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층 집을 15채 샀다는 96년생의 비법. [40]
- 유머 ㅇㅎ) 예쁜 여자의 앙~ [6]
- 유머 전쟁은 보지털 같은거임. [17]
- 이슈 이재명 대통령이 이게 진짜 맞는거임?ㅋㅋ [21]
- 유머 금딸에 실패한 남성.. [6]
- 기타 어느 축제 음식가격 [23]


‘지구에서 산소가 사라지는데 남은 시간 00년?’
한 유튜브 영상 썸네일만 보면 조금 놀랄 만하다. 숫자의 앞부분을 가려놨다. 영상을 눌러 확인한 답은 ‘10억년’이다. 당장 지구의 산소가 고갈되는 줄 알았던 사람이라면 피식 웃고 나올 숫자다.
그렇다고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영상의 근거는 2021년 3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실린 논문 ‘지구의 산소가 풍부한 대기는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The future lifespan of Earth’s oxygenated atmosphere)’다. 일본 도호대 오자키 가즈미 교수와 미국 조지아공대 크리스토퍼 라인하드 교수가 기후와 탄소·산소 순환을 함께 계산하는 지구 시스템 모델을 돌렸다.
연구진이 내놓은 숫자는 10억년보다 조금 길다. 현재 수준의 1% 이상으로 대기 중 산소가 유지되는 기간을 평균 10억8000만년, 오차범위를 약 ±1억4000만년으로 계산했다. 여기서 ‘현재의 1%’라는 표현도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지금 대기의 약 20.95%가 산소이므로 대기 전체에서 산소가 1%가 된다는 뜻이 아니다. 현재 산소량의 10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지는 시점을 계산한 것이다.
왜 산소가 줄어들까. 원인은 의외로 ‘태양’에서 출발한다.
태양은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밝아진다. 수억년, 수십억년 단위로 보면 지구가 받는 태양에너지도 커진다. 지구가 더워지면 암석과 이산화탄소가 반응하는 ‘규산염 풍화’가 활발해진다. 이 과정은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빼내는 역할을 한다. 인간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때문에 온난화를 걱정하는 지금과 정반대의 상황이 먼 미래에는 벌어지는 셈이다.
이산화탄소가 너무 적어지면 식물이 곤란해진다. 광합성을 할 재료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육상식물과 해양의 광합성 생물 생산량이 줄어들면 새로 만들어지는 산소도 감소한다. 반대로 암석의 산화와 여러 지질·생물학적 과정에서는 계속 산소를 소비한다. 연구진의 계산에서는 어느 순간 균형이 깨지면서 산소 농도가 급격히 추락한다. 이후 지구 대기는 약 25억년 전 ‘대산소화 사건’ 이전의 지구처럼 산소가 거의 없고 메탄이 많은 상태에 가까워진다.
그래서 ‘10억년 뒤 산소가 사라진다’는 말은 연구 내용을 아주 거칠게 줄인 표현이다. 산소가 오늘부터 일정한 속도로 줄어들다가 정확히 10억년 뒤 0이 된다는 뜻이 아니다. 연구 결과에 가까운 표현은 ‘약 10억년 뒤부터 현재와 같은 산소가 풍부한 대기가 유지되기 어려워지고 이후 급격한 탈산소화가 일어날 수 있다’ 정도다.
실제로 지금도 대기 중 산소는 아주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 화석연료를 태울 때 산소가 소비되기 때문이다. 미국 스크립스해양연구소의 장기 측정에서는 산소 분자 100만개당 매년 약 19개꼴로 줄어드는 추세가 확인됐다. 사람이 호흡하는 데 영향을 줄 정도와는 거리가 멀다. 연구진 역시 화석연료 사용으로 예상되는 산소 감소는 대기 전체 산소량에 비하면 매우 작다고 설명한다. 10억년 뒤를 계산한 연구와 현재 관측되는 산소 감소는 원인과 시간 규모가 전혀 다른 현상이다.
‘10억년’이라는 숫자 역시 확정된 지구의 유통기한은 아니다. 오히려 최근 연구에서는 광합성 생물이 예상보다 훨씬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2024년 ‘플래니터리 사이언스 저널’에 실린 연구는 미래의 규산염 풍화가 기존 모델에서 가정한 것만큼 온도에 민감하지 않을 경우 식물이 약 16억~18억6000만년 뒤까지 생존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올해 5월 ‘지구물리연구저널: 대기(JGR Atmospheres)’에 발표된 3차원 기후모델 연구에서도 일부 육상·수생 식물이 약 18억년 뒤까지 광합성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들이 2021년의 산소 연구를 직접 뒤집은 것은 아니다. 산소 대기의 수명만 따로 다시 계산한 연구도 아니다. 산소 붕괴를 앞당기는 핵심 고리 가운데 하나인 ‘이산화탄소 부족→광합성 생태계 붕괴’가 생각보다 늦게 찾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10억년이라는 시점을 절대적인 숫자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큰 방향에는 과학자들 사이에 별다른 이견이 없다. 태양은 장기적으로 밝아지고, 지구가 지금과 같은 환경을 영원히 유지할 수는 없다. 언제 식물이 사라지고, 언제 산소가 급감하며, 언제 바다가 증발할지는 모델에 따라 수억년씩 차이가 난다. 2026년 연구는 광합성 생태계가 약 18억년까지 버틸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그 시계를 더 뒤로 밀었다.
현재 과학이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구의 산소가 영원히 유지되지는 않는다는 정도다. 태양이 점점 밝아지면서 광합성 생태계가 무너지고 대기 중 산소도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 그 시점이 10억년 뒤일지, 18억년 뒤일지는 아직 모델에 따라 크게 엇갈린다.
인류의 시간 감각으로 보면 어느 쪽이든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먼 미래다. 지금 걱정해야 할 ‘산소 부족’ 문제라기보다, 지구도 수십억년 단위에서는 끊임없이 변하는 행성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에 가깝다.
고수 인벤러
검찰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