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근데 죽음이 공허에 맞설 수 있다 생각함?

공허는 애초에 생명도 우주도 있기 전부터 있어 온 존재의 가장 근원적인 힘이자, 빛과 함께 이 우주 자체를 만든 힘임. 이 물질우주에서 생명의 순환이 끝나서 죽음이 없어질 수도, 별들이랑 행성이 없어져서 질서와 무질서가 없어져 우주 자체가 사라져도 빛과 공허는 그대로란 말임. 혹은 어쩌면 새로운 우주를 낳을 수도 있겠지.

생명과 죽음이 우주 내의 생명들의 순환에 관여하는 힘이고, 질서와 무질서가 우주의 운행체계에 관여한다면, 빛과 공허는 존재의 모든 것에 관여하는 힘이란 거임. 연대기 상의 우주론 도표에선 마치 6가지 힘이 같은 크기로 그려져서 6가지 힘이 모두 동등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빛과 공허는 4가지 힘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름.

공허가 죽음을 꺼리는 이유는 딴 게 아님. 공허가 먹어치우고자 하는 생명들을 죽음이 먼저 채가는 게 싫을 뿐이지.

그런 죽음의 힘이 공허를 정복할 수 있을까? 물질우주 안에서만 국한된 죽음이 우주를 초월한 공허의 영역까지 힘을 뻗칠 수 있을까? 물질우주에 구현화된 공허의 힘인 고대 신들이라면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우주 바깥에 있는 공허의 군주들은? 있을지 모르는 빛의 존재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