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왕관, T1 우승 스킨에 담긴 서사

기획기사 | 김병호 기자 | 댓글: 5개 |



2024년 롤드컵 우승팀 T1의 우승 스킨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이번 스킨은 '세련되고 위협적인 T1'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Make Them Believe'와 'Heavy is the Crown'이라는 두 가지 슬로건은 T1의 영웅적 서사를 잘 보여준다. T1 선수들과의 깊은 협업을 통해 탄생한 이번 스킨은 단순한 장식품을 넘어선다. 선수들의 땀과 노력,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스킨은 '고전 판타지'와 '런던'의 조각상에서 영감을 받았다. 웅장하고 위협적이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강조했다. 특히, 기존의 밝은 톤 대신 어둡고 진지한 분위기에 중점을 두었다. 검정, 회색, 은색을 기본으로 하되, 금색이나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주어 세련미를 더했다. 개발진은 2024년 우승 스킨의 경우 과거 T1 우승 스킨에 사용되지 않았던 색감을 사용해 새롭고 도전적인 느낌을 주려 했다고 밝혔다. 라이엇 게임즈는 빠른 출시보다 스킨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T1 선수들의 영광, 스킨에 담기다






'제우스' 최우제는 나르 스킨에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안경을 적용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번개가 포함된 VFX 효과로 위협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스킨의 귀환 모션에는 2024년 롤드컵 우승 직후 트로피에 머리를 부딪혔던 실제 경험이 반영되었다.




'오너' 문현준은 바이 스킨에 평소 착용하는 호랑이 심볼 목걸이 디자인을 건틀릿에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귀환 모션으로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자켓을 어깨에 걸치는 모습을 살려 표현했다.





'페이커' 이상혁은 결승전에서 활약한 요네와 MVP에게 주어지는 프레스티지 스킨의 챔피언으로 사일러스를 선택했다. 두 스킨 모두 밝은 톤은 지양하고 어두운 색감을 선호했으며, 힘든 여정을 극복하고 자신에 대한 의심과 압박감을 이겨내는 모습을 반영하고자 했다. 사일러스 프레스티지 스킨은 비대칭적 디자인과 그림자 효과를 강조했으며, 귀환 모션은 사슬에 묶인 상태에서 황금빛으로 각성해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으로 구현되었다. 라이엇 게임즈는 페이커가 다른 선수들의 아이디어를 듣고 대화를 이어가도록 돕는 맏형 역할을 잘했다고 밝혔다.





'구마유시' 이민형은 바루스 스킨에 밝은 색감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풍 미술 작품과 조각상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과 본인의 헤어스타일을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귀환 모션은 2024 롤드컵 결승 진출전에서 크루아상을 먹으며 "잇츠굿"을 외쳤던 세리머니를 그대로 담았다. 개발진은 구마유시의 아이디어가 스킨에 대한 비전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케리아' 류민석은 파이크 스킨에 진지한 톤과 대비되는 세련되고 위협적인 암살자 콘셉트를 제안했다. 그가 요청한 귀환 모션은 T1 함선을 배경으로 두 개의 롤드컵 트로피가 담긴 보물상자와 T1의 깃발을 꽂는 장면으로 구현되었다. 개발팀은 이 아이디어가 일반적인 작업 범위를 넘어서는 큰 아이디어였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 T1 우승 스킨 - 제작 비하인드 (출처: 리그 오브 레전드 유튜브 채널)


단순한 스킨, 그 이상의 의미





라이엇 게임즈는 이번 스킨이 단순히 '챔피언 스킨'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전 세계 팬들과 공유하는 매개체라는 것이다. 2024년 월드 챔피언십 우승 스킨의 판매 금액 30%가 T1과 LoL e스포츠 생태계에 주어진다.

사라 카모디 라이엇 게임즈 선임 매니저는 "한국 플레이어분들의 꾸준한 관심과 열정이 개발진에게 큰 영감과 힘을 주었다"고 말하며, "이번 T1 스킨은 개인적으로도 정말 뜻깊고 영광스러운 작업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토마스 랜드비 매니저는 "T1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언제나 즐겁고, 이번 스킨을 통해 한국 플레이어들에게 경의를 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개발자 질의응답


Q. 지난해보다 스킨 일정이 늦어진 이유는?

사라 카모디: 급하게 출시하기보다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다가오는 월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고, 최고의 스킨을 만들다 보니 현재 일정으로 공개하게 됐다.


Q. 프레스티지 스킨과 서사급 스킨이 다른 챔피언으로 출시됐다. 앞으로도 같은 챔피언으로 제작될 가능성이 있는가?

사라 카모디: 물론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선수가 원한다면 가능하다.

토마스 랜드비: 스킨 개발은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등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Q. 이전 T1 스킨과 이번 스킨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토마스 랜드비: 2023년 스킨은 한국의 문화와 신화, 밝은 영웅적 요소를 담았다. 반면, 2024년 스킨은 '블랙'과 '실버'를 강조해 새롭고 도전적인 느낌을 주려 했다.




Q. 선수 요청사항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사라 카모디: '케리아' 류민석 선수가 요청한 파이크의 귀환 모션 속 함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일반적인 작업 범위를 넘어서는 도전적인 아이디어였다.

토마스 랜드비: '제우스' 최우제가 트로피에 머리를 부딪히는 것을 구현하기 위해 대화했던 순간이 즐거웠다. 개발진이 결승 직후 선수들과 대화하는 이유는 그 순간의 기쁨과 에너지를 담기 위함이다.


Q. 우승 스킨을 제작하며 프로게이머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토마스 랜드비: 우승 스킨을 "전 세계에 나의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주길 바란다. 이는 우승 여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매개체이다.


Q. 와드 스킨도 독특한 모습으로 출시되나?

사라 카모디: 올해도 와드 스킨이 출시될 예정이며, 왕관을 기반으로 디자인되었다.

토마스 랜드비: 2년 연속으로 같은 선수들과 작업하다 보니 선수들이 명확한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개발진 입장에서는 이러한 과정 자체가 보상처럼 느껴졌다.


Q. 가장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 선수와 개발 난도가 높았던 스킨은?

토마스 랜드비: '페이커' 이상혁은 경험이 많아 다른 선수들의 의견을 잘 이끌어내는 맏형 역할을 했다. '구마유시' 이민형은 런던에서 경험한 고전 예술 요소를 제안해 개발진에게 큰 비전을 주었다.

사라 카모디: 가장 어려웠던 스킨은 결승전 MVP 프레스티지 사일러스였다. 기존 서사 기반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단독 스킨이라 독창성을 살리는 게 쉽지 않았다.



▲ '페이커'의 프레스티지 사일러스 스킨 일러스트

Q. 우승 스킨이 과거보다 선수들의 서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수익성 위주라는 시선도 있는데.

사라 카모디: 개발진은 선수들의 요청사항을 최대한 반영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인기가 없더라도 독보적인 스킨을 만들 수 있는 챔피언을 원하는지 등 여러 방향을 제안하며 논의한다.

토마스 랜드비: 모든 스킨이 최선의 결과물로 나오도록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Q. 한국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사라 카모디: 한국 팬들의 열정은 개발진에게 큰 영감과 힘이 되었다. 이번 T1 스킨은 개인적으로도 뜻깊고 영광스러운 작업이었다.

토마스 랜드비: T1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한국 팬들에게 경의를 표할 수 있어 기쁘고,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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