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운동연합에서 장문의 논평을 적고
이걸 또 퍼트리는 사람이 있어서
이에 대해 반박하는 글을 적어보았습니다.
환경연합은 대체 뭐하는곳일까요...
험한말 안하고 정중히 쓰기 어렵군요
[환경운동연합] 이재명식 개발 독재, ‘3대 메가프로젝트’로 대한민국은 도약할 수 없다.
오늘, 이재명 정부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열고, 반도체 산업·피지컬 AI·AI 데이터 센터 산업 진흥을 위한 국가 전략을 발표했다. 전 국토를 아우르는 대규모 개발 계획은, 이미 정부의 공식 보고회 이전부터 지역 간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개발 계획의 진짜 문제는 어느 지역이 개발로부터 소외되는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전 국토가 개발의 폭력 아래 놓여 물과 에너지 같은 자연 자원이 착취되고 훼손된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나아가 국가가 “반도체 3S 전쟁 승리”를 위한 “전 구성원이 단결하는 총력지원체계”와 같은 전체주의적 언설로 그 자연 자원에 기대어 살아가던 지역 주민들의 삶이 파괴되는 것을 묵인할 때 그것은 명백한 개발 독재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잠재 성장률 하락이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의 명분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반대편에는 어떤 현실이 있는가. 현재 추진 중인 수도권 반도체 산단조차 용수와 에너지 수급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용인에서 사용할 전력을 위해 호남에서부터 충청을 가로질러 대규모 송전선로를 건설해 전기를 끌어와야 하고, 이미 그 경과 대역 주민들이 생존권 투쟁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가 내놓은 보고서에는 그러한 내용이 전무하다. 용인 반도체 산단은 ‘강원도 동해안’, ‘충남 서해안’에 집중된 발전원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용인 반도체 산단과 맞물려 갑작스레 건설되는 송전선로에 맞서 싸우고 있는 주민들은 허깨비와 싸우고 있다는 말인가.
정부의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식의 땜질은 어떻게든 이 개발의 당위성과 가능성을 설명하려는 무리한 욕망으로부터 나온다. 이재명 정부는 내내 RE 100을 강조해 왔다. 지난 20대 대선 TV 토론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는 RE 100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이냐며 윤석열 당시 후보를 몰아세운 바도 있었다. 그러나 오늘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메가 프로젝트에 RE 100은 없다. 앞서 밝힌 대로 용인 반도체 산단에 강원 동해안과 충남 서해안의 발전원을 사용한다면 그 전기는 석탄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라는 뜻이다. 서남권에 예정된 반도체 산단에 원전 전기를 공급한다면 그것 역시 재생에너지 100%를 뜻하는 RE100이 아니다.
당장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만 해도 국내의 자연 자원과 주민들의 삶을 대규모로 착취한다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 여기에 더해 또 새로운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를 무턱대고 조성하는 것이 균형 잡힌 국가 계획인가. 나아가 역시 막대한 에너지와 용수를 끌어다 쓰며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발생시키는 피지컬 AI 산업, AI 데이터 센터까지 국가가 추진하겠다고 선언만 하면 다 그렇게 되는 것인가. 이재명 정부가 선언한 재생에너지 100GW 확대 정도의 계획으로는, 오늘 발표한 계획으로 발생하는 추가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이러한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마저도 선언적인 것일 뿐, 민간 투자에만 의존하고 공공이 직접 사업이나 재원 투입을 거의 추진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달성 가능성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이렇게 기존에 화석연료에 의지하던 에너지 시스템을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도 이제 겨우 10% 수준인데, 덜컥 대규모 추가 수요만 제시한 셈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렇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는 원전 증설 및 수명 연장은 물론, 석탄 발전소의 연장 가동, LNG 발전소 증설로 메울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정부는 최근 대형 원전과 SMR을 신규로 건설하기로 결정하였고, 일명 ‘석탄 폐지지역 지원법’을 통해 ‘안보전원발전기’ 지정으로 석탄발전소의 계속 운전을 정당화할 길을 열어두었다. 그러나 이렇게 어떻게든 에너지를 산업시설에 공급만 하면 된다는 식의 개발 계획이 정당한 것인가. 원전은 아직도 다량의 핵폐기물을 처분할 방법을 찾지 못한 상황이고, 석탄발전의 퇴출 지연은 한국이 UN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국제적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서 낙제점을 받으며 기후 악당으로 지목되는 핵심적인 이유다. 또한 이러한 대규모 발전원이 대규모 소비지역과 직접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규모 장거리 송전으로 발생하는 경과 지역 주민의 피해 문제 역시 수십 년째 해결하지 못한 채 일방적 희생만 강요하고 있을 따름이다.
용수 공급 역시 문제다. 정부는 '통합용수공급사업 이행', '임시물량 활용', '다목적댐 및 대체수자원 활용' 등을 통해 산업용수를 적기에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선언적인 수준에 그칠 뿐 구체적인 공급 방안과 물량 산정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물 정책의 일관성도 없다. 정부는 신규댐 건설을 추진할 때는 '미래 물부족'을 이유로 제시하면서도,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서는 '용수는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동일한 국가 물관리 체계 안에서 정책 목적에 따라 물 부족과 물 풍부를 달리 해석하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을 훼손하고, 물수요 전망과 공급계획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
물을 공급할 수 있는지 여부와 물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별개다. 도수관로를 통한 광역 용수 공급이나 기존 여유 물량의 활용 등 방법은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해당 유역의 주민, 농민, 시민사회, 지방정부 등 이해당사자와 어떤 논의를 거쳐 물을 배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물은 국가가 특정 산업에 일방적으로 배분하는 대상이 아니라, 생활용수·농업용수·환경유량 등 다양한 공익적 가치와 이해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분해야 하는 공공자원이다. 정부는 용수 공급 계획뿐 아니라 물배분의 원칙과 절차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요컨대, 오늘 발표한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계획은 준비되지 않은 위험한 계획이다. 한국은 이미 압축적 산업화를 겪으며 대기·수질·토양 오염과 같은 공해 문제부터 자연자원의 대규모 훼손과 기후위기의 가속화, 주민 삶터 파괴를 경험한 바 있다. 이 무분별한 이윤 추구와 팽창과 성장의 욕망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생태적·민주적 관점 없이, 다시 이러한 방식을 되풀이한다면 이재명 정부는 또 하나의 개발 독재 정부로 기억될 것이다. 국민들에게 선출되지도 않은 대기업 CEO들을 양옆에 앉히고 보고를 받는다고 해서 이 개발 독재가 세련되게 포장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대도약은 생태적 회복의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덜 배출하고, 자연과 지역민을 착취하지 않는 방식의 녹색 산업이 필요하다.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반도체 산업과 AI 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면, 무분별한 팽창, 무작정 공급식으로 지원할 것이 아니라 원칙 있는 체계적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에너지 및 자원의 지산지소의 원칙에 맞는 입지 계획, 기후정의 원칙에 기반한 자연 자원 착취의 최소화, 에너지정의 원칙에 기반한 에너지 수요 감축과 화석연료·원전의 단계적 퇴출 계획, 오염자 부담의 원칙에 기반한 피지원 기업의 책임 규제 강화가 그 기본적 전제가 되어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자연과 지역민을 착취하는 팽창의 욕망을 자극하는 개발 계획을 즉각 백지화하고, 용인 반도체 산단으로 이어지는 송전선로 경과 대역 주민들의 사회적 대화 요구에 먼저 응답하라.
2026.06.29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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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반박글
선생님께서 올려주신 환경운동연합 논평, 끝까지 잘 읽었습니다. 반도체·AI 산업이 전력과 용수를 대규모로 끌어다 쓰면서 송전선로 경과지 주민의 희생, 온실가스, 물 배분 갈등 같은 실제 비용을 만든다는 지적은 분명히 짚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저도 같은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동료로서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개발 독재'라는 표현이 글의 정당한 문제의식을 오히려 갉아먹는 것 같습니다. 독재는 비판이 봉쇄되고 결정이 강요되는 체제를 뜻하는데, 이번 사안은 야당이 즉각 "관치 개입"이라 공개 비판했고, 환경단체가 이렇게 정면으로 반박 논평을 내며, 경과지 주민들의 저항이 언론에 실려 정책의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비판과 저항이 살아 작동하는 상황을 '독재'라 부르면, 정작 표현의 자유가 막힌 진짜 권위주의와 민주국가의 정책 논쟁을 같은 자리에 놓게 됩니다.
더구나 이 사업의 핵심 투자는 국가가 강제한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결정한 민간 투자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두 기업 총수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인 장면은 — 그것이 과했는지 여부와 별개로 — 국가가 기업을 굴복시킨 그림이 아니라 오히려 정부가 민간의 결단에 기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강요하는 권력은 고개를 숙이지 않습니다. '독재'라는 단어는 바로 그 장면과 모순됩니다. 정책을 비판하려면 정책의 내용을 비판해야지, 체제의 성격까지 끌어다 붙일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용어는 정확하게 쓰자"고 가르치는 입장에서, 이 단어는 한 번쯤 의심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또 하나, 논평이 거의 비워둔 자리가 지역균형발전입니다. 그동안 반도체 투자는 용인·평택 등 수도권에 쏠렸고, 지방은 인구와 일자리를 잃어 소멸을 걱정해 왔습니다. 이번에 메모리 팹을 광주 등 서남권에, 패키징을 충청에, 소부장을 영남에 배치한 건 그 수도권 일극 구조를 깨려는 시도입니다. 양극화를 걱정하는 관점이라면, 첨단산업의 과실을 지방이 나눠 갖는 분산 전략을 마냥 '폭력'으로만 규정하긴 어렵지 않을까요. 잠재성장률이 1%대로 주저앉은 상황에서 미래산업을 포기하면, 복지도 환경 투자도 쓸 재정 자체가 줄어든다는 점도 함께 놓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은 '백지화냐 강행이냐'의 양자택일이 아닙니다. 논평이 짚은 RE100 공백, 송전선로 갈등, 물 배분 원칙의 부재는 사업을 멈출 이유가 아니라 더 책임 있게 설계해야 할 이유입니다. 재생에너지 로드맵 구체화, 경과지 주민과의 사회적 대화 제도화, 용수 배분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 — 추진하면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과제라고 봅니다. 비판의 칼끝이 '하지 말라'보다 '제대로 하라'를 향할 때 더 힘이 실리지 않을까요.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한 관점이고, "추진하면서 보완하겠다"는 약속이 4대강·송전탑 때 지켜지지 않았다는 반론도 충분히 무겁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시각이 오갈수록 좋은 자리입니다만. 독재라는 표현이 걸려 적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