있던 모든 펫의 몸 위로 붉은색 윤곽선이 일제히 그어졌다. 붉은 선에 갇힌 생명체들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순식간에 잘게 쪼개지며 허공으로 흩어졌다.

경쾌한 띠링 소리와 함께, 그 자리엔 알 수 없는 기호와 숫자가 적힌 빳빳한 종잇장들만이 쏟아져 내렸다.

Lv3 호영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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