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처음 글을 써봅니다.
「낙스라마스의 저주」 이후부터 조금씩 고쳐가며 황금 영웅에 이르기까지 운영해왔던 덱을 남깁니다. 150승 즈음부터 이 덱을 썼으니 350승 가량을 치른 셈인데, 매 시기의 메타에 따라 다르긴 했습니다만 꽤 나쁘지 않은 승률을 보여주었던 덱입니다. 물론 전설 등급을 노려서 달성했다거나 한 것은 아니고요, 기상천외하게 플레이하면서도 꽤 괜찮게 이기는 덱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반전 요소가 많고, 꿀재미를 보장합니다.
이 덱의 특이한 점은 예능 카드에 속하는 전승지기 초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급적 필드를 잡고, 사제의 영웅 능력인 치유로 하수인을 오래 생존시키면서, 상대의 광역기 내지 제압기를 전승지기 초로 억제 내지 강탈하는 운영입니다.
예능 카드로 여겨져 온 전승지기 초를 써보자는 생각은 저만의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애정을 갖고 있는 덱이기도 합니다. 한번씩 재미있게 플레이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처음에 이 덱을 짜게 된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부터 4까지)
1. 하수인으로 필드를 잡고 치유로 생존시키며 상대를 서서히 제압하자. (클래식 사제의 계승)
1.1. 사제는 상대의 명치나 필드 하수인들을 압도할 만한 공격력이 부족하거나 제한적이다. 여러 장의 카드를 연계해야 하거나(아키치마), 회복을 겸한다는 이유로 피해 대비 마나 코스트가 너무 높거나(신성한 폭발, 신성한 불꽃), 용도가 제한적이거나(정신분열). 사실상 필드를 깔끔하게 정리할 수단은 아키치마 정도이고, 상대 영웅의 명치 피해를 10 이상씩 줘서 단박에 끝내기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하수인 위주의 장기전으로 가거나, 상대 카드를 빼앗아 활용할 수밖에 없다.
[보충] 나는 여기서 하수인 위주의 장기전을 택하기로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상대 카드를 빼앗아 활용하는 둘째 유형의 덱을 사적덱이라고 부른다. 물론 막강한 덱이지만, 이 덱은 상대방의 덱이 어떠하고 카드를 어떻게 내는가에 의존하는 수동적인 덱이다. 상대가 이미 카드를 낸 뒤에 대응하는 식으로만 운영하는 덱인 것이다. 요컨대 내 카드 운빨뿐 아니라 상대방의 카드 운빨까지 함께 따져야 하는 덱이다. 이런 덱은 특정 상황에서는 엄청나게 강력하지만, 다른 특정 상황(내가 뺏은 상대의 카드들이 다 별로거나, 뺏을 수 없는 공체의 하수인만 낼 때)에는 엄청나게 밀리는 덱이다. 한 예로, 실바니스는 탁월한 필드 장악력을 가지고 있으나 때때로 허무하게 소진되는 하수인이기도 하다. 주술사처럼 내놓자마자 윤회로 써먹을 수 없는 한, 상대의 하찮은 하수인을 빼앗거나 아예 아무것도 빼앗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이 덱은 내가 필드를 잡아가며 능동적으로 주도하는 덱이며, 오히려 상대의 대응을 예측하며 미리 견제하는 덱이다. 이 덱은 내 카드 운빨에는 영향을 받지만, 상대의 카드 운빨에까지 기대지는 않는다. 즉 어떤 상대든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덱이다.
1.2. 사제의 고유한 영웅 능력과 주문 카드들은 하수인을 오랫동안 생존시키고 강화할 수 있게끔 한다. 타 직업군이 한번 쓰고 소모할 하수인을 사제는 치유를 통해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제의 치유 능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3 이상인 하수인을 주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필드에서 하수인끼리 부딪칠 때, 상대 하수인은 제압하고 내 하수인은 치유로 생존시키며 유지하는 클래식한 운영을 이어가자.
- 동일 마나 코스트에서 공체가 높은 간식용 좀비, 어둠의 이교도, 부상당한 검귀, 썩은위액 누더기골렘을 사용.
- 켈투자드를 사용하여 하수인 대치 상황에서 생존률을 극대화.
2. 애써 잡은 필드를 뒤집어버리는 상대의 주문을 억제하자. (전승지기 초, 로데브를 활용한 억제)
2.1. 그러나 애써 잡은 필드를 단박에 뒤집는 상대의 주문들이 있다. 불기둥, 난투, 번개 폭풍 등의 광역기와 변이, 사술, 암살 등의 제압기. 체력 4-5의 하수인들은 광역기에 단번에 날아가고, 필드 중심을 잡는 고 코스트의 전설 하수인은 제압기에 날아간다. 그리고 필드를 빼앗기면 클래식 사제는 회복하기 힘들다. 따라서 상대의 주문을 적절한 타이밍에 끊어주며 내 필드 하수인들의 생존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2.2. 다음 턴 상대의 주문을 끊어주기 위해 전설 하수인인 로데브를 사용하자. 로데브는 공체 또한 5/5로 준수하므로 그 자체로 쓸 만한 하수인이기도 하다.
2.3. 전승지기 초는 상대나 나나 주문을 사용하면 다른 쪽에게도 동일한 주문 카드를 준다는 점에서 통상 예능 카드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나는 주문을 사용할 필요가 없지만 상대는 주문을 사용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전승지기 초는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게다가 코스트가 2밖에 되지 않아 썩은 위액 누더기골렘 등과 함께 부담없이 낼 수 있는 카드다. 전승지기 초는 상대가 주문 카드를 사용하지 못하게끔 억제하거나, 설령 사용하더라도 나에게 유용한 광역기나 제압기 주문 카드를 하나 이상 얻게끔 하준다. 최악의 경우 아무것도 못하고 침묵을 맞을 수도 있지만, 다른 전설 하수인에게 들어갈 침묵을 대신 맞아준다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전승지기 초를 죽이지 못하는 상대의 주문은, 전승지기를 강하게 만들 뿐이다.
2.3.1. 물론 전승지기 초는 최고의 카드는 아니다. 적절하게 내지 못할 경우 오히려 자승자박의 역캐리 상황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필드를 잡았다는 확신이 서는 경우, 또는 상대가 하수인보다는 주문 위주로 플레이하는 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 경우에 한해서 사용해야 한다.
2.3.2. 그러나 설령 역캐리를 당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이 덱은 그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2.3.2.1. 사제의 주된 광역기는 아키치마와 신성한 폭발인데, 둘 다 내가 내는 것만큼의 효과를 그대로 돌려받는 카드들이 아니다. 아키치마의 경우, 상대에게 주는 카드인 치유의 마법진 단독으로는 내가 쓰는 아키치마처럼 피해를 줄 수는 없다. 피해를 입히는 대신 치유 주문 카드를 주는 셈이다. 물론 치유 주문을 주는 것도 아깝긴 하지만, 광역기를 주지는 않으니 내가 잡은 필드를 똑같이 빼앗기는 일은 피할 수 있다. 신성한 폭발의 경우, 2피해 2회복이라는 효과는 적절히 사용할 경우 상대에게 주더라도 내 피해를 줄일 수 있을 만큼 미묘하다. 필드 싸움에서 내 하수인으로 피해를 준 뒤 신성한 폭발로 정리하며 내 하수인을 살리는 플레이를 하게 되는데, 이미 필드가 날아간 상대방이 동일하게 신성한 폭발을 쓰더라도 내가 쓴 것만큼의 효과는 나지 않는 셈이다.
2.3.2.2. 체력 3-5의 하수인을 주로 배치하였으므로, 상대에게 주는 광역기 주문 한 방에 내 하수인들이 날아갈 일이 적다. 또한 4피해를 주는 아키치마의 경우 치유의 마법진 단독으로는 피해 효과를 줄 수 없으므로 상대가 내 필드를 정리할 위험이 적다(사제 미러전 제외).
3. 죽음의 메아리 효과를 가진 하수인들을 활용하고 강화하자. (죽메 덱의 계승)
3.1. 사제의 필드 장악에 유용한 다음의 하수인들을 활용하자.
3.1.1. 간식용 좀비는 동일 코스트에서 압도적인 공체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간식용 좀비는 사제에게 특히 유용하다. 다른 직업군에서는 초반 어그로를 끌다가 상대 영웅의 체력을 채워주고 말지만, 사제의 경우 아키나이 사제와 함께 사용하여 그 체력 회복을 피해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3.1.2. 썩은 위액 누더기골렘은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는 도발 하수인 중 최상급이다. 죽은 뒤에도 도발 하수인을 또 남기면서 설령 뚫리더라도 내가 필드를 회복할 시간을 벌어주기 때문이다.
3.1.3. 어둠의 이교도는 준수한 3/4의 공체를 가지고 있으면서, 죽으면서 다른 하수인의 체력을 강화해준다.
3.1.4. 닥터 둠이 소환하는 두 개의 기계 폭탄은 훌륭한 필드 장악력을 갖고 있다.
3.2. 죽음의 메아리 효과를 중첩하고 강화할 수 있는 남작 리븐데어, 켈투자드를 기용하자.
3.2.1. 남작 리븐데어는 4코스트로 비교적 가벼운 전설 하수인이며, 적절한 때 투입하여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아키나이 사제, 그리고 간식용 좀비를 엮어 상대 영웅에게 강한 콤보를 날릴 수 있으며(두 마리 간식용 좀비를 한꺼번에 터뜨리긴 힘들지만, 한 마리 터뜨리는 경우는 흔하다), 어둠의 이교도의 체력 강화, 썩은 위액 누더기골렘의 하수인 소환, 그리고 기계 폭탄의 피해를 두 번 반복하게끔 한다.
3.2.2. 이 모든 짓거리를 켈투자드를 소환함으로써 반복할 수 있다.
4. 빠른 턴에 승부를 내기보다는 중장기전을 바라보므로, 추가적인 카드를 수급하자. (생각 훔치기, 이세라, 전승지기 초, 얼굴 없는 배후자)
4.1. 생각 훔치기는 1턴을 소모하는 대신 나의 카드 1장을 상대의 카드 2장으로 교환하는 주문 카드다. 이 카드는 또한 상대가 어떤 덱인지 탐색할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한편, 마음의 눈은 사용하지 않는다. 나의 카드 1장을 상대의 카드 1장으로 교환하므로, 1턴만 잡아먹을 뿐 손해이기 때문이다.
4.2. 상대의 제압기에 충분히 대처하며 이세라를 투척하여 카드를 수급하자.
4.3. 전승지기 초로 상대의 강력한 주문 카드를 억제하거나 빼앗자.
4.4. 얼굴 없는 배후자 하나는 남겨두자.
「낙스라마스의 저주」 시기에 쓰던 덱을 조금 고쳤는데, 그때의 덱은 볼진, 남작 리븐데어, 박사 붐 대신에 신의 권능: 보호막, 장의사 둘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장의사가 너프된 이후 동급의 낮은 코스트 하수인을 넣을까 하다가 적절한 대체 하수인이 없어서 고급 하수인으로 바꾸었는데, 덕분에 조금 더 무거워졌고 초반이 다소 약해진 감은 있습니다. 그러나 간식용 좀비, 북녘골 성직자, 부상당한 검귀, 어둠의 이교도를 적절히 사용하며 버티거나 아키치마와 신성한 폭발을 사용하여 상대의 필드를 정리하며 초중반을 견딜 수 있고, 또한 거인 덱도 대비해야 하므로 이렇게 바꾸었습니다.
필드를 제때 빠르게 잡고, 로데브나 전승지기 초로 굳혀가는 플레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죽음의 메아리로 포텐을 터트릴 수 있을 때는 그렇게 하시고요.
다음은 취약한 상대 직업군입니다.
- 기계법사는 초반에 쏟아지는 기계 하수인들이 위협적입니다. 필드를 빨리 잡고 상대의 주문을 틀어막으면 이기고, 그렇지 못하면 말립니다. 필드를 빨리 잡더라도 로데브나 전승지기 초로 주문을 막지 못하면 불기둥이나 화염구 등에 뚫려버립니다. 4:6 정도로 밀립니다. “이게 아닌데…”
- 기름도적은 이 덱으로는 상대하기 힘듭니다. 무기와 연계된 도적의 주문 카드를 전승지기 초로 뺏어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현재 이 덱으로는 2:8 또는 3:7 정도로 밀리는 것 같습니다. 배후자나 보호막 대신 산성늪수액 괴물을 하나 추가하고, 신성한 폭발 하나 대신 빛폭탄을 하나 추가하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강화된 무기를 깨고, 공격력 버프된 하수인을 제거해야 하므로.
- 핸드파괴 드루나 도적을 상대할 때 까다롭습니다. 전승지기 초를 함부로 던지거나, 북녘골 하수인으로 카드 드로우를 하거나, 생각 훔치기를 남용해서는 안 됩니다. 가급적 하수인을 빠르게 필드에 내놓는 수밖에 없는데, 그마저도 도적에게는 잘 먹히지는 않습니다(소멸).
- 위니 타입의 흑마법사나 사냥꾼의 경우, 아키치마나 신성한 폭발이 제때 손에 잡히거나 하수인을 통한 적절한 맞대응이 가능하면 이후에는 무난하게 승리합니다만, 그렇지 않고 손패가 안 풀리면 순식간에 뚫려서 패합니다. 손에 남작 리븐데어나 전승지기 초, 혹은 고 코스트 하수인들만 있으면 대응할 수가 없습니다. 공격을 견디느냐 마느냐에 이후 승패가 결정됩니다.
그럼 즐거운 플레이하시길 바랍니다. ^^
* 고려사항
- 신성한 폭발 두 장 대신 신성한 폭발, 빛폭탄 각각 한 장씩으로 고려해볼 만함. 거인 덱, 기름도적 대처를 위해.
- 어둠의 권능: 고통, 신의 권능: 보호막, 북녘골 성직자, 얼굴 없는 배후자 등의 카드 중 한 장을 빼고, 산성 늪수액괴물을 넣는 것을 고려해볼만 함. 무기를 사용하는 직업군에 대처하기 위해(특히 기름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