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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길드원 얘기를 하니 생각나는 사람

아이콘 환생맨
댓글: 16 개
조회: 2515
추천: 1
2025-04-07 11:27:40
몇 확팩 전의 얘기임.

지인이 운영하는 길드에 들어가게 됐는데, 거기에 어떤 아저씨 길드원이 한 명 있었음.

지금 생각해도 참 얌체 같았던 게, 일주일 내내 접속이 뜸하다가 화요일, 수요일에 슬그머니 접속하더니

'주차파티 없나요?' 이런 멘트를 길창에 갈김.

당연히 주차단수 가기에는 한참 모자란 스펙의 캐릭터임.

처음에는 몇 번 돌아줬음.

'길드에 게임 잘하는 사람도 있고, 못하는 사람도 있는 거지. 어차피 리셋날 다가오면 할 것도 없는데 도와주자.' 하면서.

그런데 접속해서 주차만 날름하고 나가니 실력이 늘어날리가 없지.

배우려는 의지도 별로 없어 보였음. 

같은 걸 몇 번씩 알려줘도 매번 죽고, 맵도 몰라서 뛰어오면서 애드 내고, 전부 빼고 싶지 않은데 누워 있으면 심심하다고 전부 달라고 하고.  

그냥 길드원 고혈 빨아서 주차한 다음 금고 여는 재미로 게임하는 것 같았음.

그렇게 몇 주 지나니까 나도 사람인지라 슬슬 피하게 됐는데, 지인이 그래도 길드원인데 좀 도와줬으면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수요일 주차파티를 또 가게 됐음.

근데 분명 매주 알려줬던 곳에서 또 애드를 내고 또 똑같이 죽는 거임.

제대로 석 나가서 '글로벌에서 받아주지도 않는 스펙인데 길팟에 버스타러 왔으면 다른 사람 힘 빠지게는 하지 마셔야죠.' 박아버림.

나도 뱉어놓고 보니 말이 너무 날카롭게 나가서 좀 당황했는데, 같이 갔던 길드원들도 그간 쌓인 게 있었는지 한마디씩 얹었고, 원래 같았으면 꾸역꾸역 금고 2번째칸까지 주차버스를 받던 아저씨는 그날 첫 던전의 보스가 죽자마자 급하게 접속종료함.

지인은 나한테 아무리 그래도 말을 그렇게까지 하는 건 좀 너무했다고 하는데, 이번에도 다른 길드원들이 오히려 속 시원하다고 두둔함.

[길드원끼리 손익계산을 할 필요는 없지만 서로 배려, 존중은 당연한건데 저 분은 그런 거 하나 없이 버스 도우미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이런 말까지 안 하려 했는데 이거 골드 내고 받으면 바퀴당 얼마다.]

이런 소리까지 나왔던 거 보면 다른 길드원들도 말은 못하고 속으로 삭히기만 했던 거임.

아저씨 길드원은 다음주 내내 접속하지 않다가 어느 날 갑자기 디코에 난입함.

누가 들어도 술 마신 목소리로 '내가 그렇게 잘못한 거냐. 나는 게임을 재밌게 같이 하고 싶었을 뿐이다.'라고 주장하기 시작함.

잔뜩 짜증이 났던 나는 또 참지 못하고 한마디 박아버렸음.

'지금 드시고 온 술이랑 안주 값으로 주차 도와준 길드원들한테 기프티콘 정도만 돌렸어도 민심이 이렇게 박살나진 않았을 거다. 자중하셔라.'

한참이나 어린 놈에게 일침 박힌게 분했는지 씩씩거리다 디코 나가버림.

이후에는 그 아저씨가 와우 접속도 열심히 하고 그래서 나는 '뭔가 깨달은게 있었나보다... 서로 감정 좀 가라앉으면 그때 내가 말이 좀 세게 나갔다고 사과해야지.'라고 생각했으나....

접속 열심히 해서 하는 일이 다른 길드원에게 내 뒷담하는 거라는 걸 들켜서 결국 지인이 그 아저씨 길드에서 잘라버림.


자기가 즐길 수 있는 선 이상을 탐내면 자기나 주변이나 고달파짐.

그래도 즐기고 싶다면 최소한의 노력 정도는 해야함.
 

Lv73 환생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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