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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너의 이름은 후일담 - 두사람의 기념일

아이콘 윤하
댓글: 6 개
조회: 4966
추천: 1
2017-01-27 02:21:19


본 게시글은 픽시브 'ダニエル'님께서 투고하신너의 이름은. 애프터 시리즈」의 3편 '두 사람의 기념일'입니다.

너의 이름은. 애프터 시리즈」는 총 12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작자 분과의 협의 하에 번역 뒤 게재 중입니다.


픽시브 원작 링크




--


동거 규칙!!

・집안일은 당번제로 (내용은 옆 종이에)

・저녁밥 안 먹을 때에는 미리 연락해둘 것

・친구 부를 때에도 미리 연락할 것

・말하고 싶은 건 그냥 빨리 말할 것. 말 안하고 있다가 괜히 싸우잖아 ← 이거 뭔가 할머니 말씀이랑 닮았어

・아침에 가슴 만지지 마!!!

・만져지기 싫으면 늦잠자지 않을 것

↑아니 그건 어쩔 수 없는거잖아?!

↑적어도 깨우면 좀 일어나라!!

↑가슴 만지는게 깨우는거야??!!!



창문틈 사이로 들어온 바람에, 냉장고에 붙어있던 메모가 살짝 흔들린다. 둘이 같이 동거를 시작한 뒤 쓰기 시작한 동거 규칙.

 그 뒤로 반년이 지난 지금, 미츠하는 그 메모를 보고 무심코 웃어버린다.

반년이 지났는데도 솔직히 제대로 지켜지질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런거 만들기 전보다 더해졌을지도.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는데, 현관 쪽에서 문 여는 소리가 난다. 미츠하는 급히 의자에서 일어난다.

「다녀왔어-」

현관 쪽으로 나가는 문을 열고 복도로 나오니 정장 차림의 타키가 있다. 미츠하는 슬리퍼를 질질 끌어가며 타키에게 다가간다.

「잘 갔다왔어? 타키군」

「어, 오늘은 미츠하가 먼저 왔구나. 나도 빨리 온다고 온건데.」

「에헤헤, 칼퇴근했지. 오늘은..」

거기까지 말하고 말을 멈춘다. 의미심장한 눈으로 타키를 바라보니, 타키는 바로 알았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연다.

「우리 재회기념일. 이지?」

「응!」

 

그 날로부터 딱 1년. 작년 이 날짜에, 벚꽃이 흩날리던 때에 미츠하와 타키는 재회했다.

「그래도 이정도로 괜찮아? 집에서 그냥 밥하고 케이크 먹는거 보단 어디 레스토랑 같은데라도 가는게 낫지 않아?」

「괜찮아. 밖에서는 타키군한테 응석 못 부리는걸!」

「뭐야 그게, 뭐 미츠하가 좋으면 나도 좋지만」

타키는 쓴웃음을 지으며 옷을 갈아입으러 방에 들어간다. 미츠하는 그 사이에 보리차를 컵에 따라 식탁 위에 두고 다시 의자에 앉았다. 

「후우.. 역시 편한 옷이 최고네-」

「후후, 그 기분 알 거 같아. 양복은 뭔가 좀 불편하지-」

「맞아, 아, 보리차 땡큐」

타키는 컵을 집어 들어 단숨에 마셔버리고 한숨을 쉰다. 

「후우.. 그럼 만들어 볼까?」

「좀 더 쉬었다 하지?」

더 쉬었다 하자고 말하려고 했는데 입에서는 이런 말이 튀어나온다. 

집에 돌아와서 잠시 쉬었던 미츠하와 달리, 타키는 막 돌아온 참인데. 

하지만 타키는 웃으며 미츠하 머리에 손을 얹고 말했다.

「미츠하 얼굴 보고만 있어도 피곤한건 싹 다 날아가!」

타키가 미츠하 머리카락을 막 헝클어가며 쓰다듬는다. 어린애 취급에 볼을 부풀이면서도 기쁨을 참을 수 없던 미츠하는

「하여튼.. 타키군 바보!」

참지 못하고 타키군에게 달라붙어 안기고, 티셔츠의 세제 냄새와 섞인 타키군의 냄새를 킁킁 맡는다. 

타키의 부끄러워 가빠진 숨소리가 들려오지만, 미츠하는 그만둘 생각이 없다.

「이제 됐지? 만들자!」

「..... 조금만 더 이러고 있을래」

결국 미츠하는 1분정도 타키를 그렇게 잔뜩 끌어안고 나서야 풀어주었다. 

타키가 한숨을 지으면서도 싱글벙글하고 있는듯한건 아마 기분 탓은 아닐 거다.

「미츠하, 진짜 응석꾸러기가 다 됐네..」

「아니, 타키군이 그러고 싶게 하니까 나쁜거야!」

원래는 이런 성격이 아니었다. 이토모리에 있던 때 엄마가 돌아가신 뒤에는 응석을 부릴 상대도 없던 것이다.

하지만 타키군과 함께 살게 된 뒤 어느새 미츠하가 타키에게 응석 부리는게 당연하다는 듯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타키가 그걸 싫어하는 것도 아니니까, 요즘 미츠하는 더더욱 타키에게 달라붙는 것이었다.  

「뭐 그런가..」

「후후, 타키군 진짜 좋아! 그러면 적당히 하고 이제 슬슬 만들어볼까!」

「너 때문에 여태 못 만들고 있었던건데..」



타키의 한숨을 무시하고 미츠하는 드디어 부엌으로 들어간다. 

둘이 사는 집의 부엌은 약간 좁아서, 나란히 서서 요리를 하고 있으면 계속 어깨가 부딪쳐버린다. 하지만 미츠하는, 그런 부엌이 좋았다. 

미츠하가 타키가 오기 전에 재료 손질을 해둔 것도 있어서, 요리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지금까지 몇 번이고 같이 요리를 해왔기 때문일까, 좁은 부엌이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요리가 몇 접시 완성되어 간다.

그렇게 넓은 식탁은 아니지만 빈틈없이 상이 꽉 채워지는 모습은 장관이다. 식탁에 앉은 타키와 미츠하가 자연스럽게 같은 타이밍에 손을 모으고,

『잘 먹겠습니다!』

말도 자연스럽게 한 때에 맞춘다. 

그리고 각자 급히 젓가락을 집어든다. 직장일로 지치고, 거기에 이것저것 만드느라 시간도 많이 지나 꽤나 배고프던 참이었다. 

일식과 이탈리아 요리라는 보통은 좀 이상하게 보일 조합이지만, 미츠하와 타키에겐 익숙해진 조합이다.  

「음, 잘 익었네!」

「이것도 맛있어! 타키군도 먹어볼래? 자 아-」

타키의 입에 생선조림을 넣어준다. 타키는 조금 부끄러워하면서도 살짝 입을 열어, 미츠하의 젓가락을 입으로 앙 문다.

「음. 맛있어. 그렇게 비싸진 않았는데, 역시 도미라 그런가?」

「무슨- 내가 잘 만들어서 그런거지!」

「당연히 알고 있지.. 자, 내가 만든 것도 먹어봐. 아-」

미츠하가 부끄러워 하는 모습을 보고싶어졌는지 답례도할 겸 타키가 숟가락에 빠에야를 얹어 내민다. 하지만 그런 수작에 미츠하는 넘어가지 않는다.

「아앙-. 음! 역시 타키군 요리 맛있어!」

미츠하는 그 숟가락을 부끄러워하는 기색 하나 없이 주저하지 않고 입을 열어 타키의 요리를 맛본다. 역시 식당에서 일했던 사람은 뭔가 좀 다르다고 생각도 해보며.

여러 음식들이 차려져있는 테이블 위에서, 그냥 먹기도 하고 서로 먹여주기도 하다보니 그렇게 많았던 요리들도 점점 줄어간다.



「하아.. 진짜 많이 먹었다-」

결국 남은 음식은 냉장고에 넣어두기로 타협했는데, 그것도 엄청난 양이었다. 

배가 꽉 차도록 먹은 미츠하는 타키와 함꼐 소파에 앉고, 타키의 어깨에 살짝 기댄다.

「정말, 더는 안 들어가-」

「타키군, 좀 무리해서 먹었으니까- 나도 꽤 많이 먹었지만」

「뭐, 축하의 의미로 괜찮지 않아? 그나저나 그 날로부터 벌써 1년인가.. 여러 가지 일들도 많았지-」

「그렇지.. 이 방 빌릴 때도 되게 고생했고, 아빠한테 인사드리러 가기도 했고..」

1년 사이에 있던 일들을 되돌아본다. 정말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가장 컸던 일을 꼽아보자면 역시 미츠하의 아버지와 할머니를 만나 뵌 일이다.

「아 그랬었지, 그건 떠올리기만 해도 위가 아파와서..」

「그래도 타키군이 할머니 처음 뵀을 때 아무렇지도 않게 할머니! 라고 불렀을 땐 진짜 어떻게 수습해야하나 곤란했다고-」

당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미츠하가 실실 웃는다.

「아니 그건 그... 옛날 버릇때문에」

「후후.. 그거 때문에 아빠는 놀라서 입을 다물질 못하고..」

「아오... 그래도 어쨌든간에 사귀고 있는 건 인정받고 왔으니까 상관 없잖아?!」

맞아,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아버지도 할머니도 교제를 인정해주었다. 분명 타키군이 워낙 사람이 좋아서 그랬던거라고 미츠하는 생각하고 있다. 

그 때 괜히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다고 타키가 말해서 일이 좀 꼬였다. 그냥 교제라고 했으면 그 고생은 안 했을텐데, 라고 미츠하는 살짝 생각해본다.

「후후, 그렇지. 제대로 다들 인정해주셔서 이렇게 같이 살 수도 있게 된거네.」

「응, 뭐 우리 아버지 쪽은 진짜 시원하게 허락해줬지만」

「그러고보니 그렇네, 갑자기 타키를 잘 부탁드립니다, 하고 말하시다니, 솔직히 조금 놀랐어」

타키 어머님의 사정에 대해서는 미츠하도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분명 미츠하의 아버지도 타키의 아버지도 둘이 사귀는걸 반대하진 않았던 거라고, 미츠하는 생각한다.  

「그래도 그때는 너도 이상하게 말해잖아? 잘 부탁받겠습니다! 는 뭐야 대체」

그 때의 일이 떠오른건지, 웃음을 참으며 부들대는 타키에게 미츠하는 강펀치를 날린다. 

「크흡?!」

「하여간 사람 마음을 몰라가지고, 그 때 내가 아버님께 잘 보이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아?」

그 날은, 솔직히 인생에서 가장 긴장한 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뭐니뭐니해도 연인의 아버님과 만나는 날인데, 입고 갈 옷을 고르는 데에만 몇 시간 머리를 싸맸을 정도다. 뭐 결과는 이리 잘 되었지만.

「아하하, 미안..」

「하여튼, 진짜 알고는 있는걸까 이 남자는-」

「알고 있다니까, 고마워」

「뭐, 알고 있다면 됐지만..」

그렇게 말하고 미츠하는 다시 타키에게 기댄다. 

이렇게 앉아있으면 타키의 감촉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응석 부리는건가 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만둘 수가 없다.

「타키군, 나 타키군이 좋아」

「뭐야 또 갑자기.. 그래도 뭐.. 나도 좋아해. 미츠하.

미츠하의 당돌한 고백에 타키는 그렇게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그것이 기뻐서, 미츠하는 타키의 팔에 달라붙으며 얼굴을 비빈다. 그저 조용히, 타키의 따뜻함을 느끼고 있다. 



「있잖아 미츠하, 지금부터 같이 가고싶은 데가 있는데.. 괜찮아?」

침묵을 깨는 타키의 진지한 목소리에 미츠하가 고개를 든다. 

아래쪽에서 바라본 타키군의 표정은 진지함 그 자체여서, 무슨 일일까 하면서도 미츠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난 상관없는데.. 어디?」

「아- 그건 좀 비밀로 하고싶은데..」

「비밀? 뭐, 엄청 멀지만 않다면..」

「고마워. 엄청 가까우니까 괜찮아. 뭐 사러 가는 것도 아니니까 가방 안 챙겨도 돼」

읏샤, 하고 일어나는 타키를 따라 미츠하도 일어선다. 가까우면서도 비밀로 하고 싶은 장소. 

짐작이 가는 곳이 전혀 없어 궁금하긴 하지만, 뭐 잔뜩 먹었으니 소화도 할 겸 좋을지도 모른다. 

「자」

「응」

타키가 내민 손을 잡고, 현관을 나선다. 

한밤중의 거리지만 스쳐지나가는 사람이 적진 않아서, 조용한 산책이라고 하기에는 힘들다. 

하지만 타키는 무언가를 계속 생각하고 있는듯해서, 미츠하는 그런 타키의 얼굴을 곁눈질로 보다가도 그저 타키를 따라간다.

맞잡은 손에서 전해지는 타키의 체온이 언제나와 같아서, 미츠하를 안심시켜준다. 걸어가면서 어디로 가는걸까하고 생각하니, 미츠하는 문득 한 장소가 마음에 짚였다. 

「어라, 타키군, 이 길은..」

「아- 응. 곧 있으면 도착하니까」

「응..」

큰길도 아니지만, 본 기억이 있는 길. 미츠하의 기억 그대로 길은 이어져있고, 그리고 예상은 확실히 들어맞았다.

「여기..」

「응, 미츠하도 기억하고 있지?」

타키의 물음에 당연하다고 미츠하는 끄덕인다. 이 장소를, 미츠하가 잊었을 리가 없다. 

그곳은 그 날, 타키와 만난 신사 앞. 기억을 되찾은 건 그 뒤로 1개월쯤 지나서이지만, 그렇다 해도 미츠하에게 있어서 이 장소는 특별한 곳이다.

「딱 1년 전, 여기서 나는 미츠하랑 만났었지」

「응, 나도, 타키군이랑 만났었어. 그 때 타키군이 말을 걸어줘서, 진짜 기뻤었어」

타키의 얼굴을 바라본다. 다정하게 웃는 타키의 눈에는, 어쩐지 긴장감이 조금 서려있어서, 그래서 미츠하는 언제나와 같이 이야기를 계속한다. 

「그 때는 아직 기억이 없었어서.. 나,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몰랐으니까.」

「나도. 그래도 저 사람한테 말을 걸지 않는다면 분명히, 평생 후회할거라고 생각해서 그랬지. 그랬더니 미츠하도 다시 돌아서서 만나줬고, 내가 말 걸길 진짜 잘했네」

「확실히 그렇네, 정말 고마워, 타키군」

「나야말로, 고마워, 미츠하.」

슬며시 타키가 맞잡은 손을 풀고, 이번에는 미츠하의 왼손을 아래에서 감싸듯이 떠받쳐 올린다. 

왼손으로 미츠하의 손을 잡은 타키는, 무언가와 함께 오른손을 주머니에서 꺼내며, 마치 그 날처럼 웃고 있다.  

「응. 그러니까,」

「에?」

들어올려진 그 손에, 뭔가 차가운 감촉이 닿는다. 

그리고 그 감촉이 무언가를 써내려가는듯, 미츠하의 손바닥을 간지럽힌다. 

하지만 손에 무얼 쓰고 있는지는 잘 보이질 않고, 미츠하가 타키의 얼굴을 바라보는데

  

「미츠하, 나랑, 결혼해줄래?」

그 말과 함께, 타키의 오른손이 미츠하의 왼손 약지 위에서 멈췄다. 

그 말이 가진 의미가 너무도 충격적이라 아무것도 머릿속에 들어오질 않는다. 

놀라서 고개를 아래로 숙이니, 타키가 손에 들고 있던 것은 마커가 아니라, 달빛을 받아 빛나고 있는 반지.

미츠하는 드디어 타키가 한 말을, 반지의 의미를 이해했다. 

호흡이 멈춰버릴듯한 기분에 시선을 위로 들어올리니, 눈 앞에 있는 것은 타키의 진지한 얼굴. 눈동자만이 불안히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미츠하의 대답은, 10년 전부터 정해져있었다. 

그래서

「네.... 저를, 타키군의 아내로 받아들여주세요.」

미츠하는 그저 그렇게 말하고, 끄덕였다. 

넘쳐흐를듯한 눈물을 참고 있는 미츠하의 손가락에, 반지가 꼭 들어맞는다. 

사늘한 감촉이 손가락에 전해져, 미츠하는 그 반지를 오른손으로 가볍게 어루만지며 말했다. 

「고마워, 타키군」

결국 더는 참지 못하고 눈물이 쏟아져 내린다. 

울보라고 또 타키군이 놀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지금은 울 수밖에 없다고 미츠하는 생각한다. 

타키는 그런 미츠하의 볼에 손을 뻗어 눈물을 닦아주면서도, 마음속으로 기쁨의 한숨을 내쉰다.

「받아줘서 고마워 미츠하. 나, 정말 행복하게 해줄테니까.」

「아니야, 행복하게 해주는게 아니라, 함께 행복하게 되는거야.」

미츠하의 가슴깊은 곳에서 나오는 솔직한 말이다. 타키는 그렇네, 라고 다시 미소짓고, 그런 타키를 미츠하는 껴안았다. 

여기가 길가라는 사실도 잊고, 미츠하는 타키의 목에 팔을 감싸고 살짝 발을 들어올린다.

「타키군...」

짧게 스치는 정도의 키스. 평소보다 약간 짧은 그 키스는, 무엇보다도 특별한 키스. 

안 그래도 넘쳐흐르던 행복감이 주체할 수 없이 늘어만 가서, 미츠하는 자신의 몸이 뜨거워지는듯한 착각에까지 빠져버린다.

팔을 풀고 붙어있는 채로 위를 올려다보니,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는 타키와 눈이 마주친다. 

잠깐 동안의 눈 마주침이지만, 더 이상 마주치지 못하고 미츠하가 한 발짝 물러나며 웃는다.

「뭐랄까.. 조금 부끄럽네」

「으,응.. 처음도 아닌데..」

「음, 그럼..」

「응. 돌아갈까」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왔던 때와 마찬가지로 손을 맞잡고 걸어간다. 

약지에 낀 반지의 감촉에는 한동안 적응하기 힘들듯하다. 그 감촉을 잔뜩 실감하면서 미츠하는 타키를 바라본다. 

「있잖아 타키군, 나 지금 진짜 진짜 행복해!」

미츠하는 그렇게 말하며 미소짓고 타키의 손을 좀 더 꽉 잡는다. 

맞잡은 손으로 전해지는 열은, 마치 미츠하의 감정처럼 뜨거워서, 분명 타키군도 나와 같은 기분일거라고 실감한다. 

「나도, 행복해」

그렇게 말하며 타키는 웃고 마찬가지로 손을 꽉 잡아주었다. 

타키의 손을 느끼며, 이제는 익숙해진 도쿄의 풍경 속을 걸어나간다. 

별로 색다를 것도 없는 풍경인데, 지금의 미츠하에게는 세상이 다 반짝반짝 빛나 보인다. 

「돌아가면, 그.. 뭐 할까?」

미츠하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타키를 쳐다보며 묻는다. 

그런 미츠하의 물음에 마른침을 삼킨 타키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대답했다. 

「어- 그러게, 미츠하 내일 쉬는날이였지?」

「응, 타키군도 내일은 쉬는날...이지?」

「으.. 응」

뭐라고 할까, 결정적인 한 마디는 서로 피하고 있지만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있어서, 부끄럽다. 

하지만 타키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언제나 미츠하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고, 타키도 알아서 헤아려 주었다.

그러니 미츠하는 괜히 그거라고 말하지는 않고, 부끄러워 하면서도 타키에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그.. 돌아가면, 알겠지?」

새로운 관계가 된 타키와 보내는, 새로운 기념일날 밤. 

이런 특별한 날 그냥 자버린다는 건 말도 안 되니, 분명 오늘은 길고 긴 밤이 될 거라고.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미츠하는 타키군을 따라 나란히 걸으며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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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하다 당뇨병 진단 받았습니다


Lv73 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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