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없다
고 나는 생각한다.
혹은 신이 있어라도
인간에게 관심이 없거나 너무 격이 높아서 우리를 살펴보지 않는다.
우리는 동물을 사랑할 수 있다.
심지어 벌레, 개미조차도 애착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분자 원자 소립자를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너무나도 정교하고 아름답고 복잡하게 짜여져 있다.
현대에 와서도 우리는 가장 잘 알 수 있는 인간 스스로조차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다.
각종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기능하는 사람의 몸 속, 더 복잡한 자연계, 상상도 못할 우주 시스템을 창조한 존재,
그 모든 것을 디자인한 존재는 어떤 존재일까
그런 큰 존재가 애착의 대상으로 삼기에는 우리는 너무 작다.
신은 작은 우리를 보지 않는다.
너무 작은 존재는 사랑할 수 없다.
격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이것 또한 작은 인간의 인간적인 상상일 수 있다.(신이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이 한정적인 시간(언젠가 태양때문에 지구는 망한다)에 발생하고 사그라져 가는 행성과
그 안에 생명체들을 우주의 창조주가 특별하게 여겼다고 느끼기는 어렵다.
인간을 설계할 때, 노화시스템을 제외하면 우리는 영원히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신은 그렇게 디자인하지 않았다.
생명의 진화와 변화에 필수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그 시스템을 짠 존재는 생물의 죽음을 예정해 놓았다.
그 안에 우리를 위한 사랑보다는 그의 한계성만 느껴질 뿐이다.
그는 전능하지 않거나, 혹은 우리에게 그 전능함을 발휘하지 않는다.
지구의 신은 더 한계성이 있다.
겨우 지구 따위를 창조하는데 몇 일이 걸린 신따위로는
인간이라는 위대한 시스템의 종착지에서 일부를 떼어 영원으로 재구축할 수 없다.
다시 말해 몸은 죽고 영혼만 살아서 천국에서 영원히 사는 것은 없다.
죽음이 두려운 인간의 간절한 상상력의 발현일 뿐이다.
천국과 지옥 따위는 사실 없다. 다음이란 것은 없다.
또한 지구상의 어떤 신도 자구를 우주의 먼지라고 얘기했던 자가 없으므로
그들이 모든 것을 아는 것 처럼 한 것도 모두 가짜라 하겠다.
전지하지도 못하는데 전능을 어떻게 한단 말인가. 알지도 못하는 것을 행할 수는 없다.
우리 몸속 세포분열도 이해하지 못하는 자가 이해하지도 못하는 기적(예를 들어 되살아나는 것)을 행하는 것은 마법이고 판타지지.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
어떤 존재가 부활과 윤회 영생을 말한다면 최소한 우리 몸의 매커니즘 정도는 알아야 한다.
지구상의 어떤 신의 이야기도 인간의 상상력 범주안에 있다.
종교는 지식이 한정적인 그 시대에 최선을 다해 그들이 상상한 세상을 그저 설명했을 뿐이다.
시대와 진리는 바뀌었고, 그들이 남긴 유산은 점점 더 세상과 맞지 않는다.
예를 들어 상위차원으로 도약하는 이야기는 고대의 얄팍한 상상력의 산물인 '신'들은 해낼 수 없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사실 우리는 상위차원으로 도약할 수 없다. 3차원의 존재라서 아예 고차원을 인지할 수 있는 감각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우주라는 다차원을 창조한 신을 우리는 볼 수도 없고, 느낄 수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어지럽지만 얘기는 간단하다.
신은 없다.
혹은 있더라도 너무 격이 높은 존재라 우리랑 관련이 없다.
그는 우리를 바라보지 않고, 감정이 없으며, 우리를 사랑하지 않고,
인간이 발명한 선악은 더더욱 신경쓰지 않는다.
만약 이 우주의 모든 것을 디자인한 존재가 있다면
천국과 지옥, 윤회 시스템이란 한정되고 정교하지도 아름답지도 않고
논리적으로 구멍이 숭숭 난 쓰레기 시스템을 만들 이유가 없다.
우주를 디자인한 엄청난 존재는 지구 한정으로 그런 허접한 중첩 시스템을 만들 이유가 없다.
그가 만든 엄청난 시스템(인간의 몸속, 자연계, 우주)과 너무 많은 수준 차이가 난다.
여러 가지 이유로 나는 (우리가 생각하는) 신은 없다 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