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덱 시뮬에 성기사 덱을 몇 개 올리면서
나름 고민도 하고
이 쓰레기 영웅 우서를(쓰레기인 건 맞지만 애정으로 하는...) 어떻게 한번 살려볼까
부족한 제 하스스톤 실력으로 고민하고 또 고민하면서
내 카드에 있는 하수인들을 위습부터 데스윙까지 보고 또 보면서
'이걸 넣어보면 어떨까? 저걸 넣어보면 어떨까? 이건 성기사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수많은 고민을 하면서
간식용 좀비, 여명회 파수병, 김종말, 불안정한 구울, 코도 2장, 폭격수, 해리슨 존스, 알렉스트라자, 수석땜장이, 겔빈 맥카토크
심지어 들창코까지...
쓸만한 랭전 성기사 덱을 만들기 위해 넣어보고 고민했던 수많은 하수인들을 기억하며...
드디어 제 나름대로 답을 찾은 거 같아 덱 시뮬에 올려봅니다.
얼마 전에 '다시붙이면됨' 님이랑 저랑 친선 대전을 한 적이 있습니다.(이하 다붙님이라고 칭하겠음)
다붙님이 자유게시판에 성기사로 냥꾼 상대할만하다는 글을 올렸고 당연히 많은 인벤러들이 성기사가 냥꾼에게 얼마나 약한지 댓글을 달면서 토론의 장이 펼쳐졌는데
다붙님이 자기가 직접 성기사 덱으로 할테니 나랑 상대할 냥꾼을 구한다는 글을 썼습니다.
저는 즉각 접속해서 제가 랭전에서 쓰던 냥꾼 덱으로 다붙님의 성기사 덱이랑 5판을 했습니다.
결과는 3:2, 제가 3판 졌습니다.
다붙님이 주장한 것처럼 그 성기사 덱은 냥꾼에게 확실히 할만했습니다.(냥꾼에게 할만한 다붙님의 덱이 궁금하신 분들은 덱 시뮬 성기사 아래쪽에 냥꾼 바르는 덱이라고 다붙님이 올려둔 덱이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폭격수와 선견자를 이용해 힐량을 극대화하고 썩은위액골렘과 태양길잡이를 쓰면서 패치 이후 독수리개풀로 드로우를 할 수 없게된 냥꾼의 뒷심이 빠지길 기다렸다가 티리온과 라그나로스로 끝내는 덱이지요.
다붙님이 냥꾼 상대로 승률 80퍼센트라고 썼는데, 솔직히 80퍼센트까진 오바고 대충 60퍼센트 정도까진 나올 거 같습니다.
그 러 나
다붙님의 덱은 냥꾼을 제외한 타직업 상대로는 승률이 좋지 않았습니다.
다붙님이 처음 덱 시뮬에 저 덱을 올렸을 때 한창 냥꾼에 고통받던 제가 저 덱을 그대로 랭전에서 쓴 적이 있는데
라그는 나이사에 훅 가고 태양길잡이는 흑기사에 썰리고... 냥꾼은 잘 잡지만 타 직업 상대로는 좀 안좋았습니다.
(다붙님은 타 직업 상대로도 반반은 나온다고 했습니다. 제 운영 미숙일 수도 있지만 제 기준입니다.)
물론 덱이라는 게 그렇지 않습니까?
냥꾼 생각하고 카운터 덱을 짜면 다른 직업 상대로 약해지고... 다른 직업 생각해서 덱 짜면 냥꾼에게 약해지고..
돌고 도는 덱이고 그래서 덱 짜기가 어렵습니다.
다붙님 덱에서 2코에 나오는 폭격수로 냥꾼의 그물거미나 오염된 노움을 잡는다는 생각은 굉장히 좋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는 폭격수라(갓통수라는 말도 있고...)
결국 운빨에 의존해야 된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대신 썩은위액골렘과 태양길잡이는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국 고정사격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최대한 상대에게 덜 맞으려면 도발을 세워야 하니까요. 특히나 성기사처럼 느릿느릿한 영웅은 말이죠.
그런데 썩은위액골렘과 태양길잡이를 넣자니 또 문제가 생겼습니다.
태양길잡이는 흑기사에 썰리는 순간 게임이 급격하게 기울어집니다.
그리고 요즘 메타에 앵간한 직업은 다 흑기사 한 장씩 들고 다니죠.(상위 등급으로 갈수록 더 심해집니다.)
썩은위액골렘은 새끼 도발이 남아서 그나마 타격이 덜한데 태양길잡이는 코스트도 높고 훅 가버리면
게임이 순식간에 뒤집힙니다.
저는 그 점에서 태양길잡이를 성기사 덱에 넣는 게 좋지 않은 판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썩은위액골렘은 도발에 최적화된 하수인입니다. 도발을 죽여도 도발이 나오니 이보다 좋을 수가 없죠.
그런데 얘라고 만능이 아닙니다.
썩은위액골렘은 도발에 특화된 하수인이지 스탯이 좋은 하수인은 아닙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3/5에 죽메로 1/2가 나오니 얼핏 괜찮아보여도 다른 5,6코스트 하수인에 비하면
힘싸움에서 많이 밀리고 들어갑니다.
상대가 로데브만 내도 힘싸움에서 지고 들어가죠. 6코의 실바나스한테도 먹히구요.
공격력이 3이라 사제의 암광에도 취약합니다. 당연히 다음 상대 6코 흑기사한테도 취약하구요.
즉, 힘싸움을 생각하자니 냥꾼에게 명치가 터지고, 명치를 보호하자니 하수인 간 힘싸움에서 밀렸습니다.
안타깝게도 둘을 다 만족할 수 없었죠.
하지만 키워드가 '도발'이라는 것은 저도 알았습니다.
냥꾼을 막을 수 있는 건 결국 도발입니다. 그러나 도발 하수인은 흑기사에 취약하고 힘싸움이 밀리죠.
그러다 문득 제 머리를 스친 생각이 있었습니다.
'냥꾼은 흑기사를 쓰지 않는다!'
대부분 냥꾼은 도발을 징표로 뚫지 흑기사를 쓰진 않습니다. 랭전하면서 흑기사 쓰는 냥꾼은 정말 손에 꼽습니다.
그렇다면
도발을 내가 원하는 하수인에게 걸 수 있다면?
흑기사에 썰리는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흑기사를 쓰지 않는 냥꾼을 상대로는 도발하수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서론이 엄청나게 길었는데
여기에 중점을 두고 만든 덱입니다.
이제부터 덱 설명입니다.
각각 2코 4코에 도발을 부여하면서 아르거스는 능력치까지 올려줍니다.
즉 썩은위액 태양길잡이같은 도발하수인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태양파수병 같은 경우 2/3의 스탯으로 2코에 칼로 나가도 준수한 스탯입니다.
만약 상대 냥꾼이 1턴에 장의사를 내더라도 최소 다른 죽메 하수인과의 2:1교환을 낼 수 있으며, 이후 진은검으로 장의사를 처리하는 등의 진행이 가능합니다.
그간 성기사의 3코 이하 하수인으로 누구를 채용할 것인가 정말 많은 연구가 있었습니다.
위에도 썼던 것처럼 간식용좀비, 불안정한 구울, 김종말, 폭격수, 선견자, 낙스망령 등...
전 2코에 2/3스탯으로 칼로 나가도 손해가 덜한 태양파수병을 택했습니다.
아르거스는 성기사랑 궁합이 잘 맞는 직업입니다. 기본적으로 내 하수인이 하나만 있으면 신병을 뽑고 아르거스가 나가면 버프를 둘한테 씌워줄 수 있으니까요.
내 필드에 유령기사가 있는데 상대의 흑기사가 무섭다면
유령기사는 놔두고 신병만 뽑고 신병에 아르거스를 건다던지 하는 식의 유기적인 운용이 가능합니다.
물론 상대 흑기사가 이미 나왔다면 자신있게 유령기사에게 걸어줘도 되구요.
왜 한장도 아니고 두장이냐? 왜 해리슨 존스를 안쓰느냐?
일단 두장을 쓰는 이유는 한장만 쓰면 재수없으면 냥꾼에게 체력 30 다 닳을 때까지 손에 안잡히기 때문입니다.
내 명치가 뚫려있을 경우 냥꾼이 비밀로 장궁내구도를 충전하면 한턴에 고정사격과 같이 5뎀씩 들어옵니다.
즉 냥꾼의 장궁은 무조건 끊어줘야 합니다.
그래서 2장 썼습니다. 제발 좀 손에 잡히라고.
또한 무기를 안쓰는 직업과 상대시 2코에 칼로 나가도 3/2의 준수한 스탯입니다. 물론 2/3보다는 아쉽지만
북녘골과 마나 지룡을 한방에 처리할 수 있다던지, 한번 큰 장의사를 처리할 수 있다던지 나름의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드로우가 성기사의 문제점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기사에게 드로우보다 더 중요한 건 힘싸움입니다.
하수인간에 힘싸움이 어느정도 되야지 평등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내 명치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힘싸움의 면에서 5코스트인데도 불구하고 체력이 4인 해리슨은 매우 취약합니다.
무기를 안쓰는 직업 상대로 5코스트에 나갈 시 전혀 위협적이지 않습니다.
2코에 수액괴물이 나가도 괜찮은 스탯인 걸 감안하면 해리슨은 범용성이 떨어집니다.
성기사가 핸드에 카드가 9장이 있어도 필드싸움 밀리면 명치맞다 터지기 때문에 드로우는 우선순위가 아닙니다.
그럼 힘싸움을 위해 5코스트에 어떤 하수인을 넣었는가?
유령기사는 두말할 것 없는 힘싸움형 하수인입니다.
코도는 성기사와 궁합이 좋고 나가면서 하나만 밟을 수 있어도 이득입니다. 공격력이 3이라 암광에 취약하지만
체력이 5라 쉽게 죽지 않습니다.
2장 채용하지 않은 이유는 패말림 때문입니다.
로데브가 힘싸움에 좋은 건 여러분도 알고 위에도 썼습니다.
그리고 6코 3대장 중 케른을 뺐습니다.
사실 케른이 힘싸움 하수인으로 제일 좋은데 케른을 왜 뺐는가 하면
요즘 메타에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상대가 제압기가 있다면 6코 빈필드에 케른이 나가던 실바나스가 나가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실바나스를 너무 이득보기 위해 아끼면 나갔을 때 제압기 맞고 허무하게 당합니다.
어차피 체력이 5기 때문에 생각보다 잘 안죽습니다. 6코에 필드가 비어있어도 자신있게 실바나스를 내주면 됩니다.
흑기사도 요즘 메타에 좋기 때문에 채용했습니다. 냥꾼 상대로는 활약하지 못하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후반 뒷심으론 티리온과 이세라를 넣었습니다.
티리온은 한화의 류현진같은 존재라 뺄 수 없구요.
이세라는 사제전, 모든 빅덱 상대로 후반 뒷심싸움을 고려해 넣었습니다.
제압기가 빠진 이후에 나가는 이세라처럼 강력한 하수인이 없으니까요.
라그나로스는 냥꾼 상대로 좋지만 나이사에 너무 취약해 뺐습니다. 다른 직업 상대로 승률이 더 낮아집니다.
운영법은
2코에 태양파수병과 수액괴물이 잡히면 내보냅니다.(무기 직업 상대론 수액괴물을 아끼는 건 개인 판단입니다.)
냥꾼 상대론 3코에 나이사가 잡히면 바로 내보냅니다. 후턴일 경우 3코에 동전쓰고 진은검을 낍니다.
이러면 어느정도 모든 직업을 상대로 4코 전까지 힘싸움이 어느정도 됩니다.
5코부터 손에 잡힌 카드들로 생각하면서 침착하게 하면 됩니다.
이 덱은 내 명치를 보호해야 할 땐 도발을 만들 수 있으면서 굳이 도발이 필요없을 땐 힘싸움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제 더 이상의 성기사 연구는 당분간 하지 않으려 합니다. 지치기도 지쳤고... 저는 이 덱에 만족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엄청나게 긴 글을 여기까지 읽었다면 그 정성에 감사드리구요.
랭전에서 쓰기가 무섭다면 일반전부터 조심스레 시작해 보세요. 이 덱 상당히 괜찮습니다.
제가 만든 성기사 덱 중에 가장 만족하면서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를 비롯한 모든 성기사를 사랑하는 유저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