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014] "'듀랑고' 내 폰에서 돌아갈까?" 이은석 디렉터 공동인터뷰

인터뷰 | 김지연 기자 | 댓글: 15개 |


[▲넥슨 왓스튜디오 이은석 디렉터]

*인터뷰이 소개-넥슨 왓스튜디오 이은석 디렉터

과거 [마비노기 영웅전]의 디렉터, [마비노기]의 아트디렉터, [화이트데이]의 디렉터를 맡았으며 총 개발경력 약 20년 정도다. 현재 왓스튜디오에서 야생의땅: 듀랑고 디렉터로 근무 중이다. ‘왓 스튜디오(What! Studio)’는 이은석 디렉터를 필두로 한 신설 개발조직으로 액션 RPG ‘마영전’을 개발한 주요 개발진들이 다수 소속해있다.

29일 판교 넥슨 사옥에서 진행된 '넥슨개발자컨퍼런스2014(NDC14)'에서 '야생의 땅: 듀랑고' 개발 총괄을 맡은 이은석 디렉터와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이은석 디렉터의 신작 ‘야생의 땅: 듀랑고’는 플레이어 집단이 거친 환경을 개척해 가상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개척형 오픈월드 MMORPG’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유저들이 창의력과 사고력을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플레이 방식을 제공하는 것이 게임 특징이며 연내 테스트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아래는 왓스튜디오 이은석 디렉터와 진행된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듀랑고'의 의미는?


기본적인 게임 세계의 명칭이다. 세계의 정체는 지구의 중생대 모습과 유사하다. 맘모스 등의 신생대 생물체도 공존하는 곳, 그곳이 '듀랑고'다. '물의 땅'이라는 의미도 있으며, 멕시코의 한 지명이기도 하다.




기존 모바일 게임서 시도하지 않은 색다른 장르인데 만들게 된 동기가 궁금하다.


온라인 게임, 특히 MMORPG의 경우 중세 유럽 판타지라던가 퀘스트를 클리어하면서 진행하는 등 개발자들이 많이 만드는 스타일이 있다. 전작인 '마비노기 영웅전'을 만들 때 5년 가량이 걸렸다.

오랜 기간 개발하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이 아닌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플랫폼에 대한 질문도 많은데 온라인 게임 플랫폼에 대해 장담하고 미래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거다.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보고 싶어서 PC로 주로 만들던 장르를 모바일로 만들어보게 되었다.

남들 안하는 스타일의 게임으로 만들려고 하다보니 지금의 '듀랑고'가 되었다.




서바이벌 장르 하면 보통 좀비나 괴물이 등장하는데, '듀랑고'에서는 왜 공룡을 선택했나?


좀비는 너무 흔하다. 그래서 새로운 소재를 찾다가 떠올린 것이 '공룡'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공룡'이라는 소재가 저연령 콘텐츠에서 주로 다뤄지기는 하지만, 어른들이 공룡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지금은 없지만 지구에 살았던 생명체에 대한 동경이 가미되어서 흥미로운 소재로 쓰이지 않을까 싶어서 채택하게 되었다.




티저 영상에서 보았을 때 게임 그래픽의 퀄리티가 좋아보인다. 출시 때 어느 정도 스펙으로 선보일 생각인가?


목표 스펙은 '핸드폰 약정이 끝난 폰이어도 플레이할 만하게 만들자' 이다. 현재 버전의 경우 '갤럭시3'에서 무리 없이 돌아간다. 낮은 스펙의 폰에서는 옵션을 다소 낮추면 플레이할 수 있는 정도다.




새로운 타입의 게임을 제작하고 있는데, 넥슨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새로운 것의 추구'라서인가?


그건 아니다. 예전 경영진부터 새로운 것을 만들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제안서를 드리면 "지금 제안한 게임은 원래 있던 스타일이다. 새로운걸 만드는게 낫지 않냐"라는 피드백이 많았고, 이러한 점이 듀랑고 만드는데 영향을 주었다.




넥슨에서 '영웅의 군단'을 이미 출시했다. 모바일 게임 제작과 관련해 김태곤 상무와 커뮤니케이션이 있는지?


김태곤 상무와는 몇 달에 한 번씩 만난다. 개인적으로 물어보기도 하고 개발팀에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유니티 엔진을 사용한 사람들이라 여러가지 방면에서 자문을 구하고 있다.




아이템의 활용도 및 자유도가 높은 것 같은데 자세히 설명해달라.


아이템 시스템을 유연하게 만들려고 초기부터 기획했다. 보통 게임에서 도끼를 만든다고 하면, 도끼제작에 해당하는 레시피가 각기 있다. 금도끼, 쇠도끼 등 각각 사용되는 재료가 다르다.

이전 마영전에서 거래소를 통해 여러가지 일들을 지켜보면서 '저 부분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튼튼한 경제시스템을 만들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한 생각을 '도끼를 만드는 법' 하나를 정해두면 어느 정도의 상상력에 따라서 유연하게 제작할 수 있는 스타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도끼를 만드는 방법은 날, 막대기라는 모양, 접착하는 수단 3가지가 필요하다. 날에 해당하는게 없으면 맨손으로 돌을 뜯어서 뗀석기를 만들어서 붙일 수도 있다. 현대에서 가져온 과도나 식칼도 도끼의 날로 쓸 수 있다. 막대기에 해당하는 것은 나무도 쇠파이프도 공룡 뼈도 가능하다.

고정시키는 방법은 청테이프를 사용해도 되고 풀을 뜯어서 묶어도 된다. 다만 예리도가 떨어진다던가 무겁다던가 결합부위가 약한걸로 붙이면 내구도가 떨어지는 등 다양한 속성과 특성이 구현될 것이다.




공룡을 게임 내에서 길들일 수 있는지 궁금하다.


공룡을 길들일 수 있도록 현재 만들고 있다. 게임 내에서 사냥도 가능하지만, 스킬이 높아지면 축산이나 농사를 통해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그러나 너무 현실적으로 만들면 로망이 떨어지니까 그런 욕망도 채울 수 있도록 밸런스를 조절하고 있다. 나아가 공룡을 길들여서 탈 수도 있게끔 할 생각이다.




요즘 모바일 게임들이 '뽑기'라는 방식으로 과금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듀랑고'는 어떠한 과금 제도를 채택할 예정인가?


아직 미정이다. 생각은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 정상원 부사장님이 최근 발표에서 말했듯 좋은 게임이면 돈은 자연스럽게 벌리지 않을까 싶다.(웃음)




'듀랑고'의 엔드콘텐츠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전쟁같은 형태가 될 것 같다. 다만 엔드콘텐츠라고는 하나 평화롭게 사는 것을 추구하는 유저도 분명 있을터이니 모두가 즐기는 콘텐츠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확정된 사항은 아니며 전쟁 형태가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는 정도다.




모바일 게임 하다보면 PC게임보다 플레이 시간이 더 긴 경우가 있다. '듀랑고'의 플레이 패턴, 플레이 타임은 어떻게 디자인하고 있나?


PC온라인과는 게임 패턴이 다르기에 확답하기는 어렵다. 아마도 한 번 접속해서 길게 플레이하기 보다는, 짧고 빈번하게 접속해서 하는 패턴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장르가 장르이다보니 다른 게임보다는 한 번 접속해서 하는 시간이 길지 않을까 생각한다.




생존게임은 매 순간이 쫄깃해야 재미가 있다. 그런 긴박감을 주기 위한 점과 생활 콘텐츠, 두가지의 밸런스를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생존을 핵심 컨셉으로 밀고 있지는 않다. 생존이라고 하면 정말 끊임없이 살아남기 위해서 무언가를 계속 해야 하는데 모바일 게임에는 다소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듀랑고'의 초창기 컨셉은 지금보다는 하드코어했다. 물을 끝없이 마셔야 한다던가 음식을 찾아 헤매고 밤에는 추워서 불피우는 식도 생각했다. 지금은 생존보다는 생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그래서 일정 수준의 편의성을 위해 게임 시작 시 플레이어들에게 라이터를 기본 소지품으로 지급한다.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그런 느낌은 아니다.




PC판으로 원래 제작했다가 모바일로 노선을 갈아탄 것 같은데, 왜 모바일로 전환했는지?


PC에서도 모바일에서도 모두 플레이할 수 있도록 원래 '웹'으로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웹으로 만드는데 한계가 있었다. PC-웹은 괜찮게 만들 수 있는데 모바일-웹은 답이 안나왔다. 그래서 웹을 포기하고 앱으로 전환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PC판은 손을 놓았다.

크로스플랫폼 엔진이라 PC버전을 만드는 것 자체가 어려운 건 아니다. 문제는 UX/UI였다. 모바일의 경우 언제 어디서나 접속해서 할 수 있는 경험에 집중해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을 PC에 옮기는데 UX 부분에서 충돌했다. UI에서도 모바일에서는 터치 형식인데, PC에서 마우스로 클릭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두가지 플랫폼을 모두 다 가져갈 경우 에너지가 분산되고 집중하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모바일 쪽으로 집중해서 만들게 됐다.




캐릭터는 게임 시작 전에 선택하고 플레이하는 방식인가? 혹은 유저가 커스터미이징 하는 방식인가?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성장시킬 수 있는 방식이다. 직업을 먼저 선택하고 고정되게 하는 식이 아니다. 게임 내에서 유저가 키우는 대로 직업이 결정되는 식이다.

다만 게임 시작 전에 '예전 직업'이라고 하는 요소가 있다. 지구에서의 예전 직업 선택하는 것. 가령 가정주부를 선택하면 다른 플레이어보다 처음에 캐릭터의 요리도가 상대적으로 높으며, 예리도 높은 칼을 가지고 시작하게 된다.

예전직업으로 학생을 선택하면 교복을 입은 상태로 시작된다. 기본 소지품으로 교과서가 있으며 기초지식을 다소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 하지만 유저가 플레이를 하면서 어떻게 키우냐에 따라 길은 갈린다.




MMORPG인데 모바일 게임이다 보니 네트워크 이슈가 중요할 것 같다. 갑자기 엘리베이터에서 티라노를 마주치고 끊겼다. 이런 경우 어떻게 되나?


모바일이다보니 네트워크가 다소 불안한 감은 있다. 그래서 최소한의 자기방어 요소는 도입할 것이다. 고스톱 게임의 경우 네트워크가 끊기면 그 시간 동안 컴퓨터가 대신 해준다. 그런 식으로 보완책을 생각할 것이다. 다만 컴퓨터가 플레이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시 연결됐을 때 캐릭터가 티라노에게 잡아먹혔을 수도 있겠다.




'듀랑고'에 업적 및 칭호 시스템 있나?


있다.




마비노기나 마비노기 영웅전이 오마주 형식으로 '듀랑고' 안에 아이템 식으로 등장하는지?


없다고 보면 된다. 다만 세계관이 우리가 사는 현실과는 다르기 때문에 다소 미스테리한 부분은 있다. 워프 현상이 현대에서만 일어나는건 아니다. 중세 시대 등에서도 워프가 발생하기 때문에 길가다 중세 갑옷이 쌩뚱맞게 떨어져 있을 수도 있다.




NPC 제약 많이 없애겠다고 했는데, 자원을 너무 많이 캐서 황무지가 됐다거나 그런 문제가 있을수도 있지 않나?


게임 모델이 엔드 게임 쪽으로 가면 단일 세계에서 싸우기도 하는 세계가 되긴 될거다. 그보다 앞서서 첫 시작은 작은 세계인 '마을'이다. 마을에서의 플레이는 살벌한 무법지대가 되지 않도록 할 생각이다. 재밌는 지역 공동체 처럼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인크래프트의 경우 사설 서버 열어두고 같이 노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식의 플레이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MMORPG니까 시간이 지나면 플레이어들의 장비가 강화된다. 그렇게 되면 게임의 목적 자체가 서바이벌이 아니게 되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이 있는가?


중요한 질문이다. 생각하고 있는 바는 있는데 지금 말하기는 어렵다. 장기간 성장에 연관된 부분이라 중요한 이슈라 생각하고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차차 공개하겠다.




개발 인력은 어느 정도인가? 현재 규모를 계속해서 유지해 갈 것인지?


현재 20명 가량의 인력을 유지하고 있다. 규모를 크게해서 개발할 생각은 없다. 마영전 때도 30명 정도로 게임을 런칭했다. 사람이 너무 많으면 서로 긴밀하게 게임을 만드는 재미가 떨어진다. 이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며, 이 정도 규모로 계속해서 개발해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듀랑고'의 출시일은 언제인가?


아직 미정이다. 다만 올해 내로 테스트를 실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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