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확장팩의 새로운 재미가 될 수 있을까? 디아블로 2로 되짚어보는 래더 시스템

게임뉴스 | 안원호 기자 | 댓글: 329개 |




2000년 6월 29일에 출시된 디아블로 2는 스타크래프트의 뒤를 이어 블리자드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디아블로 1의 배경인 트리스트럼에서 벗어나 디아블로 세계관의 여러 지역을 막으로 구성했고, 솔로플레이라는 패키지 게임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버 보스 등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그 중에서 디아블로 2의 독특한 시스템인 래더는 주기적인 서버 리셋, 순위 기록, 새로운 아이템 추가와 같은 유지 & 보수 형태의 게임 운영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블리자드가 배틀넷 시스템을 기반으로 패키지 게임을 온라인 게임으로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래더(시즌)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개발자 트윗에 첨부된 사진
(이미지 출처 : @joshmosq)


이러한 래더 시스템은 블리자드가 이후에 출시한 다른 게임에도 영향을 끼쳤는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투기장 시즌, 워크래프트 3나 스타크래프트 2의 래더 등 적절한 보상을 통해 유저의 참여를 확대하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디아블로 3를 최악으로 만들었던 게임 디렉터 제이 윌슨(Jay Wilson)의 뒤를 이어 2.0 패치라는 신의 한수로 최고의 게임으로 끌어올린 게임 디렉터 조쉬 모스키에라(Josh Mosqueira)는 확장팩 출시 당일 인터뷰에서 2.1 패치는 래더 시스템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새로운 지옥의 문이 열리고 어느덧 약 2개월이 지나고 있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더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과연 디아블로 3에 적용될 래더(시즌) 시스템은 어떤 모습이 될까요? 지금부터 디아블로 3에 래더 시스템이 도입되는 이유를 살펴본 후 디아블로 2에서는 어떻게 래더 시스템이 운영되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디아블로 2로 되짚어보는 래더 시스템 (각 항목을 선택하면 해당 정보로 빠르게 이동합니다.)

 

디아블로 3에 래더(시즌) 시스템이 도입되는 이유

 

디아블로 2 래더 시스템 소개

 

디아블로 2 래더 주기

 

디아블로 2 래더에서만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 및 특전







▣ 디아블로 3에 래더(시즌) 시스템이 도입되는 이유

디아블로 3에 래더(시즌) 시스템이 도입되는 것은 어느정도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번 출시된 게임은 시간이 지날수록 지속적으로 플레이하는 유저(올드비)와 새로 유입되는 유저(뉴비) 간의 격차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게임사는 새로운 콘텐츠가 담긴 확장팩을 출시해서 게임의 수명을 늘리려고 노력하죠.

문제는 점차 다양한 콘텐츠가 생기면서 뉴비들이 게임에 적응하기 어렵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전체 유저 수의 감소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유저층의 양극화가 굳어진 게임은 확장팩을 발매하더라도 별다른 반향을 얻기 힘들게 되고, 자연스럽게 차기 시리즈 개발이나 게임 서비스 종료(온라인 게임의 경우)로 이어지게 됩니다.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새로운 확장팩에서 다양한 시도로 유저간의 격차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중!


간단하면서도 손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액션 RPG인 디아블로 시리즈는 게임 특성상 전체 플레이타임이 짧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에서 모험 모드와 제작 전설 재료와 같은 엔드 콘텐츠를 추가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새로운 콘텐츠는 시즌(Seasons)입니다. 조쉬 모스키에라는 확장팩 발매 당일에 차기 대규모 패치인 2.1에서 도입될 시즌은 디아블로 2의 래더 시스템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간략하게 언급한 바 있습니다.


☞ 경쟁의 장이 펼쳐진다! 확장팩 첫 주요 콘텐츠 패치는 '래더 시스템'


질문 : 정확히 시즌은 어떤 것인가요?

조쉬 모스키에라 : 우리는 여전히 작업중이다. 기본 요지는 캐릭터 레벨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시즌을 위해 특정한 래더를 준비할 것이고, 좋은 아이템이 드랍되도록 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정확히 언제가 될지를 말할 수 없지만 더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겠다. 시즌이 '영혼을 거두는 자'와 함께 한다는 게 중요하다. 그렇다. 비밀이 밝혀진 셈이다.

☞ Diablo 3 Season Ladders Confirmed – Coming Soon


이러한 래더 시스템이 디아블로 3에 도입되면 다양한 유저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처음 출시되는 시기처럼 새로운 느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모든 콘텐츠를 다 완료한 올드비에게는 과거로 돌아가는 신선함을 줄 수 있으며 모든 콘텐츠가 낯선 뉴비에게는 믿음직한 동료와 함께 게임을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 확장팩 출시 첫날 새벽부터 말티엘을 잡기 위해 달렸던 유저들!


그러나 래더 시스템이 모든 면에서 좋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래더에서만 획득할 수 있는 특별한 혜택을 얻기 위해 지금까지 육성한 캐릭터 대신에 새로운 캐릭터를 키워야 하는 등 지속적으로 게임을 즐긴 유저에게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개발자들도 이러한 부분에 유저들이 민감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래더 시스템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피하고 있습니다. 대신 커뮤니티 관리자 Lylirra와 Grimiku가 올린 래더 시스템에 관한 설문조사로 유저들의 의견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 설문조사 1 바로가기 : Official Ladder support thread ;)
☞ 설문조사 2 바로가기 : To those complaining about Ladders...


다만, 지난 4월 24일 Shacknews에서 개발자와 진행한 E-mail 인터뷰에서 디아블로 3에 적용되는 래더 시스템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제품 디렉터 존 하이트(John Hight)는 시즌(Seasons)과 다단계 균열(Tiered Rifts)이 2.1 패치로 추가되는 주요 콘텐츠라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중 시즌과 관련된 내용 요약

▲ 시즌은 모든 면에서 게임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곳이다.

▲ 시즌 기간 동안에만 사용할 수 있는 계정으로 기존 계정에서 수집한 아이템이나 골드를 사용할 수 없다.

▲ 시즌 게임 내에서만 드랍하는 새롭고 강력한 전설 아이템을 만들 예정이다.

▲ 시즌이 종료되면 경험치, 아이템, 골드 등은 기존 계정에 포함된다.

▲ 시즌의 목표는 게임을 신선하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게임을 처음 접하는 느낌'을 선사하고 싶다.

▲ 리더보드(leaderboards)를 추가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메트릭으로 지역의 최고 유저나 클랜 목록이 기록된다.

☞ Chatty Q&A: Blizzard talks Reaper of Souls and the future of Diablo 3


과연 디아블로 3의 래더(시즌) 시스템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게 될까요?

그러면 지금부터 약 11년 간 디아블로 2를 지탱한 래더 시스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과거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는 말이 있으니까요!




▲ 디아블로 2 확장팩 '파괴의 군주' 시네마틱 중에 등장한 바알






▣ 디아블로 2 래더 시스템 소개

디아블로 2는 전작의 영광을 계승하면서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블리자드의 주요 게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유저의 선택에 따라 캐릭터의 기술이 달라지는 '스킬트리'가 처음으로 도입되었는데, 획기적인 시스템이었던 만큼 논란거리도 많았습니다.

2001년 6월 29일 발매된 확장팩 '파괴의 군주'에서 신규 직업 어쌔신과 드루이드, 모든 막 중에서 가장 넓은 5막이 추가되면서 디아블로 2는 7개의 직업과 5개의 막이라는 게임의 큰 틀이 완성됩니다.




▲ 신규 직업 어쌔신과 드루이드


게임 내 밸런스 및 시스템이 나름대로 안정화되기 시작한 2003년에 이르러서 1.10 패치와 함께 현재와 비슷한 구조의 래더 시스템이 적용됩니다. 그 이전에도 래더는 존재했는데 주기적으로 초기화되면서 경험치를 바탕으로 순위표를 기록하는 것 외에 별다른 혜택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2003년 10월 28일을 기점으로 시작한 시즌 1은 기존에 육성한 캐릭터와 연계할 수 없는 독립된 서버에서 모든 유저가 동일한 조건으로 일정 기간 동안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이러한 래더에 유저들의 참여도를 올리기 위해 래더 전용 엘리트 유니크나 상급 룬워드, 유니크 참, 그리고 특별한 조합식을 추가했습니다.


분류캐릭터 구분특이사항비고
일반오리지날스탠다드-기존
하드코어
확장팩스탠다드
하드코어
래더(기간 한정)오리지날스탠다드전설 아이템, 유니크 참, 조합식 추가1.10 추가
하드코어
확장팩스탠다드
하드코어


디아블로 2에서 래더가 필수가 되었던 이유는 래더 기간이 끝난 후 획득한 아이템을 일반으로 가져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유저들은 래더 전용 아이템을 구비한 후 시즌이 종료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이러한 아이템의 가치에 대해 간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설명을 하자면, 아이템 거래의 기본 화폐 단위가 래더 전용 룬이나 아이템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이외에도 래더 전용 캐릭터는 별도로 경험치에 따라 순위가 기록되어 배틀넷 로비에 노출되었습니다.




▲ 디아블로 2 배틀넷 로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경험치별 순위(이미지 출처 : Team Liquid)







▣ 디아블로 2 래더 주기

디아블로 2의 래더는 아직도 진행중이며 현재 시즌 12(공식 명칭은 아님)입니다. 시즌 8까지는 불규칙적으로 시즌 기간이 유지되었지만, 디아블로 3 출시 이후인 시즌 9부터는 6개월 간격으로 시즌이 초기화되고 있습니다.

특이할만한 시즌은 2005년 8월 8일에 시작한 시즌 3으로 "워든(Warden)"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서드파티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약 삼천 개의 계정이 영구 정지되었고, 배틀넷의 멀티 플레이에서만 가능한 '우버 트리스트럼(혼돈계 이벤트)' 콘텐츠가 추가되기도 했습니다.


분류시즌 시작과 끝특이사항시즌 기간
시즌 12003년 10월 28일~2004년 07월 07일1.10
우버 디아블로
9개월
시즌 22004년 07월 07일~2005년 08월 08일-13개월
시즌 32005년 08월 08일~2007년 06월 25일1.11, 혼돈계 이벤트(우버 트리스트럼)
WOW 출시
22개월
시즌 42007년 06월 25일~2008년 06월 17일-12개월
시즌 52008년 06월 17일~2010년 03월 23일1.127개월
시즌 62010년 03월 23일~2010년 09월 28일1.136개월
시즌 72010년 09월 28일~2011년 10월 25일-8개월
시즌 82011년 10월 25일~2012년 05월 02일-7개월
시즌 92012년 05월 02일~2012년 11월 06일디아블로 3 출시6개월
시즌 102012년 11월 06일~2013년 05월 14일-
시즌 112013년 05월 14일~2013년 11월 14일-
시즌 122013년 11월 14일~2014년 ??월 ??일현재 진행 시즌







▣ 디아블로 2 래더에서만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 및 특전

디아블로 2의 래더에서만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 및 특전, 그 첫 번째는 '룬' 시스템입니다. 디아블로 3는 여러 면에서 디아블로 2에 비해 간소화된 부분이 많습니다. 디아블로 3에서 '룬'은 직업이 사용할 수 있는 특정 기술을 강화하는 용도로 사용되지만, 디아블로 2에서는 빈 소켓에 장착해서 룬 조합별로 특수한 효과를 발휘하는 등 복잡한 계산식이 존재했습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디아블로 2의 룬은 디아블로 3의 보석 시스템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룬 종류나 조합식에 따라 효과가 달랐기 때문에 효율적인 세팅을 찾기 위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또한 상급 룬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래더 캐릭터가 필수였습니다. 일반 캐릭터로는 상급 룬을 획득하거나 조합할 수 없으므로 래더 캐릭터를 생성해서 해당 아이템을 획득하는 과정이 필요했는데요. 디아블로 3의 보석 시스템으로 설명하자면(확장팩 기준), 황실 보석 이상의 보석을 확보할 수 있는 도안이 래더에서만 드랍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디아블로 2에서 소켓에 꽂아서 사용했던 룬(이미지 출처 : diablowiki)



두 번째는 '유니크 참'입니다. 디아블로 2에는 3개의 유니크 참이 존재하며 그 중에서 필수는 '애니힐러스'와 '지옥의 횃불'라고 할 수 있죠. 이들 '유니크 참'과 관련해서 흥미로운 점은 배틀넷 중심의 멀티플레이를 권장하기 위한 용도로 아이템이 추가되거나(애니힐러스 - 우버 디아블로, 지옥의 횃불 - 우버 트리스트럼) 래더를 활성화하기 위한 특전(기드의 행운)으로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디아블로 2를 즐기는 유저는 자신의 캐릭터를 강력하게 만들기 위해서 배틀넷과 래더 시스템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추가된 콘텐츠는 '우버 트리스트럼'으로 디아블로 3에서 '지옥불 반지'를 만드는 '불지옥 장치'라는 이벤트 과정과 비슷합니다.

이러한 배틀넷 활성화 정책에 따라 새 시즌이 시작했을 때 '지옥의 횃불' 획득 전용으로 '스마이트'를 주력으로 사용하는 '슴딘'을 육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효과적으로 래더에서 아이템을 파밍하기 위해 직업 구분 없이 다양한 육성 정보가 모든 유저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공유되었죠.

또한 캐릭터 능력치 강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아이템 드랍 확률이나 상인이 판매하는 물건의 가격 할인 등의 옵션이 붙은 '기드의 행운' 참을 '삥바바'와 같은 파밍을 위한 캐릭터가 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 우버 트리스트럼에서 만나는 세 악마들!(이미지 출처 : diablooo.mindenkilapja.hu)


세 번째는 래더 전용 '엘리트 유니크 아이템'입니다. 디아블로 2에서 최고 등급의 일부 유니크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래더를 해야 했습니다. 일반에서는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하는 조합식이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디아블로 3와 비교해서 설명하자면, 고행 6단계를 돌기 위한 소위 '졸업템'이 일반에서 드랍되지 않으므로 래더 전용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육성해서 해당 아이템을 구해야만 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 디아블로 2 래더 전용 아이템(좌측 안다리엘의 두개골, 우측 티리엘의 권능)
(이미지 출처 : d2item.com)







지금까지 디아블로 3에 래더(시즌) 시스템이 도입되는 이유를 살펴본 후 디아블로 2에 적용되었던 래더 시스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과연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의 첫 번째 대규모 패치에서 선보일 래더 시스템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게 될까요?

신의 한수인 2.0 패치로 디아블로의 명성을 되살린 조쉬 모스키에라가 또다시 최고의 패치로 네팔렘들을 재집결하여 여름 한철 내내 성역을 지키도록 만들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 디아블로 3 게임 디렉터 조쉬 모스키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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