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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독일의 철도 참사

아이엔에프피
댓글: 5 개
조회: 3712
2024-09-28 11:02:43

독일에는 '도이체반'이라고 부르는 민영화된 독일철도 주식회사가 있음.
물론 민영화 됐다고 해서 한국의 KT 같은 형태는 아니고, 독일 정부도 상장 후 매각해서 완전한 민영화를 하고 싶었는데, 도이체반의 경영 상태가 썩 좋지 못해서 독일연방정부 지분 100%인 상태로 공기업이나 다름 없는 상태임.
편의상 'DB'라고 줄여부르겠음.

DB는 ICE(이체라고 읽는 사람들도 있는데, InterCityExpress의 약자라서 아이.씨.이라고 읽어야 함) 열차의 흔들림이 너무 심해 고민이었음.

ICE 열차에는 식당칸이 있었는데, 열차가 너무 심하게 흔들려서 커피잔과 와인잔이 다 쏟아질 정도였음.
하지만 DB는 이미 열차를 다 완성했고 운행을 해야하는데 또 새로운 열차를 만들기엔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더 들어서 바퀴만 교체하기로 했음. 바퀴만 교체하는 게 가장 돈도 덜 들고 경제적이었기 때문임.

보통 고속으로 달리는 열차는 단일 강철바퀴인 '모노블록'을 사용함.
KTX 바퀴도 이런 단일 강철바퀴임.


DB는 이 바퀴를 안쪽 바퀴와 바깥쪽 테두리가 서로 분리되어 있고 중간에는 고무가 있어서 승차감을 좋게하고 흔들림을 없애주는 '듀오블록' 바퀴로 교체했음.
효과는 매우 탁월했고, 식당칸의 흔들림이 완벽하게 사라졌음. 만족도도 급상승함.

문제는 시속 200km로 달리는 고속열차에는 부적합했던 거임.
고속으로 달리면서 고무 테두리의 마모가 극심했음. 반복적으로 흔들리면서 점점 마모되면 고무는 더 얇아지고, 그럼 고무가 끊어질 위험이 있었음.

간단하게 비유하면, 클립을 왔다갔다 앞뒤로 반복해서 구부리다보면 결국 끊어지는 것과 똑같음.


이럼에도 DB는 바퀴 점검을 '정교한 금속 피로 감지 장치' 대신 전등으로만 시행했음.


자체 기술력으로 시험을 해보긴 했는데, 시험 장비 자체가 문제가 많아서 신뢰도가 낮았음.
결국 바퀴 문제는 대참사가 일어나고나서야 사고 조사를 통해 밝혀짐.

근데 애초부터 듀오블록 바퀴를 쓰는 것 자체가 문제였음.


왜냐면, 듀오블록 바퀴는 겨우 시속 24km로 달리는 시내 노면 전차(트램)에서나 쓰는 바퀴였기 때문임.
하노버 트램 회사가 자기네 열차에서 금속 피로를 발견하고 같은 듀오블록 바퀴를 사용하는 DB에 경고와 해결법까지 알려줬는데, DB는 '우리 바퀴는 금속 피로가 전혀 없다'며 무시했음.

결국 몇달 뒤 참사가 벌어졌고, 180초만에 101명이 사망함.
DB 기술자 2명과 바퀴 제조사 관계자 1명, 총 3명이 과실치사죄와 신체위해죄로 재판에 회부됨.
기술자들은 기본적인 바퀴 수명에 따라 바퀴를 교체했으며 바퀴 손상은 예측할 수 없었다고 변호했음.
독일에선 기업이 재판 당사자가 될 수 없었기에 가장 중요한 DB는 전혀 재판 받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았음.
독일법에서는 실질적으로 죄가 성립되지 않을때는 유죄 판결 없이 재판이 끝나고 벌금만 주어지기 때문에, 기술자들 역시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고 벌금만 1500만원 선고됨.

DB는 유가족들에게 인당 2000만원의 보상금을 제시했는데,
당연히 유가족들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더 많은 위로금을 유가족들에게 지급했음.

Lv22 아이엔에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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