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성비 서브 컬쳐 키보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VK-99 키보드

포토뉴스 | 박영준 기자 |
혹시 발키리라는 브랜드를 들어봤는지 모르겠다. 마블 유니버스나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그 발키리가 아니라 PC 부품 브랜드다. 발키리는 서브 컬쳐 감성과 가성비 수냉쿨러로 컴잘알 사이에선 어느 정도 이름을 날린 중국 기업으로, 화려한 RGB와 더불어 비슷한 수준의 타제품보다 저렴한 가격대가 특징이다.

특이한 것은 자회사에서 만든 미소녀 캐릭터로 제품을 홍보하거나, 해당 캐릭터 제품을 출시하는 등 서브 컬쳐 느낌의 제품도 다수 섭렵하고 있다. 물론 일반적인 디자인의 제품도 있으나 이 미소녀 콘셉트의 제품이 상당히 재미있었기에 꽤 뇌리에 남았었다.

그런데 이 발키리가 올해 초부터 키보드 사업도 뛰어들었다. 물론 쿨러에서 자신들이 가졌던 특징을 그대로 가져온 채 말이다. 상시 할인 가격은 10만 원이 조금 넘지 않는데, 최근 진행되었던 핫딜 기준으로 7만 원이 약간 안 되는 금액에 판매되었다.

아니 잠깐만, 요즘 가성비로 유명한 독거미 키보드가 3~4만 원인 것으로 기억한다. 거기서 노브와 LC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98 키 키보드가 6만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단 1만 원만 더하면 화려한 키캡과 RGB가 탑재된 키보드를 살 수 있다니! '이 정도면 혜잔데?'를 외치며 후다닥 구매 버튼을 눌러버리고 말았다. 독거미가 가성비 키보드로 자리 잡은 현재, 발키리 키보드도 그 열풍에 합류할 수 있을지 한번 찬찬히 훑어보았다.




VK-99 LOKI
키보드 형식: 98 키
: 자회사 생산 A-Anna 축
키캡: PBT, 염료 승화
지원 OS: Window, Mac
연결 방식: 블루투스 5.1, 2.4G, 유선
배터리: 8,000mAH
LED: 1,680가지 RGB 및 백색 라이트
부가 기능: 노브, LCD 디스플레이
지원 언어: 중문, 영문

제품의 실물을 맛 보기 전, 박스를 볼 때부터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이 박스를 보면 누구라도 웃음이 터지지 않을까. 발키리는 자신의 감성을 제품에만 담긴 심심했는지 포장 박스에서도 그 감성을 여실히 담아냈다. 박스에 키보드 제품의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대신 'Loki'라는 발키리의 캐릭터 일러스트를 감상할 수 있었다.

VK-99는 여러 시리즈가 있는데, 뒤에 붙는 캐릭터 명에 따라 스위치, 키캡 디자인, 키보드의 전체적인 색 조합이 달라진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LOKI 캐릭터 제품으로 유일하게 검은 색상 배경의 키보드다. 다른 시리즈는 하얀 색상 배경이라 이 제품을 선택했다.


박스에도 철철 넘치는 매력
VK-99 Loki




▲ 발키리의 자체 캐릭터 중 한 명인 'Loki'. 텍티컬+사무라이+미소녀 콘셉트인 듯하다



▲ 박스 옆에 주요 스펙이 적혀 있다. 한자를 공부하다 말아서 뭔 소린 진 모르겠는데... 아무튼 좋은 거겠지!



▲ 기본 구성품은 상당히 알찬 편. 여분용 축과 키캡 리무버, 청소용 솔, C타입 케이블이 있다



▲ 키보드 실물은 이런 느낌. 검은색 배경에 붉은색 조합이며 푸른색이 포인트로 있다



▲ 버튼은 캐릭터 콘셉트에 맞는 아이콘과 영어만 프린팅 되어있다



▲ 숫자 쪽을 잘 보면 어떤 특수문자인지 표기되어 있다



▲ 그 위에는 캡스 / 넘버 록 등의 주요 정보를 백색 LED로 표시해 준다



▲ 오른쪽은 텐키와 노브, LCD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어 있다



▲ 스페이스 바에 자리 잡고 있는 Loki



▲ 잘 보면 키캡에 Loki가 그려져 있다. 경계선의 붉은 키캡은 색이 살짝 연한 디테일이 마음에 든다



▲ 키보드에 프린팅된 붉은 회로는 따로 코팅 처리했는지 촉감이 다르다. 띠뿌씰 같은 느낌?



▲ 플라스틱인데 왜 이렇게 무겁지 싶었더니만 상단이 금속 재질 판으로 덮여 있다. 두께도 상당한 편



▲ 중앙에는 설정할 수 있는 스위치와 C타입 단자, 2.4G 전용 동글이 있다



▲ 동글은 전용 공간이 있어 분실 걱정이 없다. 사용하던 제품은 자석 방식이라 불안했는데 이게 훨씬 낫다



▲ 이 키보드의 진면모는 아래에 있다. Loki의 일러스트가 큼직하게 프린팅되어 있다



▲ 총 3단계의 높낮이로 조절할 수 있다



▲ 키보드 자체도 1,000g이 넘어 묵직하지만, 커다란 고무 패드 5개가 있어 미끄럼을 걱정할 필욘 없다



▲ 실제로 사용한다면 이런 느낌



▲ LCD에는 노브를 돌려 시간을 나오게 하거나, 미리 지정해 둔 움짤을 재생할 수 있다



▲ 그 외 RGB 설정, 볼륨 조절 등을 할 수 있다. 지원 언어는 당연하게도 중문, 영문만 있다



▲ RGB는 대략 이런 느낌



▲ 좌측 상단의 백색 LED도 잘 들어온다. 밝다기보단 은은한 느낌이다



▲ 측면에 RGB가 깔리며 양옆을 은은하게 비춘다


아니 이거 진짜 괜찮은데?
취향만 맞다면 가성비 최고 키보드


요즘 가성비 제품으로 자리 잡은 독거미 제품과 비교했을 때 동일 스펙 제품과 비교하면 대략 1만 원 정도의 차이가 난다. 1만 원 차이면 가성비라는 타이틀이 왔다 갔다 할 수 있지만 화려한 RGB를 아끼지 않고, 또 서브 컬쳐 감성이 듬뿍 들어간 키캡과 키보드 뒷면을 보면 1만 원 정도는 스킨 값이라 생각했을 때 충분히 납득할 만한 가격이다.

키보드라 하면 키감에 대해 빠뜨릴 수 없다. 일반 사무용 키보드보다는 살짝 힘 있게 눌러야 하는 느낌이며, 그렇다고 흑축처럼 손에 힘이 엄청나게 들어가야 할 정돈 아니다. 소리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일반 게이밍 키보드처럼 찰각거리는 가벼운 소리가 아니라 묵직하면서 깔끔한 게 흡사 도자기 키보드랑 비슷한 느낌이었으나 소리가 조금 더 큰 편이다. 조용한 사무실에선 쓰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 감성뿐만 아니라 성능도 준수해 웬만한 게이밍 키보드보단 괜찮았다. 물론 래피드 트리거처럼 하이엔드 게이밍 기능은 없긴 하지만 일반적인 업무, 게임용으론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다.

이 키보드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풀 배열이 아닌 점과 너무 과한 콘셉트의 호불호를 꼽을 수 있는데, 이 부분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 충분히 독거미와 경쟁할 만한 제품으로 여기며, 이런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취향 저격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을 위해 무난한 디자인의 모델도 있으니 핫딜 때 한 번 고민해 보길 권장한다.



▲ 일러스트 없는 모델이 최근 국내에 정식 발매했으니, 부담스럽다면 이 모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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