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 이젠 더 이상 함정 카드가 아냐! - 로엔그린

게임뉴스 | 전상후 기자 |
'키니스루나!' 괴리성 밀리언아서를 초반부터 즐긴 유저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말이다. 제압형 로엔그린의 대사로, 일본어로 '신경쓰지마' 라는 뜻이지만 괴밀아 유저들 사이에선 다른 의미로 유명하다. 전작 확산성 밀리언아서를 즐겨본 유저라면 '님카멀' (님 카드 멀린) 혹은 '멀녹선' (멀린, 녹색의 기사, 선발의 기사) 이란 단어를 기억할 것이다.

멀린, 녹색의 기사, 선발의 기사 세 카드가 성능이 좋지 않은 카드를 대표하게 되면서 유저 간에 농담으로 주고 받던 말이다. 후속작 괴리성 밀리언아서에서는 제압형 로엔그린의 성능이 어정쩡하게 등장하면서 위의 세 카드의 뒤를 이어 함정 카드의 대명사처럼 인식되었다. 때문에 로엔그린의 대사인 키니스루나 = 함정 카드 라는 의미가 되어버린 것이다.

다만 이후에 등장한 괴리 진화로 인해 오명은 많이 지워진 상황이다. 물론 종류는 다르지만 현재 한국 괴리성 밀리언아서에 등장한 확산형 로엔그린은 UR (★5) 등급의 카드임에도 준수한 성능으로 사랑받고 있고, 아직 등장하진 않았으나 일본판에 존재하는 납량형 로엔그린은 뛰어난 성능으로 인해 필수 카드라 부를 정도다.

괴밀아 이모저모 7편에서는 성능이 낮아 함정 카드 취급을 받음에도 유저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녀, 로엔그린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님 카드 로엔그린?!


■ 전설 속 로엔그린

아서왕 전설 속의 로엔그린은 또 다른 원탁의 기사 퍼시발의 아들이다. 성배의 기사 갤러해드의 뒤를 이어 2대째의 성배의 기사를 맡았다고 알려지는 기사다. 아서왕 전설 속에서는 로엔그린이 비중있게 등장한 편이 아니지만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으로 인해 그 이름은 널리 알려졌다.

오페라 '로엔그린'에서는 괴리성 밀리언아서에서 익숙한 인물들을 여럿 확인할 수 있다. 오페라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0세기 브라반트 왕국의 왕자 '고트프리트'가 실종되고 고트프리트의 후견인인 '테르라문트' 백작과 그의 아내 '올트리트'는 고트프리트의 누나인 엘자가 고트프리트를 살해했다고 고소를 한다. 사실 고트프리트는 마법을 사용하는 올트리트가 백조로 만들어버렸고, 엘자에게 혐의를 씌워 처리하면 남매의 재산이 고스란히 테르라문트 백작 손으로 넘어가는 상황이었다.

엘자는 무고함을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당사자들 간의 결투로 결과가 정해지게 된다. 엘자는 자신을 대신해 싸울 기사를 찾았으나 아무도 그녀의 편을 들어줄 사람이 없었다. 이 때 엘자는 꿈에서 어느 기사를 만나고 꿈 속에서 이 기사에게 자신을 위해 결투해 줄 것을 부탁한다.

결투 당일, 엘자가 꿈 속에서 만났던 기사가 백조가 끄는 배를 타고 나타나서, 결투에 나선다. 엘자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알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당부를 한 기사는 테르라문트와 결투에 나서게 되고, 결투에서 승리해 엘지와 결혼하게 된다.

결투에서 패한 테르라문트와 올트리트는 모략을 꾸며 엘자로 하여금 백조를 타고 온 기사의 정체를 알아내게끔 한다. 호기심과 의문 끝에 결국 엘자는 기사에게 해서는 안될 질문을 하게 된다. 정체가 뭐냐는 질문을 들은 기사는 자신이 퍼시발의 아들이자, 성배의 기사인 로엔그린임을 밝히지만 정체가 밝혀졌기 때문에 이 곳을 떠나야 한다고 말한다.

이윽고 처음 로엔그린이 타고왔던 백조가 끄는 배가 나타나고, 로엔그린은 배를 끌던 백조를 본래의 모습인 고트프리트로 되돌려주고 떠나게 된다. 자신의 실수로 인해 로엔그린이 떠나버린, 엘자는 동생의 품 안에서 정신을 잃게 죽는 것으로 오페라는 마무리된다.


오페라 속에서 등장 인물인 테르라문트, 올트리트, 고트프리트는 모두 밀리언아서 시리즈에도 등장하며 카드 설명에서 보면 확인할 수 있듯이 서로간에 조금씩 연관이 되어있다.



▲ 오페라 '로엔그린' 속 주연들


■ 밀리언아서 시리즈 속 로엔그린



▲ 확산형 로엔그린

밀리언아서 시리즈 속의 로엔그린은 발굴된 단절의 시대의 기술 물품 보관에 특화된 기사다. 지난 괴밀아 이모저모 편에 등장한 갤러해드가 단절의 시대 발굴과 연구에 특화된 기사라면, 로엔그린은 발굴된 물품을 보관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사다.

고트프리트의 스토리를 읽어보면 알 수 있지만 로엔그린의 힘의 일부를 고트프리트에게 나눠주고 단절의 시대 유물을 같이 관리하고 있다. 로엔그린이 고트프리트에 힘을 나눠주고 스승격 대우를 받고 있지만, 가슴 크기가 고트프리트보다 작은 탓에 관련된 얘기가 나올 때마다 뾰로통해진다는 재밌는 설정 역시 붙어있다.

또한 단절의 시대의 유물이 부족하다보니 한가로운 시간을 주체 못하고 곳곳을 떠돌아다니면서 악당을 처벌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마치 조선 시대의 암행어사와 같은 느낌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특성 탓에 시민들로부터 인기가 높다고 언급된다.

로엔그린의 대사를 보면 보관의 기사라는 측면이 잘 드러나고, 스스로를 백조의 기사라고 불렸던 때가 있다고 회상하는 모습도 보인다. 실제 아서왕 전설 속의 성배의 기사로서의 로엔그린의 모습과 오페라 속에 등장하는 로엔그린의 모습이 많이 반영되었다.


■ 카드 측면에서 로엔그린

전작 확산성 밀리언아서에도 여러 종류의 카드가 등장한 로엔그린은 괴리성 밀리언아서에서도 여러 종류의 카드로 등장하고 있다. 한국판에서는 제2형, 제압형, 확산형 3종류가 존재하지만 일본판에서는 그외에도 몇 종류가 더 존재한다.

◆ 제2형 로엔그린

제 2형 로엔그린은 용병 진영 빛 속성 3코스트 공격용 카드다. 진화 최종 단계가 SR(★4) 등급이다보니, 다양한 카드가 등장한 요즘에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카드다. 각성 스킬 사용 시 단일 대상에 5,292의 물리 대미지를 주는 순수한 공격용 카드다.



▲ 성능 대신 일러스트를 택한 걸지도..

◆ 제압형 로엔그린 (키니스루나)

제압형 로엔그린은 가희 진영 얼음 속성 5코스트 방어용 카드다. 각성 스킬 사용 시 아군 전원의 물리 방어를 3,912만큼 올려주고 드로우 역시 1장 보충해준다. 얼핏 보기엔 나름 준수한 물리 방어 카드로 보이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인해 괴리성 밀리언아서 내 최고의 함정 카드 자리에 올랐다.

첫 번째 문제점은 방어 증가 버프 카드인데 가희 진영이라는 점이다. 가희의 주 역할은 회복과 공격력 버프다. 물론 방어력 버프를 둘러주면 생존에 보탬은 되지만 그 역할은 부호가 전담하고 있고, 회복과 동시에 방어 버프를 둘러주는 카드가 등장한 상황에서 로엔그린을 사용할 이유는 거의 없어졌다.

두 번째로 5코스트라는 비용이 문제다. 만약 3코스트 카드였다면 그래도 첫 턴에 사용하거나 다른 카드와 연계를 해볼 여지라도 생겼겠지만 5코스트의 비용은 그 모든 것을 가로막는다. 대개 5코스트 카드를 사용하는 시점에서 가희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아군의 체력이 부족하다면 회복을, 체력이 넉넉하다면 공격력 버프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다. 방어는 부호에게 맡기고 회복과 공격력 버프에 집중하도록 하자.

세 번째로 코스트 대비 능력치와 스킬 성능이 매우 떨어진다는 점이다. 각 진영에서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용되는 5코스트 카드들은 대체하기 힘든 장점들이 있다. 강력한 광역 공격이라거나 준수한 체력, 혹은 높은 버프량 등 독보적인 스킬 구성이나 능력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도 사용된다.

그러나 로엔그린의 경우 가희 진영의 카드임에도 마법 공격력이 붙어있고 체력도 2,000대로 어중간하며 스킬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가희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방어 버프고, 코스트 대비 증가 수치마저도 낮은 카드다.



▲ 진정한 인생 역전

◆ 제압형 로엔그린 (괴리스루나)

위에서 언급했듯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제압형 로엔그린은 괴리성 밀리언아서 내의 최고의 함정 카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괴리 진화가 등장하면서 단숨에 그 입지를 뒤바꾸는 데 성공했다. 괴리 진화를 하게 되면 도적 진영의 카드가 되고 준수한 성능을 갖추고 있어 도적 진영의 필수 카드 가운데 하나로 꼽히게 된다.

괴리 진화 시 도적 진영 어둠 속성 3코스트 공격용 카드가 된다. 각성 스킬 사용 시 단일 대상에 7,195의 마법 피해를 주고 대상의 모든 공격력을 2턴간 낮춰준다. 또한 받은 피해의 50%만큼 위력이 증가하는 부가 효과 역시 보유하고 있다.

3코스트라는 적절한 코스트에 3,770이라는 높은 체력을 보유하고 있어 도적의 낮은 체력을 보충해준다. 70이라는 낮은 마법 공격력은 조금 아쉽지만, 받은 피해를 위력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부족한 공격력을 메워줄 수 있고 또한 공격과 동시에 해당 부위의 모든 공격력을 낮춰 디버프 역할도 겸임한다.

또한 3코스트 어둠 속성 공격용 카드라 치아리 타임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범용성까지 빼어나, 괴리 진화 하나로 단숨에 함정 카드에서 효자 카드로 변화하는 카드다. 도적 지망 유저라면 제압형 로엔그린을 뽑아도 기쁘게 생각하도록 하자. (이미 보유 중인데 중복으로 등장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 확산형 로엔그린

확산형 로엔그린은 도적 진영 바람 속성 2코스트 디버프 카드다. 단일 대상의 마법 공격력을 3턴간 2,052만큼 낮춰준다. 최종 진화 단계가 UR(★5) 등급이라는 점은 아쉽지만, 준수한 디버프 카드라 마법 공격 중심의 강적을 상대로는 꼭 사용해주도록 하자. 기존의 제2형 버나드의 완벽한 상위 호환 카드로, 확산형 로엔그린의 등장으로 인해 초창기부터 꾸준히 사용되던 제2형 버나드는 완벽하게 은퇴를 하게 된다.


■ 마치며



▲ 키니스루나!

로엔그린은 오페라에도 등장해 다른 아서왕 전설 속 기사들에 비해 대중에 친숙한 캐릭터다. 특히 괴리성 밀리언아서를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키니스루나'라는 별칭으로 더욱 친숙하다. 다른 카드에 비해 낮은 성능을 보유하고 있지만 오히려 독특한 대사로 인해 컬트적인 인기를 끄는 카드기도 하다.

어쩌면 로엔그린이 '키니스루나 (신경쓰지마!)'를 외치는 이유는 성능이 낮아도 신경쓰지말고 자기를 사랑해 달라는 표현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수많은 유저들은 그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함께 키니스루나를 외친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보며 괴밀아 이모저모 7편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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