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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성서공단에서 중동 전통 의복용 직물을 만들어 수출하는 한상웅 한신특수가공 대표(72)는 18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정치 불안이 빨리 해소되지 않으면 우리 같은 중소기업들은 버텨낼 재간이 없다”고 했다.
중소 제조업 생태계는 곳곳에서 위험 신호가 켜지고 있다. 22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0월 전국 공장 경매 건수는 327건이었다. 2021년 3월(386건)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많다. 경매로 나온 공장들이 새 주인을 찾은 낙찰률도 30%를 밑돌았다. 망한 곳은 많은데 사업을 새로 시작하거나 확대하는 이들이 적다는 얘기다.
경기 파주시에서 인조가죽(레자) 공장을 34년간 운영해 온 주성진(가명·64) 씨는 폐업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그는 “3년 전에 비해 매출이 30%로 쪼그라들면서 인력도 4분의 1을 줄였다”며 “외환위기 때보다 힘들다”고 했다.
한상웅 한신특수가공 대표(72)는 1987년부터 37년간 대구 성서공단을 지켜왔다.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보름간 사우디아라비아 바이어들의 제품 발주 요청이 뚝 끊긴 건 그로서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다. 한 대표는 “바이어들에게 ‘한국 상황이 괜찮아졌고 제품 제조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해도 발주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 “계속 전화하고 메일을 보내도 ‘기다려 보라’는 답변만 돌아온다”고 한숨을 쉬었다.
중기중앙회가 실시한 수출 중소기업 긴급 현황조사에 따르면 수출 중소기업 513곳 중 최근 국내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답한 곳은 26.3%였다. 주요 피해 사례(복수응답)는 ‘계약 지연·감소·취소’(47.4%), ‘해외 바이어 문의 전화 증가’(23.7%), ‘발주 지연·감소·취소’(23.0%), ‘고환율로 인한 피해’(22.2%) 등이었다.
원문 : https://v.daum.net/v/20241223030656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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