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 약후) 안무 [23]
- 기타 약후) 요가 [27]
- 유머 기차가 끊어진 다리를 건너는 방법 [9]
- 기타 약후) 폼 롤러 [12]
- 계층 결혼 6년차 아내가 처음으로 해준 감자탕 [6]
- 유머 부부끼리 많이 하는 스킨십. [13]
안녕하세요. 수원에 사는 6살 아이의 아빠입니다.
2025년 8월 31일 수원시 이의동 소재 소아과에서 아주 황당한 일을 겪었고 지금까지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이 글을 남깁니다.
혹시 아래 내용 관련하여 조언 또는 도움 주실 수 있는 분의 연락도 기다리겠습니다.
[2025년 8월 30일 토요일]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다른 반 아이 2명이 독감 확진을 받았다고 주말 동안 아이의 상태를 살펴보라는 알림이 전날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오후부터 아이가 축 처지고 열이 나서 수원 광교○○소아청소년과의원에서 진료 및 검사를 하고 독감 확진 받았습니다.
아이가 주사를 완강히 거부 했다고 해서 먹는 약을 처방받고 열이 내리지 않으면 다음 날 독감 주사를 와서 맞을 수 있다 라는 얘기를 듣고 집으로 왔습니다. 처방받은 독감약을 먹어도 해열제를 이중으로 계속 교차 투여해도 아이의 열은 쉽게 내리질 않았고 새벽에는 최고 40도까지 올랐습니다.
[2025년 8월 31일 일요일]
전날 진료 본 병원에 전화 확인 후 오전 10시쯤 다시 방문했고 정맥 주사용 독감약을 처방받아 수액주사를 맞게 되었습니다. 수액주사를 놔준 간호조무사로부터 20분 정도 걸린다는 얘기를 들었고 15분 정도 지났을 때 아이 옆에 앉아 얼마나 남았는지 약병을 올려보는데 투명한 액체 표면에 검은색 무엇인가 둥둥 떠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검은색 초파리 형체였는데 다시 보니 머리와 날개, 심지어 다리까지 모두 확인이 가능할 만큼 확실히 보였고 뭐든 간에 분명히 ‘벌레’였습니다.
찍은 사진 몇 장을 나중에 보니 약병이 둥글어 굴곡이 있고 초점이 잘 안 맞아 명확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그것이 실제로 본대로 너무나 명백한 ‘벌레’였고 어떻게 수액주사 안에 들어가 있는지 어이가 없어서 사진과 동영상 찍을 정신이 없었습니다.
우선 수액주사를 처치한 간호조무사를 불러서 약병 안에 ‘벌레’가 있다고 최초 얘기했습니다. 와서 처음에 잘 안 보인다고 하다가 다시 보더니 확인했다고 의사에게 가서 얘기한다고 했습니다. 다녀와서 약은 57cc를 처방했었고 현재 남아있는 양을 체크 후 새로 약, 수액 세트를 가져와 남은 양만큼 투여한다고 했습니다. 주사기로 빼보니 15cc 정도 있었고 새 링거 줄을 다시 연결하여 남은 양만큼 맞은 다음 일단 자리를 정리했습니다.
정맥주사를 맞는데 어떻게 약병 안에 ‘벌레’가 들어가 있는지 어이가 없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건지 간호조무사에게 물었더니 병원에 지금 환자가 많아 정신이 없었다 라는 얘기를 했고 이런 일이 처음이라 너무 당황스럽다며 죄송하다고 원장 선생님에게 여쭤보겠다 했습니다. 간호조무사도 확인 후 사진도 찍은 다음 의사 보고를 했으니 우선 아이 약을 다 투여한 다음에 당연히 담당 의사, 병원 측에서 적절한 조치를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담당 의사는 한 차례도 직접 확인하러 오지 않았습니다.
그때까지 의사는 1진료실 안에서 진료 중이었고 수액 처치한 간호조무사, 아이, 아이 엄마, 그리고 제가 그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의사가 처음 운을 띄우면서 얘기한 것은 약과 수액 세트로 주사를 준비하면서 그 과정에 ‘벌레’가 들어갈 수도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는데, 의사 본인이 처치한 것도 아니고 이 상황을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고 또 가장 먼저 이러한 설명을 듣고 있자니 너무나 답답했습니다.
제가 이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되니 식약처라든지 뭐든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라고 하니 의사가 굉장히 언짢은 투로 그렇게 하세요 라고 하기에 이 사람은 지금 상황을 전혀 심각하게 받아들이질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든 간에 가장 중요한 아이의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이유 불문 죄송하다는 답변 이후 원인이나 추후 대처 등에 관한 얘기를 당연히 의사가 할 줄 알았습니다.
다시 아까의 설명을 이어서 했고 마지막엔 겨우 한마디 억지로 미안합니다 라는 식의 말을 던지듯이 듣게 되니 오히려 제가 말문이 턱 막혀 진료실에서 더 이상 아무 말 안 했습니다. 아이의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았고 아이 엄마도 불편한 기색이라 진료실을 나왔고 수납하고 집으로 온 일요일 당일, 다음 날 월요일, 다음 다음 날인 화요일 오전까지 병원 측의 아무런 안내나 설명, 연락 일절 없었습니다.
[2025년 9월 1일 월요일]
전날 집에 와서 보건소에 전화했지만, 주말이라 연결 안 되고 당직실도 없길래 경기도 콜센터에 접수 후 보건소 전달 및 대응 요청했었습니다. 다음 날인 월요일 11시쯤까지 아무 소식이 없길래 보건소에 제가 직접 전화했습니다.
31일 일요일 오전 10~11시경 병원에서 발생한 문제를 다시 설명하여 접수했는데, 보건소 담당 주무관에게 수액에서 이물질이 발견되었다면 식약처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라는 내용을 듣게 됐습니다. 식약처의 의료기기 이물관련 부서에 전화하여 문의 후 국민신문고에 접수했고 관련한 내용을 저에게도 꼭 피드백 달라는 얘기를 보건소와 식약처에 했었습니다.
아무래도 상황이 신경 쓰이고 기분이 찝찝해서 오후 4시 30분에 보건소 의약무관리 부서 팀장에게 직접 전화했습니다. 문제가 꽤 긴급하다고 생각되는데 절차나 조치가 어떻게 되는지 물었지만, 순차적으로 일처리한다 라는 식의 뻔한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6시 20분 쯤 보건소 팀장이 전화 와서 보건소 직원 둘이 소아과에 다녀왔고 ‘벌레’는 발견하지 못했다, 약병과 수액 세트는 회수하지 않았다, 담당 주무관을 혼내고 교육하겠다 등의 얘기를 했습니다.
[2025년 9월 2일 화요일]
일요일 오전 문제 발생 이후 처음으로, 전날 오후 5~6시 사이 보건소 직원들이 다녀간 이후로 소아과에서 아이 엄마에게 오후에 전화가 왔습니다. 제 번호를 알려주고 내일 저한테 전화 달라 얘기하라고 했습니다. 아이 엄마가 주말부터 계속 고생을 많이 한 터라 화요일은 제가 회사를 쉬고 아이 간호하면서 하루 종일 같이 있었습니다.
[2025년 9월 3일 수요일]
겨우 참고 있던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문제 발생 당일 병원 측에서 올바른 안내나 대처만 했었어도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겁니다. 3일 수요일 오후 병원 측과 통화를 하고 나서 더욱 화가 났습니다. 휴가여서 자리를 비운 시기에 문제가 생겼다며 직원 관리를 똑바로 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간호실장이라는 사람이 전화로 사과했습니다. 수액에서 뭐가 나온 건지, ‘벌레’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식약처에 이물 신고를 왜 안 했는지 등을 물었지만 파악이 잘 안된 것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했고 뭉뚱그린 답변만 했기에 해당 당사자들이 직접 전화하라 했습니다.
간호조무사와 통화했습니다. ‘벌레’라 하지 않고 ‘이물’이라고 말하기에 그러면 약병 안에 들어있던 거는 지금 어디에 있냐고 물었습니다. 본인이 월요일 아침에 출근해서 약병에 물을 타서 흔들어 확인한 다음 물은 비워 버렸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그대로 보관해 두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 물었더니 그대로 두어야 하는 건지 무지해서 몰라서 그랬다고 합니다.
의사와 통화했습니다. 그날 왜 아무런 안내도 조치도 없이 귀가하게 했는지, 약병 안에 있던 게 무엇인지 직접 봤는지 지금 어디있는지, 식약처 신고는 왜 안했는지 등 물었습니다. 당일 진료가 많았고 퇴근 후 본인도 집에 일이 있어 바빴으며 다음 날인 월요일은 휴무라 신경 쓰지 못했다 했습니다. 또 본인의 말투가 원래 좀 딱딱한 편이다, 약병 안에 있던 건 간호조무사가 찍은 사진을 봐서 알았고 본인은 지금껏 직접 실물을 보지도 확인하지도 않았다고 했습니다. 이런 문제가 처음이라 식약처에 신고해야 하는지도 몰랐다고 합니다.
[2025년 9월 4일 목요일]
오후에 의사가 전화했습니다. 제약회사에 문의를 했었고 ‘약병에서 나올 수 있는 파티클(?)’이라는 제약회사의 답변을 받았고 저에게 공유해야 할 것 같아서 얘기한다고 했습니다. 분명 ‘벌레’였는데 당일도 분명 벌레라는 말을 했었고 이제는 왜 벌레라고 하질 않느냐고 물었더니 애매모호하게 답을 안 했습니다. 제약회사는 실체를 보지도 않고 어떻게 ‘파티클(?)’이라는 병원 측에 답변을 준 것인지 이해가 안 됩니다. 약병 안에 들어 있던 것을 직접 확인했는지 다시 물었습니다. 실체는 본 적 없고 간호조무사가 찍은 사진을 통해 봤다고 했습니다.
- 8월에도 독감이 돌고 이렇게 독한지 정말 처음 알았습니다. 수족구, 장염, 폐렴 등 경험했던 질병 중 독감이 저희한테 가장 힘들었네요.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은 요즘 독감 부디 주의하세요.
- 물론 약병 안에 벌레가 있었던 것인지, 주사 준비하는 과정에서 들어간 것인지, 수액 세트의 문제인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수액 세트는 중국에서 제조한 수입품이었습니다.
- ‘벌레’라 한 것은 당연히 그것이 벌레였고, 문제 발생 당일 그것을 확인한 간호조무사도, 의사도 직접 벌레라는 말을 했고 저도, 아이 엄마도 분명히 들었는데, 나중에는 슬며시 ‘벌레 추정 이물’ -> ‘이물질’ -> 제약회사로부터 답변받았다는 ‘약병에서 생길 수 있는 파티클(?)’이라는 이상한 단어로 바꾸고 ‘벌레’라는 말을 이제 꺼내지 않습니다.
[2줄 요약]
1. 수원시 광교 소재 소아과에서 6세 아이 수액 주사 안에서 ‘벌레’ 나옴.
2. 식약처 신고 안 하고 소아과 측은 ‘처음이라 무지해서 몰랐다’라고 함.
호ol호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