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 인벤 자유 게시판

전체보기

모바일 상단 메뉴

본문 페이지

[수다] [메이플 자작 소설] 빛의 그늘 - 1

택론즈
댓글: 2 개
조회: 142
2026-09-21 02:35:43
안녕하세요.

평소 메이플을 즐기는 한 유저입니다.

메이플을 즐기면서 소설도 한번 적어보고 싶어서 소소하게나마 글을 작성했는데, 부족한 부분이 많을것 같아 걱정되네요..ㅎㅎ

시간이 있으시면 한번 읽어보시고, 피드백 주실 내용 있으면 환영합니다.

제미나이로 이미지를 만들고 있는데 일일 제한이 걸려서 오늘 완결부까지 다 업로드는 못하는점 양해 부탁드립니다.(작성 자체는 완결까지 다 해놨습니다.)

-----------------------------------------------------

사막은 늘 척박하고 불친절하다. 외지에서 건너와 잠시 거쳐 가는 나그네조차 한눈에 느낄 만큼 오만하고 무자비했다. 그렇다면 평생을 이 모래밭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우리들은 이 절망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저 나이 많은 노인들처럼 참고 견디며 벌벌 떠는 손으로 존재조차 불확실한 신에게 기도나 올려야 하는 걸까. 아니면 모두가 풍족하게 지낼 수 있는 천국이 존재한다며 허황된 소리를 내뱉는 몽상가의 말을 믿고 이 지하 굴을 떠나야 할까.

이곳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그 무엇도 선택하지 못하는 겁쟁이들이었다.

‘아스완’.
사막의 붉은 모래 지하에 파묻혀 사는 우리들은 늘 굶주렸다. 살이 녹아내릴 듯한 더위와 뼈가 얼어붙을 것 같은 추위가 되풀이되는 것이 하루의 전부였고, 주린 배를 움켜쥔 채 넋 나간 인형처럼 돌바닥에 누워있는 것이 삶의 형태였다.

하루에 단 한 번 신전에서 나눠주는 딱딱한 빵 조각을 받으러 가는 것이 유일한 움직임이었으며, 그 보잘것없는 빵마저 힘센 패거리들에게 빼앗기지 않는 것이 우리에게 허락된 유일한 투쟁이었다.

사람들의 눈길이 쉽게 닿지 않는 외진 석굴 모퉁이.

내 몸에서 흘러내리는 핏방울처럼 기묘하게 붉은 머리칼을 가진 저 소녀는, 피투성이가 되어 돌아온 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엘란! 괜찮아? 또… 또 그 녀석들이었어?"

아픈 몸을 끌고 도착한 우리들의 유일한 쉼터에서 힐라가 굳은 얼굴로 달려와 나를 맞이했다. 나는 짓물린 입술을 억지로 올려 보였다.

"운이 없었어. 하필 빵을 받고 돌아오는 길목에 그 패거리가 진을 치고 있을 줄은 몰랐거든."

품 안에 꼭 안아 쥐고 온 빵 한 덩이를 지켜낸 대가라고 생각하면, 얼굴 몇 군데가 터지고 몸에 피멍이 든 것쯤은 제법 남는 장사였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던 힐라가 떨리는 손을 내 가슴에 얹었다. 그녀의 작은 손끝에서 아지랑이 같은 은은한 빛이 흘러나왔고, 이내 통증이 잦아들며 짓눌렸던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매번 고마워, 엘란. 나도 같이 빵을 받으러 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러면 너 혼자 이렇게 고생하지 않아도 되잖아."

"괜찮아. 지난번에도 사제들 눈에 띄어서 도망치느라 꽤 고생했잖아. 그 하급 사제 녀석 자카리아였나? 아무래도 널 포기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야. 오늘도 너를 찾으려는 건지 주변을 샅샅이 뒤지고 있더라고. 붉은 머리를 한 이정도 키의 어린 소녀를 본 적 없냐면서 말이야."

몇 달 전, 처음으로 양아치 패거리에게 저항하다 상처 입은 나를 치유하던 힐라의 모습을 목격한 자카리아. 그는 힐라의 능력에서 무언가를 본 듯 번지르르한 말로 힐라를 신전으로 끌고 가려 했다.

하지만 그 눈빛에 깔린 불길한 욕망을 읽어낸 힐라가 거절하자 그의 구애는 집착과 강압으로 변해 버렸다. 결국 힐라는 이제 가장 외진 이 석굴 깊은 곳에 모습조차 드러내지 못한 채 숨어 지내야만 했다.

"아… 나 때문에 엘란까지 위험해지는 거 아니야? 빵도 솔직히 엘란 혼자 먹으면 그렇게 부족하지도 않을 텐데… 괜히 나 때문에 너까지 굶고, 맞고…."

힐라가 미안함에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나는 흙먼지가 묻은 손으로 힐라의 붉은 머리를 툭툭 털어주었다.

"어차피 나 혼자였어도 반은 그 패거리한테 빼앗겨. 그럴 바에야 죽어라 지켜내서 너랑 나눠 먹는 게 훨씬 낫지. 난 그놈들한테 더 이상 고개를 숙이고 싶지 않아. 오히려 힐라, 네 덕분에 내가 자존심을 굽히지 않고 견딜 수 있는 거야."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어두운 지하 뒷골목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이 삶은 분명 불행했다. 오늘 밤 차가운 돌바닥 위에서 시체로 발견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삶.

하지만 바닥에 놓인 빵 한 조각을 서로 더 많이 먹으라고 밀어주다 빵가루가 다 깨져버리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우리는 가끔 미소를 지었다. 누군가에게는 보잘것없고 흔한 일상이겠으나, 나에게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우리는 하루하루 부쩍 자라나고 있었다. 나는 지하수 웅덩이에서 물고기를 잡거나 작고 흰 도마뱀을 낚아채는 식량 구하는 법을 익혀갔고, 내 몸에 굳은살과 흉터가 얹어지는 동안 힐라는 하루가 다르게 아름다워졌으며 능력 또한 점점 더 강해져 갔다.

"힐라, 봐! 오늘은 운 좋게 물고기가 잡혔어. 배고프지? 내가 금방 구워줄게."

"아니야, 엘란. 가시 발라내는 건 내가 할 테니까 넌 일단 좀 앉아서 쉬어. 매일 고생하는데 나라고 가만히 있을 순 없잖아."

"네가 가시를 발라낸다고? 지난번처럼 살점까지 다 뭉개버리려고?"

"뭐? 그건 불이 너무 세서 그랬던 거거든!"

볼을 부풀리는 힐라의 모습에 작은 웃음이 터졌다. 캄캄한 석굴 모퉁이에 작은 불씨 하나를 피워놓고 물고기를 구워 먹는 동안 우리는 마음의 빗장을 슬그머니 풀어놓곤 했다.

"힐라, 내가 지나가다 들었는데… 사막을 까마득히 벗어나면 물기를 가득 머금은 촉촉한 흙이 저 끝까지 펼쳐진 땅이 나온대. 그곳에서는 곡식을 심기만 하면 너무 잘 자라서 굶주리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더라?"

"우와… 촉촉한 바닥이라니, 발에 닿으면 어떤 느낌일까? 매일 배부르게 고기를 먹는 삶이라니… 상상만 해도 너무 행복할 것 같아."

"우리 조금만 더 자라면 꼭 이 어두운 지하에서 나가자. 나가서 그 풍족한 땅에서 배부르고 행복하게 사는 거야. 약속이야."

"응, 꼭 그러자. …아, 맞다. 엘란, 사실 나 너한테 주고 싶은 게 있어."

수줍게 미소 짓던 힐라가 품 안에서 붉은빛이 감도는 자그마한 머리카락 매듭을 내밀었다.

"내 머리카락을 꼬아 만든 팔찌야. 몸의 일부에 내 힘을 작게나마 담을 수 있게 되었거든. 이걸 차고 있으면 피로가 조금씩 풀리고 작은 상처는 빨리 회복될 거야. 나중에 내가 더 자라면 더 좋은 걸 만들어 줄게. 그러면 너랑 같이 이곳을 나갈 때 나도 도움이 되겠지?"

"고마워, 힐라. 소중히 간직할게."

손목에 감겨오는 작고 가벼운 붉은 실 매듭. 차가운 돌바닥 위에서 처음으로 내 손으로 온기 어린 무언가를 쥐었다는 실감이 들었다. 나는 그 매듭을 바라보며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를 지켜내겠노라 다짐했다.

그 고단한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분명 희망을 꿈꾸고 있었다. 하지만 고작 이 소소한 평화에 안주하기에, 나는 현실의 냉혹함을 너무나도 모르는 꿈만 큰 어린애일 뿐이었다.

평소와 같이 식사를 마치고 뒷정리를 하던 어느 날, 횃불의 붉은 그림자와 함께 신전의 사제들과 기사들이 우리의 숨구멍을 짓밟으며 들이닥쳤다.

"드디어 찾았다…! 이 강력한 신성력! 보십시오, 제 말이 맞지 않습니까!"

자카리아였다. 그 자는 결국 신전의 상급 사제까지 이끌고 우리를 찾아내고야 말았다.

화려한 신전 로브를 입은 나이 든 사제가 탐욕스러운 기쁨을 숨기지 않은 채 힐라에게 다가갔다.

"아이야. 네 이름을 알려줄 수 있겠니?"

힐라는 입을 꾹 다문 채 나를 향해 불안한 눈빛을 보낼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너를 해치러 온 사람들이 아니란다. 갑작스레 들이닥쳤으니 믿기 어려운 게 당연하겠지. 우리는 신을 모시는 사제이며, 많은 사람들을 구원하고 아스완을 풍족하게 하고자 신성력을 수련하는 사람들이란다. 네 몸속에 잠들어 있는 그 위대한 힘을 우리는 신께서 이 척박한 땅에 내려주신 선물이라 믿는다. 그 힘을 더욱 만개하도록 도와주려는 것이란다."

처음 마주쳤던 자카리아의 야비함과는 사뭇 다른, 자상하고 위엄 있는 어조 때문이었을까. 힐라가 마침내 조심스레 떨리는 입을 열었다.

"저는… 힐라라고 해요. 이 힘이 필요하시면 그냥 가져가셔도 좋아요. 대신… 저희를 그냥 내버려 두시면 안 될까요?"

"그 힘은 타인이 빼앗을 수 있는 게 아니란다. 신전으로 오려무나. 함께 수련하여 아스완을 지키는 무녀가 되어주렴."

"저는 신전 같은 곳에서 살고 싶지 않아요. 엘란과 함께 지금처럼 지내고 싶어요."

그 순간 노사제의 인자하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인자한 구원자의 가면 뒤에 숨겨진 권력자의 위압감이 석굴 안을 차갑게 짓눌렀다.

"아이야. 아스완에 태어난 이상 너에게는 신을 모시고 이 나라를 부양해야 할 거룩한 의무가 있단다. 지금까지는 어리고 몰랐기에 용서받을 수 있지만… 신의 뜻을 거부하는 것은 지독한 이단이며, 너뿐만 아니라 저기 누워있는 불쌍한 아이마저 그 화를 피할 수 없을 거란다."

그의 눈짓 하나에 철갑을 두른 기사들이 나를 강제로 바닥에 짓눌렀다.

"크윽…! 놓아라! 힐라를 건드리지 마!"

내가 반항하며 발버둥 쳤지만 기사의 육중한 장갑은 내 머통수를 차가운 돌바닥에 박아버렸다. 힐라는 차마 내 비명을 보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슬픈 얼굴로 사제를 향해 대답했다.

"…좋아요. 신전으로 갈게요. 대신 그는 아무런 잘못이 없으니 놓아주세요. 절대로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세요."

"물론이지. 신성력이 없는 아이라 신전까지 함께 갈 수는 없겠지만, 이토록 위대한 무녀가 될 아이를 지금까지 보호해 왔으니 그 공은 참작해 주마. 적어도 매일 굶지 않고 살아가도록 배급은 내려주마."

기사의 구두발 아래 짓눌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지독한 무력감.

힘이 없다는 것은 이토록 참혹한 죄인 걸까. 온통 불행으로 가득했던 내 삶의 유일한 빛을 빼앗겨가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차가운 바닥을 그으며 몸부림치는 것밖에 없었다.

손목에 감긴 붉은 머리카락 팔찌가 돌바닥에 쓸려 핏빛으로 물들어갔다.

힐라는 슬픈 표정으로 천천히 뒤돌아 사제들의 뒤를 따라갔다. 멀어져 가는 그녀의 작은 등 뒤로, 뻗은 내 손은 끝내 닿지 않았다.

그날, 내 유일한 세계가 무너져 내렸다.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지금 뜨는 인벤

더보기+

모바일 게시판 리스트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글쓰기

모바일 게시판 페이징

최근 HOT한 콘텐츠

  • 메이플
  • 게임
  • IT
  • 유머
  • 연예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