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라이엇 출신이 만든 3:3 격투 축구 '오메가 스트라이커스'

게임뉴스 | 윤홍만 기자 | 댓글: 26개 |

XX 출신, XX 사단. 유명 게임사의 개발자들이 독립하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말입니다. 한때는 이것만으로도 꽤나 마케팅이 됐습니다. 유명 게임사들의 개발자들이 독립해서 만든 신작인 만큼, 어느 정도의 재미를 담보했을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죠. 하지만 대부분의 게이머가 알다시피 현실은 좀 달랐습니다. 오히려 명성만 못한 게임들이 더 많았죠. 그렇기에 최근에는 그다지 쓰지 않는 표현이 됐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19일 출시된 어느 한 게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알아보니 라이엇 게임즈 출신 개발자들이 모여서 개발한 게임이었죠. 리그 오브 레전드, 전략적 팀 전투(TFT) 그리고 발로란트로 연타석 홈런을 친데다가 애니메이션 아케인의 성공까지 더해져서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는 그 라이엇 게임즈 출신 개발자들의 게임이라고 하니 괜한 기대를 하면 안 된다고 냉정하게 생각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기대가 됐습니다.

4명의 개발자가 설립한 오디세이 인터랙티브의 신작은 격투와 축구를 조합한 '오메가 스트라이커스'입니다. MOBA 스타일의 격투 축구라고 해도 되겠네요. 일단 시작은 나쁘지 않습니다. 스팀 사용자 평가를 보면 2,000개가 넘는 평가 중 89%가 긍정적이라면서 '매우 긍정적'이란 평을 받고 있죠. 무료 게임이라고 하지만, 애초에 재미가 없었다면 받지 못했을 평가입니다. 과연, 어떤 매력이 있었기에 이러한 평가를 받았는지 한번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축구라고 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오메가 스트라이커스'는 축구와는 결이 좀 다릅니다. 스킬을 쓴다든가 그런 개념에서의 차이가 아닌 근본적이 차이라고 할 수 있죠. 일반적으로 축구라고 한다면 공을 쓰지만, 여기서는 공을 대신해 코어라는 원판을 쳐서 상대 골대에 넣어야 합니다. 공과 코어의 차이만이 아닙니다. 축구 게임이라면 머리 위로 공을 패스하는 게 가능하겠지만, '오메가 스트라이커스'에서는 그렇지 않죠. 어디까지나 코어가 움직이는 건 바닥에만 국한됩니다.

그렇기에 얼핏 '오메가 스트라이커스'의 플레이는 일반적인 축구보다 더 쉬워 보이기도 합니다. 땅볼 패스를 할지 로브 패스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거든요. 심지어는 패스 자체가 없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오메가 스트라이커스'가 그저 무턱대고 슛만 쏘는 그런 게임이란 건 아닙니다. 그런 단순한 게임이었다면 아마 이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도 못했겠죠.




기본적으로 축구 게임이라고 하면 볼에 발을 갖다 대는 순간 해당 선수와 볼이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지만, '오메가 스트라이커스'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죠. 코어는 항상 유동적으로 움직이기에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상대 골대로 날려야 합니다. 그리고 이때가 바로 '오메가 스트라이커스'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격투가 빛을 보는 순간이죠.

'오메가 스트라이커스'에서 코어를 날리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기본 공격과 스킬을 써서 코어를 치면 될 뿐이죠. 그러면 각도에 따라서 코어가 튕겨 나갑니다. 얼핏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 이게 또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코어를 치는 방향은 물론이고 타이밍까지 고려해야 할 게 많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상대가 얌전히 그걸 놔두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일단 어떤 식으로든 코어를 치는 게 유리하기에 모두가 코어에 덤벼들죠. 그렇기에 경기가 시작되면 어린 시절 축구 경기를 했을 때처럼 공 하나를 두고 모두가 덤벼드는 상황이 발생하곤 합니다.



▲ 코어 날리랴 상대 공격하랴 날아오는 코어 막으랴 정신이 없을 정도

이러한 대치 상황을 처리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바로 상대를 직접 공격해서 제압하는 거죠. 격투 축구라고 한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오메가 스트라이커스'에서 상대를 공격하는 건 반칙이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그게 규칙입니다. 유일하게 통하지 않는 건 기본 공격으로 코어를 날리는 데에만 쓰입니다. 상대를 공격하려면 스킬을 써야 하죠. 물론, 스킬을 써서 코어를 날리거나 날아오는 걸 막는 데에 쓸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마구잡이로 상대를 친다고 해서 다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상대를 공격할 때에는 크게 두 가지를 노려야 합니다. 첫 번째는 그로기 상태입니다. 캐릭터들의 머리 위에는 체력이 있는데 스킬을 써서 상대를 공격해 체력을 전부 줄이면 그때부터는 일종의 그로기 상태에 빠져서 짧은 시간 기절하고 더 멀리 튕겨 나가게 됩니다.



▲ 잘만 쓴다면 이렇게 두 명을 묶는 식으로 쓸 수도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코어를 노리는 몸싸움에서 힘을 쓰지 못하게 되지만, 진면목은 따로 있죠. '오메가 스트라이커스' 격투의 핵심이랄 수 있는 녹아웃입니다. 일종의 장외 판정으로 노란색으로 표시된 경기장 라인으로 튕겨 나가던가 자신의 팀 골대로 튕기면 그대로 잠시 동안 경기에서 제외됩니다. 즉, '오메가 스트라이커스' 격투는 상대의 체력을 깎는 동시에 어떻게 녹아웃을 시킬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골키퍼 역할을 제외한 두 명이어서 한 명을 집중적으로 공격한 후 여유롭게 녹아웃 시키는 것부터. 실력에 자신이 있다면 혼자서 경기장을 누비면서 녹아웃 시키는 것도 가능하죠. 심지어는 가장 중요한 골대에서의 대치 상황에서 코어를 치는 동시에 골대를 지키는 상대를 녹아웃 시킬 수도 있습니다. 3대3으로 진행되는 만큼, 한 명이 빠지는 것만으로도 그 경기의 흐름이 크게 넘어오는 셈입니다.



▲ 경기장 라인 근처에서는 상대의 스킬에 주의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스킬들은 단순히 적을 공격하기 위한 것만이 아닙니다. 게임의 꽃이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골을 넣는 걸 간과해선 안 되겠죠. 아무리 상대를 잘 제압한다고 해도 결국 골을 넣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겁니다. 때로는 날아오는 코어를 막기 위해서 쓸 필요도 있죠.

두부가 대표적입니다. 두부의 스킬들을 보면 자신의 앞에 장애물을 소환하거나 장애물을 날리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상대를 공격하는 데 쓸 수도 있지만, 그 진면목은 골대를 지키는 데에서 드러납니다.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골대에 장애물을 소환해서 코어를 튕겨내던가 날아오는 코어를 날려보내는 식으로도 쓸 수 있죠.



▲ 두부의 스킬로 슈퍼 세이브!

그렇다고 무조건 팀에 두부같은 수비 타입 캐릭터가 들어가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오메가 스트라이커스'에서는 누구나 골키퍼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대응할 수 있는 밸런스 타입의 줄리엣은 물론이고 드랙카르나 에스텔같은 방어보다는 공격에 특화된 캐릭터들도 골키퍼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만큼, 취향에 따라, 그리고 실력에 따라 다양한 캐릭터들로 팀을 구성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소 직관적인 스킬들을 보유한 캐릭터들이 있는가 하면 불규칙한 장애물을 설치하는 주노까지. 저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존재하는 만큼, 여느 MOBA와 마찬가지로 조합에 따라 색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 스킬을 이용해서 기습적으로 코어를 날린다거나



▲ 그대로 전방을 휩쓸어 코어를 날릴 공간을 만드는 등 스킬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합니다

조합은 단순히 캐릭터에만 국한되는 요소는 아닙니다. 캐릭터 조합에 더해 훈련이라는 특성 시스템으로 능력을 강화해 같은 캐릭터라도 저마다 입맛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죠. 이를테면 공격력을 강화해 상대를 제압하는데 특화된 훈련을 세팅하거나 쿨다운을 감소시키는 훈련을 장착해 남들보다 더 빨리 스킬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식입니다. 골을 넣기 위해서, 그리고 지키기 위해 속도를 위주로 훈련으로 짜 넣어서 빠른 속도로 경기장을 누비는 것도 가능 합죠. 조합하기에 따라서는 캐릭터의 약점을 보완할 수도, 강점을 강화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오메가 스트라이커스'는 얼핏 쉬운 게임으로 보입니다. 코어를 쳐서 넣는다. 적을 제압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명제에 충실하기에 게임을 하고 5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조작법은 거의 완벽하게 익힐 수 있고 어떤 식으로 즐겨야 하는지도 알게 되죠.




그렇다고 쉬운 게임이란 건 아닙니다. 팀 기반 게임의 경우, 그리고 오래도록 인기를 끈 게임들을 보면 익히긴 쉽지만, 그저 쉽기만 한 게임인 건 아니었죠. 최고가 되기 위해선 전략적인 플레이를 요구하거나 했습니다.

'오메가 스트라이커스'도 비슷합니다. 마구잡이 식으로 즐길 수도 있으나 제대로 즐기려면 각 캐릭터의 스킬과 특징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최적의 훈련을 조합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높은 위치에 오르려면 그만큼 더 많이 알아야 하는 한편, 남들보다도 더욱 컨트롤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도 그랬죠. 어쩌다가 잘하는 사람이 있는 팀을 만나면 속절없이 당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습니다.



▲ 누구나 즐기기 쉽다고 했지 마냥 쉬운 게임이란 건 아닙니다

현재 '오메가 스트라이커스'는 스팀과 모바일을 통해 무료로 서비스 중입니다. 모바일도 지원한다고 하니 과금 요소가 강한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 수도 있는데 다행스럽게도 모든 캐릭터는 게임 플레이만으로도 얻을 수 있으며, 과금해서 강해지는 요소는 전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게임 머니를 모으기 귀찮다면 과금을 해서 캐릭터를 해금하거나 훈련을 사는 정도죠. 과금을 해서 살 수 있는 건 게임 플레이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 코스튬이 유일한 만큼, 모두에게 공평한 플레이를 제공합니다.

최근 이렇다 할 신작 MOBA 소식이 들려오지 않은 가운데 등장한 '오메가 스트라이커스'입니다. 일반적인 MOBA와는 달리 격투 축구라는 독특한 소재를 들고 왔지만, 이 경우에는 이게 '오메가 스트라이커스'의 장점이 된 것 같습니다. 다른 MOBA는 차별화된 재미로 무장한 셈이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색다른 신작을 찾는 게이머가 있다면 이번 기회에 '오메가 스트라이커스'를 추천해 드립니다. MOBA의 익숙함과 격투 축구라는 독특함으로 무장한 게임인 만큼, 취향만 맞는다면 수십 시간을 넘게 즐겨도 재미있을 그런 게임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