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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트럼프의 한국 국회 무역협정 비준 압박: 배경과 쟁점 분석

아이콘 전승지기초
댓글: 5 개
조회: 1242
2026-01-27 09:59:50


2026년 1월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 국회가 한미 무역합의를 비준하지 않았다며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돌연 발표했다. 이 선언은 한미 관계는 물론 한국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는 왜 한국 국회를 직접 거명하며 비준을 압박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한미 무역협상의 경과, 한국 국내 정치 상황,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의도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한미 무역합의의 전개 과정
한미 무역협상은 2025년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에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본격화되었다. 2025년 7월 30일, 한국 협상단은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면담을 갖고 극적인 합의를 도출했다. 핵심 내용은 한국이 향후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대신, 미국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당초 위협했던 25%에서 15%로 낮추는 것이었다.

이 합의는 같은 해 10월 29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재확인되었고, 11월 13일 양국은 공동 팩트시트를 발표하며 안보와 무역 분야의 포괄적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는 한국의 우라늄 농축,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핵추진 잠수함 도입에 대한 미국의 지원 또는 승인도 포함되었다. 11월 14일에는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가 체결되었으며, 관련 법안이 한국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자로 관세 인하를 소급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1월 26일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이하 대미투자특별법)을 국회에 발의했고, 미국은 12월 4일 관보에 게재하며 11월 1일자로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소급 인하했다. 그러나 이 법안은 2026년 1월 현재까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계류 중이며, 여야 간 첨예한 이견으로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비준 논란: 헌법적 쟁점과 정치적 갈등
트럼프가 “한국 국회가 비준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배경에는 한국 국내의 복잡한 헌법적·정치적 논쟁이 자리하고 있다. 핵심 쟁점은 한미 무역합의가 헌법 제60조에 따라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하는 조약에 해당하는가 하는 문제다.
헌법 제60조 제1항은 “국회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규정한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3,5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규모가 명백히 “중대한 재정적 부담”에 해당하므로 국회 비준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국회예산정책처도 2025년 10월 보고서에서 “관세협상 결과에 따른 대미 투자 규모는 향후 국가와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초래하므로 국회 비준 동의를 거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은 이번 합의가 양해각서(MOU) 형식으로 체결되었으며 법적 구속력이 없는 행정합의이므로 비준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 검토 중”이라며 “다만 국회에 충분한 보고와 설명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미국이 제안해온 것이 MOU 형식이어서 기본적으로 구속력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도 이번 합의에 대해 의회 비준을 거치지 않고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시행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러한 해석 차이는 단순한 법리 논쟁을 넘어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했다. 국민의힘은 특별법 처리에 앞서 무역합의 비준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회 심사를 지연시켰고, 민주당은 비준 없이 특별법만으로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교착 상태가 2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미국 측의 불만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법적으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헌법학자들은 MOU라는 형식과 무관하게 실질적 구속력이 있다면 조약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힘의 논리에 따라 미국에 밀려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협상한 상태에서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지키지 않을 수 없다”며 “지킬 수밖에 없다는 것은 국가나 국민에 대한 재정적 부담이 필연적으로 크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양국 대통령이 3,500억 달러 대미투자를 조건으로 상호관세 25%를 15%로 낮추자는 합의가 성립된 것으로 발표했다면, 해당 팩트시트 합의 자체는 이미 구속력을 지니는 국제법상의 조약”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압박의 복합적 배경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관세 인상 카드를 꺼낸 데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 대미투자 이행 지연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2026년 1월 로이터 인터뷰에서 “2026년 상반기에 3,500억 달러 대미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언급했고, 블룸버그 등 외신이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미국 측의 우려를 증폭시켰다. 실제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1월 12일 구윤철 부총리와의 면담에서 한미 무역·투자 협정을 “완전하고 충실하게 이행하는 방안”을 논의하며 “이행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둘째, 한국의 규제 정책에 대한 불만이다. 미국은 무역 합의 이후에도 한국 국회가 제정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특히 J.D. 밴스 부통령은 1월 23일 방미 중이던 김민석 총리에게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직접 거론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단순한 무역 문제가 아니라 포괄적인 통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국내 정치적 압박 필요성이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한 법안은 각국의 국내 절차를 거쳐야 하는 사안인데 이를 이유로 관세 인상을 거론한 것은 외교적 관례에서도 이례적”이라며 “한국이 법안을 조속히 처리하고 대미 투자를 앞당기길 바라는 ‘거래론적 압박’ 성격이 강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관세 인상의 구체적 시행 시점을 밝히지 않았는데, 이는 당장 정책으로 집행하기보다는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 법적 불확실성
트럼프의 압박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지는 미국 국내 법적 논란과도 연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4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전 세계에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이에 불복한 소송에서 연방국제통상법원과 연방항소법원은 모두 IEEPA를 관세 부과의 근거로 삼은 것이 대통령의 권한을 초과한 위법 행위라고 판결했다.

현재 이 사건은 연방대법원에 계류 중이며, 2026년 1월 14일 현재까지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1·2심 법원은 “관세는 곧 세금이며, 과세 권한은 오로지 의회에 있다”는 헌법 원칙을 근거로 트럼프 행정부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만약 대법원이 하급심 판결을 유지한다면 트럼프의 상호관세 정책 전체가 무효화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IEEPA 소송에서 패소하더라도 무역확장법 232조 등 다른 법적 근거를 활용해 관세를 재부과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재니스 그루터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대법원이 관세를 무효화해도 다른 방식으로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핵심 외교 수단으로 삼고 있으며, 법적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속할 의지가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의 딜레마와 향후 전망
한국 정부와 국회는 이제 어려운 선택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의 압박에 즉각 응해 대미투자특별법을 신속히 처리할 경우, 충분한 국회 심사 없이 막대한 재정 부담을 떠안게 될 위험이 있다. 실제로 법안에는 투자처 선정, 수익금 회수, 손실 발생 시 안전장치 등 핵심 사항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법안 처리를 계속 지연할 경우 트럼프가 실제로 관세를 25%로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의 대미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의 경우, 관세가 15%에서 25%로 상승하면 일본·EU와의 경쟁에서 결정적으로 불리해진다. 2025년 한미 협상 당시 전문가들이 “자동차 관세를 일본·EU와 동일한 15%로 낮춘 것이 핵심 성과”라고 평가했던 점을 고려하면, 관세 재인상은 협상 성과 전체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자체가 미국 대법원 판결로 무효화될 가능성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이 국회 비준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트럼프가 대법원에서 패소하면, 비준 절차는 중단될 것이고 한국은 천문학적인 대미 투자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매우 불확실한 시나리오이며, 그 사이 한미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될 위험도 있다.


결론: 거래론적 압박의 본질
트럼프가 한국 국회에 무역협정 비준을 요구하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한국의 국내 정치 과정에 직접 개입해 자국의 이익을 관철시키려는 전형적인 ‘거래론적 압박’이다. 트럼프는 집권 이후 관세를 외교·안보 문제와 연계시키는 전략을 일관되게 구사해 왔으며, 이번 한국 압박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한국으로서는 헌법적 원칙과 재정 건전성을 지키면서도 한미 동맹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균형을 맞춰야 한다. 국회는 신속한 법안 처리와 철저한 심사라는 두 가지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며, 정부는 미국 측과의 소통을 통해 트럼프의 불만을 관리하면서도 국익을 보호하는 협상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명성과 국회 견제 장치를 강화하는 것이다. 대미투자특별법은 20년간 수백조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므로, 투자처 선정, 수익 배분, 손실 처리 등 모든 과정이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되고 국회의 실효적 감독을 받아야 한다. 트럼프의 압박에 굴복해 졸속으로 법안을 처리하기보다는, 철저한 심사를 통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국익 침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127_0003490960
뉴시스등 93개출처

Lv79 전승지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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