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와우저 일부는 여전히 로그가 까이면 발작 하는듯. 로그가 어떻게 와우를 망쳤는지 또 이야기 해봄.

https://www.inven.co.kr/board/wow/2081/215684?p=3&name=subject&keyword=%EB%A1%9C%EA%B7%B8

예전에 글을 썼을때 와우저들은 로그가 진짜 신앙이라도 된 마냥 부정당하면 화내던데 이해가 가지 않아요.

요약하면 와우의 중간층 붕괴가 로그때문이란 취지로 주장했었습니다.

다른 진입장벽 요인중에 유독 발끈하는 정도가 심함. 정작 와우를 접은 사람들이거나 타 겜으로 간 사람들은 로그를 지목하는 경우가 많던데요. 

와우에서 로그를 없애거나 로그가 있다 해도 영향이 없게 1인컨텐츠 같이 로그의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는 다른 경로로도 종결템 파밍이 가능하게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럴 의지가 블리자드나 유저에게 있을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와우는 전성기를 기억하는 잠재적 복귀유저랑 와우 아니면 다른걸 시도 하기 힘든 늙은 유저들이 있고 요즘 경쟁업체들이 미치지 않는 이상 오픈월드 RPG를 MMO로 만들려고 하지 않고 있고 MMO를 만든다 쳐도 와우라이크가 출시될 일은 없을테니 예상외로 10년은 거뜬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이게 와우가 대단해서가 아니고 와우처럼 안 만드는게 돈을 더 벌어서 입니다.

로그가 와우 망하게 된 원인 중 몇 가지중 일부를 말해보려고 합니다.

'로그는 꼴찌를 숨겨주지 않는다. 그리고 책임소재를 너무 명확하게 가릴 수 있다는 점은 게임에 치명적이다.' 오늘 로그가 와우를 망하게 한 원인으로 말해보려는 것은 이런 이유입니다.

제 생각이 바뀐 계기인데 로그때문에 친구 여럿을 잃었었지만 이 일만큼은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첫 연애를 시작할때 여자친구에게 와우를 같이 하자고 꼬셨었는데, 이것저것 도와주면서 레이드도 같이 가게 됐어요. 

레이드 클리어를 하고 나서 공장이 여자친구한테 시비를 걸며 로그를 근거로 분재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항의도 못 했고(그때 적극적으로 항의했어야 했는데 사사게에 찍혀서 더 심각해질까봐 무서워 했던게 너무 후회됨.) 결국 분제됐죠.

그때 PC방에 있었는데 다운된 분위기에 기름을 뿌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제 파티에서 파티원들이 험담을 하는걸 여자친구가 봤던겁니다. 안 그래도 공개적으로 비난받아 수치스러웠을텐데 회딱 버러지 XX 날먹하네, 레이드 왜 왔냐 등등 채팅 기록을 보고 더 큰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그 뒤로 당연히 여자친구는 와우를 접었고 그 뒤로 소원해지다가 헤어지게 됐고 이런일을 직접 격으니까 생각이 확 바뀌게 됐습니다.  전에는 게임 안 풀리면 짜증이 당연히 났는데 직접 격어보니까 다르더라고요. 

게임 한 번 클리어 못하거나 누가 못했고, 제한 시간안에 못 깻다고 못 한 사람을 죽일듯이 사사게 보내고 조리돌림 하고 회초 버러지라고 욕 하는 걸 보면 와우저들은 미쳤다고 밖에 생각이 안 듭니다.  

제 경험은 뒤로하고 못하는 사람들을 숨겨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학교에서 특히 하위권 성적은 되도록 공개하면 안 되는 이유랑 같다고 생각합니다.

와우저들은 스스로 부정하지만 회초로 키워드만 검색해도 부정적인 글만 가득합니다. 극히 일부는 꼴찌 성적표를 받고 노력해야지 하겠지만, 대부분은 충격을 받거나 짜증나서 그냥 게임을 접어버립니다. 안 그래도 할 게임 많고

요즘 오픈월드 RPG는 경쟁 컨텐츠가 빡쌔면 힘듭니다. 아이러니하게 요즘은 경쟁없는 게임이 오히려 잘 나가고 있습니다.  

이런말 하면 또 노력 안 하는 거 가지고 징징대네 이러는데, 게임은 현실도 아니고 ㅈ 같으면 접으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와우에선 실제 계층이동에 대한 데이터가 없으니 추정하긴 힘들고 현실과 비교하는 게 적절할진 모르겠지만, 현실에서 고3 3월 학평 점수가 수능점수랑 그대로라는 말을 하고 다닙니다.  최신 데이터는 모르겠는데 오래전엔 실제로 고1에서 수능까지 성적을 올린 사례는 단2%라는 통계도 있었습니다. 나머지 98%는 노력을 안 했을까요?

현실에서도 요즘 노력하라는 말 하면 욕 먹는 세상인데 게임에서 노력을 해라?? 응 안해 이러고 맙니다. 

아마 게임내 계층이동에 대한 통계를 낼 수 있게 된다면 생각보다 충격적일 겁니다.  

거기다가 RPG 장르는 유저들의 목표가 경쟁보단 모험과 성장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MMO에선 사람이 적으면 게임이 금방 망합니다.  회초 로그에 대한 손가락질을 막을 수 없다면 최소한 숨겨줘야

한단 겁니다. 아니면 모 게임의 사례처럼 로그 가지고 이런짓을 벌이면 제재를 하던가요. 그래야 못하는 사람들도

게임을 할 동기가 생깁니다.  

그 다음으로 로그가 유저간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하고 데이터가 상세한게 게임엔 치명적이라 생각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정 받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특히 어릴수록 그렇습니다.

좀 다른 게임의 사례로 넘어가서 롤이 성공하고 히오스나 스타2가 망한 이유 중에 이런 것도 있다고 봅니다.

롤의 경우는 와우 로그 처럼 아무리 뭔가 데이터를 얻는다 해도 포지션이 제각각이고 단순 딜량만 가지고 누가 잘했고 못했냐를 명확하게 따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길땐 내가 캐리했다 하고 졌을땐 남탓을 하게 되죠.

근데 블리자드 게임인 히오스는 공산주의 시스템이라 그런 느낌을 받기 힘들고 스타크래프트는 1대1이라 남탓을 할 수가 없습니다. 블리자드 게임중에서 오버워치가 그래도 평타치는 게 남탓하기가 쉬운 이유도 있고요.

남탓이 좋은 건 아니지만, 게임 유저에겐 최소한 도파민이 터질만한 경험을 누구나 가질 수 있겐 해야 하고, 최소한 게임에선 현실에서 도피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안 그래도 대규모 전투라 내가 캐리했단 느낌을 받기 힘든데, 잘잘못이 명확하게 가려진다면, 못하는 유저에게 좋은 경험을 선사하긴 더 힘듭니다.

안 그래도 지금은 보스를 잡았다고 좋아하진 않죠. 보스 잡았다고 비명지르고 신나는건 순위권 공대에서나 발생하는 딴세상 이야기입니다. 대부분은 로그때문에 보스를 잡아도 로그 낮으면 도파민이 안터지죠.

게임에서 만큼은 유저들이 잘 되면 내가 잘했고 잘 안 되면 남탓이라고 생각하게끔 하는 게 게임 흥행면에서 

나쁘지 않습니다. 최소한 내가 열심히 해서 깻다는 만족감은 줘야 하는데 근데 로그가 그걸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로그가 없었을때 허수아비가 어쩌고 인맥이 어쩌고 하는데, 로그가 생기고 낙오되는 유저들을 다 쳐내버리게 된게 훨씬 치명적이었다 생각합니다.  다음엔 로그 옹호론자들의 논리에 반박좀 해보겠습니다.

요약하면 로그가 왜 와우를 망쳤냐 하는 수많은 이유중에

- 꼴찌나 못하는 사람들을 게임 시스템적으로 보호하지 않는다.

- 남탓을 하기 어렵고 자신이 잘했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게 한다.

근데 참 아이러니한게 이런 문제를 정작 지금 남은 고인물 와우저들은 이 점들을 오히려 장점이라 생각하는 유저들도 많을 것 같아서 와우는 남은 고인물 유저들 위주로 패치하는 게 맞을 것 같기도 하단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