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 리뷰] 『★4.5』오타쿠같다고? 편견에 가려진 명작 하드코어 디펜스, 'Defence Witches'

리뷰 | 양영석 기자 | 댓글: 21개 |
오늘도 틈틈이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를 둘러봅니다.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게임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설치를 합니다. 뭐, 제법 괜찮게 만든 것 같네요. 필요한 건 다 있고. 근데 제 취향은 아니에요. 삭제. 화요일과 금요일은 카카오 게임이 펑펑펑 나오는 날입니다. 설치, 설치, 설치. 그리고 삭제. 삭제. 삭제. 그나마 저는 iOS를 주로 쓰고 있어서 간혹 패스하는 게임도 있습니다.

너무 많은 게임이 제 스마트폰을 거쳐 갑니다. "당장 내 스마트폰에서 사라져!!"라고 외칠 정도로 분노를 끌어 오르게 만드는 게임도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게임들은 제 스마트폰에서 오래 주차하지 않아요. 금방 자리를 뺍니다. 취향이 좀 까다로운 것도 있지만요. 스마트폰의 저장 공간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많이 깔고 지우게 됩니다.

그나마 아이패드는 좀 나아요. Wi-Fi 모델인 탓에 주로 싱글플레이 게임들이 자리 잡고 있고, 대부분 플레이 타임이 긴 게임들 위주로 선별하니까요. 그런데 제가 취향이 좀 더럽게 까다로워서 유료게임도 취향에 안 맞으면 바로 지워요. 그렇게 '아스팔트 8', '인피니티 블레이드', '플랜츠vs좀비', '에스프가루다', '매지카' 등등 사라진 명작 게임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살아있는 게임이 몇 개 있습니다. 한번 설치한 이후로 단 한 번도 지우지 않았던 게임. 비록 많이 플레이하는 건 아니지만 생각날 때마다 꾸준히 플레이하는 게임. 그 게임 중 하나를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iOS를 오랫동안 사용하신 분이라면 한 번쯤 보셨을지도 모르겠네요. 바로 'Defence Witches'(디펜스 위치스)입니다.













지난 1년 가까이 디펜스 위치스를 계속 지켜봤습니다. 잊을만하면 새로운 업데이트로 캐릭터가 추가됐고, 또 게임을 다시 건드려보면 새로운 기능이 있고… 불편하다고 느끼던 부분도 편한 방식으로 바뀌기도 하고요. 뭐랄까요. 정말 개발사가 꾸준히 게임에 애정을 쏟고 가꾸는 게임이랄까요? 부족한 부분을 점차 하나씩 개선하고, 신규 캐릭터와 부가적인 컨텐츠를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물론 이런 업데이트나 편의성 개선은 어느 게임이나 똑같습니다만, 디펜스 위치스는 조금 특별합니다. 그 이유는 조금 이따가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먼저 디펜스 위치스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게임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디펜스 위치스'의 스토리를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세계의 곳곳에는 봉인석이 존재한다. 이 봉인석에는 마왕 코르넷의 강대한 마력이 세계의 평화를 위해 봉인되어 있었다. 마왕 코르넷은 그녀의 힘이 봉인된 탓에 어린아이가 되었고, 다른 이들과 평화롭게 살아가게 되었다. 이따금 그녀가 부하 몬스터들을 이끌고 힘을 되찾기 위해 봉인석을 부수러 가곤 했지만 말이다.

마법소녀 소환사들은 그런 코르넷의 도전으로부터 봉인석을 지켜왔었다. 그러던 어느날 마법학회에 코르넷의 편지가 도착했다.




[ 경고 : 이걸로 386번째야. 이번에야 말로 내 마력을 반드시 되돌려받겠어!! - 마왕 코르넷 ]

이에 학회의 학생들이 전원 소집되었으나 유감스럽게도 한창 방학중인 도중이었던 탓에 소수의 마법소녀만이 준비될 수 있었다. 이제, 마왕으로부터 세상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개인적인 감상 : 그냥 놀아달라는거 같은데.... -_-;


기자가 디펜스 위치스를 플레이하고 있으면, 지나가던 동료 기자나 친구가 꼭 물어봅니다. "헐, 이 게임 뭐에요? 재미있겠다!" 그리고 제가 게임에 대해 한마디 정도로 짧게 설명을 해주고, 게임에 집중하며 새로운 캐릭터를 소환합니다. 그리고 캐릭터의 음성이 들립니다. 일본어로요.(영어음성으로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대충 이런 느낌입니다.

상위 등급 마법사유닛, '리리안'. 강력한 데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겁이 많다는 설정.
인접 8메스 이내에 적이 있으면 벌벌떨며 공격하지 않는다. 뭐야이거...

이 광경을 본 동료 기자나 친구들의 반응은 보통 둘로 나뉩니다.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우와! 이거 귀엽네요!" 정도? 묵비권을 행사하는 분들이 뭔가 이상한 시선으로 저를 보는 건 기분 탓일 거라고 생각해요. 여러분도 비슷한 반응이겠지요. 뒤로 가기는 누르지 말아주세요.

사실 전 이런거 별로 안좋아해요. 그런데 제가 이런 말을 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거 같아요. 그래서 슬픕니다. 아무튼 캐릭터는 귀엽습니다. 전신 모습을 보여주는 큰 일러스트도 있지만, 게임에 들어가면 콩알만 한 소녀들이 쥐똥발톱에 낀 때보다 작은 미사일을 열심히 쏘는 모습도 볼만합니다.

소녀들이 귀엽다. 이것만으로도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분도 있겠지만, 소녀들이 쏘는 미사일의 타격감과 사운드도 꽤 괜찮은 편입니다. 깜찍한 성우의 목소리는 덤! 소녀들마다 미사일도 조금씩 다르고, 음성도 달라요. 소녀들을 업그레이드하면 데미지도 UP, 사거리도 UP! 그리고 비용도 UP...됩니다.

하늘은 나는 소녀도 있고, 아직 어려서 폴짝폴짝 뛰면서 하늘의 적을 공격하는 소녀. 몬스터가 가까이 오면 벌벌 떨고 공격은 안 하는 소녀. 아무 말 없이 매시간마다 꾸준히 점프하면서 MP를 채워주는 엘프소녀. 소녀들이 참 많습니다. 마법 소녀를 좋아하신다면 아주 강력히 추천합니다. 머리가 잘리거나 하지 않아요. 걱정 마세요.



▲ 많은 마법소녀들이 등☆장우리중에스파이가있어

게임 난이도는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어렵습니다. 물론 너무 어려워서 비싼 스마트폰을 집어 던질 정도의 수준은 아니니까 다행입니다. 하지만. "아, 아!! 저걸 왜 놓쳐!!"라고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얍삽하게 한 두 마리씩 빠져나가기도 하고, "와, 갑자기 애들이 뭐 이리 단단하냐..."하면서 게임오버되기도 일쑤입니다.

그나마 지상 루트는 길이 보이기 때문에 쉽게 예상할 수 있는데, 공중 루트는 그런 것도 없어요. 그나마 공중 몬스터가 등장하는 맵에서는 공중공격이 가능한 기본적인 마법 소녀인 '키아라' 한 명은 미리 배치해주는 예의 정도는 지키고 있어서 예상할 수 있을 뿐이죠.



▲ 공중과 지상, 양쪽공격을 다 막아야 합니다.

꾸준히 몬스터를 처치하여 MP를 확보하고, 소녀들을 업그레이드시키고, 또 소환하고. 그래도 쉽지는 않아요. 몬스터마다 속성도 다르고, 어떤 몬스터는 기껏 터트렸더니 정말 터진 쌀 포댓자루 마냥 작은 몬스터들이 우수수 쏟아져나오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게 디펜스 게임의 묘미겠지요. 무난하게 처음부터 최종 스테이지까지 깰 수 있다면 그게 디펜스 게임인가요? 그냥 타워링이지. 가끔은 직접 타겟을 정해주면서 신경을 써 줘야 무난한 스테이지 클리어가 가능합니다.




[ 로리(?)마왕 코르넷 ]
가끔 등장하는 최종(?) 보스인 '코르넷'은 꼭 두드려 패주세요. 이 꼬맹이, 사실 잘 나갔던 마왕이에요. 전반부에 스토리 설명을 하기는 했지만, 아무튼(가끔) 힘을 되찾기 위해 여기저기 마법석을 부시러 다니는 모양입니다. 그래봐야 지금은 중간보스. 대신 물, 불, 전기 속성에 모두 내성이 있어서 상태 이상이 걸리지 않아요. 하지만 체력이 꽤 허약한 편이라서 '데이지'와 '세실리아'를 적당히 소환해놓으면 좋은 MP 공급원이 된답니다.


귀엽고 깜찍한 소녀들, 초반에는 쉽지만 가면 갈수록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디펜스 난이도. 하지만 너무 어렵게 느낄 유저들을 위한 몇 가지 배려. 디펜스 위치스는 디펜스 게임의 컨텐츠로만 승부한다면 지금으로서는 아주 좋은 게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완벽한 게임은 아닙니다. 디펜스 위치스도 단점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캐릭터가 지나치게 일본 일러스트의 느낌이 강합니다. 이건 뭐, 일본 게임이니 인정해줘야죠. 글로벌 출시이기 때문에 영어와 일본어를 지원하는 점은 좋습니다만, 아무래도 최적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순 없습니다.

현재 디펜스 위치스는 3.3.0 버전입니다. 최초 버전에서 많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버그도 좀 있고, 수많은 몬스터가 몰려오는 상황에서는 급격한 프레임다운 현상도 간혹 발생하곤 합니다. 그리고 갑자기 몬스터가 나오지 않는 버그도 보여요. iPad mini, 혹은 iPad에서는 괜찮은데, iPhone에서는 화면이 좀 작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어요.

처음에는 인터페이스도 직관적이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업데이트를 통해 소녀들의 사거리가 표시되고, 공격력도 보이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유닛도 지금보다 한 5명은 더 적었고… 아무튼 1.5버전만 해도 상당히 부족한 게임이었지만, 많은 업데이트를 거쳐서 지금은 정말 괜찮은 디펜스 게임으로 거듭났습니다.



▲ 이제는 소녀들을 업그레이드하면 뭐가 좋은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앞부분에서 언급했습니다만, 디펜스 위치스는 정말 개발사가 애정을 가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모든 캐릭터에 목소리 녹음하는 일은 쉽지 않아요. 캐릭터가 많다고 할 순 없지만, 적다고 하기도 좀 애매모호하니까요. 게다가 음성 역시 영어와 일본어 모두 지원한답니다. 찾아본 정보로는 일본 성우가 '미나토 치히로'씨가 모든 캐릭터의 녹음을 담당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디펜스 위치스는 싱글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무료'입니다. 네트워크 플레이를 요구하지 않아요. 그냥 한번 다운받으면 끝! 업데이트 할 때만 데이터 연결이 필요해요. 꾸준히 페이스북 페이지에 업데이트 내용과 정보를 공개하는 것도 그렇고, 아이콘을 변경할 때면 유저들의 투표를 받아 캐릭터를 정하기도 합니다.



각 스테이지별로 짤막한 카툰이 있기도 합니다.
※ didja는 'did you'의 축약어입니다. 잘 쓰이진 않습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어느 게임사나 당연히 해야 하는 일 중 하나입니다. '얼마나 꾸준하게 하느냐'가 중요하겠지만 말이죠. 요즘에는 천만 다운로드 신화, 1,500만 신화, 이런 말 참 많죠. 그만큼 '히트'작품이고 성공을 한 작품이라면 다운로드 수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디펜스 위치스는 이제 막 40만 다운로드를 넘어 50만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게임입니다. 1년 반에 가까운 시간, 그리고 무료 게임인 점을 생각하면 다운로드 수가 아주 낮은 편이죠. 디펜스 게임 장르의 특징을 생각하면 또 그렇게 낮은건 아니긴 해요('플랜츠 vs 좀비'는 예외입니다!). 많은 유저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CYTUS'도 유료 게임인데 이제 40만 다운로드를 넘기고 곧 50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분명 '디펜스 위치스'는 성공한 작품이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그리고 디펜스 게임은 게임 특성상, 비즈니스 모델 채택이 아주 어렵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착한 유료화 모델'을 채택하면 매출이 간당간당하기도 하고, 자칫 잘못하면 과금유도 게임이 되어버리고. 아주 어렵죠. 그래서 다들 유료화 모델에 대해 아주 고민이 많아요. 물론 글로벌 출시 앱이면 조금 사정은 다르겠지요.

디펜스 위치스는 분명 '착한 유료화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편안히만 즐긴다면 절대로 캐시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필요로 하지 않거든요. 조,조금 어렵긴 하지만요. 또, 무료 크리스탈을 조금씩 조금씩 얻어가면서 진행하다 보면 유료 캐릭터 하나 정도는 살 수 있어요. 유료 캐릭터 한 명만 있어도 게임을 충분히 끝까지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래도 꽤 어렵지만요. (그리고 유료 캐릭터라고 완전 좋은 것도 아니고 잘 배치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게 함정.)

수익이 잘 나지 않는 모델. 다운로드수도 객관적으로 보면 크게 높지도 않고. 네트워크 플레이가 필요한 게 아니라서 상대적으로 손이 덜 가긴 하겠지만, 밸런스(난이도) 패치, 그리고 신규 캐릭터 패치, 신규 스테이지 등등 은근히 손은 많이 가는 편이고요. 만약 게임을 여러 개 관리해야 하는 게임사라면 '디펜스 위치스'는 계륵과도 같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 'NewGate'의 홈페이지. 디펜스 위치스의 40만 다운로드 돌파를 축하하는 페이지가 보입니다.

개발사인 'NEWGATE'는 게임을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는 회사는 아닙니다, 그러나 페이스북 게임하기로 제공했던 'Diner Garden'이 유럽에서 대박을 치기도 했고, 'Bep'(Butterfly Effect Pictures)라는 포토앱을 출시한 경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주력 사업은 웹 인프라 및 모바일 인프라 구축, 그리고 컨설팅입니다. 마치 취미로 게임을 만든 거라고 할까요. 사업확장 같다는 느낌은 안 듭니다. 여전히 주력 업무에 '게임'이 포함되어 있진 않으니까요.

그래서 더욱 '디펜스 위치스'에 애정을 쏟는 걸지도 모릅니다. 취미이기 때문에 더 특별한 의미가 있을지도요. 꾸준한 밸런스(난이도) 패치와 신규 캐릭터를 추가한 점은 칭찬해주고 싶네요. 최근에는 4.0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하여 새로운 시스템이 등장할 예정이라네요. 신규 스테이지의 소식이 언급되지 않은 점이 아쉽긴 하지만, 언젠간 꼬마 마녀들의 새로운 이야기가 이어질 듯하네요. 그래도 설마 머리가 잘리진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버전의 소식은 언급조차 않는 점이 좀 안타깝네요. 안드로이드 유저도 확보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만약 iOS 게임 중 시간을 보낼 만한 게임을 찾고 계신다면, '디펜스 위치스'를 한번 플레이해보세요. 킬링 타임 하나는 정말 끝내준답니다! 좀 어렵긴 하지만.



▲ 몬스터들의 배경스토리나 설명도 볼 수 있답니다.



▲ 2-10 스테이지까지는 힌트도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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