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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와우 인플레이션 2부 - 마취된 시장과 자산 양극화

좋은이
댓글: 42 개
조회: 447
추천: 4
2026-10-12 14:11:26
1. 시스템의 인공적 닻, 앵커링 : NPC 상점과 체감 물가의 단절

현실 경제에서 통화 팽창이 임계점을 넘으면 대중은 즉각 위기를 직감합니다.

쌀값, 통신요금, 전기요금, 대중교통비 등등 일상을 지탱하는 필수 생계비가 가장 먼저 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상세계에는 현실에 없는 거대한 제도적 왜곡 장치가 존재하는데

그게 바로 시스템 고정가격 이라는 인공적인 선박의 닻, 앵커링 입니다.

장비수리비, 대륙간 비행이동, 직업용품, 일용품 등등 

이제 포에버에선 레이드용 소비용품까지...(이거 생각보다 치명적으로 작동할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정상이용자들에게...)

이 비용들은 서버에 골드가 1억, 1천억, 어떤 단위로 돌든 단 1코도 안 오릅니다.

그래서 유저들은 일상적인 플레이 과정에서 비용 상승, 물가 상승을 전혀 체감할 수 없습니다.

현실로  치면 이런 비용이 고정되니 내 계좌만 보면 화폐가 붕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눈치 못 채는 심각한 기형적인 통제 경제와 같습니다.

2. 화폐 착시와 "어차피 분배금 오르잖아" 론

골팟을 옹호하는 몇 가지 논리 중 하나인데 템 가격이 띄어도 그만큼 레이드 분배금도 오느리 유저 입장에서는 손해가 없고 인플레이션도 문제 없다 론 입니다.

경제학적으로는 매우 틀린 주장입니다.

명목 가격이 오르고 명목 소득도 함께 오르는 상태, 바로 그 자체가 가장 교과서적인 인플레이션의 정의이기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이 무조건 나쁘다라고 할 수 없는 건 어쨌든 짜장면 가격이 1천원에서 2천원이 되더라도 내 수입이 1만원에서 2만원이 되면 내가 사먹을 수 있는 짜장면의 갯수는 똑같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뇌는 경제학자 어빙 피셔가 정립한 '화폐 착시' 에 취약합니다.

실질 구매력의 정체보다 내 주머니에 꽂히는 명목 화폐 단위에 훨씬 강한 심리적 도파민을 느끼기 때문이죠.

아, 어쨌든 내 수중의 골드가 늘었잖아! 라는 명목 숫자의 포만감이 실질적으로 화폐가치가 박살나고 있는 상황에 완벽한 마취제로 작용합니다.

포에버에선 레이드 소모용 도핑비 마저 동결이니 이 마취효과는...

그라나 지속적으로 레이드에 참여하여 분배금을 꾸준히 받을 수 있는, 명목 소득을 높일 수 있는 유저들은 문제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판에 끼일 수 없는, 명목 소득을 높일 수 없거나 속도가 늦을 수 밖에 없는 유저들은

작금의 경제상황과 비슷한, K자형 양극화와 개인적, 체감형 스태그플레이션을 경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삼전닉스를 통해 시장에 풀린 유동성으로 집을 사내마내 하는 와중에 다른 사람들은 

그로 인해 발생한 인플레이션 효과에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는 상황과 똑같이 맞아떨어집니다.

3. 현질 유저는 앵벌을 덜 해서 괜찮다론.

골드를 사서쓰는 유저들은 직접 앵벌을 덜 하니 유저 생산량이 줄어들어 서버 전체의 통화량 증가는 더딘 게 아니냐라는 반론도 할 수 있습니다.

언뜻 들으면 대체 효과가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제학적으로 뜯어보면...

17% 전제의 대붕괴를 일으킵니다. 왜냐면 분모가 자멸하니까요.

원글 작성자의 작업장 비중을 17%라고 계산할 수 있었던 유일한 주장은, 

일반 유저들이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앵벌을 풀로 가동해 648만 골드를 찍어낸다는 무리한 가정을 분모에 집어넣었기 때문입니다.

현질 유저들이 앵벌을 접는다면 이 분모 자체가 쪼그라듭니다.

기준이 되는 정상생산 분모량이 줄어드는 순간, 작업장의 골드 216만은 17%가 아니라 30% 50% 올라서겠죠.

현질 유저가 앵벌을 덜한다면 작업장의 비중은 고작 17%에 불과하다라는 거짓말이 됩니다.

실제로 24시간을 돌릴 수 있는 일반 유저가 있기는 한 걸까요?

화폐수량설의 가격 결정식 P = MV / Q를 보면 파탄은 더 확실해 집니다.

유저가 필드를 돌며 앵벌을 해야 시장에 옷감, 가죽, 약초, 광석 같은 실물 재화 Q가 공급이 됩니다.

현질 유저가 앵벌을 멈추면 시장의 실물 공급량이 감소하죠.

생산은 줄어드는데, 손에는 작업장에서 사온 막대한 화폐 M을 쥐고 소비하러 시장에 들어옵니다.

재화 공급 없는 순수 유효수요만 넘쳐나니 당연히 P물가가 폭등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 실물 공급 Q의 감소와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푼돈 노동과 거액 자본의 압도적 체급차로 인해 유저가 하루 2시간 앵벌을 포기해 봐야 줄어드는 골드는 고작 시간당 30골이라는데 

유저가 현질을 통해 시장에 쏟아붓는 돈은 BIS템 입찰을 위한 수백/수천/수만입니다.

시간이 흘러 인플레가 가중되면 이 금액은 더욱 늘어나겠죠.

포기한 푼돈 노동과 시장에 주입하는 외부 자본의 레버리지 격차가 수십배에 달하니 유저의 앵벌 중단이 인플레이션을 상쇄한다는 건 수량적으로 성립하지 못합니다.

4. 물가상승률gp ≒ 통화량 증가율gM 과 강남 아파트 vs 빌라의 자산 양극화

화폐수량설을 동학적 성장률 방식으로 변환하면 

MV = PQ -> gM + gV = gP +gQ

gM통화량 증가율, gV유통속도 변화율, gp 물가상승률, gQ실질 상품 공급 성장률

와우와 같은 가상경제는 현실과 다른 결정적 환경인데 유저수, 주간레이드횟수, 몬스터의 템드랍율과 같은 것이

시스템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실질 템공급의 성장률은 0에 수렴합니다. 

즉 gQ ≒ 0 이죠. 유통속도의 장기변화율 역시 gV ≒ 0으로 놓는다면 수식은 명확해집니다.

gp물가상승률 ≒ gM통화량증가

상품 생산이 물리적으로 정체된 세계에서는, 소각되지 않고 팽창하는 통화량 증가율이 고스란히 물가상승압력으로 직결됩니다.

그리고 이 가격 상승 압력은 시장에 균일하게 퍼지지 않고 극단적인 양극화를 만들죠

공급탄력적인 일반재화(디플레이션 착시)
필드아이템과 같은 일반 하위템, 공급이 넘치는 재화들은 가격이 정체됩니다.

공급비탄력적 핵심재화(유동성 폭격)
그냥 종결 그 자체의 아이템, 즉 공급이 수직선 ΔQ = 0으로 묶인 장비는 팽창한 유동성이 이쪽으로 전부 쏠립니다.

제가 지난 번 글로 쓴 '아닌데~ 아닌데~ 티어는 기본가로 먹을 수 있는데~' 를 재인용하면

맞습니다. 티어는 20% 드랍율로 봤을 때 그나마 공급이 탄력적이니까요. 

하지만 '아닌데~ 아닌데~ 넬타도 기본가로 먹을 수 있는데~' 라는 글은 거의 못 본 거 같네요.

현실로 보면

강남 아파트와 외곽 빌라의 극단적 자산 양극화와 같습니다.

현금가치가 폭락할수록 자본은 감가상각될 애매한 자산을 피하고 가장 안전하고 대체 불가능한, 

'가장 똘똘한 1채!' 로 집중됩니다.

그 결과 일상잡탬은 그대로인데 최상위 종결 자산의 가격은 수배로 폭등하는 기형적 양극화가 완성됩니다.

이를 거쳤던 수많은 와우저들의 머리 속엔 아 그래도 뭐 티어는 다 맞췄네.

아 그래도 넬타는 한 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제 말에 동감하는 분들이 더 많으리라 봅니다. 저도 못 먹어봤거든요 ㅋㅋㅋ

제가 심지어 다배럭골팟공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요... 어우 무서워 돈 지르는 거 보면...

5. 사다리 걷어차기 : 강제 입찰과 무득분

이 양극화 속에서 가장 슬픈 사실은 공대장이 내놓는 정책들에 또 있습니다.

현재 부위보다 1이라도 좋은 장비면 강제 입찰, 그리고 무득분

네, 반성합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다들 원했잖아요!! 좋아하시던데...

비인기 장비 유찰을 막고, 템 쇼핑의사없이 분배금만 타가려는 쌀먹을 방지하고 무득자에게 분배금을 몰아준다...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을 할 필요는 없겠지만 좀 더 현실로 와서 설명을 하자면

경제학적으로는 진입 단계부터 감가상각이 확정된 비선호자산의 강제매입과 당일 노동임금을 몰수를 결합한 극단적 자본 잠김입니다.

'이제 사회 나와서 집도 없는 니가 무슨 처음부터 아파트야, 그리고 강남아파트? 저기 외곽에 빌라부터 시작해.'

대한민국 사람 중에 실물경제에 참여하고 계신 분들이면 이 말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정확히 이해하리라 봅니다.

대부분 40대이실테니...

이러한 시스템은 약자를 배려한다는 허울 좋은 룰일 뿐, 실상은 하층민에게 감가가 확정된 쓰레기 자산을 매입하고 임금 몰수라는 이중의 징벌을 가해 상위 계층에게 유동성을 몰아주는 기괴한 착취 구조로도 작동할 수도 있습니다.

6. 기대 인플레이션 π^e 의 잉태와 화폐 신뢰 붕괴

이 상태가 반복되면 참여자들에게도 학습이 점점 됩니다.

'골드 지금 들고 있어봤자 나중에 아무 것도 못 산다. 어설픈 템 억지로 사며 털리느니 뭔 수를 써서라도 BIS 먹는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치솟으며 화폐의 가장 핵심적인 기능인 '가치 저장 수단' 이 붕괴합니다.

화폐를 들고 있는 것 자체가 확정 손실로 인식되는 순간 1부에서 다뤘던 잠재 인플레이션의 압력솥이 임계점을 돌파하게 됩니다.

이 잠재 임플레이션 gM에 유저들의 공포가 만든 기대 인플레이션π^e가 뇌관을 때려 gV 에 연결되는 순간

gQ 상품의 공급이 멈춘 세계에서 명목 가격은 폭등 궤도에 진입하고 대기권을 탈출해 버릴 겁니다.

겉보기엔 여전히 파티가 모이고 거래가 활발하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여도 휴지가 될어가는 화폐를 털어내기 위해 폭탄 돌리기를 하는 상태, 화폐 시스템의 신뢰 붕괴 직전에 이르죠.

Lv17 좋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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