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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시대적 편향 - 반성

Delphine
댓글: 5 개
조회: 946
추천: 6
2026-02-26 01:00:57


오이갤러들이 시대적 편향에 어떻게 빠져들게 
된건지 한번쯤은 언급하는게 좋을 것 같음

시대적 편향에 휘둘려 보편적으로 전염된 편향들 중엔 
"반성"에 대한 관점부터 얘기하는게 오이갤 현 흐름과 어울릴 것 같음

근대 이후 대한민국에서 '반성하라' 라는 말은
"잘못했다고 인정해라"란 목적으로 사용되어 왔음
즉 잘못했다 인정하는 것이 반성이라는 의미로 
나 역시 연배가 높은 분들께 배워왔고 
연배가 낮은 분들께 가르쳤음

그런데 학계에서의 반성은 의미가 좀 다름
결정적으로 "잘못했다 인정해라"란 의미가 없음

그저 순수하게 다른 것과 비교해보고 더 나은걸 찾으란 의미만 있음
즉 순수하게 "어떻게 하는게 더 좋았을까?"라는
성찰을 먼저 가지라는 의미로만 쓰임

이 두 차이가 언뜻보면 별 거 아닌 듯 하지만
코리안 반성은 감정상의 거친 면이 있음

인간은 누구나 자기애를 가지고 있고,
이를 지키고 충족시키려는 동물적 소질을 가지고 있음
이걸 지켜서 스스로에게 쾌의 감정을 기대하게 되는데,
"잘못했다 인정해라"라는 것은 이에 반하는
불쾌의 감정을 감수하도록 요구받는 의미가 있음

그래서 "잘못했다 인정해라"란 타율적 의도가 감지될 경우
순수한 반성보단 이 불쾌의 감정을 감수할지 말지가
표상의 더 높은 우선순위로 떠오르게 됨

이 때문에 자신의 정당화를 위해 거짓전제나 왜곡전제를 이용해서
자신의 논거를 끼워맞춰 상대논거에 저항하는 습성을 갖는 경우가 태반

이 경우는 자신이 논쟁에서 승리하기를 기대하여 
자신의 유쾌를 기대하는 감정에 시야가 좁아져서 
상대의 불쾌와 정당성엔 신경을 안쓰게 됨

그래서 현실에서 논쟁하면 안될것 같은 대상 
즉, 상대의 불쾌를 신경써야 하는 대상에게는
말로만 "잘못했습니다"라는 처세를 이용할 뿐이고,

논쟁을 해도 될 것 같은 대상
즉, 상대의 불쾌를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대상에게는
"억지 논거"를 쓰는 것임

그런데 옛날엔 반성의 의미가 이렇지 않아서 
"잘못인정"에 비중을 두지 않았던 선조들이 많았음

예컨대 가출했다 돌아온 자식을 꾸짖기 보다는
"밥은 먹었냐?"며 침묵을 지키면
자식은 폭풍처럼 눈물을 흘리며 다시는 가출을 하지 않게 되는..
이런 형태가 많았음

이랬던 우리의 반성에 대한 의미가 
변형되기 시작한건 일제시대 때부터임
"잘못인정"은 주로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어떤 일을 지시하고 강제하는데 유용한 특징이 있음

지시이행의 효율성을 위해 반성의 과정은 생략하고 
결과중심의 사고관이 "잘못인정"이라는 
명분을 만들어줘야 일 시키기 유리했음
개처럼 부려먹기 위해선 반성의 과정 따위가 
중요한게 아니라 잘못만 인정시키면 되는 거였음
그래서 무식한 새끼들도 이걸 따라만 하면 상급자 역할이 됨

이 방식을 답습한 박정희와 친일파들,
그리고 추종하는 기회주의자들이
한국의 주류로 자리잡으면서 널리 유포된 것이고
기업이 근로자들을 일 시킬때도 저 방식이 효율적이었음

그래서 현재까지도 대한민국에서 사과란건
일제식의 "도게자"같은 태도와 
변명없는 방향성을 가져야 진정한 사과라고 여김
내가 이래서 일제의 잔재같은 요구의 사과엔 별 의미를 두지 않는 편임

사과를 잘못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서 제대로 된걸 찾고 싶다면,
"그때 어떻게 하는게 더 좋았겠는가?"란 의지를 스스로 세우고
다른 사례나 방안을 스스로 사색하며 
찾아보고 비교를 스스로 시작하는데 있다는 것부터 이해해야함

그러면 "어떻게 하는게 더 좋았겠구나"란 비교판단이 생길것임
이를 통해 이전의 행태보다 더 나은 걸 찾으면 
자연스럽게 과거의 행태가 "잘못"인게 스스로 판별되게 됨

이후 그 잘못의 본질을 스스로의 성찰로 찾아내서 개선하고 
같은 결과를 되풀이하지 않는 행태로 증명하면 그게 제대로된 반성임
동시에 이것이 자기개발의 메카니즘 중에 하나기도 함
반성의 목적이란게 당연히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한 거지 또 할 수 있는 것 일리가 없잖음?

이것없이 말로만 "잘못했습니다"라는 건 
그 잘못을 되풀이하겠다는 처세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려움
왜냐면 잘못의 원인이 발견도 개선도 되지 않았기에 
사과의 의미가 쪽팔림 수준 이상의 의미가 없음
그래서 쪽팔림은 순간이고 자리는 영원하다란 소리가 나오는 것임

이래서 결국 시간의 문제일 뿐.. 
이런 경우는 똑같은 짓을 또 하게 되어 있음
내가 사람을 말이 아닌 행적으로 평가하는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며
잘못은 적합한 대가로 치루는걸 더 중시하는 이유기도 함

누군가에게 사과를 기대한다는 것..
가벼운 일은 그래도 됨
그러나 가볍지 않은 일이라면 저런 식으로 보는게 더 나은 관점이라고 봄

내가 살면서 스님들이 사과하는걸 본적이 없는데,
아마도 이런 관점을 가지고 있어서 그러려니 함

Lv84 Delp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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