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온라인게임에 정 떼고 롤이나 콘솔·스팀 게임만 하다가 15년 만에 복귀한 유저임
메이플에 다시 정 붙이고 오래 즐기고 싶었는데 자석펫이 사라진 뒤 실망감이 너무 커서 글을 쓰게 됐어
반박이나 지적도 좋으니 신규·복귀 유저 입장에서는 어떻게 느껴지는지 한번 읽어줬으면 함
━━━━━━━━━━━━━━━━━━━━
▶ 세 줄 요약
━━━━━━━━━━━━━━━━━━━━
1 자석펫은 신규·복귀 유저가 메이플에 정을 붙이려는 시점에 게임 밖으로 튕겨내는 진입장벽처럼 느껴짐
2 신규 유저가 흔쾌히 사고 싶어지는 상품이라기보다 이미 정 붙여서 접기 힘든 기존 유저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결제하게 만드는 과금처럼 보임
3 불편함을 덜 불편하게 만들기 위한 과금이 아니라 게임 콘텐츠를 더 즐기기 위한 과금으로 방향이 바뀌었으면 함
━━━━━━━━━━━━━━━━━━━━
▶ 개선을 요구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돈슨’ 이미지가 신규 유저를 시작 전부터 돌아서게 만들기 때문임
━━━━━━━━━━━━━━━━━━━━
넥슨이 예전에 돈슨이라고 욕먹으면서 이미지가 박살났던 가장 큰 이유가 뭐겠어
게임에 이미 시간과 돈을 들인 유저가 계속 즐기고 성장하려면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과금해야 했던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보거든
이런 이미지가 고착화되면 기존 유저보다 더 큰 문제는 신규 유저라고 생각해
기존 유저는 이미 쌓아놓은 게 있으니까 욕하면서도 남을 수 있지만 신규 유저는 넥슨 게임이라는 이유만으로 시작하지 않으면 그만이잖아
돈을 많이 쓰지 않으면 계속 불편하고 소외되고 뒤처지는 게임일 것 같으니까
나도 그중 하나였어
돈슨 이미지 때문에 국내 온라인게임은 거의 하지 않고 롤이나 콘솔·스팀 게임 위주로 하다가 메이플도 거의 15년 만에 다시 시작했거든
이번에는 메이플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얘기도 있었고 친구들이랑 오랜만에 게임 하나를 같이 해보고 싶어서 시작했어
직접 해보니까 게임 완성도도 높고 스펙업하는 재미도 꽤 쏠쏠하더라고
큐브나 스타포스, 심볼 같은 건 천천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어
매달 10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 내가 감당 가능한 선에서 쓰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오래 즐기면 된다는 마인드였거든
게임 하나에 매달 이 정도 쓰는 것도 다른 게임이나 취미와 비교하면 절대 적은 돈은 아니지만 남들보다 천천히 성장하면 되니까 그것까지는 괜찮았어
내가 문제라고 느낀 건 과금 유도 자체가 아니라 자석펫이라는 기본적인 편의 기능을 왜 이렇게까지 강한 과금으로 풀어야 하냐는 거야
━━━━━━━━━━━━━━━━━━━━
▶ 현재의 광역 원킬 중심 사냥 구조에서 자석펫은 단순 편의 기능으로 보기 어려움
━━━━━━━━━━━━━━━━━━━━
내가 예전에 메이플을 했을 때는 지금처럼 넓은 맵의 수십 마리를 몇 초마다 전부 원킬 내는 방식이 사냥의 절대적인 정석처럼 느껴지지는 않았어
그런데 지금은 큰 맵 전체에 수십 마리의 몬스터가 몇 초마다 다시 나오고 그 몬스터들을 전부 원킬 내는 방식이 사실상 사냥의 표준처럼 자리 잡혀 있잖아
게임을 직접 해보고 공략들도 보면 몬스터의 수와 맵 크기, 캐릭터의 광역 스킬 구조도 빠르게 맵 전체를 쓸어버리는 사냥을 목표로 만들어졌다고 느껴지거든?
사냥 구조 자체가 기존의 펫 시스템으로는 사냥 효율과 재화 회수를 동시에 유지하기가 어려워지는 거지
특히 메이플에서 사냥은 그 자체가 엄청 재미있는 콘텐츠라기보다 스펙업하고 상위 보스로 가기 위해 해야 하는 숙제에 가깝잖아
이벤트 자석펫을 쓸 때는 몰랐는데 일반 펫 여러 마리를 데리고 다녀도 원킬 사냥의 효율을 유지하면서 떨어지는 재화까지 제대로 회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더라고
아이템을 주우러 다니면 사냥 동선이 망가지고 원킬 사냥을 유지하면 솔 에르다 조각 같은 중요한 재화만 골라 줍고 나머지는 포기하게 되
정상적인 '사냥' 컨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자석펫이 사실상 필수라 느껴지더라고
━━━━━━━━━━━━━━━━━━━━
▶ 빠른 성장을 위한 과금과 기본적인 사냥 편의성을 위한 과금은 전혀 다른 문제임
━━━━━━━━━━━━━━━━━━━━
그런데 자석펫 가격이 약 40만 원이잖아
이걸 산다고 스펙이 크게 오르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콘텐츠가 열리는 것도 아냐
안 그래도 귀찮은 사냥을 그나마 덜 불쾌하게 하기 위해 40만 원을 내라는 거지
내가 가장 크게 느낀 차이는 이거야
스펙업 과금은 천천히 할 수 있어
돈을 적게 쓰면 조금 느리게 성장하면 되고 내 속도대로 하면 되니까
근데 자석펫 같은 편의 기능 과금은 천천히 할 수가 없음
사지 않는 동안 게임을 할 때마다 계속 불편하니까
기존 유저 입장에서는 자석펫 때문에 게임을 접느냐의 문제라기보다 자석펫을 사는 게 효율적이냐 비효율적이냐를 고민하게 될 수 있다고 봐
이미 게임에 깊이 들어와 있으니까 가격과 가성비를 따져 살지 말지를 결정하게 되는 거지
근데 신규·복귀 유저는 아직 게임에 완전히 정착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스펙업도 아닌 편의 기능에 40만 원을 내야 한다는 사실부터 마주하게 됨
━━━━━━━━━━━━━━━━━━━━
▶ 챌린저스가 붙잡아 놓은 신규·복귀 유저를 자석펫 종료가 다시 게임 밖으로 튕겨냄
━━━━━━━━━━━━━━━━━━━━
난 챌린저스 이벤트를 추진하는 방향 자체는 정말 좋다고 생각해
신규·복귀 유저들이 게임을 배우고 스펙업하는 재미를 느끼면서 메이플에 조금씩 몰입하게 만드는 좋은 방식이라고 보거든
근데 챌린저스 이벤트 한 번 한다고 신규·복귀 유저가 바로 메이플에 완전히 몰입하는 건 아니잖아
게임에 몰입하기 시작하는 단계일 뿐이지
나도 다음 보스 잡아가기 위해서, 원킬 사냥을 위해서 스펙업하고 내 직업에 편한 사냥터를 찾아보고 경험치 효율도 계산하면서 이제 막 게임에 재미를 붙이고 있었어
근데 이벤트 자석펫이 사라지니까 갑자기 원킬 사냥과 아이템 줍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되더라고?
이미 게임에 깊이 들어간 유저라면 효율을 따져 자석펫을 살 수도 있겠지
근데 아직 게임에 정을 붙이는 단계인 신규·복귀 유저는
‘자석펫을 사야겠다’
보다
‘아 역시 돈슨은 안 바뀌었구나’
‘이딴 게임에 애초에 정을 더 붙이지 말아야겠다’
이 생각부터 드는 게 자연스럽다고 봐
더 나아가면
‘넥슨 게임이 다 그렇지 뭐, 시작한 내가 바보지’
여기까지 가게 되는 거고
나도 자석펫이 사라지고 사냥을 10분 정도 해보니까 자석펫을 사고 싶다는 생각보다 그동안 쏟은 시간과 결제한 돈이 아깝고 정이 더 붙기 전에 접어야 하나 하는 고민부터 생기더라고
(한 30만원 썼나.. 메이플에서는 이걸 무과금이라 보더라고 ㅋㅋ)
신규·복귀 유저 입장에서 자석펫은 구매를 유도하는 상품이라기보다 메이플에 정을 붙이려는 유저를 게임 밖으로 튕겨내는 장치처럼 느껴짐
━━━━━━━━━━━━━━━━━━━━
▶ 신규에게는 이탈 장벽이고 기존 유저에게는 애정과 매몰비용을 이용한 수금 구조처럼 보임
━━━━━━━━━━━━━━━━━━━━
반대로 이미 게임에 오래 정 붙였고 많은 시간과 돈을 썼고 게임 안에서 인간관계까지 생긴 기존 유저들은 쉽게 접지 못하잖아
결국 자석펫은 신규 유저가 게임을 더 즐기고 싶어서 흔쾌히 구매하는 상품이라기보다 이미 접기 어려워진 기존 유저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구매하게 만드는 구조라고 생각해
기존 유저 입장에서는 자석펫 때문에 접는 게 아니라 자석펫을 사는 게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따지게 되고 결국 메소든 현금이든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
복귀 유저인 내 눈에는 기존 유저의 애정과 매몰비용을 담보로 잡고 수금하는 과금에 가깝게 보이거든
‘계속 게임 정상적으로 즐기려면 40만 원 내’
사실상 이런 말처럼 느껴짐
신규 유저에게는 게임에 정 붙이지 말라는 장벽이 되고
기존 유저에게는 이미 붙인 정 때문에 쉽게 거부하기 어려운 과금이 되는 거야
이런 방식으로 당장의 매출은 올릴 수 있겠지
근데 신규·복귀 유저에게
‘메이플은 편의성에서조차 큰돈을 쓰지 않으면 제대로 즐길 수 없는 게임’
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결국 넥슨 게임 자체를 피하게 만든다면 장기적으로 정말 이득인지 의문이야
재미있는 콘텐츠를 더 즐기려고 돈을 쓰는 게 아니라 불편하게 만들어 놓은 콘텐츠를 덜 불편하게 하려고 돈을 쓰는 구조가 반복될수록 메이플과 넥슨의 돈슨 이미지는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
▶ 기존 자석펫의 가치를 지키면서 기본적인 사냥 편의성도 제공할 수 있다고 봄
━━━━━━━━━━━━━━━━━━━━
자석펫을 갑자기 대량으로 뿌리거나 가격을 크게 낮추면 기존에 구매한 유저들이 기만당했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해
그렇다고 지금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고 봐
신규·복귀 이벤트나 정착 보상으로 기본 자석펫을 지급하되 같은 캐릭터 범주 안에서는 이벤트 자석펫 한 마리만 사용할 수 있게 제한하고
두 마리, 세 마리를 갖췄을 때 더 높은 효율과 편의성을 제공한다면 기존 경제를 완전히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신규 유저의 진입장벽도 낮출 수 있잖아(이미 있기도 하고)
기본적인 아이템 습득 편의성은 보장하고 더 높은 효율을 원하는 유저가 추가 자석펫이나 펫 장비에 과금하게 만드는게 맞다고 생각해
과금 유도는 빠른 스펙업이나 추가 효율을 원하는 영역에서 이뤄져야지
게임사의 장기적인 이미지와 신규/복귀 유저들의 정착을 위해서도 불편한 게임을 덜 불편하게 만드는 기본 편의성 자체가 수십만 원짜리 과금 요소가 돼서는 안 된다고 봐
━━━━━━━━━━━━━━━━━━━━
▶ 자석펫 하나 공짜로 달라는 게 아니라 메이플에 정 붙이고 즐기고 싶어서 쓰는 글임
━━━━━━━━━━━━━━━━━━━━
'사실 꼬우면 접으면 된다'
이게 맞긴 한데
나한테는 메이플이 거의 출시하자 마자 즐겼어서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의 추억이 정말 많이 담긴 게임이기도 하고
이번에 다시 시작하면서 나도 메이플에 정 붙이고 오래 즐기고 싶었어
더군다나 복귀해서 해보니까 게임 완성도도 높고 스펙업하는 재미도 있어서 잘됐으면 하는 마음도 진심으로 들었고
그래서 누가 읽을지도 모르는 이런 긴 글을 4시간 동안 쓴 거임
단순히
‘자석펫 주세요’
라는 얘기를 하려는 것보다
앞으로 들어올 신규 유저들에게 이런 불쾌한 경험을 반복해서 주지 않았으면 좋겠고
당장의 돈에 눈이 멀어서 이미 접기 힘든 기존 유저들에게 계속 수금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큰돈을 쓰는 사람은 최상위 콘텐츠를 빠르게 즐기고 그 외 유저들도 자기 속도대로 콘텐츠를 충분히 즐기면서 오래 정 붙일 수 있는 게임이 됐으면 해
나 메이플에 애정 붙이고 게임하고 싶다...
지금 디렉터분도 나랑 나이도 비슷하던데 같은 세대의 게이머로서 어떤 부분이 불쾌하고 어떤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하는지 조금은 이해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당장의 매출만 보지 말고 메이플의 이미지와 넥슨의 미래까지 보면서 운영해 줬으면 해
이런 방향이 계속되면 메이플도 결국 리니지처럼 일반 유저들이 시작하기 전부터 피하는 게임으로 인식될까 봐 걱정돼 (아직은 아니지?)
부탁할게 운영진들아
'자석펫 없이 사냥을 포기하면서 계속할지'
'안 그래도 하기 싫은 사냥을 덜 불편하게 하려고 40만 원을 내고 계속할지'
'아니면 정이 더 붙기 전에 깔끔하게 접을지'
두 달 동안 시간과 돈을 들여 이제 막 재미를 붙였는데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불쾌해 ㅋㅋ
나 메이플에 정 붙이고 싶어
이런 불쾌하고 거지 같은 고민은 안 하게 해 줘ㅠㅠ
ps.
뎃글 보면 뭐 콘솔 유저 비하부터 해서 유입이 아니라느니 별애별 뎃글을 다 다는데
스펙업이 아닌 편의성을 빌미로 앞으로도 메이플이 이런 수십만원짜리 과금을 내도 괜찮다는 건 아닐거라 봐요
요즘 유튜브 조금만 보면 기본 용어들 자연스럽게 다 알게 되고 이번에 챌섭으로 282렙 찍은 유입 맞고 기존 캐릭은 130렙 짜리 팔라 유저였어요 당시에 130 찍으면 피시방에서 구경하고 다니던 시절에 찍은 130..
무튼 결론은 자석펫이라는 기능 자체를 기본화 하기에는 기존 유저에 대한 반감이 클 테니
기존에 자석펫을 갖고 있는 유저들에게는 납득할 만한 자석펫 중복 보유에 대한 기능 강화를,
신규/복귀 유저에게는 정착이 쉽게 자석펫을 이벤트로 기본 제공하는 형태로 운영했으면 한다는 의견 글입니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신규/복귀 유저가 잘 정착해서 지속적으로 과금을 해주는 게 미래 수익 구조 면에서도 좋을거고
유저들 입장에서도 더 이상 메이플이 편의 기능을 담보로 지나친 과금을 유도하지 않는 다는 방향성을 얻게 되면 신규 유저도, 기존 유저도 어느정도 만족해 하지 않을까 싶은거죠
그리고 뭐 콘솔 유저는 이해를 못한다느니 어쩐다느니 하는데
애당초 과금성 게임이라 해도 이미 몰입되어 접기 힘든 기존 유저들에게 편의 기능을 담보로 수십만원 과금하는게 그러면 좋으신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