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습격당한 브리 마을 - 소울을 지키는 아르카나 이야기 EOStory 1부

게임뉴스 | 송성재 기자 | 댓글: 17개 |
여관 밖으로 나오니 사방에서 비명과 창칼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오고 어두운 밤하늘 아래로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었다. 뒤 따라 나온 레비나님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마을 입구 쪽 경비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으니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같이 가보도록 하죠."






레비나님과 나는 마을 입구를 향해 다급하게 뛰어갔다. 입구로 다가갈수록 점점 더 크게 들려오는 전투 소리가 나를 재촉했다. 달려오던 우리를 발견한 경비 대장 델로스님이 소리쳤다.


"레비나님! 여기로 오시면 위험합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델로스님. 어찌 된 상황인가요?"

"갑작스러운 다크리즈의 습격입니다. 마을 안으로 침투한 적들은 처치했습니다만 입구 밖에서 경비대가 교전 중입니다."

"그들이 왜 이 작은 마을을 습격한 거죠?"

"잘 모르겠습니다만 현재로써는 그런 고민을 할 겨를이 없습니다! 먼저 이 상황부터 해결하지 않으면…!"

"대장님! 적의 후진이 후퇴 중입니다! 전선은 아직 교전 중입니다만 적의 공세가 한층 약해진 것 같습니다!"


경비탑에서의 병사의 외침을 듣고 델로스 대장과 함께 전선 쪽으로 달려가 보았다.






"후아, 다행이군요! 이대로라면 경비대의 힘으로 막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원 요청까지는 필요가…."

"잠시만요, 적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후퇴한 적들이 마을 건너 언덕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뒤에서 다가오던 레비나님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덕이라면…. 혹시!? 유피님, 지금 저들을 추격해야 합니다!"

"언덕 위에 뭔가 있는 건가요?"

"설명해 드릴 시간이 없습니다! 델로스님, 유피님께서 적진을 돌파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세요. 저는 먼저 텔레포트로 이동하겠습니다!"

"하지만 레비나님!"


레비나님은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빠르게 텔레포트 주문 외우고 사라졌다. 상황의 긴박함을 느낀 나는 서둘러 라마에 탑승하여 델로스 대장의 신호를 기다렸다. 긴장감에 고삐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항상 차분함을 잃지 않으시던 레비나님께서 저렇게 다급해하시는 것을 보면 결코 작은 일은 아님이 분명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유피님! 지금입니다!"


생각에 잠겨있던 나는 델로스 대장의 외침을 듣고 반사적으로 박차를 가하며 마을 밖으로 뛰쳐나갔다. 경비대가 애써준 덕분에 적의 진영이 양쪽으로 갈라진 것이 보였고 하나둘씩 달려드는 적들을 향해 창을 휘두르며 적진을 돌파해나갔다.

후방으로 갈수록 돌파를 방해하는 적들의 수는 점점 줄어들었고, 마침에 포위망을 돌파하여 언덕 중턱에 다다르자 그곳에는 순백의 전투 복장을 한 아르카나 전투원들이 다크리즈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나는 아르카나들에게 소리쳤다.


"다들 괜찮으십니까?"


막 다크리즈 한 마리를 처치한 아르카나 한 명이 숨이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헉헉…. 유피님이십니까? 현재 여기는 레비나님께서 긴급소집한 아르카나들이 교전 중입니다. 장거리 텔레포트가 가능한 아르카나가 몇 되지 않아 현재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입니다만 더 걱정인 것은 레비나님입니다! 상급 아르카나 네 분과 함께 적진 깊숙한 곳으로 가셨습니다!"

"레비나님께는 제가 가보겠습니다. 다들 조금만 더 버텨주세요!"


다시 라마를 달려 적진을 향해 뛰어들자 수십 마리의 적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적의 포위망이 좁혀지기 전에 돌파해야만 한다! 나는 라마에서 뛰어올라 날파람을 타고 날아가 선두에 있던 적을 처치하고 바로 옆의 적을 천둥의 발톱으로 쓰러뜨리며 바람의 힘을 끌어모았다. 기다림은 잠시, 나는 다시 한 번 날파람을 타고 적의 후방까지 날아올라 순식간에 포위망을 돌파하였다.

포위망은 돌파했지만, 뒤에서 쫓아오는 다크리즈들을 이대로 끌고 올라간다면 상황이 좋지 못할 것이다. 나는 발을 멈추지 않은 채 폭풍의 의지를 끌어모으기 시작했고 손에 들린 창에 돌풍이 불기 시작했다.


[폭풍 소환!]






내 등 뒤에서 귀를 찢는듯한 날카로운 바람 소리와 다크리즈들의 비명이 섞여 들려왔다. 한동안은 언덕 위로 올라오는 다크리즈는 없을 것이다. 다급한 마음을 진정시키며 달려가던 나의 눈에 거대한 제단과 제단을 둘러싸고 있는 결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제단에 가까워지자 누군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피님! 드디어 오셨군요! 늦지 않게 도착하셔서 다행이에요!"


풀숲에서 뛰쳐나온 사람은 상급 아르카나 헬렌님이었다.






"헬렌님, 레비나님은 무사하십니까?"

"레비나님은 다른 아르카나 분들과 결계안으로 들어가셨어요. 저는 유피님께서 도착하시면 결계안으로 보내드리기 위해 여기서 대기하고 있었어요."

"시간이 없습니다! 서둘러 주세요!"


헬렌님의 다급한 주문 영창과 함께 나의 몸을 감싸는 빛에 눈을 감았다. 잠시 후 괴성에 눈을 뜬 내 앞에는 거대한 악마와 아르카나들이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저것은 디아몬드!"


거대한 악마의 정체는 바로 다크리즈의 수장 디아몬드였다. 도대체 이곳에 무엇이 있기에 디아몬드가 직접 나타난 것일까.


"윽….오셨군요, 유피님."


레비나님은 옆에서 온 힘을 다해 디아몬드의 힘을 억제하고 있었다.






"레비나님, 괜찮으십니까?"

"저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없습니다! 어서 저들을 도와야 합니다!"


나는 대답하지 않고 바로 디아몬드를 향해 달려갔다. 벌써 상급 아르카나 한 명이 쓰러져있었다. 우리들의 힘만으로 디아몬드를 처치할 수 있을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된 나는 목숨을 버릴 각오로 희망, 용기, 순수, 평안 모든 소울을 한 번에 폭발시키며 창끝에 번개의 힘을 끌어모았다.


[낙뢰!]






"크윽, 건방진 녀석들. 네 녀석들이 날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두 명의 상급 아르카나 역시 네 종류의 소울을 모두 폭발시킨 상태였고, 그 힘이 다해가고 있었다. 저들도 나와 같이 목숨을 바칠 각오를 했음에 틀림이 없다. 강력한 디아몬드의 힘 앞에 전투는 갈수록 치열해졌다.









디아몬드의 양팔이 붉게 물들며 강력한 일격을 가하는 순간 두 명의 아르카나마저 쓰러지고 말았다. 그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으리라 다짐한 나는 양팔로 내려치는 디아몬드의 공격을 온 힘을 다해 질풍의 창으로 올려치며 막아낸 뒤, 그 허점을 노려 선풍의 창으로 디아몬드의 가슴에 균열을 일으키고 회심의 일격으로 번개를 찔러 넣었다.









"크아악! 하찮은 아르카나 따위에게 이 디아몬드가 쓰러질 리가 없…."


쿵!


"헉헉…."

쓰러뜨린 건가. 더이상 서 있을 힘조차 없던 나는 긴장이 풀리자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나는 곧 소울스트림으로 돌아갈 것이다. 후회는 없었다. 한번에 네 종류의 소울을 폭발시키는 것부터 목숨을 내던진 행위였던 것이다. 나는 그렇게 의식을 잃어갔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점점 의식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편안하다. 따뜻하다. 부드럽고 포근하다. 이곳이 소울스트림의 내부인가? 하지만 이상한데. 이 느낌이 낯설지가 않아….'

"유피님, 정신이 좀 드시나요?"


레비나님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눈을 떴다. 정신을 차려보니 낯익은 나무 천장이 보였고 나는 어느 침대 속에서 이불을 덮고 있었다. 이불 속을 소울스트림이라 생각했던건가? 나의 황당한 착각에 순간 민망한 기분이 들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니 침대 옆에 앉아 있던 레비나님과 헬렌님이 보였다. 레비나님은 안도한 표정이었고 헬렌님은 억지로 울음을 참는 표정이었다.


"죽은 게 아니었군요."

"정신을 차리셔서 다행이에요, 유피님. 깨어나시지 못하실 줄 알았어요."

"어떻게 된 거죠? 몸에 아무런 힘도 느껴지지 않는군요."

"유피님께서 쓰러뜨린 디아몬드가 남긴 혼돈의 소울을 헬렌님과 함께 급하게 정화하여 유피님께 불어넣었습니다. 소울의 힘을 모두 소진하셔서 힘을 많이 잃으셨어요. 다시 힘을 되찾으시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거에요."

"번개의 힘도, 폭풍의 힘도 느껴지지 않아요. 정령의 힘만 아주 미약하게 느껴지는군요."

"한동안은 요양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유피님 덕분에 다크리즈 군단은 모두 퇴각했고 마을도 안전하니 마음 놓으시고 쉬세요"

"어째서 이런 곳에 다크리즈 군단이 처들어온 거죠? 게다가 수장인 디아몬드까지…. 도대체 그곳에 무엇이 있던 건가요?"

"목숨을 걸고 싸워주신 유피님께는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네요. 이 언덕에는 푸른 제단이라는 오래전부터 고위 아르카나들에게만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는 봉인된 제단이 있습니다. 제단에 봉인된 것은 바로 나태의 소울입니다."






"뭐라고요? 나태의 소울은 창세 시대 거인족의 왕 이미르가 남긴 암흑 소울의 여섯 파편 중 하나가 아닙니까?"

"네, 여섯 개의 암흑 소울 파편을 모두 모으면 거인의 힘을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요. 디아몬드가 노렸던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디아몬드 스스로의 의지가 아닌 누군가의 사주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위협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거군요."

"맞아요, 따라서 나태의 소울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델로스님께서 수송 호위 병력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똑똑똑


"델로스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네, 들어오세요."

"이런, 유피님! 깨어나셨군요!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유피님의 영웅적인 활약상으로 브리 마을은…."

"델로스님! 유피님은 아직 안정을 취하셔야 해요!"


헬렌님의 화난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델로스 대장은 아차 하는 행동을 보이며 레비나님께 말을 이어갔다.


"아 이런, 죄송합니다. 하하핫. 레비나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호위 병력 편성에 시간이 조금 걸리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작은 마을에 병력도 많지 않은데 사상자뿐 아니라 마을 복구 작업에 대부분 투입되서 상황이 여의치 않습니다."

"어려운 상황인 건 알고 있습니다만, 서둘러 주세요. 나태의 소울이 이곳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 이 마을은 한 번 더 위험에 처할 거에요."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게 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


우당탕! 벌컥!


"대장님 큰일 났습니다!"


다급한 발소리와 함께 방문이 벌컥 열리며 한 병사가 뛰쳐들어와 다급하게 외쳤다.


"안정을 취해야 하는 환자방에 이게 웬 소란이야!"

"죄송합니다! 므네메 마을에서 전령이 도착했는데, 고블린들에게 습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긴급히 지원 병력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뭐라고!? 하필 이런 때에! 저, 레비나님 상황이 좀 어렵게 됐습니다. 지금 병력만으로는 호위 병력과 지원 병력 양쪽 모두를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어쩔 수가 없군요. 수송 호위 병력은 아르카나들만으로 구성해야겠습니다. 델로스님께서는 므네메 마을 지원 병력을 편성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지원 병력이 도착할 때까지 므네메 마을이 버틸 수 있을지…."






아르카나들은 나태의 소울을 운반해야 한다. 브리 마을은 현재 병력을 편성할 만큼 재정비가 되지 않았다. 어쩔 도리가 없다고 판단된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제가 먼저 므네메 마을로 출발하겠습니다. 델로스 대장님은 병력이 편성되는 대로 서둘러 와주시기 바랍니다."

"안됩니다, 유피님! 아직 힘도 돌아오지 않으셨는데 위험합니다!"

"괜찮습니다. 고블린 따위에게 당할 만큼 약해지진 않았습니다. 게다가 다른 방법도 없지 않습니까?"

"으음, 어쩔 수 없군요. 염치 불고하지만 또 한 번 유피님께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군요. 부탁합니다."


나는 즉시 므네메 마을로 향하기 위한 채비를 마치고 라마에 올랐다. 아직 전투에 활용할 만큼 소울이 회복되지 않은 나를 위해 레비나님은 용기의 소울의 힘을 구슬에 담아 주셨다.


"유피님, 부디 조심하세요. 유피님의 능력은 예전과 같지 않습니다. 위험한 순간에 이 용기의 구슬이 도움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레비나님. 나태의 소울을 잘 부탁합니다."


인사를 마친 나는 라마의 머리를 돌려 므네메 마을로 향하였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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