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종의 이유로 집과 사무실의 PC 환경을 바꾸거나 이동하는 일이 잦았다. 본체에 연결된 여러 선들을 뽑아서 본체와 모니터를 들어 옮기고 그 외 책상 위에 있던 이것저것들과 키보드 마우스 등을 옮기고. 이동한 자리에 다시 본체와 연결시키는 걸 3번쯤 반복할 때쯤, '올인원 PC'에 대해 검색해 본 적이 있다.
올인원 PC(All-In-One, AIO). 말 그대로 일체형 PC를 일컫는 제품이다. 뭔가 단어가 생소하다면 이 분야에서 가장 상징적이나 유니콘 같은 존재인 아이맥(iMac)을 떠올리시면 되겠다. 나 또한 아이맥의 디자인 하나만 보고 세 차례 정도 고민해 본 적이 있었지만, 맥 소프트웨어 특유의 진입장벽에 가로막혀 눈물을 머금고 맥북을 처분한 기억 덕택에 가까스로 지갑을 닫았다.
국내에는 워낙 조립형 PC의 입지가 두텁기에 다소 생소하거나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유저들도 많을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불과 2~3년 전만 해도 올인원 PC의 사양이 일반 PC 및 노트북에 비해 다소 열등한 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고성능 프로세서 혹은 외장그래픽을 탑재한 제품들도 점차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의 인식은 그러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올인원 PC의 입지는 조금 다르다. 글로벌 하드웨어 시장의 시각에서 올인원 PC는 인기도 인기지만 무엇보다 자사의 최신 기술들을 총동원하여 만들어내는 집약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관심이 쏠려있다. 이에 우리가 아는 글로벌 대기업, 삼성과 LG를 비롯하여 레노버, HP, DELL,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저마다의 기술과 디자인을 뽐내며 경쟁하는 분야인 것이다.
레노버에서 올해 새롭게 선보인 고성능 올인원 PC, '레노버 요가 AIO 9' 또한 이러한 관점에서 제작됐을 것이다. 국내에 유통되는 레노버의 올인원 PC는 사무용으로 활용하기 좋은 24인치의 아이디어센터 AIO 3, 27인치 디스플레이에 R7 프로세서가 탑재되어 멀티미디어 작업에 특화된 요가 AIO 7이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레노버 요가 AIO9는 한 등급 업그레이드된 i9의 하이엔드급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외장그래픽 모델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생겼다.
제품 정보
레노버 요가 AIO 9 32IRH8
CPU: 인텔코어 i9-13900H (2.6GHz)
GPU: 인텔 Iris Xe 그래픽스 / GeForce RTX 4050
디스플레이: 32인치, UHD(4K, 3840 x 2160), IPS 패널, 60Hz
세부 디스플레이: 495 니트(nit), 97% DCI-P3, HDR600 지원
저장장치: 최대 4TB SSD M.2 2280 PCIe 4.0x4 NVMe (512GB, 1TB, 2TB, 4TB)
메모리: 최대 32GB LPDDR5-6000 (16GB, 32GB)
I/O 단자: HDMI 2.1 x1 / USB 3.2 Gen 2 x2 / USB-C 3.2 Gen2 / USB 4 20Gbps / 콤보 오디오 잭
운영체제: 최대 윈도우 11 홈 (윈도우 11 / 미탑재)
오디오: 하만카돈 스피커(2 x 2W 트위터, 2 x 5W 우퍼), 돌비 애트모스 지원
네트워크: Wi-Fi 6E, 802.11ax 2x2 Wi-Fi + Bluetooth 5.3
크기 및 무게: 약 724 x 253 x 538 (mm) / 최소 8.17kg
구성품: 올인원 PC / 170W 전원 어댑터 / 충전식 무선 키보드 및 마우스 / USB C to C 케이블
기타 지원: 무선 충전 패드 / 500만 화소 IR 카메라 및 듀얼 마이크 / 디스플레이 틸트(20도) 기능 지원
가격: 2,399,000원 (2024.08.27, 레노버 공식 판매점 / 최소 사양 기준)
레노버 요가 AIO 9은 하이엔드 프로세서인 인텔코어 i9-13900H CPU 기반의 올인원 PC다. 특히 그래픽 옵션으로는 인텔 Iris Xe 그래픽스 내장그래픽 혹은 지포스 RTX 4050 외장그래픽 옵션 중 선택할 수 있으며, 해당 리뷰는 내장그래픽 옵션의 제품으로 진행하였다. SSD 저장 용량과 메모리 용량 또한 선택이 가능하며, 윈도우 11 Home 탑재 유무 옵션도 존재하고 있다.
32인치의 호불호 없는 적당한 크기에 IPS 패널, 그리고 4K 해상도를 지원하여 그 어떤 게임, 콘텐츠, 작업에도 잘 어울리는 디스플레이 사양을 갖추고 있다. 그 외에도 495 니트, 97% DCI-P3, HDR600을 지원해 4K의 또렷한 화질과 더불어 밝고 풍성한 색감을 느낄 수 있다.
사실 가장 재밌었던 것은 오디오 부문. 소리에 대해 잘 모르는 그 누구라도 "모니터에서 이렇게 웅장한 사운드가 날 수 있나?" 싶을 정도. 영상 시청만을 위해 성능 좋은 올인원 PC를 구입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지갑 사정이 괜찮다면 후회는 없을 거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영상 콘텐츠 시청각 부문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그 외에 부가적인 얘기지만, 동봉된 충전식 무선 키보드도 만족스러웠다. 직업 특성상 취재 및 외부 업무가 많은 편이라 올해 초에 경량형 키보드를 찾다가 결국 구입하지 못했는데, 이게 내 눈에 들어왔으면 샀을 것 같다.
제품 사진
마치며
올인원 PC의 최대 강점은 누구나 사용하기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이다. 평소 나처럼 PC나 부품 쪽에 많은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비교할 만한 제품들이 꽤 있겠지만, 컴퓨터에 큰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는 글로벌 대기업 완제품 PC에서 오는 통합 A/S 측면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레노버에서는 해당 제품을 장기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2년의 보증기간을 지원하고 있다.
나 또한 워낙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보니, 온전히 컴퓨터를 게임만 하는 도구로 사용할 시기엔 이러한 제품들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지만 올인원 PC의 진가는 역시 '확장성'에서 드러난다.
두 대의 모니터는 기본으로 구비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한 대는 일반 모니터로 또 한 대는 올인원 PC로 구비해두면 생각보다 굉장히 유용하다. 평소에는 듀얼 모니터처럼 활용하다가 2개의 작업 공간이 필요한 경우 각각 메인 PC와 보조 PC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키보드와 마우스 등의 입력 장치가 한 세트 더 있다면 한 책상 위에서 투컴으로 게임을 즐길 수도 있겠다.
집에서도 종종 생산성을 요구하는 작업을 하는 유저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인텔 i9 하이엔드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어 쾌적한 작업 성능을 자랑한다. PC 전반적인 성능, UHD 해상도를 지원하는 32인치 디스플레이도 충분하지만 더 넓은 확장성을 위해 앞서 언급한 투컴의 활용 혹은 노트북 등과의 화면 분할 및 복제도 상황과 환경에 따라 손쉽게 전환할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무엇보다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선들로부터 해방되어 비교적 심플하게 컴퓨터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도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특정된 공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꾸미고 이용할 수 있을까가 오랜 트렌드가 된 만큼 일상과 업무를 자유롭게 오가는 소규모 가정에도 적합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