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음..”

 별이 유난히 더 밝게 빛나고 있는 밤하늘. 종류를 알 수 없는 동물의 찢어지는 울음소리에 어쩔 수 없이 눈을 뜬다.

“허억.”

 일어나며 짧게 들이키는 숨.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본다. 길게 뻗은 나뭇가지들과 녹이 슬은 채 덩그러니 놓여있는 기계들. 그렇다, 나는 박사 붐. 블리자드에 의해 오늘부로 야생에 내던져진 것이다.

“일어났군!”

 고블린 특유의 높은 하이톤, 항상 끝이 올라가는 말투. 무척 반가운 목소리이다.

“가즈로!”

 어두운 숲속을 밝혀주는 모닥불. 돌 사이에는 나뭇가지에 끼워진 도마뱀 꼬치들이 노릇노릇하게 익고 있었다.

“정신 차렸으면 이거나 와서 거들어!”

 몸 위에 덮여있는 커다란 나뭇잎들, 이것도 그가 덮어준 것일까?

“가즈로..”

 나는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도마뱀 구이를 하나 집어 들었다. 평소보다 더 왜소해 보이는 가즈로. 그러고 보니, 그가 항상 등에 메고 다니던 기계 외골격이 보이지 않는다.

“너 외골격은 어디다 뒀어?”

 그러자 가즈로는 코웃음을 치면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얘기했다.

“흥, 지금은 그런 것 보다 이런 게 더 쓸모 있다고!”

 그렇게 말하면서 날카롭게 깎인 나뭇가지를 흔들어 보이는 가즈로. 그리고는 갑자기 땅바닥을 기어가는 도마뱀을 순식간에 찌른다.

“더 이상 전장에 불려 다닐 필요 없어!”

 주섬주섬 돌 사이에 나뭇가지를 끼우고 조용히 모닥불을 지켜보는 가즈로. 크게 숨을 들이쉰다.

“그렇다고 해도, 불려간 적도 별로 없지만 말이야.”

 그의 눈동자에 미련일지, 아니면 두려움일지 모르는 불꽃이 일렁이고 있었다.

“그래 맞아. 잊혀 진다는 건 무서운 거지, 응?”

 그렇다. 정규전에서의 사용 금지도, 더 이상의 팩 판매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상 우리에게 내려진 사형선고.

“사실, 나는 조금 더 전장에 남아있기를 바랬어, 써주는 사람도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가끔은 나를 불러준 사람도 몇 있었지.”

 즐거운 일이라도 생각난 듯, 그의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그와 어울리지 않는 진지한 목소리. 그러고는 이내 고개를 흔들면서 표정을 털어냈다.

“너는 아쉬움이 많이 남지 않나?”

 가즈로가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그렇다. 이곳의 나는 모든 유저들이 카드를 꾸역꾸역 갈아 만들었던, 명실상부한 하스스톤 최강의 카드. 약속된 7턴의 박사 붐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었다. 하지만 그런 게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래도 야생에서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

 피식, 하고 그가 살짝 웃어보였다.

“시시한 자식!”

 가즈로는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기지개를 펴며 말했다.

“그래, 맞아. 야생에서라도 있을 수 있으면 그만이지.”

 그는 여기저기 흩어진 녹슨 기계 부품들을 끌어 모아 무엇인가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이것 봐. 잘나가! 포탑이야.”

 금세 만든 것 치고는 얼추 모양새 있게 잘 만들어졌다.

“어때? 끝내주지! 나중에 리메이크가 되서, 이 잘나가 포탑을 쓸 수 있었으면 해.”

 환하게 웃는 가즈로. 분명, 언젠가는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을 들게 만들어준다.

“혹시 몰라, 우리가 다시 인정받는 전장에서 싸우게 되는 날이 올지.”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군! 하하.”

 옆에서 타오르는 모닥불의 따뜻한 온기. 오고 가는 대화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그와 함께라면, 어쩌면 이곳 야생에서의 생활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그때, 갑작스럽게 하늘에서 떨어진 빛줄기 하나가 가즈로의 머리에 꽂혔다.

“아, 이런..”

 천천히 가즈로의 온 몸이 조각나기 시작했다. 갈라진 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빛이 점점 차오르고 있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알아차렸다.

“가즈로!”

“하.. 하”

“흥, 난.. 괜찮아!”

 점점 가루로 변해 사라지는 몸. 나는 어느새 그를 붙들고 울고 있었다. 그에게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빛이 나를 껴안아 주는 듯 했다. 가즈로는 항상 지어왔던, 반만 웃고 있는 그 표정으로 나를 위로해 주려는 것 같았다.

“다음번에 또 보자구, 친구!”

 그는 그렇게, 그 말만을 남기고 완전히 사라져, 결국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다. 나는 망연자실한 채 무릎을 꿇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밤하늘에는 아마 그의 몸이었을 별들이 그곳에 있었다.

“흑.. 흑.. 제기랄..”

 이것은 아마, 고블린 대 노움 카드들의 운명. 아니, 현재까지 살아있고, 앞으로 살아갈 모든 카드들이 결국에는 어쩔 수 없이 맞게 되는 운명일 것이다.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변화. 모든 것이 일렁인다. 나는 그렇게 누워 한참을 울었다.

“다음에 봐.. 친구..”

 나도 모르게 무심코 나온 혼잣말. 별이 유난히 더 밝게 빛나고 있는 밤하늘. 이 일들은 모두 내가 야생으로 내던져진 날, 그 하루에 일어났던 일이였다.

덱소개.

 1코스트 하수인에는 톱니 장인을 빼고 마나 지룡을 넣었습니다.

 위 카드들과 같이 초반 1코스트 주문이 많기 때문에 부담없이 마나 지룡과 함께 필드를 잡을때 써주시면 됩니다. 

  후반에 가면 로닌으로 수급해도 됩니다!

 뒷심을 책임져주는 카드들!

 위 카드들은 기계가 전장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조건이 까다롭지만, 한장씩만 넣고 빈자리를 기계로 채웠기 때문에 생각보다 발동조건이 쉽게 충족됩니다. 한번씩만 효과를 발동해도 크게 영향력을 미칩니다!

 화염구를 한장만넣고 대체 카드로 잊힌 횃불을 넣었습니다. 

 그 이유는 3코스트 플레이가 신비한 지능과 효과를 발동해야만 파워를 내는 땜장이 마을 기술자를 제외하면 거미전차 두장만 남기 때문에 화염구를 한장 대체했습니다. 물론 이글거리는 횃불로 화염구를 대신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제 덱의 특성들은 모두 설명해드렸습니다. 이제 곧 사라질 고블린 대 노움, 낙스라마스와 군대 다녀오면 야생에 묻혀있을 모든 카드들에게 명복을 빕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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