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그 숲에 있을테니까.

평가중 (2) | 앰빠따 | 댓글: 2개 | 조회: 7,248 |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 최영미, 「선운사에서」

Runes

녀석들과 오랜 시간 함께 지냈던 그 숲-
이곳에서는 입이 가벼운 잔나비들이 서로의 비밀을 일러주기도 하고 영민한 버섯들이 지독한 장난을 치기도 하였다.
비가 갠 뒤의 구름 사이를 비집고 나온 햇살과 그것을 쬐며 몸을 말리던 평상 바위.


특히 그 녀석과는 폭포수 옆의 정자(亭子)에서 이따금씩 바둑을 두곤 했다.
그 정자는 숲의 전경이 잘 보이는 곳이었다.

애시당초 녀석은 바둑을 잘 몰랐지만 준민(俊敏)했다. 
한 수를 알려주면 더 많은 것을 빠르게 익혔다. 

내가 기억하는 녀석과의 마지막 대국(對局)은, 
유난히 폭포수 소리가 꿜꿜대었고, 녀석의 모든 수는 거침이 없었다. 
비유하자면 우뢰와 같은 소리가 났다.

아, 그렇게 나는 녀석에게 처음으로 패했었다.


씁쓸했지만 웃어보이며 판을 정리했고 녀석과 함께 정자를 나오려고 했었다.
어째서인지 녀석은 내게 먼저 내려가라고 했고, 의아했지만 나는 그의 말대로 했다.

멀리서 바라본, 정자에 걸터 앉은 그의 얼굴에는 희미한 웃음 속 잿빛이 있었다.



그것이 내가 숲에서 볼 수 있었던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서머너 스펠 Summoner spells

그 녀석이 떠난 다음 날, 하루종일 비가 내릴 듯 하다.


Urgot(우르곳)"너에게도 기회가 있다면, 갈 수 있겠어? - 이 숲을 버리고 말이야."

기회가 온다는 달콤한 상상을 하니 솔직히 나는 장담할 수 없었다.
입 주변이 떨리고 있었지만, 당당한 목소리로  Urgot(우르곳)에게 말한다.


Ivern(아이번)"안 가. 우리가 숲을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키냐."


Urgot(우르곳)"숲 바깥의 친구들은 우리들을 유유자적 한량으로 볼 법도 하지만, 
너도 잘 알고 있잖아. 우리가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다는 것을. Aatrox(아트록스)도 그토록 노력했고."


Ivern(아이번)"...."

Urgot(우르곳)"사실 우리, 너무 이상만을 좇았던 것 아닐까. 언제까지나 이런 삶이 계속될 수는 없잖아. 우리도 이제 슬슬 바깥이라도 좀 나가서 동향도 파악.."

Ivern(아이번)"닥쳐! 그래도 난 숲을 지킬거야! 
  -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숲의 아름다움을 알게 될 때까지 숲을 가꾸어 나갈거라고!"


잠시 정적이 흐른다.

Urgot(우르곳)"미안해...."



나는 그 말에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왔다. Urgot(우르곳)이 기분 나빠 할 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 지금은 달릴 뿐이다. Aatrox(아트록스)가 떠난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았는데 어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걸까, 화가 났다. 




한참을 뛰고나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저.. Aatrox(아트록스) 생각이 나서 좀 울고 싶어졌다. 
얼굴을 바닥에 묻었다. 비 오는 날이라 아무리 울어도 습도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 그리움만 쌓일 것이다.

그렇게 울다가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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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 활용 팁
깨어나 정신을 차리니 어제의 일이 떠오른다.
손을 내미니 빗방울이 떨어진다. 비가 그치지 않은 것인가.

어찌되었건 아무래도 Urgot(우르곳)에게 사과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다.

천천히 흙길을 걸으며 나를 돌아본다.


내가 철이 없고 이상만을 바라봤던 것인가.
내가 가꾸어 온 아름다운 숲은 큰 우물에 불과했던 것인가.
우리들의 아름다운 공간을, 선명했던 시간을 나는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호수의 눈부신 정경(情景)을, 찬란히 피어난 수선화를, 봄날의 동트는 새벽풍경을.


Aatrox(아트록스), 너도 그랬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Urgot(우르곳)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Urgot(우르곳)은 숲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회색빛 빈자리를 발견할 수록 손발이 후들거렸다. 너무나도 당황스러웠다. 눈앞이 캄캄했다.

Mordekaiser(모데카이저)와 Shyvana(쉬바나)Skarner(스카너)가 해가 질 때까지 찾아보았지만, 헛수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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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시간이 계속 흘렀다.

그 후로도, 아픔이 가시려 할 때 즈음이면 친구들이 숲을 떠났다. 나는 끊임없는 시련을 거쳤다. 정말 괴로웠다.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 보낼 때의 아픔이란.. 나는 이제 더이상 삶의 의미나 행복을 찾을 수 없었고 그러한 고통스러운 나날을 지새우며 여러 계절이 흘러갔다.


그렇게 죽음을 생각하며 깊은 산속 가장 높은 곳에 올랐던 어느 한 겨울날, 
고개를 들어보니 항상 꿋꿋히 흐르는 폭포가 보였다. 
순백의 눈만 가득인, 이렇게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고 제 할일을 했다. 

그렇게 나는 무언가 알았다.


나는 여전히 이곳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물론 아직 이곳에 남아있는 이들도 언젠간 이 숲을 떠나갈 지 모른다.
누군가는 나를 보며 말도 안 되는 꿈 좀 꾸지 말라며 비웃음 칠 것이다. 철 없는 어린아이의 이상이라 놀릴 것이다.
혹은 나의 처지를 보며 동정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절대 동정하지 마라.
 - 나는 여전히 이곳에 남아 숲을 가꾸고, '그 이상(理想)'을 현실로 바꾸겠다.


지독하게 아름다운 그 풍경과 선명했던 시간은 멈추어 버린 채 지키고만 있겠다. 고독히 모든 것을 껴안아 감내하겠다.
동시에 지금은 아닐 지 몰라도, 너희들의 꿈이었던, 우리들의 꿈인 '그 이상'을 위해 싸워가겠다. 
이전의 나와는 다르다. 전심전력의 여정을 할 것이다.

청록빛 하늘아래 세상 모든 사람이 함께 웃을 수 있는 땅을 일구어 낼 것이다.



그러니 떠나간 사람이여, 언제라도 땅이 메마르고 숨이 턱 막힌다면
우리들의 숲에 돌아오기를 - 행복한 꿈 속에서 다시 만나자.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니까, 다시 보고 싶어.
나는 항상 그 숲에 있을테니까. 





-End-


카운터픽 Counter pick

상대하기 어려운 챔피언 Best 3

아트록스
우르곳
가렌

상대하기쉬운 챔피언 Best 3

스카너
모데카이저
쉬바나
추가 공략 Etc


라인 / 정글 운영법


초반 운영법


중반 운영법


후반 운영법


팀파이트시 역할


챔피언별 대응법


마치며
 아이번의 이별과 그것을 계기로 한 각성을 그렸습니다. 
 아이번은 떠나보낸 사람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모두가 알아봐 주고, 선택받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요?

 아이번이 힘을 낼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이 공략에 대한 평가는? 참여자: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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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콘 킨드야캐요 | [답글] ㅜㅜㅜ
  • 그땐그랫 | [답글] 울었읍니다...속편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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