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게임문화로 한국 문화를 되찾다" 라이엇 게임즈, 문화재 반환에 3억원 지원

게임뉴스 | 김지연 기자 | 댓글: 124개 |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개발 및 유통사인 라이엇 게임즈(한국대표 겸 해외사업 총괄 매니징 디렉터 오진호)가 7일 오전 11시,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 사진실에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안휘준) 및 문화재청(문화재청장 나선화)과 함께 문화재 반환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안휘준 이사장,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최영창 실장, 라이엇게임즈코리아 이승현 상무, 라이엇게임즈코리아 권정현 상무, 국립중앙박물관 김승희 교육과장 등이 참석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안휘준 이사장은 "오늘 조선시대의 불화를 미국으로부터 우리나라로 환수해 온 날이기에 너무나 기쁘다. 이 작품은 화풍을 통해 추정해보았을 때 18세기의 것으로 보인다. 특이한 구도를 보이고 있으며 예술성 또한 뛰어난 이번 조선불화를 국내로 다시 들여온 데는 라이엇게임즈코리아의 공헌이 지대했다. 3억원의 지원을 통해 문화재를 반환할 수 있도록 도와준 라이엇게임즈코리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며, "이번 환수는 혼합형, 절충형 환수라고 할 수 있는데, 선례가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본다. 앞으로도 이런 경사스러운 일들이 자주 일어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안휘준 이사장]

이어 라이엇게임즈코리아의 이승현 대외 및 운영 서비스 총괄 상무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회사가 왜 이런 일에 참여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은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문화유산을 지키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으며, 이에 2년 전부터 문화재청과 함께 해오고 있는 것이다"며, "관심이 있다고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으나, 문화재청과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우리의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재의 소중함을 환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나아가 리그오브레전드 플레이어들도 우리들의 일을 지지해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 라이엇게임즈코리아의 이승현 대외 및 운영 서비스 총괄 상무]

반환 대상 유물은 조선시대 불화 '석가 삼존도(Korean Sakyamuni Triad Painting)'로 미국 버지니아주 노포크 소재의 '허미티지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던 문화재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최영창 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문화재는 일제시대 반출된 후 뉴욕에서 진행된 경매를 통해 박물관 측이 인수해 보관해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및 문화재청이 유투브를 통해 공개된 '버지니아 주 소재 박물관 대상으로 조사된 훼손위험에 처해 있는 10대 문화재' 동영상을 확인했으며, 이를 통해 미국 버지니아 주에 위치한 허미티지박물관에 조선불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허미티지박물관에 40여년 동안 천장에 매달려 방치되어 있던 조선불화를 되찾기 위해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및 문화재청 등은 지난해 5월부터 해당 문화재 반환을 위한 절차를 진행해왔으며, 라이엇 게임즈 또한 반환 관련 비용 일체(약 3억원)를 제공하는 형태로 활동을 지원했다. 이러한 경위를 통해 조선불화가 100여년 만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 조선시대 불화 '석가 삼존도(Korean Sakyamuni Triad Painting)']

국립중앙박물관 김승희 교육과장은 "이 불화는 가로 세로 길이 3미터가 넘는 비단에 석가모니 등 불교를 상징하는 여러 인물이 채색된 것이 특징이며, 지금까지는 발견된 적이 없는 파격적인 도상양식을 갖추고 있어 미술사적으로도 희귀하며 학술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에 반환된 조선불화에는 화기(불화가 그려진 시기, 사찰명 등 불화에 대한 소개내용)가 잘려나가 있어 명확한 시기 및 위치를 확인하기는 어려우나 양식으로 보았을 때 약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로 추정된다. 조선불화로서 비교적 규모가 크고 석가모니의 전면에 10대 제자로 알려진 '아난 존자'와 '가섭 존자'가 배치돼 있는 등 현존 불화 중 도상의 배치가 희소해 학술적으로 매우 가치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국립중앙박물관 김승희 교육과장 ]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 6월, 문화재청과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협약을 맺은 후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으며, 2013년 7월 '신바람 탈 샤코' 스킨 판매금 전액 및 자사의 기부금을 모아 기부한 총 6억원의 후원금 중 상당 부분을 이번 문화재 반환에 사용했다.

그 외에도 국립 고궁 박물관의 조선시대 왕실 유물 보존처리 작업 지원, '서울 문묘와 성균관' 안내판 개선사업 및 '서울 문묘와 성균관'에 대한 3D 정밀측량사업,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문화유산 예절교육 등이 지속 진행되고 있으며 향후에도 '팝스타 아리' 스킨의 판매금 등에 기반해 지속적인 사회환원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조선불화 반환과 관련해 설명회 이후 간단한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아래는 금일 진행된 질의응답 전문이다.




허미티지박물관에서는 이 불화의 가치를 어떻게 매기고 있었나?


최영창: 허미티지박물관에서는 해당 불화에 대해 약 15만달러로 가치를 매기고 있었다. 대형 불화인만큼 큰 공간이 아니고서는 이 불화를 전시할 수 없다. 허미티지박물관 역시 그러한 이유로 이 불화를 돌돌 말아서 천장에 매달아 보관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손상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가 이에 대해 국내로 다시 들여오게 되었고, 다양한 보존 처리 작업을 할 예정이다.




해당 불화가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전례없는 특이한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설명했듯이 석가모니 상을 중심으로, 부처님의 10대 제자에 속하는 '아난 존자'와 '가섭 존자'가 해당 그림의 중심에 그려져 있다.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도상양식이기 때문에 학술적 가치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대형 불화라고 말했는데, 이정도 크기의 불화가 발견된 사례가 있나?


김승현: 많지는 않다. 정확한 수치까지 지금 확인하기는 어려우나, 이 정도 규모의 불화를 걸만한 곳은 굉장히 큰 사찰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 아마 추측컨데 2~30점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에 반환된 조선불화는 국보급인가?


김승현: 국보나 보물로 지정하는데 있어서는 단순히 유물의 작품성 뿐만이 아니라 원화의 상태가 어떠한지, 어떤 가치가 내포되어 있는지 등 다방면으로 평가해 판단하기 때문에 지금 확답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보존 처리를 하여 원화의 상태를 보았을 때,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면을 이 불화를 통해 볼 수 있다면 국보로 지정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안휘준: 지금까지 확인된 불화 중에 이번 것 보다 더 큰 불화도 있다. 다만, 이번 케이스의 경우 단순히 큰 것에서 나아가 가로와 세로 사이즈가 비슷한 정사각형 형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부분 역시 괄목할만한 점이다.

국보를 지정할 떄는 사회성과 더불어 예술성 역시 두드러져야 한다. 연대 역시 확실해야 하며, 보존 상태도 양호해야 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번 불화는 보존 상태가 상당히 양호한 편이며, '아난 존자'와 '가섭 존자'가 중심에 배열된 특이한 구도를 보이고 있다. 나아가 이 두 제자가 중국인의 모습이 아닌 우리 마음에 와닿는 외모로 표현되어 있으며, 그렇게 표현된 불화는 이번 작품이 유일하다. 그것 하나로도 지정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기업이 참여해서 문화재 반환을 하는 경우가 이전에도 있었나? 이번 라이엇게임즈코리아가 처음인지?


강임산(국외소재문화재재단 활용홍보팀장): 처음은 아니다. 2007년에 신한은행 임직원들이 1억 5천만원을 모아 일본에 있는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사오기도 했다. 그 외에도 MBC 프로그램 '위대한 유산'을 통해 문화재를 반환한 적도 있다.

그러나 외국 기업의 참여는 라이엇게임즈코리아가 처음이다. 미국계 기업에서 3억원이라는 거금을 쾌척했고, 이를 통해 미국에 있는 문화유산을 반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재단이나 문화재청에서는 라이엇게임즈코리아의 활동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강임산 너무 감사하다. 사실 가장 중요한 점은 사회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다. 문화재 반환에 대해 사람들에게 그 필요성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기금 역시 필요하다. 이에 대해 라이엇게임즈코리아 측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신 점에 대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다.




라이엇게임즈코리아는 지속적으로 문화재 반환 및 지킴이 활동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런 활동을 지속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그리고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이승현: 현재 전세계 사람들이 리그오브레전드를 플레이하고 있다. 그 속에 캐릭터 스킨 중 구미호에서 모티브를 따기도 하고, 탈춤에서 모티브를 따 제작된 것들이 있다. 한국 문화로부터 오히려 라이엇게임즈 측이 얻는게 더 많다고 생각한다.

게임도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화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가고 있는 것이다. 문화재 반환 역시 그러한 면에서 진행된 일이며,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국내 문화재 보호 및 반환을 위한 활동을 전개할 생각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통해 진행할 것이다.


행사 종료 후 추가적인 확인을 위해 문화재 반환 설명회에 참여한 라이엇게임즈코리아 권정현 상무와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 라이엇게임즈코리아 권정현 상무]




100년만에 조선불화가 우리 땅에 돌아올 수 있도록 힘썼는데, 이에 대한 소감이 어떤가?


의미있는 행사를 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한국 문화 지킴이와 알리미 활동을 해갈 예정이니 응원 부탁드린다.




다른 문화재지킴이 활동과는 다르게 이번 문화재 반환 건은 규모가 컸다. 3억원이라는 금액을 기부하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듯 한데?


우리가 하는 이런 일들이 마케팅이나 단편적인 행사가 아니다. 이를 말하려면 먼저 라이엇게임즈코리아가 문화재 활동을 하게 된 계기부터 이야기 해야 할 것 같다. 회사의 모토가 'Player Focus(플레이어 포커스)'이고, 이러한 기업의 비전에 맞추어서 우리가 한국의 유저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한국 문화에는 가치있는 유산들이 정말 많은데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것들도 많았다. 게임이라는 문화가 청소년들과의 점접이 많은 분야인 만큼, 더욱 이에 대해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발벗고 나서서 이러한 활동을 전개하게 되었다.

그래서 1차적으로 '신바람 탈샤코'와 같은 한국형 챔피언을 만들었다. 나아가 우리가 스스로 한국문화를 지켜 나가겠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문화재 지킴이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성균관 안내판 복원작업도 했었다.

이번 조선불화 반환 건에 대해서는 많은 비용이 들어갔다. 그러나 비용이 들어도 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무엇보다도 정말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보았다. 앞으로도 비용보다는 의미가 있는 일이라면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생각이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다른 문화재 지킴이 활동이 있는지?


문화재청하고의 팀워크가 굉장히 좋다. 그래서 단편적으로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 한 가지 일을 하더라도 한국 사회와 라이엇게임즈코리아 그리고 플레이어들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아직 결정된 차후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도 한국 커뮤니티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예정이니 기대해달라.

[관련기사] 라이엇 게임즈, 해외소재 조선시대 불화 반환비용 전액 지원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