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 입주자 및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임대 세대의 호수 및 위치가 표시된 단지 배치표가 공유됐다. 중개업소들이 보유한 이 배치표에는 임대, 보류지, 개방형 발코니 적용세대 등이 색깔별로 구분돼 표시돼 있다. 온라인에서는 특정 동·호수를 지목하며 ‘분양 세대보다 좋은 층에 산다’는 조롱성 댓글이 달렸다.
배치표가 돈 잠실르엘은 지난 2일 국민평형(이하 전용면적 84㎡) 입주권(25층)이 48억원에 계약되며 입주 전부터 신고가를 달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고가 단지다.
내년 1월 입주를 앞둔 이 아파트는 고급 설계 등을 내세운 일명 ‘하이엔드 단지’로 구 잠실미성·크로바아파트를 재건축한 곳이다. 서울시의 소셜믹스(분양과 임대를 물리적으로 섞어 배치) 정책에 따라 임대·보류지에 해당하는 가구가 208세대 포함돼 있다.
단지 배치표는 조합원, 분양 세대 등에 정보를 제공하는 게 목적으로 그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다만 이 배치표를 근거로 입주민들은 임대 세대를 특정할 수 있다. 해당 단지에 임대 주택을 보유한 서울도시주택개발공사(SH) 측은 “이런 자료는 SH가 공개하지 않는다”면서도 “동 호수 추첨 결과 등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을 텐데 소셜믹스 단지라 해도 이런 행위까지 제재할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