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실바나스는 호드를 위할뿐, 악역은 아니다", 개발자에게 듣는 확장팩 이야기

게임뉴스 | 배준석 기자 | 댓글: 111개 |
공식 트레일러 등장 이후부터 많은 유저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신규 확장팩 '격전의 아제로스'가 한국 기준으로 8월 16일 출시될 예정입니다.

이 소식과 함께 블리자드의 개발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으며, 현장에는 시니어 개발자 Travis Day(이하 트래비스), 수석 아티스트 Jimmy Lo(이하 지미), 그리고 시니어 디자이너 Steve Burke(이하 스티브)가 참석했으며, 올해 여름 만나게 될 확장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Q. 격전의 아제로스 확장팩에서는 능력치가 1/100에서 1/1000 만큼이나 떨어질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이러한 변화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인가요? 유저들이 옛날 던전이나 공격대같은 콘텐츠를 즐기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까요?

트래비스 - 모든 것이 같이 변합니다. 본인의 캐릭터만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능력치의 변화는 몬스터를 포함하여 게임 내 모든 요소에 함께 적용됩니다. 숫자의 중요성이 사라졌기 때문에 이러한 변경을 하게 되었습니다.


Q. 아제라이트라는 새로운 자원이 군단의 유물력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들었는데요. 이 새로운 자원이 유물력보다 구하기 쉽게 설정되어 있나요?

트래비스 - 아제라이트 획득 방법은 유물력이랑 거의 동일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유저들이 이용하는 모든 콘텐츠(군도 탐험, PvP, 던전, 레이드, 그리고 일반적으로 만나는 퀘스트 등)에서 아제라이트를 제공해줄 겁니다. 유저가 무슨 콘텐츠를 즐기든 아제라이트를 받을수 있을겁니다.






Q. 던전, 공격대, 전장 등 현존하고 있는 콘텐츠가 아닌, 격전지를 포함한 새로운 콘텐츠들이 추가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 콘텐츠들을 통해 아이템뿐만이 아니라, 더 멋진 보상을 기대해도 될까요?

지미 - 우리가 지금 시도하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요. 가급적 WoW의 초심으로 되돌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WoW의 기초적인 설정 중 하나로 호드 대 얼라이언스가 있는데요. 이번에 격전지 방어구를 추가하며 많은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이 엄청 흥분한 상태입니다. 극적으로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환상적인 모습을 자신이 디자인한 방어구로 살려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각 직업과 특성에서 '군단'을 통해 없어졌던 공격대 강화 효과 기술이 이번 확장팩을 통해 다시 돌아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 기술로 인해 특정 직업을 필수로 데려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좋은 기술을 가지지 못한 직업이나 전문화가 소외되진 않을지 걱정됩니다.

트래비스 - 먼저 철학적인 부분으로, 몇몇 직업이 어쩔 수 없이 다른 직업보다 빛나는 콘텐츠들이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수의 몬스터와의 전투에서는 광역 피해를 주는 기술이 좋은 직업이 좋겠죠? 주술사처럼요. 반대로, 순식간에 화력을 집중해야 할 때는 비전 마법사가 좋겠죠.

말 그대로 몇몇 콘텐츠에서 “더 좋은” 직업들이 존재 하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제일 중요한 것은 각 직업들의 개성입니다. 그래서 이런 이슈를 “직업 문제” 라고 인식하기보다는, “공격대 내에서의 다양성” 이라고 생각하는게 더 좋을 것으로 보이네요. 격전의 아제로스에서는 모든 직업들에게 “이 직업을 데려가면 좋은 점” 들이 있을 겁니다.

만약 공격대에서 특정 직업이란 이유로 파티에서 제외돼버린다면 그것은 저희의 잘못이며, 가급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콘텐츠에 따라 더 빛나는 직업들이 있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판단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게임 내에서 모든 직업이 비슷하거나 같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Q. 이번 확장팩으로 인해 컴퓨터의 권장 사항이 올라갔는데요. 게임 내 그래픽에 변화가 이루어지는 건가요?

트래비스 - 그와 관련해서는 난해한 사항이 있습니다. 우선 WoW의 그래픽의 최저 옵션과 최고 옵션은 약 10배 정도 차이가 나는데요. 최저 옵션에서 플레이하는 유저분들이 게임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피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요즘은 이런 생각도 들게 됩니다. “이 많은 종족들과, 뼈, 텍스쳐를 32bit 메모리 클라이언트에 넣을 수 있을까?” 답은 빠르게 “안된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기가 힘들어졌어요. 그렇기 때문에 군단에서는 악마사냥꾼을 추가할 때 관심을 받지 못하던 옛날 종족들을 제거하여 메모리에 여유를 만든 뒤 추가하게 되었죠.


Q. 몇몇 유저들이 와우의 저레벨 구간에 있는 오래된 그래픽과 개선되지 않은 퀘스트 시스템에 불만을 품고 있는데요. 이를 전반적으로 수정할 계획이 있나요?

트래비스 - 호불호가 크게 나눠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격변 시절에 전체적인 리워크를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8년이나 됐네요. 이제는 기억도 잘 안나요. (웃음) 그때 당시 유저들의 의견이 많이 나뉘게 되었고, 어떤 유저는 “어? 난 옛날 서부몰락지대가 더 좋은데?”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지미 - 옛날이 그리워서가 아닐까요?

트래비스 -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리워크나 리메이크를 하려면,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

지미 - 정말 어렵습니다.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해요. 새로운 것을 추가하면서도 유저들의 추억이 상하지 않게…

트래비스 - 이미 리워크를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 또다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의 계획은 없는 상태입니다.


Q. 현재 악마사냥꾼을 포함해 12가지의 직업이 있습니다. 격전의 아제로스에서 새로운 직업을 볼 수 있을까요?

스티브 - 저희끼리 모여서 다음 확장팩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눌 때 신직업에 대한 주제도 나왔었지만,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Q. 확장팩에서 잔달라 트롤과 검은무쇠 드워프 등 새 종족이 추가되면, 총 21가지의 종족을 볼 수 있게 되는데요. 종족이 너무 많아지면 밸런스를 맞추기 어렵지 않을까요?

스티브 - 통계적으로 봤을 때 종족은 각 종족별 특성 외에는 별다른 점이 없습니다. 최대한 외형에만 영향이 가고 밸런스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역할은 “Class Ability Team”이 담당합니다. 기술이라든지 어떤 게임적 요소가 너무 강력해지면 그들이 분명히 변화를 줄 거에요.

트래비스 - 정답이 없어 어려운 사안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멋있는 능력과 기술을 가진 새로운 종족을 만들지 않을 수는 없잖아요? 한가지 항상 생각해두는 게, 누군가가 컴퓨터에 앉아서 “음… 오크를 하고 싶지만 검은무쇠 드워프가 더 효율적이니 드워프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피하려고 합니다.

누구든지 과거의 선택 때문에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죠. 애초에 저는 그런 식으로 이 게임을 디자인 했고요. 밸런스는 항상 두 눈으로 지켜봐야 됩니다. 미래에는 새 직업과 새 기술을 추가할 텐데, 그 직업들도 다른 직업들과 밸런스가 잘 맞도록 신경을 써야겠죠.

지미 - 재미있고 멋있잖아요. 방법은 찾으면 돼요.








Q. 그훈(G’huun) 이라는 새로운 네임드가 소개되었는데요. 이야기에 따르면 “만들어진 고대신” 이라고도 하던데, 크툰이나 요그사론과 비교하면, 이 네임드는 얼마나 강력한가요?

스티브 - 레벨 120에 갓 도달한 유저들이 도전하기에는 어려운 네임드가 될 것입니다. 다른 고대신과 비교해보자면… 말하기 어렵군요. 120레벨을 달성하게 되면 공격대 던전과 관련된 소개를 받게 될 텐데, 그만큼 저희는 항상 이 네임드들을 도전 의식을 북돋우는 콘텐츠로 만들려 합니다. 스토리상으로 봤을 때는 그훈(G’huun)은 다른 고대 신들보다 약합니다.


Q. 블리즈컨에서 격전지는 유저들이 RTS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고 했는데요. RTS장르는 맵 전체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한눈에 볼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인터페이스로는 그게 어려워 보입니다. 이것과 관련하여 새로운 인터페이스나 장치가 있나요?

스티브 - 제대로 알고 계시네요. 말씀하신 것에 관련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어떤 것이 가장 유저들에게 좋을지 계속 찾아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관련 정보도 많이 가지고 있어야 알맞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과거 워크래프트와 너무 유사하게 제작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기지를 짓고, 자원을 모으고, 중요한 결정을 하고, 적진을 공격하는 것 등 그런 요소들이요. 현재 격전지 개발자들도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것 같네요.

트래비스 - 격전지 전투에 도움이 되는 인터페이스를 제작해놓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격전지를 직접 해보지 않는 이상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어요. 이는 완전한 RTS로 보기보다는, WoW에 어느 정도 RTS 콘텐츠가 추가되었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지미 - RTS 콘텐츠라기보다는, RTS 장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 되었다는 게 더 정확하죠.

트래비스 - 예를 들어, 많은 NPC들이 서로 싸우려 충돌할 거고, RTS와 비슷하게 유저들은 모은 자원을 어디에다 투자할지, 어떤 강화를 해야 할 지 선택을 해야 합니다. “보병을 업그레이드 할까 아니면 공성에다 더 투자할까?” 이런식으로 말이죠.

기존의 RTS와 비슷한 요소는 금광, 제재소를 점유하여 채취하고, 더 나아가 그것들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인데, 이게 기존처럼 위에서 아래로 보는 관점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제일 비슷한 거라면… 아무래도 워크래프트3에서 영웅을 플레이하는 것과 비슷할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NPC를 직접적으로 조작할 수는 없습니다.

지미 - 제일 중요한 부분은 우리가 워크래프트3 같은 콘텐츠를 만드는 게 아니고, RTS의 분위기를 살짝 가져오려는 겁니다. WoW를 플레이하는 느낌과 함께 말이죠.


Q. 과거에 호드와 얼라이언스간의 많은 충돌이 있었는데, 아제라이트때문에 또다시 갈등이 생겼네요. 그런데 현재 공개된 스토리를 보면 실바나스가 너무 악당처럼 보여지는데, 혹시 미래에 그녀가 타락해 공격대 네임드가 되어 유저들과 싸우게 될지, 아니면 다시 이미지가 개선될 것인지 궁금하네요.

스티브 - 그건 모르는 것입니다.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어요. 그리고 그에 대해 자세히 답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는 이해가 됩니다. 관점과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실바나스는 정말 흥미로운 캐릭터죠.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이기도 하고요.

와우의 역사를 보면, 호드와 얼라이언스는 항상 종이 한 장 차이로 전쟁할 뻔했습니다. 실제로 전쟁도 몇 번 일어났고요. 근데 와우 역사상 모든 것을 제치고 서로 격렬하게 싸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리치왕과 같이 서로의 감정을 억제하고 힘을 모아 물리쳐야 했던 적들이 있었더라면, 지금은 그냥 서로를 진정한 적으로만 보는 것입니다. 호드가 얼라이언스를, 얼라이언스가 호드를 싫어할 이유도 충분히 많고 말이죠.

트래비스 - 실바나스의 공격대 네임드화는 멋진 아이디어네요. 하지만 제 생각으로는 꼭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희가 실바나스에 대해 여태껏 스토리에서 보여준 바가 있으니까요.

점점 확장팩 발매와 가까워지면서 로데론 공성전과 같은 시나리오를 유저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고, 스토리가 진행되며 놓쳤던 소소한 사항 등을 하나씩 다시 새길 수 있게 하며, 얼라이언스 유저이든 호드 유저이든, “저쪽이 먼저 전쟁을 불러일으켰어” 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지미 - 스토리를 어떻게 받아들였나에 따라 다르죠. “이 사람은 착하고 쟤는 나쁘다” 라는 식으로 정해진 건 없습니다.

트래비스 - 실바나스는 악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단순히 판단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닙니다. 확실히 실바나스가 공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힘과 지배력을 신뢰하고 이를 원하지만, 그녀는 호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얼라이언스가 아제로스에서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는 호드는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죠. 그렇다고 해서 잔인하고 악당같이 행동하느냐?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냥 자신과 함께하는 호드를 지키려고 할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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