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들이 '드래곤라자'를 선택한 이유" 로코조이를 직접 만났습니다.

인터뷰 | 양영석 기자 | 댓글: 33개 |
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평안하기를.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통으로 "꼭 한번 읽어봐라."하고 추천하는 작품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영도 작가의 '드래곤라자'다. 국내 판타지 소설의 큰 획을 그으면서 다른 작가들과 판타지 세계관에서 큰 영향을 준 작품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취익!"하는 오크의 울음 소리라던가.

유머러스한 문체와 다양하고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가벼우면서도 유쾌한 이야기속에 들어있는 명대사들. '드래곤라자'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명대사는 아직도 팬들이 즐겁게 이야기하는 주제 중 하나다. 그런데 왜 기자는 "취익! 괴물초장이다!"라는 대사와 "저와 말이 함께 후치에 타면 됩니다." 같은 대사만 기억이 나는지 모르겠다.

'드래곤라자'는 이후 속편인 '퓨처 워커'가 출간되었고, 이영도 작가 단편집 '오버 더 호라이즌'에서 에피소드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윽고 1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 '그림자 자국'이 출간되기도 했다. 아무튼, '드래곤라자'는 많은 청춘의 밤을, 혹은 시간을 함께 해 온 작품이다.

인기가 많았던 만큼 다양한 시도로 이뤄졌다. '드래곤라자'의 코믹스가 출간되기도 했고, 온라인 게임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비록 2011년 서비스를 종료했지만……. 이후로는 다른 소식을 들을 수 없었는데, 최근 '드래곤라자'의 IP를 이용해 모바일 게임을 제작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드래곤라자의 IP를 획득한 '로코조이'는 국내 유저들에게도 어느 정도 알려진 회사다.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마스터 탱커'(중국 서비스명 : I`m MT)의 개발사이며, '마스터 탱커'는 국내 시장에 런칭되기도 했다. 또한, 로코조이는 최근 차기작 '마스터탱커 2'를 중국 시장에 선보이기도 해서 솔직히 그쪽에 힘을 많이 실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드래곤라자'의 소식은 정말 갑작스러웠다. 그들은 어째서 '드래곤라자'를 선택했는지,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 로코조이의 제갈혜화 실장

"로코조이 한국 지사는 일단 순수한 퍼블리싱 조직입니다. 사업 개발실과 사업 서비스실, 그리고 기술 개발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 좋은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사들에 투자를 진행해 게임을 퍼블리싱하고, 나아가 한국의 게임을 중국으로 서비스하거나 중국의 게임들을 한국에 서비스하는 업무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한국에 지사를 설립한 것은 작년 6월 중순경입니다. 일단 2014년에는 사무실을 정비하고 '한국 시장'을 주로 분석하고 있었습니다. 2015년에는 다수의 게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금일(12) 스파르타 킹덤을 티스토어에 먼저 선보였고, 이후 분기별로 2~3가지 작품을 시장에 선보이려고 합니다."



중국 시장은 판타지보다는 무협이 강세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한 '드래곤라자'는 정통 판타지에 가깝다. 물론 중국에서도 판타지가 아예 인기가 없는 건 아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고, 거기에 기반을 둔 '마스터탱커' 역시 좋은 성적을 거두지 않았는가.

그러나 대부분의 개발사는 중국 시장에 가장 적합하고 인기있는 세계관으로 '무협'을 꼽는다. 굳이 판타지를 선택해 어려운 길을 돌아갈 필요는 없을 텐데, 어째서 그들은 '드래곤라자'를 선택하게 된 것일까.

"드래곤라자 같은 경우는, 중국과 대만에서 꽤 인기가 높은 편입니다. 대만에는 상당히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소설이고, 중국 시장에는 작년 말 드래곤라자의 1 ,2권이 정식 발매되기도 했습니다.

중국 시장에서는 IP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전민기적이나 도탑전기와 같이 성공한 게임들은 대부분 IP가 있는 게임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IP가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본사에서도 어떤 IP가 좋겠냐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드래곤라자가 채택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IP 계약은 작년 11월 즈음에 완료됐습니다. 출판사와 계약을 진행했고, 중국에서는 독점 계약을 하기로 했습니다. 국내 판권은 비독점이고요. 중국쪽에서는 그 IP로 게임을 개발할 것이고요. 전체적인 일정이 정해진 건 아닙니다."




▲ 로코조이 사무실에도 '드래곤라자'가 비치되어 있었다.

드래곤라자의 팬들이라면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을 듯 하다. 이미 국내시장에서도 한 번 드래곤라자를 소재로 한 게임이 나왔던 것을. 그리고 던전앤드래곤의 저작권 문제로 몇몇 아이템이나 주문 등 이름이 변경되기도 했다. 로코조이역시 '드래곤라자'의 IP는 획득했지만, '던전앤드래곤'의 저작권에 걸리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드래곤라자의 세계관은 드래곤라자에서 끝나지 않는다. 후속작인 '퓨처 워커'도 존재하고, 한참 뒷 이야기인 '그림자자국'도 있다. 오히려 게임을 제작하는 데에는 '퓨처 워커'가 좀 더 적합해 보이기도 한다. 로코조이 측에서도 처음 계약을 할 때 그 부분을 논의했었다고 한다.

"일단 개발에 관련된 내용은 본사에서 관리하지만 드래곤라자 IP는 중국 본사와 국내 개발사가 협력하여 개발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협의 후 좋은 소식으로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처음에 출판사를 컨택 했을 때, 차기작인 '퓨처 워커'가 더 게임을 만들기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나 저희가 원한 건 드래곤라자여서 일단 '드래곤라자'로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아마 드래곤라자의 성공 여부가 차기작에 핵심일 것 같네요. 한국에서 인지도도 높고, 중국과 대만에서도 인지도가 높으니까요.

일단 이번에 드래곤라자의 IP를 활용해 개발하는 게임을 RPG가 될 것 같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아요. 아직은 개발 콘셉트를 잡고 있고 세팅도 덜 되어있는 상황이라서요. 아마 1년 정도는 있어야 게임을 출시할 수 있을지 않을까 싶네요. 서비스 일시도 명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게임이 중국 시장에 맞는 형태라면 중국에 먼저 선보인 후 국내에도 들여올 것 같고요. 그렇지 않고 국내에도 가능성이 충분해 보이는 형태라면 동시에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본사에서는 '드래곤라자 온라인'의 일러스트를 정말 사용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관련 계약을 하려고 수소문하고 있는데, 연락이 잘 안 되고 있어서 난감합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이미지는 활용할 수는 있겠지만, 저작권 문제도 있고 해서요. 일단 대만에서 출판된 '드래곤라자' 소설 본은 표지가 있어서, 그걸 소개해드렸어요. 부디 '드래곤라자 온라인'의 일러스트 관련해서도 연락이 돼서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드래곤라자의 양장본. [이미지 출처 : 황금가지]


아직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드래곤라자 모바일'. 원작의 팬이기에 기대가 큰 만큼 궁금했던 것도 많았다. 그래서 아쉬움이 좀 컸다. 하지만 아쉬움은 접기로 했다. 아직 남아있는 시간이 많으니 충분히 좋은 모습으로 나와주기를 기대해보는 것으로 만족하자. 사실 아직도 두근거린다. 모바일에서 만나는 괴물초장이이루릴이 어떤 모습이 될지…

로코조이는 작년 6월부터 국내 법인을 설립한 회사. 그리고 201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게임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하니, 마지막으로 2015년, 한국 시장에 임하는 그들의 각오를 들어보기로 했다.

"한국 시장은 중요합니다. 로코 조이에서도 다른 지사들보다 한국 지사가 세팅이 잘 되어있는 편입니다. 본사에서도 한국에서도 성공한 게임이 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어릴 적부터 게임을 꾸준히 해오고 잘 알고 있어서요. 중국도 아직은 그런 문화가 부족하거든요.

한국 시장에서는 일단 대형 퍼블리셔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좋은 게임을 찾아서 투자하고 함께 서비스하는 쪽으로 많이 집중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게임을 가져오는 건 그다음이 될 것 같네요. 일단은 분기별로 2-3 작품씩, RPG를 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작년에는 저희가 크게 보여드리지 못했는데, 올해 중순부터는 본격적으로 바빠질 것 같습니다(웃음). 연말이면 대작 게임 1, 2개 정도는 유저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좋은 게임을 알아보고 있고, 꾸준히 연락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드래곤라자'의 게임이 구체화되면 꼭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좋은 게임들을 많이 선보일 예정이니, 많은 기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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