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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정말 오래전인데

Soriel
댓글: 1 개
조회: 658
추천: 6
2024-05-14 20:04:47
동생이 구남친=현남편 군대가서 고무신 신고 있을 때
맨날 보고싶다고 처울어서 와우하라고 꼬신 적이 있음

동생 방은 내 방과 나란히 붙어 있었는데,
그녀는 내가 오그리마에 접속해 있을 때 반복적으로 재생되는 배경음악 및 오크 엔피씨의 록타르 소리에 PTSD가 있었음.
내가 스피커 볼륨을 작게 해도 그 웅장한 북소리의 울림은 그녀의 초예민한 달팽이관을 오랜 시간 노크하고 있었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인 남친을 향한 그리움을 달랠 길이 없어
남친이 첫 휴가나올 때까지만 와우를 해보겠다고 함

난 호드밖에 해본 적이 없었고, 얼라는 몹이라고 배웠음
특히 쪼렙 시절 뒤치기를 많이 당했던 노움 도적을 극혐했음
그래서 첨엔 동생에게 호드말고 다른 선택지가 없는 척을 함
예상대로 캐릭생성 창에서 부들거림 시전..
때려죽어도 이 괴물같은 것들을 키우고 싶지 않다고해서
종족 배신하는 괴로움에 크게 신음하며 얼라캐릭 만들어서 같이 키움..ㅠ
괴로움 주간에 쫄 마무리 하고 달리면 뒤에서 눈치없이 튀어 나오는 영혼이 그 때 내 영혼임

암튼 당시에 뉴비 강추직업이 법사였기에 법사 추천.
이쁜 치마원피스 입을 수 있다면서 나름 좋아했음

점점 와며드는 중에 나 없이 접속해서 지 혼자 퀘스트 하다가
몹에 처맞고 호드한테 처맞고ㅋㅋ
얘기 들어보니 언데법사의 몹 애드시킴+얼회 얼창 콤보로 시체끌기 당한거였음

갈등하다가 그 빨간건 몹이 아니라 플레이어였던거라고 솔직히 말해줌

남친한테 보내는 편지에 그 얘기만 2장은 쓰더라.

점멸쓸껄 점멸쓸껄 소리를 계속 하는데
점멸 쓰고나서도 넌 죽었을꺼란 소리를 차마 하진 못했음

때려칠꺼라더니 휴가나온 남친 꼬셔서 같이 함?ㅋ
ㅋㅋ그래 잘됐다 이제 너네 둘이서 놀라며 방생하고 난 나 하고 싶은거 하러다님

던전도 갈 수 있다며 인던 큐 잡는거 알려줬더니
세트로 인던가서 세트로 추방당하고..ㅡㅡ

필드에서 둘이 퀘스트 하는거 옆에서 구경만 해도 재밌었음
애드되면 냥꾼남친님이 법사여친한테 몹 죄다 끌고 와서 사이좋게 무덤감

그렇게 둘이 알콩달콩 달콤한 똥을 싸면서 재밌게 겜하더니
이제 인던 재미라던가 템파밍해서 강해지는 맛을 좀 알게 됐을 즈음에
냥꾼남친님이 취직준비한다고 겜을 접음ㅋ
법사여친님 자기도 자격증 딴다고 같이 접음

동생하고 결혼하려면 현생 살아야되는데 이러다 중독되겠다 싶어서 접었다(고 하는데 야구중독은 현생에서 매 시즌 재발함)

동생커플은 현생와생 겸비가 자신 없어서 접는 선택을 했지만,
모 스트리머 방송보니 와우에서 만나서 결혼 전까지 같이 겜하다 식 올리는 커플들 의외로 많고
결혼하고 나서도 같이 쭉 즐겜하는 경우도 있고..

꼭 연인이나 친구가 아니더라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면
뉴비라서 어려운만큼 돌아오는 즐거움도 큰 겜인거같음

본인은 와우 첫경험이 낚시였음

데이트 중에 남친이 급하게 업무 처리할게 있어서
기다리는 동안 심심해할까봐 낚시나 하고 있으라며 겜 실행해 줬는데,
그 낚시찌 클릭해서 물고기 낚는게 그게 뭐라고 은근 재밌어서 캐릭 만들었다가
그 후로 접었다 폈다하면서 와우 하게 됨

운 좋게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서 아제로스라는 가상세계를 참 즐겁게 누렸음

맘 먹고 작정하면야 캐릭터 연출 가능하지만
그런 의도가 없는 한
성향이나 품성이 컨텐츠 같이 하다보면 자연히 드러나는 것 같음
보이스 없이 소통이 채팅뿐이어도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인게 티가 나더라.

남보다 앞서 있는데 마음의 여유까지 있는 사람들은 상대가 부족한 부분을 기다려 주고 성장하는걸 도와주기 때문에
고마워서 더 잘하고 싶어지고 자연스러운 열정을 가지고 하게 됨
그러다보면 어느덧 같이 놀아도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어있음
그리고 결국에는 은혜를 갚을 줄 아는 힐노예가 됨..
(??)

몇년을 같이 즐겜하면서 어디 사는지, 몇살인지도 모르는 분도 있었고
사는 지역이 가까워서 통성명 하고 안면 튼 인연들도 있었음

취업 결혼 이민 등 각생 살면서 하나둘 소식 끊기고
오랜만에 복귀하니 길드에 아무도 없었지만….

요즘 서로 모르는 아이디로 한번쯤 쐐기에서 마주쳤을 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해보고ㅎㅎ
발드에서 몇몇 비슷한 캐릭명 발견하고는 말 걸어볼까 고민한 적도 있음

언제든지 갑자기 접속을 안할 확률이 높아서 길드 없이 혼자 놀고 있지만

여유가 좀 생긴다면
잘 맞는 길드 찾아서 다시 소닥소닥 즐겜하고 싶음

현생에서 직책이 바뀌면서 2년 가까이 업무 스트레스가 쌓이다 번아웃이 왔는데
번아웃의 끝은 무기력이라는걸 느낌

가족 친구들에게 멀쩡한척 하기도 지치고
도저히 혼자 해결이 안되서 병원에 가야되나 싶었는데
의사한테 구구절절 내 얘기 하기도 귀찮다는걸 깨닫고 병원 검색하다 그만둠

어느 날 퇴근 길에 총 맞은 것처럼 교복입은 무리를 따라 피시방으로 들어감
온라인게임 런처에 마치 내게 내미는 처방전처럼 와우가 깔려있었음
오..아직 싸라있구나!
반가운 저 거름색 아이콘..!ㅠ

그렇게 소식 끊긴 친구에게 서먹하게 전화하는 기분으로 3시즌 말 복귀해서
시즌 마감 전 주에 올포탈 따고 그게 뭐라고 혼자 울컥함..ㅋㅋ
되게 오랜만에 성취감 비슷한걸 느꼈던거 같음
안나오던 도파민이 나오는건가 싶기도 했고..

밤마다 울다 지쳐도 잠을 못들고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힐러로 쐐기를 돌다보니
본인 예상보다 훨씬 늙어버린 손가락으로 긴장타며 힐하는 피로도가 업무 스트레스를 넘어선건지….
쐐기를 돈 날에는 꿀잠을 자게됨..;

그러다 16-17단을 벗어나서 주차하기 시작하고 포탈런을 하니까
왜때문인지 다시 불면증이 시작됨….
(??)

퇴근 후 할거하고 시간 쪼개서 와우한지 몇달 되어가니
이젠 그만해야한다는 몸의 소리가 들림

그치만 직장충의 장벽을 극복하고 접속하면
용조련술로 쌩쌩 날아다니며 활공만 해도
속이 뻥 뚫리는거 같음
하….정말 너무너무 좋음
풀 캐며 날아다녀도 도통 질리지가 않음

사실 와우밖에 온라임 게임 해본 적이 없어서 다른 게임들이 얼마나 더 재밌고 좋은지 모름

첫사랑이랑 결혼해서 딴 남자 좋은지 모르고 누구 하나 죽을때까지 해로하는 그런 느낌임

예전에 잊혀진 땅 노을이 참 멋있어서 자주 갔었는데
용군단 맵은 어딜가든 시원시원 가관이라 접속한 보람이 있음

체력은 이미 바닥났지만
일단 4시즌 포탈 위크오라를 받아둠
한칸도 빠짐없이 클릭되면 기분이가 좋을거 같음


본론&결론
-즐기는 와우는 실질적으로 번아웃 극복에 도움이 됨
이런 뻘글을 쓴다는거 자체가 상태가 호전된 것임을 스스로 인지함
-힐러하다 딜러하니까 꿀잼ㅋㅋㅋ

Lv25 Sor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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