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브로,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천천히". 2013년 한 해를 보낸 그라비티와 네오싸이언에게 이보다 어울리는 말은 없을 듯하다. 그라비티와 네오싸이언은 확연하게 판도가 갈린 온라인 시장보다는 게임의 호흡이 짧고 판도가 빠르게 바뀌는 모바일 시장에 힘을 실었다. 그라비티의 간판 온라인게임인 '라그나로크'의 국내 시장의 입지는 좁다. 하지만 여전히 동남아와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는 강세를 보인다.
그러나 모바일 시장에서는 조금 다르다. 애니팡의 대박 신화 이후 너도나도 파이를 빼앗기 위해 달려든 모바일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네오싸이언과 그라비티는 확실한 성과를 거두었다. 모회사인 '겅호'의 게임을 시장에 내놓으며 좋은 모습을 보이는 한편, 자사가 직접 개발한 작품은 물론 퍼블리싱 작품 역시 꾸준히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인벤에서는 그라비티와 네오싸이언의 2013년 행보를 결산해보고, 미래를 조심스럽게 예상해보았다.
- 2013년. 천천히, 하지만 묵직하게 다진 기반.
온라인 게임 부문 - 국내 입지는 줄어들었지만, 해외는 더욱 탄탄하게!
다소 부족했던 국내 온라인 시장의 느낌에 반해, 해외 쪽은 상황이 다르다. 동남아와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입지는 여전히 확고했다. 또, 올해 초에는 '라그나로크'온라인의 중국 현지 퍼블리셔를 샨다게임즈에서 쿤룬으로 변경하고 공개서비스를 다시 시작하며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기도 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온라인 2'의 해외진출에도 박차를 가하며 지난 5월, 밸브 코퍼레이션의 게임 서비스인 '스팀'(Steam)에서 라그나로크 온라인 2의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또,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동남아를 위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모바일 게임 부문 -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시장에 자리잡은 거인
올해 모바일시장에 뛰어든 업체들은 많다. 하지만 대형개발사, 혹은 퍼블리셔를 제외하고 살아남은 중견 및 소형 업체는 많지 않다. 살아 남은 몇 안되는 업체들 모두 안정적으로 둥지를 틀긴 했지만, 그 중 네오싸이언은 가장 탄탄한 보금자리를 마련했다고 할 만 하다.
'이루나전기', '퍼즐앤드래곤', '발차기 공주 돌격대' 등의 퍼블리싱 게임뿐 아니라, '승천의 탑', '라그나로크: 애쉬바쿰' 등 자사의 개발작 역시 꾸준히 라인업에 포함시키며 모바일 시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거라 예상했던 '퍼즐앤드래곤'의 초반 반향은 크지 않았다. 확실히 각 장르마다 엄청난 붐을 이끌고 온 '윈드러너', '밀리언아서', '애니팡'에 비하면 임팩트는 부족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과 어깨를 견주어도 전혀 꿀리지 않을 굵직한 타이틀로 자리 잡았다.
올해 네오싸이언은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다. 모든 결과가 좋았던 건 아니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주거나 성공한 작품들이 많았다. 굵직한 타이틀과 스테디셀러가 꾸준히 성과를 내며 네오싸이언이 국내 시장에 확실한 둥지를 트는데 일조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분명 2013년은 네오싸이언에게 있어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한 해였다.
◈ 그라비티 & 네오싸이언 2013년 주요기사 링크
- 그라비티 '스틸파이터', 9월 10일 대만 정식서비스 확정
- 모바일 MORPG ‘승천의 탑’ 글로벌 앱스토어 런칭, 일본제외 전세계 서비스 시작
- 라그나로크 온라인 2, 5월 2일 스팀 정식출시
- 라그나로크 온라인 2,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 이어 북미 시장 공략
- 겅호가 보증한 '로드투드래곤', 개발사가 직접 말해주지! 어콰이어 PM 인터뷰
- 전 프로게이머 홍진호의 깜짝 등장! '퍼즐앤드래곤 서프라이즈 파티' 현장
- 유저 친화 운영이 핵심! 6월 대형 업데이트 앞둔 이루나전기, 유저 간담회
- 그라비티 '스틸파이터', 9월 10일 대만 정식서비스 확정
- 모바일 MORPG ‘승천의 탑’ 글로벌 앱스토어 런칭, 일본제외 전세계 서비스 시작
- 라그나로크 온라인 2, 5월 2일 스팀 정식출시
- 라그나로크 온라인 2,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 이어 북미 시장 공략
- 겅호가 보증한 '로드투드래곤', 개발사가 직접 말해주지! 어콰이어 PM 인터뷰
- 전 프로게이머 홍진호의 깜짝 등장! '퍼즐앤드래곤 서프라이즈 파티' 현장
- 유저 친화 운영이 핵심! 6월 대형 업데이트 앞둔 이루나전기, 유저 간담회
- 2014년. 아직 꺼내들지 않은 칼, 이제는 도전을 시작할 때.
온라인 게임 부문 - 탄탄한 해외시장과 잠잠한 국내시장. 그러나...
그라비티와 네오싸이언이 다가오는 새해의 온라인 및 모바일시장에서의 전략을 분석하긴 조금 이르다. 아직 공개된 정보가 극히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아니, 사실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비밀리에 무엇인가 새로운 게임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일단 입지를 다진 국내 및 해외시장에 더욱 신경을 쏟을 수도 있다.
온라인 게임 부문은 정말로 정보가 없다. 올해 초 공개된 '스틸파이터' 이후로 그라비티는 잠잠하다. MORPG '승천의 탑'을 공개하고 서비스를 하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모바일 부문. 온라인 시장에서 그라비티는 해외 시장의 선전하는 게임들에 힘을 싣고, 국내 시장에서는 기존 게임들을 꾸준히 관리하는 전략인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속단하긴 이르다. 그라비티가 가지고 있는 라그나로크의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권)의 가치와 위력은 절대로 무시할 수 없으며, 이를 활용한 게임을 발표한다면 상황은 지금과 판이하게 바뀔 수도 있다. 이미 '라그나로크 온라인'에서 보여준 게임성과 노하우를 잘 녹여낸 신작이 나온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모바일 게임 부문 - 꾸준한 거인. 아직, 비장의 카드도 남아있다?
또한, 겅호 외에도 다른 개발사들의 작품을 적극 퍼블리싱하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네오싸이언의 미래는 밝다. 다양한 장르에 무턱대고 도전하는 것이 아니다. 네오싸이언은 이미 국내시장에 좋은 모습으로 안착한 '퍼즐앤드래곤'과 '발차기공주 돌격대'는 꾸준한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진행하며 유저 풀을 유지하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여담으로, 일본보다 한참 늦게 서비스를 시작한 '퍼즐앤드래곤'의 경우, 게임 내 메타(흐름)의 판도를 가를만한 굵직한 업데이트는 상당히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기자의 개인적인 소견으로 보자면, 국내 시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작품들을 꾸준히 관리하며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네오싸이언은 내년에도 분명 좋은 모습을 보일 거라고 예상한다. 더군다나 비장의 카드도 하나 남아있지 않은가. 지난 'TGS 2013'에서 겅호의 모리시타 대표가 직접 발표한 '디바인 게이트'다.
'디바인 게이트'가 현재 일본에서 '퍼즐앤드래곤'만큼 폭팔적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디바인게이트'는 출시와 함께 일본 앱스토어 매출 10위권에 진입하고, 현재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며 수많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을 정도로 겅호가 힘을 싣고 있는 작품이다. 이미 일본 앱스토어에 접속하거나 APK를 구해서 '디바인 게이트'를 플레이하는 유저가 있을 정도로 국내 유저들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 관련기사 : [TGS2013] 퍼즈도라의 겅호, 또 일낼 것 같다? 신작 패널RPG, '디바인 게이트'
'디바인 게이트'는 다소 템포가 느리고 오랜 시간동안 생각하며 플레이할 수 있는 '퍼즐앤드래곤과'는 달리 매우 빠른 템포와 다른 퍼즐방식으로 게임성에 차별화를 두었다는 점 또한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직은 겅호가 일본 내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앞날을 기약할 수 없지만, '퍼즐앤드래곤'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한국 시장을 무시하진 않을 것 같다. 더군다나 '디바인 게이트'와 어느 정도 비슷한 방식을 가진 '로드투드래곤'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게 된다면, 분명 '디바인 게이트'도 한국 시장에 상륙할 가능성이 높다.
2013년 한 해 동안 본격적으로 국내 모바일 시장에 입지를 굳힌 네오싸이언과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는 그라비티. 그들에게 2013년은 마치 새롭게 나아갈 길을 위해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자신의 거점과 내실을 탄탄히 '다지는 해'가 되었던 것 같다.
한 해 동안 다진 기반을 바탕으로 이제 2014년에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비록 시장에 이미 자리 잡고 있는 거인들이 많기에 순탄하지는 않겠지만, 그들에게 있어 2014년은 무엇보다 의미 있는 '도전의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인벤 2013 연말결산 기사 모음
- [2013 연말결산 ①] '내실 다지기' 총력...'엔씨소프트' 2013년 되돌아보기
- [2013 연말결산 ②] 기반다지기는 끝! 그라비티 & 네오싸이언의 한 해를 돌아보다
- [2013 연말결산 ③] '재도약'을 위한 '숨고르기' 조이시티 2013년을 돌아보다
- [2013 연말결산 ④] 2013년 성적은 '매우 우수', 위메이드의 올해와 내년을 보다
- [2013 연말결산 ⑤] 넥슨의 전략, 미래 대비한 키워드는 '확장'
* 인벤 2013 연말기획 기사 모음
- [2013 연말기획 ①] 7년 만의 대격돌! 차세대 콘솔 전쟁 PS4 vs Xbox One
- [2013 연말기획 ②] '더 좋을 수 있었는데...' 아쉬움 진하게 우려낸 올해 온라인게임 6선
- [2013 연말기획 ③] 올 한 해도 감사했습니다! 인벤 창간 9주년 축전 및 축사 모음
- [2013 연말결산 ①] '내실 다지기' 총력...'엔씨소프트' 2013년 되돌아보기
- [2013 연말결산 ②] 기반다지기는 끝! 그라비티 & 네오싸이언의 한 해를 돌아보다
- [2013 연말결산 ③] '재도약'을 위한 '숨고르기' 조이시티 2013년을 돌아보다
- [2013 연말결산 ④] 2013년 성적은 '매우 우수', 위메이드의 올해와 내년을 보다
- [2013 연말결산 ⑤] 넥슨의 전략, 미래 대비한 키워드는 '확장'
* 인벤 2013 연말기획 기사 모음
- [2013 연말기획 ①] 7년 만의 대격돌! 차세대 콘솔 전쟁 PS4 vs Xbox One
- [2013 연말기획 ②] '더 좋을 수 있었는데...' 아쉬움 진하게 우려낸 올해 온라인게임 6선
- [2013 연말기획 ③] 올 한 해도 감사했습니다! 인벤 창간 9주년 축전 및 축사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