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지율의 하락과 답보를 두고 나오는 반응들이 흥미롭습니다.
자칭 보수 쪽 반응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어차피 뭘 해도 개지랄이고, 애초에 가는 방향이 다릅니다.
법이 있어도 어쩔 수 없다, 삶의 경험이다.
민주주의가 너무 발전하면 나라가 망한다.
민주주의를 선택해서 태어난 게 아니니 그 원칙은 몰라도 된다.
민주주의는 자본주의의 발판일 뿐이다.
도덕은 쓸모없다.
빈민층은 버리고 가야 한다.
제가 떠나기전,
2000년대 후반부터 인벤의 논게 및 이곳에서 십수년 머물며
소위 보수라는 정치인들과 그 지지자들의 입에서 나온 말들의 극히 일부입니다.
그렇게 제게 남은 기준이 하나가 있습니다.
최소한 한국의 보수라는 이름을 두르고 있는 자들은 인간 취급을 하지 않겠다는 것.
그 근거는 그들의 사상 한 줄에 있습니다.
'타인은 내 성장을 위한 발판이자 도구.'
저는 그들이 사멸의 대상이지 연대의 대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극단적입니까?
이 글의 여담이니 넘어가겠습니다.
저는 앞선 글에서 지지를 둘로 나눴습니다.
인간에 대한 호불호가 지지로 이어지는 경우.
가치에 대한 호불호가 지지로 이어지는 경우.
무엇이든 100이라는 숫자는 불가능하겠지만, 사람은 최초의 선택에 인지하든 못 하든 꿰이게 됩니다.
선택이란 그 순간의 호불호가 아니라, 삶과 사회와 국가와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통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쌓이고 살아온 인생 그 자체 말입니다.
수출이 역대급이다.
코스피를 봐라. 이런 업적들을 봐라.
네, 잘 보입니다.
아니, 제 경우는 노동시장과 노동 현장에 피부로 맞닿아 있으니 신문으로 접하는 분들보다 더 잘 느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에 대한 관점과 그 실효에는 명암이 있겠으나, 노동자와 그 조력자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감사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재명이 대통령이 아니라 노동부 장관이었다면, 저는 그 똥꾸멍까지 핥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는 대통령입니다.
한 국가의 대표이고, 그 나라 정치의 철학과 가치관이 농축된 정당의 결정체입니다.
우리는 일 잘한다고 지지해온 게 아닙니다
최소한 저는, 민주당과 국힘을 일 잘하고 못하고로 지지하고 배척하며 살아오지 않았습니다.
내 배가 부르면 지지하고 내 배가 고프면 욕하는 것을, 저는 정치에 대한 지지라고 부르기 어렵습니다.
민주당은 수십 년 동안 성장과 발전이라는 칼날 앞에서 인간성의 완충제 노릇을 해왔다고 믿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렇습니다.
제게 민주당은 성패의 대상이 아니라 가치를 보게 만드는 렌즈였습니다.
독립운동가에 대한 예우.
전몰장병과 현역장병에 대한 예우.
4.19와 5.18을 비롯한 민주화의 가치를 보존하고 현실로 만드는 일.
노동 문제와 인권 문제.
이름은 다 다릅니다.
그런데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종착지가 같습니다.
'인간 한 명의 가치.'
인류는 제국주의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며 우리나라 인구만큼의 목숨을 치르고 나서야 그 가치에 도달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사유의 힘만으로 먼저 깨우친 선각자들과, 그들이 만들어놓은 정치의 산실 안에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스승입니다
정당이 왜 스승일 수 있는가. 바로 이 대목입니다.
저는 민주당에서 정책을 배운 게 아닙니다.
무엇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지를 배웠습니다.
왜 오래된 무덤 앞에 예를 갖춰야 하는지, 왜 나와 상관없는 사람의 해고에 화를 내야 하는지, 왜 이미 이긴 싸움도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지.
일 잘하는 것은 유능함입니다.
유능함은 고맙지만 배울 것이 없습니다.
가르치는 것은 다릅니다.
저 사람이 무엇을 끝까지 지키는지를 보면서, 지지자도 자기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압니다.
성과로 돌아가서,
저는 나라를 부강하게 해달라고, 나를 부자로 만들어달라고 민주당을 지지한 적이 없습니다.
기득에 눌린 약자를 보호하는 것을 넘어 기득 자체를 꾸준히 와해시키라고, 민주주의가 지배이념으로 있는 한 사회적 공정을 수호하며 가라고, 수십 년 표를 던져온 것입니다.
실패해도 좋습니다.
시도하다 방해에 막혀 실패하는 것은 시도한 자의 책임이 아니니까요.
너무 이상적입니까?
그 이상을 말해준 분들을 존경하기에 민주당을 지지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시도가 왜곡되어 보입니다.
무너뜨려야 할 것을 보존하려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일의 성과가 저 같은 사람에게 어떤 가치가 있을지, 한 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질문 하나만 남기겠습니다
감히 독립운동가와 비교하려는 것도, 그분들의 선에 대보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그런 인물들의 심리와 시각을 한 번쯤 추측해보시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독립운동가들이 성공했기 때문에 기립니까.
아니면 그 정신을 존경하기에 기립니까.
거기에 답이 있습니다.
불의 앞에서 불가능한 일을 시도하고, 그 시도에 어떤 타협도 없을 때.
저는 그것이 민주주의 원리 그 자체에 대한 예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