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선은 전체적으로 보면 민주당 우세가 맞습니다.
국민의힘 입지도 확실히 줄어드는 흐름이고, 전국적으로는 어느 쪽 민심이 더 강했는지도 꽤 분명하게 나온 선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서울 결과는 그냥 “접전이었네” 하고 넘기기가 어렵네요.
계엄, 탄핵, 헌정질서 문제, 그리고 그 이후 국민의힘이 보여준 태도까지 다 보고도 서울에서 이 정도로 버틴다는 게 솔직히 좀 심각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오세훈 개인 경쟁력도 있고, 서울이라는 지역 특성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더 크게 보는 건 그 다음입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이번 결과를 보고 “이 정도까지 해도 핵심 지역에서는 버티는구나”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선을 넘으면 조심하는 척이라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계엄이든 탄핵이든 안전 문제든 비리든, 시간이 지나고 진영만 다시 묶으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는 걸 확인한 모양새가 되어버렸습니다.
이게 제일 위험하다고 봅니다.
정상적인 정치라면 큰 책임을 진 정당은 크게 무너져야 합니다.
특히 헌정질서와 관련된 문제라면 더 그렇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국민의힘이 전국적으로는 약해져도, 서울 같은 핵심 지역에서는 여전히 승부가 됩니다.
결국 문제는 국민의힘 지지자가 아직 많다는 사실 하나가 아닙니다.
문제는 어떤 일이 터져도 “민주당은 싫다”는 표가 결국 국민의힘으로 다시 모이는 구조입니다.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은 설명이 됩니다.
고가 부동산, 상가, 건물, 다주택, 재건축 쪽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은 본인 이익을 기준으로 움직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직접 이득이 크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그냥 민주당이 싫다, 나는 보수다, 저쪽은 절대 안 된다는 감정으로 움직인다면 그건 정책 판단이라기보다 진영 반응에 가깝다고 봅니다.
그리고 지금 정치 구조에서는 그런 표들이 결국 국민의힘으로 갑니다.
형식적으로는 여러 정당이 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1번 아니면 2번입니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힘이 아무리 큰 책임을 져도 민주당 싫다는 표를 받아서 계속 살아남습니다.
이 구조가 깨지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쉽게 안 무너집니다.
오히려 민주당이 조금만 삐끗하면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희망도 있지만 경고도 큰 결과라고 봅니다.
전국적으로는 분명 변화가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줄어들고 있고, 민주당 쪽으로 지방권력이 크게 이동하는 흐름도 보입니다.
하지만 서울을 보면 아직 멀었습니다.
국민의힘은 약해지고 있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그리고 이 정도까지 해도 버틴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심각하게 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