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007 퍼스트 라이트' 개발진이 전하는 새내기 제임스 본드 이야기

인터뷰 | 김지연 기자 |
2012년 '007 레전드' 이후 14년 만에 콘솔과 PC로 돌아오는 007 시리즈의 신작, '007 퍼스트 라이트(007 First Light)'가 2026년 3월 27일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히트맨' 시리즈로 잠입 액션 장르의 대가로 자리매김한 IO 인터랙티브가 개발을 맡아, 시리즈의 상징인 제임스 본드의 요원 활동 초창기를 오리지널 스토리로 그려냅니다.

이번 작품은 기존 영화 시리즈와는 별개의 세계관을 채택, 26세의 젊은 제임스 본드가 00 코드명을 부여받는 과정을 다룹니다. 익숙한 노련한 요원이 아닌, 미숙하지만 잠재력 넘치는 신참 요원의 탄생기를 통해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IO 인터랙티브의 내러티브 디렉터 마틴 엠보그(Martin Emborg)와 라이선스 프로듀서 티엔스 스밋(Theuns Smit)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007 퍼스트 라이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았습니다.



▲ 마틴 엠보그 내러티브 디렉터(좌), 티엔스 스밋 라이선스 프로듀서(우)




Q. 007 시리즈는 영화의 명성이 엄청나기에 '007 퍼스트 라이트'를 개발할 때 부담이 되었을 법도 합니다. 어떠셨습니까?

마틴: 부담감보다는 정말 멋진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개발 과정 내내 '우리가 이걸 만들고 있다니'라며 스스로를 꼬집어볼 정도였습니다. 주어진 책임감에 부응하며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서는 과정은 매우 고무적이었습니다.

티엔스: 마틴의 말처럼 저희는 이것을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엔터테인먼트 미디어에서 제임스 본드의 유산은 길고 깊습니다. 하지만 '007 퍼스트 라이트'를 통해 게임 분야에서 본드의 새로운 장을 열 기회로 삼고 있으며, 바로 그 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007 퍼스트 라이트'에서는 26살의 젊은 제임스 본드가 등장합니다. 새로운 배우(패트릭 깁슨)를 기용하고 오리진 스토리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마틴: 제임스 본드는 모든 것을 겪어본 매우 노련하고 이상적인 캐릭터입니다. 저희는 플레이어가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그의 전성기 시절보다 더 공감할 수 있는 본드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그가 어떤 인물이 될지 알지만, 게임 속 젊은 본드는 그것을 모릅니다. 그가 이제 막 발을 들인 세계에 진정한 중압감이 생기는 지점이며, 이는 본드의 세계관에 접근하는 매우 흥미로운 방식입니다.

티엔스: 덧붙이자면, 이는 매력적인 서사를 전달할 좋은 기회일 뿐만 아니라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본드는 아직 MI6 요원도, 00 요원도 아니기 때문에 훈련을 받고 요령을 배워야 합니다. 이는 게임 플레이에 자연스러운 성장 요소를 결합할 수 있게 해줍니다. 플레이어는 Q-Lab에서 새로운 장비를 얻는 것뿐만 아니라, 처음에는 주먹 몇 번 휘두르는 수준에서 시작해 그와 함께 훈련을 거치며 성장하는 여정을 함께하게 됩니다.



▲ 26살 청년 제임스 본드가 주인공인 점이 이번 시리즈의 흥미로운 부분이다.

Q. VGC와의 인터뷰에서 MGM 측이 "살인 기계로 만들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요청이었고, 게임에는 어떻게 반영되었습니까?

마틴: 그 요청은 저희 개발팀을 포함한 모든 관계자들이 원했던 바이기도 합니다. 본드의 능력에는 분명 총격과 폭력이 포함되지만, 잠입과 매력 또한 본드 판타지의 큰 부분입니다. 저희는 플레이어가 상황에 어떻게 접근할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선택권을 주고 싶었습니다. 물론 총을 쏘거나 싸울 수도 있지만, 그건 플레이어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티엔스: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저희는 '살인 면허(License to Kill)'라는 재미있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모두가 본드의 살인 면허에 대해 알고 있죠. 이것을 게임화해서, 적들이 먼저 무기를 뽑아 들었을 때 플레이어의 '살인 면허'가 활성화됩니다. 즉, 적이 치명적인 무력 사용을 선택했을 때, 본드 역시 그에 상응하는 대응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상황이 정리되면 다시 평소의 게임 플레이 흐름으로 돌아갑니다.


Q. IO 인터랙티브의 대표작인 '히트맨' 시리즈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두 게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마틴: 가장 큰 차이점은 '007 퍼스트 라이트'가 스토리를 전달하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히트맨'은 플레이어가 '저승사자'가 되어 원하는 방식으로 목표를 제거하는 샌드박스 게임에 가깝습니다. 에이전트 47은 감정이 없는 인물에 가깝지만, 본드는 스토리부터 게임 플레이까지 모든 것을 이끌어가는 중심입니다. 저희는 플레이어가 제임스 본드가 되어 거대한 스펙터클이 폭발하고 비행기에서 떨어지는 등 정신없는 모험을 함께하고 있다고 느끼길 원했습니다.

티엔스: 그렇습니다. '007 퍼스트 라이트'는 3인칭 스토리 기반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히트맨'과는 장르부터가 다릅니다. 이 게임은 저희가 들려주는 이야기, 즉 본드가 자신의 00 번호를 얻기 위해 떠나는 여정에 관한 것입니다.


Q. 액션과 어드벤처의 균형이 중요해 보입니다. 모든 적을 처치하는 방식으로만 진행된다면 007일 필요가 없고, 잠입만 강조하면 지루할 수 있습니다. 이 균형은 어떻게 맞추셨습니까?

마틴: 좋은 레벨 디자인을 통해 각 구간마다 달성해야 할 목표를 제시하고, 플레이어에게 해결 방법을 넘겨주는 방식입니다. 총격전조차도 창의적인 방식으로 풀어나갈 수 있어 결코 지루하지 않습니다. 특히 저희 팀이 만든 근접 전투 시스템은 매우 유연하고 물리적이며, 주변 환경과 사물을 활용해 역동적인 액션을 선보입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진행하며 총격전, 근접 전투, 잠입, 그리고 '매력'을 넘나드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티엔스: 미션의 종류도 매우 다양합니다. 지금 이야기의 어느 지점에 있느냐에 따라 목표가 달라집니다. 본드 게임에서 기대할 수 있는 차량 요소도 있습니다. 어떤 미션에서는 추격전을 벌이기도 하고, 어떤 곳에서는 배를 타고 섬에 도달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모든 미션이 단순히 적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 제임스 본드에게 필수 능력 중 하나인 운전실력!

Q. 젊은 본드가 활용할 수 있는 요소 중 가장 특별하거나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마틴: 개인적으로는 '허풍(bluffing)'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플레이어가 생각지도 못한 영리하고 재미있는 말을 해서 위기를 넘기는 순간들이 정말 즐겁습니다.

티엔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적에게 발각될 뻔한 상황에서 '잠깐, 나는 본드잖아. 매력과 카리스마가 있지'라고 생각하며 허풍으로 전투 없이 상황을 넘겼을 때, 정말 강력한 힘을 느꼈습니다. 가젯 중에서는 레이저 시계가 가장 좋습니다. 적을 무장 해제시키거나, 문을 열고, 샹들리에를 떨어뜨려 적을 공격하거나 주의를 끄는 등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Q. 잠입 요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모든 적을 처치하면서 임무를 완수하는 것도 가능합니까?

마틴: 임무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정보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모든 사람을 죽일 수는 없으니까요. 의심을 사지 않고 잠입해야 하는 사교 공간도 많습니다. 물론 잠입 구역에서 실력이 좋다면 모두를 쓰러뜨릴 수도 있겠지만, 상황은 계속 악화될 것이고 현명한 방법은 아닐 겁니다.


Q. 메인 빌런으로 변절 요원 '009'가 등장합니다. 기존 007 시리즈의 변절 요원들과 009는 어떤 차별점을 가집니까?

마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정말 매력적인 악당이라는 점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티엔스: 이미 공개된 정보에 덧붙이자면, 009와 본드의 멘토인 '그린웨이'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다는 단서가 있습니다. 이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과정이 플레이어들에게 매우 흥미로울 것입니다.




Q. 게임의 서사 구조가 선형적(Linear)이라고 들었습니다. 오픈월드 형태입니까? 또한 플레이어의 선택이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거나 멀티 엔딩이 존재합니까?

마틴: 멀티 엔딩은 없습니다. 저희는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합니다. 하지만 게임이 완전히 선형적인 것은 아닙니다. 저희는 게임이 '숨 쉰다'고 표현하는데, 때로는 샌드박스처럼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목표를 탐색하고, 때로는 자동차 추격전처럼 긴박한 순간을 위해 좁혀지기도 합니다. 플레이어는 이야기의 결과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본드가 어떻게 살아남을지 결정하게 됩니다.


Q. "보드카 마티니, 젓지 말고 흔들어서." 제임스 본드의 상징적인 대사인데, 젊은 본드도 이 대사를 합니까? 오히려 맥주를 더 좋아할 것 같습니다.

마틴: 정확히 보셨습니다. 맥주를 좋아할 수도 있죠. 저희가 게임에서 만나는 본드는 아직 자신만의 상징적인 취향들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턱시도를 입거나 보드카 마티니를 마시는 것 같은 상징적인 모습들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알아가는 과정도 이 게임의 재미 중 하나입니다. 물론, 어딘가에 보드카 마티니가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게이머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마틴: 훌륭한 배우들이 프로젝트에 헌신적으로 참여해주었습니다. 모든 배우들이 자신의 역할을 깊이 파고들었고, 그들과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낸 캐릭터와 이야기가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티엔스: 저는 음악과 사운드트랙에 대해서도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비주얼에 본드 특유의 사운드가 더해져 몰입감을 한층 더 높여줄 것입니다. 본드가 00 요원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그를 상징하는 테마 음악을 얻게 되는 순간, 플레이어는 자신이 정말 본드의 세계에 들어와 있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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