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 괴밀아 이모저모 5편 - 아킬레우스

게임뉴스 | 전상후 기자 | 댓글: 1개 |
오늘 괴밀아 이모저모 다섯 번째 시간에서는 괴리성 밀리언아서에서 가장 독특한 캐릭터이자, 초창기 괴리성 밀리언아서 논쟁의 핵심 카드였던 '아킬레우스'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발동만 제대로 터뜨리면 '갓킬레우스', '아킬갓' 까지 수많은 찬사를 듣는 카드지만, 대부분의 경우 낮은 능력치로 인해 덱에 편성되는 일이 적은 카드다.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리는 '아킬레우스'에 대해 파헤쳐보자.



▲ '갓'으로 불리던 지난 날의 영광


■ 전설 속 아킬레우스

아킬레우스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 에서 등장한 인물로, 그리스의 영웅으로 나온다. 테티스 여신과 펠레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펠레우스가 그리스 주신인 제우스의 손자라서, 아킬레우스 역시 제우스의 피를 물려받았다.

사실 제우스와 포세이돈이라는 그리스 신화의 주신 2명이 테티스에게 구애를 했으나, 프로메테우스의 '테티스가 낳은 자식은 무조건 아버지보다 위대한 존재가 된다' 라는 예언에 두 신 모두 구애를 포기했다. 주신인 2명보다 더 위대한 존재가 태어나면 곤란하기 때문에, 테티스의 남편감으로 평범한 사람인 펠레우스를 선택해서 맺어주게 된다.

테티스는 신의 몸으로 인간인 펠레우스와 결혼하길 싫어했지만 끝내 결혼에 도달하고 아들 아킬레우스를 낳게 된다. 아킬레우스가 태어나자 테티스는 자식을 불사신으로 만들기 위해 저승의 스틱스 강에 담근다. 하지만 이 때 아킬레우스를 물에 담글 때 발 뒤꿈치를 잡고 담가서 발 뒤꿈치가 불사의 존재가 된 아킬레우스의 유일한 약점이 된다. 그리고 여기서 파생된 단어가 그 유명한 '아킬레스건'이다.



▲ 아킬레우스와 헥토르

다만 아킬레우스가 무적이 아니었다는 전승도 전해져 내려온다. 전투에서 늘 갑옷을 입고 다녔다는 묘사가 있고, 일리아드 내에서도 직접적으로 아킬레우스가 무적이라는 묘사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분명 아킬레우스는 대단한 역량을 갖춘 영웅이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아킬레우스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계기는 바로 트로이 전쟁이다. 트로이 전쟁의 발단은 아이러니하게도 아킬레우스의 부모인 테티스와 펠레우스의 결혼식이다. 둘의 결혼식에 초청받지 못해서 분노한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올림포스의 세 여신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을 다투게 만든다.

에리스가 던진 황금사과에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라고 적혀있었고, 세 여신은 서로 자신의 것이라며 싸움이 붙게 된다. 결국 이 싸움의 결말을 내기위해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심판을 부탁하고 세 여신은 각각 파리스에게 '권력과 부', '위대한 지혜', '세상 최고의 미인'을 보상하겠노라 약속한다.

파리스는 이 때 '세상 최고의 미인'을 선택해서 아프로디테를 승자로 지목하고, 아프로디테는 약속대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인인 헬레네를 파리스에게 데려다 준다. 하지만 헬레네는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의 부인으로, 아내를 뺏겨 분노한 메넬라오스왕은 미케네왕 아가멤논을 포함 수많은 영웅과 군사를 이끌고 트로이로 침공하게 된다.



▲ 영화 속 아킬레우스 (영화 '트로이' 中)

트로이 전쟁이 시작되자 테티스는 아들인 아킬레우스를 전장에 보내지 않기 위해, 여장을 시켜 숨겨버렸다. 테티스가 아킬레우스를 전장에 못가게 만든 이유는 '아킬레우스가 전쟁에서 승리해서 영광을 얻으면 죽는다'는 예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그리스의 영웅인 오디세우스가 '아킬레우스가 없으면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신탁을 받아, 숨어있는 아킬레우스를 꾀를 써서 끌어내고, 마침내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 트로이 전쟁 도중 아킬레우스의 활약상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첫 번째로 꼽히는 것은 바로 트로이의 명장 '헥토르'를 쓰러뜨린 일이다. 헥토르와 아킬레우스의 치열한 전투 끝에 아킬레우스가 헥토르를 쓰러뜨리게 된다.

전쟁에서 승리한 아킬레우스는 큰 명예를 얻지만 예언대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아킬레우스의 약점인 발뒤꿈치에 파리스 (혹은 아폴론)가 쏜 독화살을 맞아 최후를 맞이한다.


■ 괴리성 밀리언아서 속 아킬레우스



▲ 상남자의 향기

괴리성 밀리언아서에서 아킬레우스는 신화 속 아킬레우스의 모습을 기반으로 제작된 기사다.

'군세가 아니라 단독의 전투력을 극단적으로 증폭시킴으로써 전선을 혼란에 빠트리는 기사. 일설에 따르면 발뒤꿈치의 한 점을 제외하면 거의 무적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데…. 사실은 침몰선 안에서 발견된 영걸의 유골을 바탕으로 제조된 복제. 오리지널은 거의 불사신에 가까운 절대적인 전투력을 가지고 있었다. 강철과 같은 육체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여장을 하고 적지에 잠입하는 것이 특기다』는 정보도 있는데…?'

발뒤꿈치, 여장, 단독으로는 무적에 가까운 전투력 등 신화 속 아킬레우스의 모습을 그대로 가져온 캐릭터다. 특이한 점으로는 괴리성 밀리언아서에 존재하는 모든 캐릭터들 가운데 최장신이다. 설정상 무려 2미터에 달하는 거한인데 몸무게가 84kg밖에(....) 나가지 않는다. 사족으로, 남성 최장신 캐릭터는 201cm의 아킬레우스, 여성 최장신 캐릭터는 191cm의 이계의 여왕이다.


■ 카드 측면에서 아킬레우스



▲ 터지면 영웅! 안 터지면?

카드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아킬레우스는 굉장히 독특한 카드다. 최고 진화 단계가 SR(★4) 등급으로, 용병 진영의 어둠 속성 4코스트 공격용 카드다. 능력치 면에서는 최고 레벨 기준, 체력 699, 물리 공격력 117의 패러미터를 보유하고 있는 평범한 카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카드를 독특하다 못해 논란의 중심에 이끈 부분은 바로 스킬이다. SR(★4) 등급의 카드답게 낮은 능력치를 보유한 평범한 공격용 카드지만, 스킬 하나로 인해 다른 카드와는 다른 독특한 카드가 된다. 아킬레우스의 스킬은 각성 스킬 기준으로 단일 대상에 4280의 어둠 대미지를 주고 낮은 확률로 적의 행동을 멈추게 한다.

'대상의 행동을 멈추게 한다'는 능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효과를 보인다. 특정 턴에 강력한 광역 공격을 하는 강적에게 발동에 성공하는 순간 광역 공격 자체가 무산되고, 방어 버프 혹은 공격 버프를 사용하는 부위를 쳤을 때 버프를 막아버릴 수도 있다. 심지어 모든 행동 봉쇄기 때문에 일반 공격도 하지 않는다.






▲ 영 좋지 않은 발동의 순간

그야말로 괴리성 밀리언아서에 존재하는 모든 스킬 가운데 최상급의 효용을 자랑한다. 강적의 공격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행동 봉인에 성공하는 순간 그야말로 샌드백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이렇게 좋은 스킬을 보유한 카드인데 왜 논란이 되는 것일까.

논란이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절망적 수준의 카드 능력치 패러미터와 스킬의 발동 확률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갈수록 높은 체력을 요구하는 강적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체력 699의 아킬레우스를 사용할 경우 체력이 높은 다른 카드로 체력을 메꿔야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대미지 손실로 이어진다.

또한 스킬 발동률이 100%가 아닌 낮은 확률이라는 점이다. 약 25%로 추산되는데, 분명 발동이 터질 경우 좋은 스킬임에는 틀림없지만 발동이 터지지 않았을 경우 따르는 피해가 막심하다. 소위 '로또'라 불릴 정도로 운에 달린 스킬을 믿고 아킬레우스를 덱에 채용하는 것보다 고성능의 카드를 준비하는 것이 훨씬 안정적인 공략이 가능하다.



▲ 아킬레우스 때문에 전멸했다는 하소연도 잦았다

괴리성 밀리언아서 오픈 초창기에는 카드 풀이 좁아 아킬레우스 역시 빛 속성 상대로 종종 사용되곤 했지만, 시즌이 지나면서 특이한 케이스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경우 아킬레우스는 배제되었다. 안정성의 문제와 더불어 아킬레우스가 사용되지 않는 또 하나의 원인은 바로 스킬로 인해 역으로 피해를 보는 강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한국형 강적인 카라테리를 예로 들 수 있다. 카라테리는 모든 부위를 파괴하면 본체가 '방송을 중단합니다' 스킬을 사용한다. 스킬이 사용되기 전에는 본체의 방어도가 높아 공략이 불가능하다. 카라테리에서 아킬레우스가 논란이 된 이유는 바로 이 '방송을 중단합니다' 스킬을 막아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 중단을 막으면 방어도가 낮아지지 않고, 이는 카라테리 본체 파괴 불가능-> 발악 패턴 발동-> 전멸 순으로 이어지게 된다.

아킬레우스란 카드는 그야말로 양날의 검으로, 제대로 발동만 한다면 최고의 명검이라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명검이 되지 못하고 아군에게 피해를 주는 마검이 되버리고 만다.



▲ 카라테리 시즌 아킬레우스는 오히려 독이 됐다


■ 마치며



▲ 이런 순간 때문에 아킬레우스를 쓰는지도...

아킬레우스는 신화 속 영웅으로, '아킬레스 건'이란 단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널리 알려졌다. 다만 괴리성 밀리언아서에서는 영웅보다는 자신의 '운'을 시험하는 카드로 더 익숙하다. 분명 뛰어난 스킬을 보유하고 있지만 발동 확률이 낮고, 기본 능력치가 미미하다보니 소외받는 카드가 되어버렸다.

아킬레우스 이후로 어떤 카드에서도 행동 정지 스킬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아킬레우스가 보유한 스킬이 얼마나 뛰어난 스킬인지를 보여준다. 카드의 스킬 하나로 인해 게임의 밸런스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점은 분명 주목할만한 일이다. 아킬레우스라는 카드의 존재가 어쩌면 괴리성 밀리언아서의 아킬레스건이 아닐까 생각해보며 괴밀아 이모저모 5편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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