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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이번 의대 정원 시나리오가 열라 허접하게 느껴지는 이유

아이콘 럼자기
댓글: 7 개
조회: 3971
추천: 7
2024-03-25 13:28:53





세상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 

어떻게 보면 현대에 접할 수 있는 대부분의 컨텐츠들은 이러한 이야기를 어떤 수단으로 승화시켰느냐로 구분될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히 글자로 만들어진 소설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수가 부르는 노래, 배우들이 연기하는 드라마, 영화, 연극, 뮤지컬, 하다 못해 그림 마저도 그 안에 모두가 감동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야만 비로소 명작이라고 불리는 법이다.



이건 정치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명의 정치인이 국민에게 각인되는 과정에서도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 의대 정원과 관련된 시나리오는 정말 눈 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허접한 내용으로 만들어져 있다.

대전제 자체는 참 좋다.

국민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커다란 문제에 대해 정부가 강력하게 정면돌파를 시도하고,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이권 충돌의 문제를, 한 명의 정치인이 혜성처럼 나타나 대타협의 장으로 이끌어 낸다...

당연한 얘기지만, 대부분 처음 시도할 때는 개쩌는데? 라고 생각할 만한 흐름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생각대로 잘 되었을 때의 얘기다.

이야기의 아이디어나 시놉시스는 누구나 쓸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이야기의 아이디어나 시놉만 가지고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대문호가 되지는 못한다. 별 거 아닌 단순한 시놉을 가지고도 대문호는 위대한 걸작을 쓸 수 있지만, 뭔가 대단해 보이는 시놉을 던져 놓는다고 유치원생이 갑자기 엄청난 걸작을 쓰지는 못하는 것처럼.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번 의대 정원 시나리오는 실로 초등학생이 연습장에 끄적거린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처참한 개연성을 가진다.



굳이 비교를 해보자면...

세상을 어지럽히는 악의 무리를 용사가 신나게 토벌하고 있는 와중에, 
온 세상에 존재하는 이단은 모두 죽어야만 한다고, 
이것이 악마를 무찌르는 전쟁이라고 떠들고 다니던 이단심문관이 느닷없이 나타나서 

"악의 무리도 생명입니다!"

... 라고 용사에게 말하며 대타협을 시도한다고 생각해보자.


정말 뜬금없는 전개지만, 이런 식의 사건도 쓰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충분한 개연성을 지닐 수 있다.

이단심문관이 종교재판 벌이고 이단 때려잡는 과정에서 자신의 임무에 대한 고뇌를 절절이 느끼고, 이러한 고뇌가 읽는 이로 하여금 충분한 설득력을 느끼게 된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이단심문관이 갑자기 뛰쳐 나와서 저런 소리를 지껄여도 '그럴 수 있지' 라고 납득하는 사람이 생길 거다.

우리는 이런 과정을 바로 개연성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번 의대 정원 시나리오는 어떤가.




그런 거 없다. 그냥 갑자기 나와서 

"대타협이 필요한 데수웅~"

이러니까, 전날까지 타협 없다 그러던 넘이 한 시간 만에

"어, 그래. 니 말이 참 맞다."

이러고 앉았다.

몇 시간 동안 둘이 심도 높은 대화를 하는 척 한 것도 아니고,
심지어 갑자기 대타협 운운한 이유도 "누가 그러라고 하던데용?" 하고 끝이다.



아무리 국민이 멍청하고 돌대가리라고 해도 말이지.
이 시대의 국만들은 수많은 이야기에 단련이 되어 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식으로 개연성 물 말아 먹은 시나리오를 툭 하고 던진다고



"우오! 이것이 진실된 대타협이옵니다!"



... 라고 극찬할 리가 없지 않은가.

아니, 최소한 이야기를 쓸 줄 아는 사람이 단 한 명만 있었어도
이런 식의 허접한 시나리오를 내놓진 않았을 거다.




검사들 기획 수사 잘 한다더만
그거 다 헛소리였나?


인벤러

Lv67 럼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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