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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은월노푸(隱月怒覆)

꽈드득
댓글: 13 개
조회: 4331
추천: 26
2026-09-15 19:54:27
해동 대륙의 지배자인 신(神)이 멸망의 대칙령을 선포하니,

본래 고만고만한 아이였던 은월의 명운은 리건(離蹇) 사태 이후

가난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신은 은월이 가진 모든 권능을 차례로 박탈하였으니,

​첫째는 적을 베던 공격력이 가꾸러진

띠일도노푸(帶一屠怒覆)의 시련이요,

둘째는 위기를 피하던 비술마저 꺾인

유탈도노푸(幽脫跳怒覆)의 벼락이며,

셋째는 동료와 나누던 조력의 고리가 잘려 나간

시능지삭제(時能智削制)의 비극이었다.

​"띠일도노푸 당하고, 유탈도노푸 당했으며, 마침내 시능지삭제
당했구나!"

​원래도 저자의 서열을 가리면 늘 꼴찌에 머물던 아이가,

권능을 모조리 빼앗기고 나니 남은 것은 비어버린 쌀그릇뿐이었다.

신이 내린 징벌 앞에 한때 들떴던 은월의 이름은

대륙 가장 깊고 어두운 더 나락의 바닥에 처박혔다.

​은월은 아무도 찾지 않는 칠흑 같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가늘어진 주먹을 가만히 쥐었다.

​"세계의 지배자인 신의 손짓 한 번에 가진 것을 다 빼앗겼으니,

이제 남아있는 것은 오직 시린 밤바람뿐이로구나."

....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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