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에 광주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무차별 흉기 피습 사건으로 숨진 여고생 A(17)양은 타인의 생명을 살리는 ‘응급구조사’가 되겠다며 공부에 매진하던, 따뜻한 학생으로 기억되고 있었다.
A양은 이날도 밤 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귀가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같은 시각 B(17)군은 A양이 흉기 피습을 당하는 것을 목격, A양을 구하고자 망설임 없이 뛰어들어 범인을 제지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A양의 시신이 안치된 광산구의 한 장례식장은 가족과 지인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A양의 어머니의 “우리 아이 어떡하느냐”는 오열에 가족도, 지인들도 눈물이 멈출 새가 없었다. A양 친지부터 동창생들, 지인들 모두 갑작스런 비보에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A양을 구하고자 현장에 뛰어든 B군은 광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B군은 사건 당시 친구를 만나고 귀가하던 중, A양의 비명 소리를 듣자 서로 모르는 사이임에도 몸을 던져 흉기를 막으려다 목과 손 등에 상해를 입었다. B군은 전북의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B군은 “처음엔 크게 다투는 것 같지 않았는데 상황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어 가까이 다가갔다”며 “순간 남성이 손에 흉기를 들고 있는 것이 보였고, 단순한 다툼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고 돌아봤다.
B군은 당시에는 ‘무섭다’는 생각보다, ‘빨리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몸이 먼저 움직였다는 것이다.
B군은 “출혈이 심해 부모님께서 많이 놀라셨지만, 위험에 처한 또래를 도우려 했던 행동에 대해서는 오히려 격려해주셨다”며 “돌이켜보면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었다는 생각도 든다”고 멋쩍게 말했다.
주변에서는 B군의 용기 있는 행동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고 입을 모았다.
평소 친구들과 축구를 즐기며 또래들과 두루 잘 어울리는 성격으로, 위험한 상황이라도 타인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는 학생이었다는 것이 B군 지인들의 설명이다.
B군의 담임교사는 “B군은 친구들과 두루 잘 어울리고 활동적인 학생”이라며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는 늘 B군이 함께 하곤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