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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이젠 정내미가 떨어진다.

피빛요정의검
댓글: 19 개
조회: 10126
추천: 7
2013-10-06 09:02:12

벌써 PC방을 운영한지 10년이 다되간다.

 

처음에는 내가 조금 PC를 다룰줄 알아서 가족들과 시작하게되었다.

 

작은 동네에 50대의 PC를 가지고 장사를 시작했다.

 

용산전자상가에서 부품을 직접사서 50대를 손수 조립했다.

 

랜선 50개를 까느라고 손가락은 피부가 다 벗겨지고 구리선때문에

 

반들반들하더라.. 그래서 그런지 애착이 갔다.

 

처음에는 오는 손님들이 너무 고마웠다.

 

진심으로..

 

순간복구 프로그램도 없었기에..

 

매일같이 50대 PC를 V3돌리고 애드웨어 직접 삭제하고

 

고스트로 백업과 복원을 손수진행했다.

 

여름에는 음료수 따라서, 겨울에는 커피 뽑아서 직접 가져다줬고,

 

다른곳처럼 아이스티? 얼음잔 이런건 없었지만 난 최대한 손님이 뭔가를

 

대접받는 다는 느낌을 주려고 노력을 많이 한거같다.

 

그래서일까? 이 작은 규모로 한달에 1500~2000정도 매출이 나왔다.

 

물론 인건비, 전기세, 가맹비, 가게세, 먹거리 비용을 뺀다하더라도 이정도 동네에 비하면

 

제법 장사가 잘된다고 말할수있는 정도였다.

 

 

손님들도 그랬다. 뭔가 물어보거나 안되거나

 

나는 묵뚝뚝한 편이지만 정말 안되면 다른 PC하드 꺼내와서

 

붙여주고 그랬다. 손님이 좌석에서 일어나는 일 없도록..

 

손님들도 그런게 고마웠는지 간혹 분식이나 음료수를 가져다 주는 분들도있었다.

 

 

하지만 요새는 어떤가.. 애들은 리그오브레전드하면서 고래고래 소리나 처지르고 욕하고,

 

조금 머리컸다고 바닥에 침뱉고 담배처피우고, 먹튀에..

 

마우스, 키보드, 헤드셋 다 흠쳐가고 난리도 아니다.

 

손님은 왕이다? 까는 소리하십니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을꺼다. 동네마다 틀릴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어딜가나 업주들이 느끼는건 비슷하지 않을까?

 

웃으면서 인사하고 자주와서 게임도 해주고 수다도 떨고

 

정말 괜찮은 사람이다. 하고 믿음을 주면

 

그 사람들 언젠간 뒤통수 치더라.(바로 치는 사람도 있고..)

 

그 돈 때문에.. 사실 PC방에서 돈 나와봤자 얼마나 나오나

 

2~3만원 PC방에서 나오면 큰돈이라 치지만 돈 벌려면 2~3만원 못버는거 아니다.

 

근데 그런 돈에 목숨걸고 튄다.

 

 

뭐랄까.. 내가 10년동안 장사를하면서 손님들은 계속 바뀌는데

 

뒤통수는 똑같이 처맞드라..

 

그래서 이제는 애착도 뭐도 없다.

 

그냥 진짜 죽지못해서 하루하루 돈벌면서 사는 느낌이다.

 

내가 잘해주면 뒤통수 맞는데 굳이 잘해줄 필요가 있나 싶다.

 

난 그냥 내가 할수있는거 만큼만 하고

 

그게 마음에 안들면 걍 나가라고 한다.

 

장사꾼으로서는 크게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무리 저 사람이 돈덩어리라고 생각해도 아 싫드라 진짜..

 

이 장사도 언제까지 할진 모르겠지만..

 

다들 이렇게 변해가는가 싶다. 초창기의 그런 마음들이..

 

이제는 좀 많이 지치고 힘들고 그러드라.

 

 

근데 손님들이 이런거 아나 몰라..

 

신경도 안쓸거다. 그래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자세한건 알필요도 없다.

 

다만 자신이 손님이니까 라는 생각보다는

 

가게를 운영하는 알바, 사장도 사람이고 자신도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 좀 해줬으면 한다.

 

너희들이 게임에서 처발리고 빡쳐서 키보드, 마우스 쾅쾅 처대면

 

업주들도 빡치는건 매한가지다.

 

PC방에만 들어오면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욕하고, 정신빼놓고 그러드라

 

술 취한 사람처럼..

 

 

푸념이긴 하지만.. 이제 조금있으면 계도기간이 끝난다.

 

실내에서는 일절 담배를 피울수가 없게된다.

 

어른, 아이들 섞여서 담배연기 이런거보다 게임에 열중하던 모습들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PC방도 한차례 빙하기를 맞이하고 크게 변할거 같은 느낌이 든다.

 

2014년을 기점으로 손님들도 업주들도 바뀌어야할때라고 생각한다.

 

 

끗.

Lv75 피빛요정의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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